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태제-43화 (4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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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5話 - 붉은날개

"자! 가자!"

헌우가 검을 빼들며 외쳤다.

"와아아아아!"

창창! 창!

검들을 빼들으며 소리를 질렀다.

"잘갔다 오도록."

"충!"

지현철이 김헌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럼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김헌우가 병력을 데리고 출발했다. 현철도 그들을 바라보다 등을 돌려 마을로

돌아갔다.

헌우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에 달린 검과 오른쪽 옆구리에 달린 비상식량들을 보았다.

"육일 치."

뒤를 돌아보았다. 모두들 자신 하나만 바라보며 따라 오고 있었다. 자신이 대륙에 있을 적에 분명 작

지만 기사단을 가졌었다. 허나 이젠 그저 오합지졸로 밖에 보이지 않는 진짜 초짜들만이 자신의 등을

맡고 있을 뿐이었다.

졸졸졸.

그때 그의 귀로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앞을 보자 왼쪽으로는 광활한 평야가 정면으

로는 이번에 온 비 덕분인지 물이 흘러 냇가가 형성되어있었고, 오른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산맥과

나무들뿐.

"후…."

"무언가 걱정이 있으신겝니까 기사님."

그는 옆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자신보다 나이많은 사내였다.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

"서른 하나입죠."

"그런가."

"하하."

자신의 주군은 도대체 무슨생각이신지 이런 평민에게까지 존대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신의 기준

으로 전혀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무차별적으로 반말.

"앞으로의 행군은 고달플것이다."

"예예, 알고 있죠. 걱정마십쇼. 이래봬도 저희 전부다 한때 용병 혹은 노예전투병으로 지냈던 사람들

입니다."

"그래서 더 걱정하고 있다. 평민이. 전투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도망칠 것들이지 않나. 너무 많이 봤

어. 너희 같이 하찮은 핏줄을."

"……그렇습니까."

헌우에게 그런말을 들은 그는 전혀 떫은 표정하나 없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주

변에서도 무어라 나서는 사람도 있지 않았다.

'평민이란….'

게다가 그동안 그렇게 가르쳤더라도 여전히 군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 연습할때만 빠릿빠릿하고 지금

상황은 패잔병의 행군 같았다.

"군기를 잡아라! 주군의 명을 무시할 셈인가? 오와 열을 정리해!"

"아이고! 알았구먼요."

모두들 오와열을 잡았다. 허나 그들의 모습은 무언가 나사 하나가 풀린 느낌이었다. 허나 헌우는 그것

이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채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세시간 여 걸었을까.

"그만!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예예."

모두들 아무곳이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후다닥 달려오더니 주군께서 하사하신

가죽갑옷을 벗어 헌우가 앉을 자리에 놓았다.

"헤헤, 이곳에 앉으십쇼."

아무리 현철이 평등, 자유를 입에 달고 살아도 그것이 하루아침에 사라질리 없는 눈치 근성이었다.

"됐다."

"그럼 제 손이 무안해지는뎁쇼."

그는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을 서글서글 지어웃었다.

"됐다. 이런 행군에서까지 너희들의 시중을 받는 다면 너희는 기사단이 아니라 그저 내 시종이지 않은

가. 나도 너희와 같이 행동하고 같이 잠을 자며, 같이 전투하고, 같이 밥을 먹는다. 너희는 내 소속 붉

은날개다."

김헌우는 자신에게 소속된 자들이 이렇게 어깨를 축 늘어진채 비굴한 모습은 절대 보기 싫었다.

"내 소속이면 적어도! 어깨를 펼쳐라."

"예, 알겠습니다!"

모두들 합창으로 소리쳤다.

"좋다. 휴식."

"휴식!"

오와열, 그리고 진은 아직 어려웠지만 적어도 복명복창은 어느정도 익숙해진 모양인듯했다.

오른쪽에 달려있는 가죽주머니를 열어보았다. 육포와 작은 빵 두덩이가 들어있었다. 작은 빵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빵의 작은 조각을 떼어 입에 집어넣으며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법 길게 자란 잡풀. 그리

고 자신을 포함 허름한차림의 붉은날개 341명이 아무렇게나 앉아 휴식을 취하며 육포를 잘근잘근 천천

히 씹고 있었다.

"비오고 나서인지 습기가 많으니 빵은 오늘이나 내일 내로 먹으라 하라."

"네네."

이 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34살의 전직 노예전투병이었다. 이름은 에르퀵이다. 그리고 가장 낙천적

이며 무언가 설렁설렁하면서도 무언가 명령을 내리면 굉장히 빨라졌다.

'예비군.'

처음 그가 훈련하는 것을 보고 지현철은 지나가는 투로 예비군이라 말을했다. 그게 무슨 뜻이냐 물었

을 때 지현철은 그냥 피식 웃으면서 '세상엔 그런게 있어.'라고 일축해버리며 작게 웃으며 지나갔었다.

"너."

"네, 또 뭐 하달하실 말씀이라도?"

"너의 이름은 이제부터……."

"에르퀵입죠."

"아니. 주군께서 너에게 하사하신 이름이다."

"네? 그, 주군께서요?"

에르퀵은 살짝 놀란투로 말했다.

"그래. 예비군."

"네?"

"그게 지금부터 너의 이름이다. 주군께서 너에게 하사하신 새로운 이름이니 외워두도록."

"그, 그게 무, 무슨."

"그래서…, 싫더냐."

헌우는 살짝 검집에 손을 가져갔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죠!"

"그리고 성은 예, 이름은 비군."

"아…, 성이라 하심은…."

"귀족이다."

"아아…."

"나중에 이름의 뜻은 주군에게 가서 듣도록 하거라."

"가, 감사합니다!"

갑자기 에르퀵의 고함에 모두들 이쪽을 쳐다봤다.

"주군께서 주신 이름! 마르고 닳도록 절대 잊지 않도록 명심코 또 명심토록 하겠슴돠~!"

"……."

현철의 지나가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결국 일을 내는 헌우였다.

사사삭! 사삭!

졸졸졸~

스슥. 스스슥.

산맥의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청렴한 소리와 냇물이 흐르는 맑고 고운 소리 사이에 무언가가 끼어들

었다. 허나 이제부터 예비군의 된 그에 의해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퓩! 퓨퓩!

그때 풀 숲에서 무언가 날아 왔다. 헌우는 순간적으로 살기를 느끼고 자신의 검집을 들어 튕겨내었다.

팅!

튕겨나가는 물체를 보니 굉장히 작은 석침(石針)이었다.

푸푹!

"으헉."

한 발이 아니었던 듯이 그를 제외한 나머지 침들은 명중했다.

"몬스터다! 대비토록!"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처음 출발할때 오와열을 안맞추고 그 전날까지 진연습이 꼬였기만 한 전투방식이 순식간에 톱니바퀴돌아가듯 움직였다. 그리고 석침에 독은 없었던듯 침을 맞은 사람들까지도 얇은 침을 가죽갑옷에서 뽑아 진을 구축했다.

"삼검지진!"

헌우가 소리쳤다. 그리고 복창이 들려왔다.

"삼검지진!"

모두들 품(品)자대형을 만들며 소리쳤다. 허나 처음 침을 빼고는 공격하나 없이 조용했다.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짼거같은데요."

백여개가 넘는 진중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비군이다.

"제가 노예전투병이라 몬스터들과 많이 싸워봐서 잘 아는뎁쇼, 이거, 백퍼, 아니 천퍼센트 유인입죠."

"유인?"

"그렇죠, 유인! 다른말로는 함정!"

"……."

몬스터와 싸우라면 싸우겠는데 설마 몬스터들이 이렇게 함정이란것을 사용할지는 몰랐다. 저능한 미물주제에.

"여기서 방법이 하나 있습죠."

"뭔데."

"세 개조로 나눠야합니다."

"세 개조로?"

"그리고 삼 방향에서 빠르게 쳐 올라가야 합죠. 그럼 함정을 팠다하더라도 몬스터는 몬스터죠. 몬스터들의 습성상 한군데에 모이기 땜시 세 방향에서 치는 거죠."

"호오."

"그런고로…."

"기각."

헌우는 말을끊었다.

"다섯개조로 나눈다. 지금까지의 훈련을 보여주도록."

"네?"

"백 명씩 백인대. 세개조로. 그리고 나머지 사십명은 두 개조로 분대로 편성. 한 분대는 나를 한 분대는 정찰. 나머지 세개 백인대는 치고 올라간다. 세개 백인대의 대장으로 너를 믿고 맡기지 예비군."

"추우우우웅!"

예비군은 처음에 헌우가 말을끊은거에 약간 속상해있다가 크게 고함을 소리쳤다.

"시끄러. 얼른 출발해. 조는 알아서 짜. 사십명만 내앞으로 와."

일단 목표가 정해지자 세개 백인대는 각각 나이가 많은수로 대장이 뽑히고 그 중 총 지휘 대대장으로 예비군이 맡으므로 가장 빨리 삼백명이 달려갔다.

"너희 스무명은 뺑 돌아가 정찰을 해라. 몬스터들이 어딨는지."

"네네!"

"너희 스무명은 나를 따라오라."

스무명은 정찰하러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나머지 스무명은 무슨 명령을 내릴지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쳐다봤다.

"너."

"네, 네?!"

긴장을 한채 소리쳤다.

"니 나이가 몇이지?"

"여, 열 여덟입니다!"

"너보다 나이 많은애가 있나."

그러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자신과 또래 혹은 어려보였다.

"저…."

그중 세 명이 손을 들었다.

"나이가 열 아홉이에요."

"저도요!"

"전 스무살…."

김헌우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삼백이십명이 달려간곳으로 걸어갔다. 무척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너넨 어려. 천천히 지켜보도록."

사실 어린아이들을 따로 예비군에게 말해둔 상황이었기에 이런 상황이 연출된것이었다.

먼저 출발한 예비군은 달리다가 양쪽으로 수신호를 주었다. 그러자 양 옆에 선두로 달리던 자들이 사선으로 달려 올라갔다. 그러자 위에서 보면 마치 날개가 펼쳐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크악! 훕!"

초록 풀숲에서 초록 고블린이 나왔다.

창!

예비군은 자신의 검집에서 바로 검을 뽑았다.

"내가바로 성 예자를 가진 귀족 예비군이다!"

그는 좋아죽겠다는 듯이 입을 귀에 걸치고 검을 들어 사선으로 내려 그었다.

서걱!

푸른 핏물이 그의 얼굴로 튀었다. 뜨뜻했다.

서걱! 서서걱!

퓹퓹! 훕!

그가 검을 들어 고블린을 벤것과 동시에 숲 곳곳에서 고블린들이 뛰쳐나와 단검을 들고 위협하거나 석침을 대롱에 대고 훅훅 불며 공격했다. 허나 목이나 얼굴을 맞추지 않는한 가죽갑옷 덕에 위독한 상처를 입힌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었다.

"앗따거!"

"따거! 아 썅!"

"족구하라그래!"

곳곳에서 욕들이 난무했다.

"쳐올려!"

예비군이 소리지르며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몬스터대륙에서의 고블린과 별로 다를 것 없었다.

너무나 손쉬웠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몬스터대륙의 고블린도 카르다니아대륙의 고블린과 다를것 없다! 몰아쳐!"

"우와아아아아~!"

삐────!

무언가 지척이면서도 멀리서 무언가 머릿속을 울리는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고블린들이 갑자기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끼긱!"

"까악!"

자신의 안전은 생각지도 않은채 인간들을 공격하는데만 중점을 둔듯했다.

"으악!"

예비군은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계속해서 검을 휘둘러야만했다. 죽여도죽여도 끝도 없이 나타났다.

"시발! 죽으란 말이다!"

이미 끈적해진 검을 어느 고블린의 목에 집어넣었다.

푸욱!

검과 살 사이로 푸른녹색피가 스멀스멀기어나왔다. 카르다니아대륙에서는 지겹도록 봤던 피일진데 지금은 왜이렇게 두려울까.

"한 마리도 살려두지마!"

"우와아아아!"

"끼악! 끼기긱!"

예비군의 말은 붉은날개대원들의 함성과 고블린들의 비명소리에 묻혔다. 순간 그의 눈에 어느 한 사람이 보였다. 자신보다 분명 열살어린 24살의 청년이었다. 자신과 같이 고블린에 둘려쌓여있었다. 그리고 주변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발! 왜 우리 백여명밖에 없는거야! 나머지는!"

나머지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뭐, 뭐야! 왜 이렇게 많아! 덮쳐!"

왼쪽으로 갔던 백인대의 상황 역시 여의치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 김헌우가 명령했던 정찰조는 지금 왼쪽 백인대에 섞여 싸우고 있어 그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하앗!"

"울컥!"

서걱! 서걱!

왼쪽 백인대는 고함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오로지 고블린들의 소리만들려왔다.

서걱!

백인대의 대장을 맡았던 그는 지금 자신의 손과 발을 봤다. 그리고 밑을 보았다. 내장조각과 푸른피. 그리고 징그러운 표정을 지으는 고블린의 모습.

푸욱!

그렇게 한순간 정신이 팔려있었을때에 자신의 옆구리에 굉장한 충격이 가해졌다.

"허억!"

숨을 들이켰다. 살이 찢어지는 고통. 옆을보자 고블린이 거친숨을 내쉬며 석단검(石短劍)을들고 자신의 옆구리를 찌른상태로 굳어있었다.

"이 시발 고블린새끼가!"

그 고블린을 내리치려 하자 그 고블린은 옆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방심하지마슈.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그러고 있댜? 정신차린겨 뭐여."

자신과 같은 가죽갑옷도 아니고 거의 넝마가 된 일반 평민들의 옷에 두개의 검이 그의 옆구리에 달려있었다.

"자꾸 멍때려서 뭐할겨, 걱정허덜랑말여, 얼렁움직이슈!"

"넌 누구냐?!"

"알아서 뭐할겨! 일단 살고보쥬."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그는 옆구리 고통을 참으며 석단검을 빼든 후에 자신의 검을 들고 걸어가며 한마리씩 베었다.

그가 끼어든 이후부터 싸움이 수월해졌다고 해야하나. 항상 위급상황이 있는 곳마다 그가와서 도와주고 다른곳을 가고했다.

"블로우 윈드(Blow Wind)."

그의 두개검이 바람처럼 풍차돌듯이, 그리고 물흐르듯이 검을 휘둘렀다.

사사사삭! 샤샥! 으걱! 수걱! 겅!

곳곳에서 부드럽게 무언가 잘리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두 개의 검을 펼쳤다. 그리고 그의 등뒤로 작은 길이 뚫려있었다. 허나 고블린에 의해서 금방 막혀졌다.

"엥? 뭐여! 왜 이리 많댜?!"

삐────!

다시 한 번 이쪽에도 예의 그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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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실 운전면허를 따고 와서 시간이 없었음돠 ㅠㅠ 대신에 이번 분량은 제법 늘렸어요.

그리고 섭섭한게 평일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주말만 사람이 많더군요. 특히 새벽 ㅠㅠ

슬픕니다. 제 주무대가 아니라 ㅠㅠ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꾸준히 글을 써올리것슴돠!

악필광견님 웃으면 미친개소리들어욤(ㅈㅅ개드립임 ㅠㅠ)

바람난도공님 계속 달리겠슴돠! 제가 힘이 된다면...ㅠㅠ

충팔이님 항상감사드립니다!

꼬마산적단장님 첨보는 분이시네요 ㅎㅎ 이제 연작함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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