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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6話 - 천명(天明)
"지금 광평으로 가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폐루가 이제 막 출발하려는 지현철 일행을 막고서 그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지현철은 웃으며 화답했다.
"그리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하셨다고요?"
"네."
"헌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폐루의 말에 지현철은 답을 하지 못했다. 그때 김헌우가 화를 내며 앞으로 나섰다.
"네 이놈! 이 무슨 망발이더냐?!"
"망발이 아니지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제 눈엔 어린 아이의 소꿉장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익!"
김헌우가 검을 뽑아들었다.
스릉!
칼을 뽑아들자 김태진도 이어 빼들었고, 붉은날개와 푸른날개 역시 검을 뽑아들었다. 김주경과 예비군이 있는 천여명의 병사들은 훈련도중이라 지금 이 자리에 없는게 흠이었다.
"워워! 진정하십시오! 전투를 하려고 이곳에 온게 아닙니다. 제 뒤를 봐주십시오. 전투 병력은 수만의 사람들중에 겨우 구백여명에 불과합니다. 바람의 새(Wind Bird)용병단 밖에 없단 말입니다. 제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은 저희들은 따로 이곳에서 나가겠습니다. 아산과 광평이라는 전혀 들어본적도 접한적도 없는 그런 문자 속에서 나가서 새로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그럼 이만."
폐루는 자신의 말만 청산유수처럼 뿜어내더니 냉정하게 뒤돌아 아산의 동쪽. 그러니깐 북쪽엔 산맥이고 남쪽은 큰강과 광평이 존재한다. 서쪽에는 지금 철광과 석재를 채광하기 위해서 소규모의 마을들이 존재하기에 그들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동쪽으로 움직였다.
그가 움직이자 다른 수만의 사람들도 움직였다. 그리고 그 속에는…….
"페, 페르게이크!"
"카이어님!"
그 중에는 익숙한 두 명이 보였다. 바로 페르게이크와 카이어였다.
"나도 가고 싶진 않지만, 가족들이 이곳에 껴있어서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가야하네."
하르체르코였던 전승엽이 페르게이크의 뒤를 보았다. 그의 가족들이 봇짐을 싼채 움직이고 있었다. 게다가 페르게이크의 아들 카제이르코가 검을 든채 어느새 용병집단의 전투인원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끄응! 어쩔 수 없지. 건강하게 잘 다녀오게나."
"알겠네."
베메타는 그를 보며 화를 냈다.
"미친놈아! 그렇다고 고향을 버리고 떠나느냐?!"
"이 놈의 후레자식이!"
스르릉!
그가 그레이트 소드를 뽑아들고는 곧바로 튕겨져 나오듯이 검을 위에서 아래로 베메타, 즉 백승원을 향해 내리그었다.
깡!
백승원또한 지지 않고 두 주먹을 깍지 끼고 위로 올려 대검을 막았다.
"이 자식이 늙더니 힘이 줄었나."
"킁."
페르게이크는 그대로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백승원 역시 건틀렛을 주먹에서 빼더니 주먹을 뻗어 서로 맞대었다.
"개자식아. 잘갔다와."
"알았다."
페르게이크는 씨익 웃더니 백승원을 한 번 껴안고는 등을 돌려 수 만의 일행에 끼어 걸어갔다.
"우리도 간다."
지현철이 그들을 보다가 고개를 광평쪽이 있는 곳으로 돌린 후 걸어갔다.
"저기……."
지현철은 갑자기 들린 소리에 옆을 보자 하르켄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그의 옆에 섰다.
"뭐냐?"
"저는 이곳에 남고 싶어서."
"저들이 너에게 마법을 알려준다하지 않았느냐?"
"그……, 하지만 저들을 따라가는 조건이었는줄은 몰라갔고요. 그런데 이렇게 몰래 빠져나왔어요. 그리고요, 5서클까지 이미 다 외워두긴 했지만 마력이 2서클이라 2서클의 마법밖에 쓰질 못해요."
하르켄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자."
"네!"
아산에 남는 장운, 조완제. 호위 병력으로 쿠르비크족 전사 87명, 예비군과 함께 김주경의 지옥훈련을 받고있는, 데르, 벤, 라브지르와 천여명의 병사들을 제외한 나머지가 광평으로 출발했다. 이미 인편으로 루인과 매니른 촌장님과 황진호등에게 알렸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한 준비가 끝났을 터이다.
구르릉. 구르르릉.
수레 끄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하면서 풀길에 바퀴자국을 내며 걸어갔다.
* * *
"촌장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루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옛날에는 강베리커 러이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황진호가 너와집에 들어왔다.
"어후, 여름이라 그런지 푹푹 찌는군요. 카르다니아 대륙에서 노예였었는데 그릇을 빗는 재주가 있더군요. 게다가 흙도 볼줄 알았던지 동쪽 절루 사흘 정도 내려가면 그릇을 빚을 좋은 흙들이 있다그러더군요. 그쪽으로 호위병력과 사람들을 보내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황진호가 석판을 훑어보며 말하자 루인은 빙긋 웃었다.
"황진호님. 그거 알고 계십니까?"
"무엇을?"
"이것을 읽어 보십시오. 그동안 황진호님께서 출장이 많으셔서 여기서 바크로게니노 나니아님하고 몇몇 분들하고 고생많았다고요."
"육십명 가까이 넘는 행정직원들은?"
"그분들도 지금 무지 바쁘시죠. 일궈논건 없는데 사람은 많으니."
황진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루인이 건네준 석판을 향해 눈동자를 돌렸다. 그리고 글을 읽어갈 수록 놀람과 황당, 당황, 환희.
"허, 허허! 허허허!"
그때 밖이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바로 집문이 열렸다.
"뭐가 그리 즐거우십니까?"
방안에 있던 매니른과 루인, 황진호가 열린 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밝은빛을 받으며 지현철이 웃음을 머금은채 서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백승원과 전승엽, 김헌우, 김태진이 서있었다.
"대(大) 조선(朝鮮)의 신하(臣下) 황진호가 전하께 인사 올리옵나이다."
방금 석판에 써있던 글을 보고 이렇게 행동하는게 분명했다.
"오랜만이군요."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보는 친구덕뿐인지 루인은 입이 귀에 걸릴정도로 웃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전체 회의가 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모든 각료들이 빠짐없이 모여야할겁니다."
"넷!"
황진호가 읍을 하며 밖으로 나갔다. 물론 그 뒤를 이어 루인또한 나갔다.
"저와 매니른 촌장님과 둘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지현철의 말이 있고나자 모두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는 웃고 있는 매니른 촌장을 보며 말을 꺼냈다.
* * *
"광평도 많이 바뀌었군?"
"글쵸?"
백승원과 전승엽, 황진호, 루인. 넷이 같이 광평을 걷고 있었다.
"저건 뭐지?"
백승원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강가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시장입니다. 화폐가 없는 지금은 물물교환을 하고있어요. 시장이 활발한 덕분인지 시설은 카르다니아 대륙보다는 못하지만 모두들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광평 밖으로 나서자 광활한 초원이 펼쳐져있고 밭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아낙네 들이 보였다. 그리고 소규모지만 쌀과 감자, 토마토의 밭도 보였다. 쌀이 주식이 아닌지라 논이 아닌 밭 형식으로 진행되어있었다. 게다가 주먹구구식으로 농사를 시작해서 그런지 밭이 일정한 형태가 아닌 섞여서 농사가 지어져있었다.
게다가 그런것들이 이상한게 아닌것이 카르다니아 대륙에서는 밭 전(田) 형식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아니라 땅이 남으면 그곳에 짓고 또 종자들이 작년보다 남으면 그만큼의 땅을 파서 농사를 짓는. 그런 식의 농사가 순환되다 보니 작금의 상황이 그다지 이상한 것도 아니다.
"제법 크군."
"그렇지요? 어느새 광평의 인구도 8만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니 이 정도는 있어야 먹지요. 그나마도 부족해서 강가에서 낚시와 사냥으로 입에 풀칠을 하는 정도입니다."
그렇게 둘러보다가 전승엽의 눈에 아이들이 보였다.
"……."
모두 카르다니아 대륙에서 넘어온 아이들인듯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사뭇 들을만 하였다.
"우리집은 막 엄청컸어! 성이었거든!"
"우와! 우리집은 산에서 사냥하구살았어! 맷돼지도 많이 보고 사슴도 많이보고 오크도 많이봤다?!"
"아 정말? 부럽다. 나는 아예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그랬는데……."
"아니 왜?"
"못나가게 했거든."
"안됐다. 그래도 먹을 것은 많았겠다."
"먹을거야 많았지. 고기도 많았구."
"정말 부럽다. 우리집은 맨날 야채 아니면 맷돼지나 토끼고기였는데.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고 싶었어."
"그래?"
"엉."
"대신에 나는 아무것도 몰라 산에대해서는."
"내가 알려줄게!"
"응!"
그러면서 둘은 아이들이 많은곳으로 달려갔다. 산에서 살던 아이가 귀족자제로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설명하는 카르다니아대륙에선 있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아! 저런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런가?"
"네. 광평에서는 귀족이든 평민이든 간에 금방 친해지더군요. 아이들만요. 가끔 귀족자제라고 뻐기는 자들이 있긴하지만 제리스아저씨가 가만히 있을리가요."
"하하하하! 그렇겠군."
그렇게 웃으며 넷은 천천히 바뀐 광평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그날 밤.
"전하. 전부다 모였습니다."
"앉으십시오."
지현철은 제법큰 너와집에 탁자 두개를 붙여놓고 의자를 여러개를 놓아 모두들 앉기 편하게 자리를 배치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엔 감자와 옥수수등이 놓여져있었다. 이곳사람들이야 감자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 잘 먹지만 카르다니아 대륙 사람들은 아직도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오밤중에 모이시라 명하여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전하~!"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하하하. 그렇게 저를 봐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여있는 사람은 총 11명이었다.
우선 지현철. 그리고 그의 뒤에 호위로 서있는 김헌우와 김태진. 현철의 앞에는 좌우로 앉아있는 사람들. 왼쪽 줄부터. 황진호, 백승원, 전승엽. 그리고 오른쪽부터 바크로게니노 나니아, 카로파, 루인, 케르벤, 제리스.
이렇게 11한 명이 앉아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조선의 첫 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네~ 전하!"
모두들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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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이아들님 헐... 저보다 한참 선임이신 ㅠㅠ
러브리푸님 하하핫! 계속 봐주십쇼.
소철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