소설리스트

대한태제-74화 (7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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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8話 - 조선(朝鮮)의 태극기(太極旗).

당당한 그의 모습은 양 옆에 있는 데져트이글용병단과 파폔국의 병사들이 보이지 않는듯하다.

"단장님,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베넨이 옆에서 말한다. 허나 김헌우가 고개를 젓는다.

"됐다. 괜히 그들만 도발할 뿐이다. 저들은 딱보아도 병력이 많질 않드냐."

"하면 제가 보필하겠습니다."

조용히 고개만 끄덕인다.

"내가 조선의 선봉장(先鋒將) 김헌우다!"

"선봉장?"

"그렇다!"

"반갑다. 난 루이후작가문의 둘째 루이 드 강베쥬르다."

강베쥬르가 혼자서 앞으로 나선다. 뒤에서 쫓아오려는 자들이 보였지만 그가 손을 들어 제지하고는 혼자 온다.

"뭐지? 객기인가?"

"그건 아닌듯 합니다."

김헌우 또한 앞으로 나섰다.

"무슨 일로 온것인가? 적인가 아군인가."

"예의란 눈을 씻고 봐도 없는 듯 하군. 자넨 처음본 상대방에게 반말을 하는가."

"그대가 먼저 말을 놓지 않았는가."

"하하하하! 기개가 높구나!"

"내가 그대에게 평가될만큼 낮지는 않다."

강베쥬르의 말에 김헌우가 그저 맞받아칠뿐이었다. 강베쥬르는 눈에 이채를 띈다.

"강하구나."

"잘 아는군."

김헌우는 강짜가 아니었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였고,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았다. 전부다 그와 검을 맞대보지는 않았지만 강하리란 건 느끼고 있었다.

사실 김헌우는 붉은날개 단원들과 함께 피나는 훈련을 했다. 좀더 자신의 검술을 닦고 소드익스퍼트 중급에서 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했고 그 결과 지금 상급으로 올랐다. 그리고 최상급도 멀지 않았다고 자부하고있었다.

"적인가 아군인가."

"적일까 아군일까?"

"말장난은 재미없다."

"남자는 역시 검을 맞대봐야지 알지!"

강베쥬르가 검을 뽑고 달려 들었다. 헌데 김헌우가 대응하기도 전에 옆에 서있던 베넨이 알고 있었다는 듯이 검을 뽑아 뛰쳐나간다.

깡! 깡!

베넨이 그의 검을 연속으로 막아내면서 물러나지 않았다.

"날 죽여야 단장님과 싸울 수 있을것이야!"

베넨의 얼굴엔 상처가 가득했다. 몬스터사냥중에 김헌우를 지키다 난 상처였다.

"흥! 가소롭구나!"

강베쥬르가 검에 마나를 불어넣는다. 브로드소드에 어설프게 푸른아지랑이가 넘실거린다.

"윽!"

베넨이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검을 고쳐잡고는 마나를 불어넣는다.

"나도 중급일세."

검에서 초록색의 마나가 일렁인다. 강베쥬르가 놀랐는지 마나를 집어넣는다. 베넨역시 집어넣었다.

허나 확실히 차이가 났다.

"헉! 헉!"

"아직 어설픈가보구나. 초급에서 갓 벗어난 햇병아리구나."

베넨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

"그래도 너 하나만은 죽일 수 있을 힘이다."

"그래그래. 그렇다 해주지. 가서 주인이나 데리고 와라."

"넘어가려면 나부터 죽여라."

"충성심이 대단하군. 아까워, 아까운 인재야. 하핫."

강베쥬르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병력으로 돌아간다.

"킴허누라고 했나?"

"김헌우다. 입장애야."

"……입이 꽤 거칠군. 여하튼! 내가 데리고 온 병력은 이만이다. 너의 병력은 보아하니 사천도 안되보이는군."

사천이라는 말에 혼무밴이 깜짝놀라 붉은날개를 바라본다. 자신이 처음본 병력보다 확실히 부족하자 딴생각이 들었다.

'이 새끼. 어따가 병력을 빼낸거지? 설마! 퀴르센을!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겨우 삼천정도로 칠만을 이길 수가 없지.'

강베쥬르가 다시 입을 연다.

"지금 이곳은 난장판이다. 문화수준은 최저고. 인구는 천만단위를 훌쩍 넘는데 철도 돌도 없다. 나무만 득실거리지. 먹을것? 야생동물이 다야. 파종을 심으면 다음날 그 땅은 파여지고 없지. 그나마 힘이 있는자만이 통제해서 살려먹이고 있다. 그러니 모일 수 밖에."

숨을 한 번 들이쉰후 말을 잇는다.

"병력이 왜 이것밖에 없는지 아나? 무기가 없어. 이곳에 올때. 스피리아의 최남단 항구에서 이미 수거를 당한다. 지금 있는것도 대부분 기사들이나 귀족들걸로 버티는거다. 아니면 밀반입이지. 지금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오는데 수용할 곳이없다."

"그래서 하고픈 말이 무엇이냐."

김헌우가 묻는다.

"우리와 손을 잡지 않겠나? 우리에게 힘을다오. 이곳의 지배권을 준다면 절대 넘어가는 일없이 이곳에서만 있을 것이다."

"개소리하지마!"

혼무밴이 끼어든다.

"지랄하지마라! 그런 개소리 어린애들도 믿지 않아!"

김헌우가 손을 들어 말린다.

"보다시피 저쪽도 우리에게 힘을 요청하고 있다. 저쪽 파폔은 우리를 쳐 죽이려고 하고 있고."

"그래보인다."

"어떻게 우리가 도와주겠나. 지금 보다시피 병력도 없다."

"후발은 어느정도나 되지?"

"몰라도 된다."

은근슬쩍 정보를 물으려 했으나 이런 유도심문엔 이골이 난 김헌우였다.

"흠……."

"후발대에 주군이 온다. 그 분에게 물어본다면 되겠지."

"주군?"

"그렇다."

"주군이라면 조선의 왕이 온다는 건가? 고작 이곳에?"

"그렇다. 직접 시찰오신다."

"시찰이라……. 좋다! 언제 오는가?"

"이주다."

"14일."

"그렇다. 헌데 데져트이글용병단도 우리의 힘을 원한다고 했다."

강베쥬르가 생각한다. 혼무밴과 용병단은 긴장했다. 그리고 각자의 무기에 손을 얹어 바로 싸울 수 있게 준비했다.

"괜히 피볼 필요는 없겠지. 기다리지! 병사들과 기사들은 짐을 풀고 목책을 쳐라! 그리고 막사를 지어라!"

순식간에 만오천의 병력이 짐을 풀고 가져온 수레에서 나무들을 꺼내 목책을 설치하기 시작한다.

딱 딱 딱.

망치소리가 이 전장에 들려온다. 하늘에서 보면 참으로 웃긴 장면이다. 중앙엔 피가 흐르는 시체들이 엎어져 있고 좌우로 파폔국과 용병단이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산기슭엔 붉은날개가 도열해있고 그 뒤로 그들의 막사가 보인다.

"우리도 경계근무를 세우고 쉬게 하라."

김헌우가 그렇게 명하고는 가장큰 막사로 들어간다.

베넨이 읍하고는 단원들에게 명했다.

그걸 보고 있던 혼무밴과 베먼은 벙찐 표정을 짓는다.

"하아~ 결국 이렇게 되나. 모두 긴장을 풀고! 우리도 짐을 풀고 옆에 산에서 나무해와! 막사를 짓자!"

"저기 혼무밴님. 식량이 부족합니다."

"식량?"

"그렇습니다. 알다시피 일인당 삼일치 밖에 안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벌써 하루가 지나고 이틀분만 남았습니다."

"……생각이 짧았다. 남은 인원이 얼마나 되지?"

"만이천정도입니다."

"많구나. 이 많은 식량을 어디서 채운단 말이야……. 아! 프랑."

"예?"

"저 시체들을 수습해라."

"예? 저희가 왜!"

혼무밴이 뒤통수를 갈긴다.

퍽!

프랑이 아프다는 듯 표정을 찡그린다.

"멍청아! 수습하면서 안에서 식량을 빼오면 되잖아!"

"아하!"

"빼낸건 전부 자기 꺼라해라. 그렇다면 미친듯이 하겠지. 그리고 저들의 시체들도 수습하면서 무기들 챙겨와."

"옛. 전부 주목!"

프랑이 외친다. 그러자 시선이 주목된다.

"시체수습에 지원할 사람 앞으로 나와라!"

"미친놈아냐? 누가 나가냐!"

역시 아무도 나서는이가 없었다. 괜히 욕만 많이 먹는 그였다.

"쯧쯧. 그래서 니들이 무식하단거다. 저들 시체 수습하면서 품속에서 식량 챙기면되자나! 그럼 전부다 니들꺼라고! 여기서 보름은 있어야하는데? 굶을거야?"

"시발!"

"내가 먼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시체들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이다. 베먼은 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짓다가 이내 뒤를 돌아 소리쳤다.

"우리는 상관없는 일. 모두 붉은날개를 향해 돌격!"

"와아아아─!"

그렇다. 그들은 도움을 주러온게 아니라 전부다 죽이러 온 이들이었다.

"모두 멈춰라!"

그때 루이후작쪽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너희들이 붉은날개를 친다면 우린 뒤쪽에서 너네를 공격해 전멸 시킬것이다! 너희들의 숫자를 보아하니 우리와 얼추 비슷하군. 어때? 지리멸렬해보겠나?"

"끙! 모두 멈춰라!"

강베쥬르의 말에 결국 멈추는 베먼이다.

"쳇, 우리도 뒤쪽에 막사를 짓는다."

"충!"

파폔쪽의 병력도 결국 막사를 짓게 된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네 개의 방향에서 서로 막사를 짓고 경계한다. 웃기는 상황이다.

*    *    *

부시럭 부시럭.

"오빠. 나 무서워."

숲속에 두 명이 나무더미 안에 숨어있다. 그들의 앞에 오크 한 마리가 왔다갔다 한다. 그 남매를 찾는 듯했다. 그들의 모습은 꾀죄죄하여 누가보면 거지들인 줄 오해하기 쉽상이다.

"좀만 참아."

오빠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자 오크가 사라진다. 밤부터 이러고 있던 그들은 동이트자 더미를 헤치고 나와 산맥을 넘기 시작했다. 처음 산맥을 넘은것이 벌써 보름이 지났다. 수십이 되던 인원은 어느새 둘 뿐이 남지 않았다.

이십여분이 걸려 산맥에 도착하자 전체가 보인다. 상쾌했다.

"오빠! 오빠! 저기봐봐!"

동생이 어느 한곳을 가르친다. 저 멀리 산 하나를 거쳐서 평야가 펼쳐졌고 엄청난 인구의 숫자가 모여있었다. 건물도 있는것이 도시였다. 그리고 산맥에 엄청난 크기의 도로가 끝없이 자신이 왔던 곳으로 펼쳐져있었다.

"저곳으로 올걸……."

동생이 말한다. 오빠역시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저곳으로 가자! 저 도로로 가서 가면 안전할거야."

오빠는 동생의 손을 꽉잡고 하얀도로로 걸었다.

한시간 정도 걷자 도로가 나왔다. 혹시나해서 숨어서 천천히 왔지만 확실히 이 근방에는 몬스터가 없는 모양이다.

탁.

깨끗한 흰색돌로 만들어진 도로이다. 막상 도착하니 더욱 크고 단단했다. 그리고 끝이 안보인다.

"제시카. 가자."

"응!"

동생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오빠, 나 발아파."

"발아파?"

오빠가 웃으며 무릎을 굽혀 동생에게 업히라고 손짓한다.

"업혀."

"히히! 업혀두돼?"

"그럼~."

"안무거울까?"

"울 동생은 전혀~ 전~혀 안무거우니깐 얼른 업혀."

웃으며 말하자 동생 또한 웃으며 업힌다.

"윽."

"오빠 무거워?"

오빠가 비틀거린다. 이내 자세를 다시 잡고 걷기 시작한다.

"아~니. 전혀. 오히려 가벼워서 놀랐는걸."

"잉~. 오빠 나 졸려. 자두돼?"

"응. 오빠 등에 업혀 한 숨자."

"히잉……."

업히자 마자 바로 잠에 빠져든다. 오빠는 흐뭇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걸음을 재촉한다. 언제 몬스터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터벅터벅.

끝이 없었다. 땀이 샘나듯 솟구친다. 언덕을 하나넘자 언덕 하나가 더 나온다.

"하아~!"

한숨을 쉬며 위를 올려다 본다.

"엇!"

저위에 건물하나와 중무장한 병사들이 경계하고 있었다.

"숨을까?"

분명 자신을 발견했을터였다.

"아니다. 어차피 발견한거. 사람이라면 적어도 죽이진 않겠지."

"음냐음냐."

동생이 뒤에서 잠꼬대를 한다. 귀여움에 한 번 웃고는 동생을 고생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위로 걸음을 옮긴다.

"잉? 뭐여. 왠 꼬마들인디?"

근무를 서던 병사가 여자아이를 업은채 올라오는 사내아이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러게? 설마 저 둘이 넘어온건가? 징하다 진짜."

"나도 넘어올때 징했는데. 히히."

"그래도 우린 살아남아 다행이지."

"어휴, 진짜 어린애들이 고생이다. 시발 저 귀족새끼들 다 죽여야돼."

"그러게 말이다."

언덕 길 옆에 소초하나가 있었다. 이곳에 스무명이 주둔한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근무를 선다. 이곳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넘기는 역활인데 대부분 피난민이라 넘기는 편이다. 게다가 생긴지도 얼마 되지도 않아 다들 초보자였다.

어느새 다 올라온 소년은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물좀주세요."

병사가 웃으며 가죽으로 만든 수통을 꺼내 마시게 해준다.

"일어나봐."

동생을 조심히 깨운뒤에 조금씩 물을 멕인다.

"맛있다!"

동생이 웃는다.

"갈증이 사라졌니?"

"웅!"

"다행이다."

먹는걸 확인하고 오빠가 입에가져다댄다.

벌컥벌컥.

참았는지 수통에 있는물을 다 마실기세로 넘긴다.

"캬~! 감사합니다!"

"그래그래."

동생을 챙기는 모습이 기특한지 병사들이 웃었다.

"저기……, 혹시 지나가도 되나요? 저 도시로 들어가도 될까요?"

"그럼. 자유다."

"통과세같은거 없나요?"

"그런건 없단다."

"아! 가, 감사합니다."

병사들이 웃으며 말했다.

"조선에 온걸 환영한다. 꼬마들."

병사들이 길을 터준다. 그 사이로 남매둘이서 걸어갔다. 소년이 옆을 바라본다. 소초 위에 두 개의 깃발이 꽂혀있었다.

가운데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태극과 사방을 감싸는 건곤감리. 조선의 국기 태극기다.

그리고 그 옆에 깃발은 명군(明軍)을 상징하는 태양과 달이 반반씩 섞여서 밝게 비추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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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어제 못쓴 대가로 이렇게 연참합니다. 그리고 아까 쓴것도 그렇고 지금것도 그렇고 굉장히 용량이 많아요. 그러니 봐주세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크론다님 그러게요^^ 대박! 이란 말이 어울리네요 ㅋㅋㅋㅋㅋ

STAGE님 쌍말이랍니다. 담달 병장 ㅠㅠ

유메노하나님 감사합니다!! 매일 연재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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