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사관의 천재 요리사 되다-22화 (23/202)
  • 22. 오찬은 처음이죠

    “이번엔 내가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요.”

    “누구를 초대하시려구요?”

    지금까지 초대했던 손님들 대부분은 우리 측의 필요에 의해서 초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오찬을 열고 싶다는 김용수 대사.

    그게 누굴까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그나저나 오찬은 처음이죠?”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쉽지 않을 텐데….”

    생각해 보니 오찬 행사는 처음이었다.

    여태까진 대사관의 파견 기간을 늘리는 사안이나 한인회와의 오해를 푸는 등, 꽤나 묵직하고 진지한 성격의 모임이었기에 전부 만찬 행사를 열었던 것이다.

    “오찬이 특별히 어려운 이유라도 있습니까?”

    “아 아무래도 점심이다 보니 음식을 준비할 시간이 조금 촉박한 게 있지요. 전날 많이 준비해 놓는다 해도 당일에는 새벽 출근을 피할 수 없을 거고.”

    “그런 거라면 괜찮습니다. 제가 아침잠이 적어서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모자란 시간이야 전날에 부지런히 준비하거나 김용수 대사의 말대로 새벽 출근을 하면 되는거였다. 조금 바쁘긴 하겠지만 대신 일찍 퇴근할 수 있으니 크게 나쁠 건 없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이번엔 인원도 좀 많아요.”

    “그래요? 몇 명이나 오나요?”

    “12명 정도요. 우리 대사관 측 사람들을 포함하면 15명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음… 많긴 많군요.”

    대사관 요리사는 미국이나 중국, 일본처럼 대형 대사관이 아니면 대부분 1명만 근무를 한다.

    주방 보조도 따로 없고, 셰프 혼자서 메뉴 구상부터 준비, 조리, 정리까지 전부 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15명 정도만 관저로 초대를 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많기도 하지만 음식의 퀄리티를 위해선 너무 많은 인원을 초대하는 건 지양하고 있었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되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초대하는 손님들은 누구인가요?”

    “아 미안해요. 내 정신 좀 봐. 그것부터 말했어야 하는데.”

    만찬 행사가 잡히면 참석하는 인원수나 날짜도 중요했지만 어떤 인사들이 초대되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초대되는 사람들의 식성이나 종교에 따라 사용하는 식재료도 달라지고, 메뉴를 구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알아야 했다.

    “파나르 기자단 모임이에요.”

    “아… 기자들이요?”

    “네 기자단이 공식적인 모임은 아니지만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파나르에선 꽤 영향력이 있는 모임인가 봐요.”

    “그렇군요. 근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사람이 기자단 전체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저번에 한식당 시식회 이후에 무슨 블로그인가에 글이 올라왔다면서요?”

    얼마 전 윤아가 신이 나서 알려 줬던 그 기사를 말하는 것이었다.

    블로그의 글이 대사관 측에도 좋은 내용이었으니 당연히 보고가 올라갔을 것이다.

    “네. 내용은 좋았지만 공식적인 기사나 그런 건 아니라서 따로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괜찮아요. 근데 그 내용이 이제 공식적인 기사가 되었어요.”

    “정말요?”

    정확하게 윤아의 말처럼 블로거의 글을 인용한 공식 기사가 올라왔다.

    내용은 블로그의 글 그대로였지만 공식적인 파나르 언론사의 타이틀이 달려 있었다.

    “그 기사를 쓴 기자가 예전부터 그 블로거의 광팬이래요. 얼마나 맛있었길래 이렇게 칭찬의 글만 올렸냐면서 자기도 우리 요리사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먼저 연락이 왔어요.”

    “아… 기자가 먼저요?”

    “네 그 기자 이름이 샤샤인데, 나와 안면이 있는 사이예요. 처음 왔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죠.”

    “정말요? 그럼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사람이…?”

    “네 맞아요. 얼마 전 샤샤의 회사에서 한국 대사관을 취재하고 싶다고 공문을 보내왔어요. 아마 진짜 속셈은 장 셰프의 음식이 먹어 보고 싶어서 공문을 보낸 걸 거예요.”

    “에이 설마요? 그런 걸로 취재 공문을 보내온단 말이에요?”

    “이유야 어떻든 상관없어요. 고마운 것도 있지만 이번에 기회에 나는 샤샤를 포함한 기자단을 꼭 초대해야 해요.”

    오찬이 성사된 과정이야 어떻든 나는 오찬 메뉴를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결정된 인원이 몇 명인지가 중요했다.

    게다가 점심에 15명이면 만만치 않을 테니, 조금이라도 쉬운 메뉴로 결정해야 했다.

    “알겠습니다. 어찌 됐든 총 15명의 오찬을 준비하면 되는 거죠?”

    “근데 한 가지 요청 사항이 있습니다.”

    “요청 사항이요? 기자단 측에서요?”

    “네. 내가 일단 요리사와 상의해 보고 말해 준다고 했는데 가능할지 장 셰프가 판단해 주세요.”

    초대받는 입장에서 뭔가를 요구한다는 게 그리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기자들이라면 각국 의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을 텐데.

    “알겠습니다. 기자단의 요청 사항이 뭔가요?”

    “음… 거창한 건 아닌데 메뉴를 전부 채식주의자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만 준비해 줄 수 있냐고 하는데요.”

    “네? 모든 음식을 전부 채식으로만요?”

    내가 놀란 눈으로 되묻자 김용수 대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에서 꼭 좀 들어줬으면 한다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기자단 측 모두가 동의한 내용입니까?”

    “그럴 거예요. 사실 기자단의 요청이 아니라 샤샤의 요청 사항이었어요. 우리가 그 기자단을 한 번에 다 초대할 만한 힘은 아직 없어요. 그래서 내가 샤샤의 요청 사항을 어떻게든 책임지고 들어줄 테니, 당신은 기자단 전부를 모아서 관저로 와 달라고 했거든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딜을 하셨군요.”

    “미안해요. 이건 장 셰프와 먼저 상의했어야 하는데.”

    파나르의 정국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었고, 철수했던 수많은 대사관들 중 한국 대사관은 가장 먼저 돌아와 자리를 잡았다.

    다른 나라의 대사관들은 여전히 부재중이거나 이제야 속속 돌아오고 있는 추세.

    이런 시기에 한국 대사관 측에서도 최대한 많은 파나르 언론과 연을 맺어 둬야 했다. 나중엔 연을 맺고 싶어도 점점 더 힘들어질 게 뻔했다.

    “이럴 때 언론에 호의적인 기사가 많이 나온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편해질 수 있어요.”

    “그렇군요. 대사님이 필요하신 일이라면 저는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샤샤가 왜 하필 채식 요리를 요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 셰프 실력이라면 그 정돈 가능하잖아요? 안 그래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기분 좋게 웃어넘겼다.

    나는 한 명이 오든 기자단 전체가 오든 어차피 음식을 준비해야 했으니.

    채식이라는 한계가 생겼지만 그걸로 메이저 언론사들의 힘 있는 기자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게 되었으니, 김용수 대사의 딜은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 * *

    1년 전.

    “샤샤!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경력직 기자 채용하는데 지원해 봐. 너만 원한다면 내가 우리 국장에게 추천해 줄 수 있어.”

    “또 그 소리야? 내가 분명히 안 간다고 했지. 기사 개수 억지로 채우려고 사람 괴롭히는 짓 하고 싶지 않아. 난 여기가 좋아.”

    “네 능력이 아까워 그러지. 그런 조그만 회사에 있기엔 네 능력이 아까워서.”

    “내 걱정 해 줘서 고마운데,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아.”

    파나르에서 샤샤를 데려가고 싶은 언론사들은 널리고 널렸다. 7년 차 기자인 샤샤의 능력은 이미 소문날 대로 소문난 상황.

    거짓말 조금 보태 거의 매일 스카우트 제의가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샤샤는 이 작은 회사를 떠날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샤샤. 잠시 나 좀 볼까?”

    “네 국장.”

    샤샤는 또 하나의 스카우트 제의를 강하게 거절하고, 구석에 위치한 조그만 국장실로 향했다.

    제대로 된 기자라고 해 봤자 샤샤 하나가 전부인 작은 회사지만, 그녀는 외부의 어떠한 힘에도 휘둘리지 않는 이 국장만을 바라보며 몇 년째 기자 정신을 발휘하고 있었다.

    “샤샤! 이번에 내가 좋은 건 하나 물어 왔는데 네가 꼭 맡아 줬으면 좋겠어.”

    “제가 지금 맡은 취재가 몇 개인 줄 아시죠? 근데 또요?”

    “너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에 샤샤만 한 사람이 없잖아. 이번 건 진짜 큰 건이란 말이야. 들으면 너도 절대 거절하지 못할걸?”

    “뭔데요? 일단 들어나 봅시다.”

    그런 국장은 샤샤의 관심을 사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샤샤는 돈이나 휴가, 칭찬 따위로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번에 CAA(중앙아시아 국가 연합)에서 기후 협약을 맺고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거 알고 있지?

    “당연히 알죠.”

    “그래서 CAA 회원국의 대형 언론사들끼리 협조해서 관련한 기사를 매달 내는 프로젝트가 꾸려졌는데 거기에 우리 회사도 참가하기로 했어!”

    “오 정말요? 말도 안 돼. 그런 큰 프로젝트를 우리가 어떻게 따 왔어요?”

    “고생 좀 했지. 한 달 가까이 회사에 못 들어온 이유가 그거 때문이었어.”

    예상치 못한 큰 프로젝트에 샤샤는 깜짝 놀랐다.

    파나르뿐만 아니라 많은 주변 국가가 참가하는 거대 프로젝트에 샤샤의 회사가 발끝이라도 걸쳤다는 건 엄청난 기적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취재해야 하는 주제는 뭡니까? 신재생 에너지? 플라스틱 분해? 탄소 중립 정책 수립?”

    “아니 우리가 맡은 부분은 인간이 육식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야.”

    “육식이요?”

    “너도 알겠지만 가축들이 내뿜는 메탄가스가 자동차 매연보다 훨씬 많아.”

    샤샤는 주제를 듣고 조금은 실망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육식을 줄일 수 있는 과학 기술이나,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가공육이라든가 그게 아니면 다양한 채식 요리를 소개하는 것도 매달 쓰기에 좋은 기삿거리가 될 수 있겠지?”

    기자로서 욕심은 좀 더 거창한 주제를 취재하길 바랐는데.

    그래도 이런 거대 프로젝트에 작게나마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말인데, 샤샤 네가 직접 채식을 해 보는 게 어때?”

    “제가 직접이요?”

    “그래. 사람들 말만 듣지 말고, 사람들의 경험에다가 직접 겪은 내용을 집어넣으면 훨씬 퀄리티 높은 기사가 나올 거야. 그리고 매달 육식보다 맛있는 세계의 채식 요리를 소개해 주는 주제로 기사를 쓰는 거지.”

    국장의 말을 듣자 샤샤의 입에선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런 프로 정신을 가진 국장 때문에 여기에 남아 있는 거지만 가끔은 이런 프로 정신이 힘들게 하기도 했다.

    “휴우. 알았어요. 그럼 몇 달만 해 볼게요.”

    “몇 달이라니. 최소 1년! 그 정돈 해야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도 알 수 있고, 일반 사람이 채식만 하면서도 살 수 있는 세상인지 제대로 알지 않겠어?”

    “1년… 씩이나요?”

    “너만 믿을게 샤샤! 기술이나 이슈만으론 매달 기사를 채울 수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딱이야. 몸의 변화나 힘든 점을 쓰면서 채식 요리를 소개해 주는 거! 생각만 해도 너무 좋은데?”

    “아… 예. 국장이라면 이미 한참 전부터 주제를 결정해 놨겠죠.”

    “헤헤 미안해.”

    그렇게 샤샤는 계란이나 유제품도 먹지 않는 비건, 즉 완전한 채식주의자로 살기 시작했다.

    원치 않았지만 일이니까.

    * * *

    “샤샤. 오늘 왜 이렇게 안색이 안 좋아?”

    “6개월째 고기는커녕 생선도 못 먹어서 그런지 도저히 힘이 안 나네요.”

    “오늘 시위 현장에 취재 나가는 날 아니야?”

    “맞아요. 근데 이 컨디션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안색이 많이 안 좋네. 채식하기가 쉽지 않지? 좀만 참자! 벌써 반이나 지났어. 게다가 세계의 채식 요리를 소개해 주는 샤샤의 기사가 꽤 많이 인기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

    취재를 위해서 시작한 일이라지만 채식을 시작한 후부터 매일매일 온몸에 힘이 없었다.

    온몸에 독소가 빠져나가면 건강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생활 습관이 규칙적이지 못해 큰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시위 현장엔 내가 대신 갈 테니 샤샤는 다른 곳에 좀 가 줄래? 거긴 아마 우리 말곤 아무도 안 갈 거라서 조용할 거야. 그냥 몇 마디만 물어보고 오면 돼.”

    “오 그러면 저야 좋죠. 어딘데요?”

    “대한민국 대사 취임식.”

    거기서 샤샤는 김용수 대사를 처음 만났다.

    명색에 한 나라 대사가 취임하는 자리인데 샤샤의 회사 말곤 아무 언론사에서도 찾아오지 않았다.

    관심이 없어 몰랐을 수도 있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파나르는 지금까지 특별히 가까운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생각했지만, 취임식은 예상보다 훨씬 초라했다.

    “대사님. 잠시 인터뷰 좀 부탁드립니다.”

    “그러시죠.”

    비서나 통역도 없이 홀로 취임식에 온 김용수 대사를 향해 샤샤는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

    당황할 법도 했지만 김용수 대사는 유창한 영어로 샤샤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제가 알기론 파나르에서 철수했던 여러 나라의 대사관 중 가장 빠르게 돌아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대한민국은 파나르의 상황이 최대한 빠르게 정돈되길 희망하고,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대사관을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대사와 비교해서 다소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김용수 대사의 말투는 그 누구보다 강단 있었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또 다른 대사들에게선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권위적인 태도도 김용수 대사에겐 전혀 느끼지 못했다.

    “김용수 대사님. 취임하신 거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인터뷰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샤샤 기자님이라고 하셨나요? 다음에 저희 관저에 한번 초대할 테니 놀러 오세요.”

    “네 말씀이라도 감사합니다.”

    샤샤는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이름까지 기억해 주는 김용수 대사의 겸손한 태도에 감탄했다. 적어도 자신이 만나 본 대사들 중 이런 사람은 없었다.

    “아참! 잊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 파나르 정부에서 대한민국 대사관의 파견 기간을 일단 3년만 허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신가요?”

    “저희 대사관에는 저보다 뛰어난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능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자리를 마련해 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게 저의 역할입니다.”

    다른 대사들은 본인들의 능력이나 자기 나라의 국력을 과시하기 바빴는데, 김용수 대사의 대답은 다른 대사들과는 결이 달랐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이후로도 샤샤는 한국 대사관이 주최하는 크고 작은 행사의 취재를 도맡았다.

    아무도 대한민국 대사관 행보에 대한 내용을 쓴 샤샤의 기사에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샤샤는 관심 따위를 신경 쓰며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니었다.

    * * *

    5개월 후.

    “헐 대박! 이분이 이렇게 극찬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

    샤샤는 평소 즐겨보던 블로거에 올라온 최신 포스트를 읽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끔 칭찬하는 글이 올라오긴 했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만 하는 글은 처음이었다.

    안 그래도 채식 때문에 허전한 배 속을 더욱 요동치게 만드는 글이었다.

    -안녕하세요. 샤샤입니다. 잘 지내셨죠?

    샤샤는 사진에 담긴 젊은 요리사의 정체를 알기 위해 블로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예전에도 이 블로거의 글을 인용해 기사를 쓴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가볍게 물어볼 수 있는 사이였다.

    -이날 시식회의 음식을 만든 요리사의 이름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어디 소속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정말요? 그거라도 좀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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