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78 / 0383 ----------------------------------------------
#39 '세계'
"내가 이것으로 영혼을 옮기면 어떻게될지 궁금하지 않나?"
"전혀. 어짜피 박터지게 싸우는 결과로 밖에 이어지지 않을테니."
"명답이군."
입꼬리를 길게 올린다.
라마르크의 말은 라스트 보스가 2단계 변신을 하겠다는 것과 별 다를거 없으니까.
하지만 의문점이 있다.
로봇의 재질은 어디까지나 금속이다.
드래곤스케일정도의 단단함이 아니고서야 폴리모프도 할 수 없을터인 저 기계덩어리로 영혼을 옮기는건 되려 불이익인 것이다.
드래곤보다 마나의 유동이 원할하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방어력이 현저히 차이나서야 의미가 없을텐데.
"아마 이것이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다."
라마르크는 기계드래곤의 머리부분에 있던 조종석 같은 부분을 열며 말했다.
"이 싸움의 결과에 따라, 미래 역시 바뀐다."
"....."
"그 정도로 여파가 크지. 네 녀석의 손으로 인해 역사가 바뀐다는거야. 제법 흥미롭지 않나?"
"어짜피 바꾸려고 하는 짓인데 뭘 새삼스럽게."
"하하하, 역시 넌 재밌어."
뭐가 재밌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대화를 하는 사이에 라마르크는 완전히 안으로 들어가고, 곧바로 뚜껑이 닫혔다.
그리곤 흡수되듯 조종석이 안으로 말려들어간다.
완전히 동화하기 위해서 최적의 장소로 가는 것이겠지만, 역시 아쉽다.
조종석이라는건 일종의 약점을 뜻하는 거니까.
그곳을 노려보려고 했지만 저렇게 숨겨져야 어떻게 할 도리도 없어진다.
<자, 준비는 됬나?>
"한참 전에."
몸 안에서 듫끓는 마력와 영력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영력이 이렇게 많아보기도 처음이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마력의 감각도 제법 좋다.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조금이지만 향수같은 느낌도 나고.
마력과 영력을 융합시켜 내지르는 공격은 그렇지 않았을 떄와 많이 차이가 난다.
신급에 다다른 라마르크를 상대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일단은 여기까지가 나의 최선이다.
지금은 저 몸체가 금속이라는 것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아수라 스트라이크!!"
촤아악!
단번에 생겨나는 14개의 팔.
신기하게도 아수라 스트라이크로 인해 생겨난 팔들도 날개와 같이 반절은 검은색, 반절은 노란색을 띄었다.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굳이 따지자면 공격할 떄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겠지.
마력은 좀더 파괴적인 경향을 띄고, 영력은 공격시 방어력 무시라는게 추가되니까.
그렇다면 나는 그 둘의 성향을 합쳐보자.
오랜만에 시전하는 소울 블레이즈다.
쿠우우-
신기-페이트 오브 데스의 검신에서 검은 빛줄기가 뱀처럼 휘감은 노란 소울 블레이드가 솟아났다.
하지만 보통 오러 블레이드와는 다르게 타오르는 것 같은 형상을 띄고있다.
이것이 오러 블레이즈 라고 불리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힘.
오러 블레이드만 되도 드래곤 스케일을 자를 수 있는데, 설마 소울 블레이즈가 저 금속을 못 뚫을까.
"선공을 양보하지. 와라!"
"그럼 성의를 받아들여볼까...!"
저쪽에서 선공을 양보하겠다는데 내가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아무래도 라마르크가 방심하고 있는 모양인데, 설마 내가 그런 금속도 뚫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물론 물리방어 마법진이라던가 다양한 것으로 도배를 해놨음은 예상하고있다.
하지만 그것마저 부숴버리면 그만이다.
"참멸!!!"
콰과과과!!!
내가 직접 시전한 것 하나, 아수라 스트라이크로 인한 팔들이 각각 시전한 것 14개.
총합 15개의 참멸이 허공을 찢어발기며 난폭하게 날아갔다.
<흡!>
콰아아!!
내 공격에 맞서 라마르크가 재빨리 방어막을 펼친다.
방어막의 색으로 유추했을때 9서클 방어 마법인 엔젤릭 실드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라마르크가 시전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15개의 참멸은 그 전체가 하나의 의지를 가지듯 계속 뚫으려고 하고, 이윽고 엔젤릭 실드는 수많은 파편으로 나뉘며 부숴졌다.
로봇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지만, 어쩄든 놈의 자만으로 인해 꽤나 큰 데미지가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쿠과광!!
다시 실드를 사용할 시간이 부족했는지, 라마르크의 방어막을 뚫고서도 힘이 남은 참멸이 로봇의 몸통에 제대로 직격했다.
부딪히는 순간 로봇의 몸체에서 마법진으로 추정되는 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지만, 어짜피 탐색용의 공격이었기에 막았다 하더라도 신경쓸일은 없다.
"음..."
신음을 흘리며 검은 연기를 주시했다.
연기가 검은색이라는건 화재가 났다는 것이기에 로봇이 일부분 파괴되었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없이 시시한 결말이긴 하지만, 그렇게만 되면 더이상 좋을게 없다.
힐끔 시선을 돌려 본 하늘은, 벌써 내 시야에선 푸른색이 보이지 않으니까.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다.
퍼지는 속도로 봤을때 길어야 15분 정도가 아닐까.
-주인!
"윽!?"
베르의 경고에 본능적으로 신기를 휘두르자 나에게 날아오던 한줄기 섬광이 두동강 나며 사라졌다.
깜짝 놀랐기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난 방금 날아온 마법에 대해 생각했다.
'...일렉트로닉 로드...'
9서클 전격마법.
그 이펙트와 범위는 8서클 전격마법인 라이덴에 비해서 한참이나 모자라지만, 그 위력은 비교할 수 없다.
무려 수억 와트에 달하는 수치의 전류가 체내의 모든 신경을 망가뜨려버리니까.
물론 그것도 일렉트로닉 로드에 직격당하고도 살았을 떄의 이야기다.
그정도의 전류가 몸을 관통한다면 그 즉시 통구이가 될테니까.
백인이 순식간에 흑인으로 변하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정도 마법을 쓸 정도라면 라마르크는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
<깜짝 놀랐다. 설마 그정도의 공격력일 줄은.>
"...하?"
그렇게 말하며 모습을 보인 로봇은 상당히 기괴한 모습을 하고있었다.
내가 아까 본 빛이 마법진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에이션트급 드래곤이 본체로 현신했을 때의 크기와 1:1의 비율로 만들어진 로봇 드래곤.
그 로봇의 거대한 몸통이, 죄다 마법진으로 뒤덮혀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거대한 마법진은 다른 작은 마법진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마법진마저 더욱 작은 마법진으로 이루어져있다.
참멸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무려 3중 연계 마법진이 저 로봇의 몸통에 그려져있다는 것을.
"미칠 노릇이군."
허를 차며 어떻게 저 마법진을 뚫을지 궁리를 시작했다.
내가 작다고 표현한 것도 상대적인 크기다.
제일 작은 마법진이 직경 2m정도의 크기였으니까.
그정도의 마법진이면 8서클인 앱솔루트 배리어 정도의 방어력을 낼 수 있을텐데, 그런 것이 몇개나 모여 하나의 마법진을 이루고 다시 그것들이 모여 제일 큰 마법진을 이룬다.
예전에 플랑이에게 들은 지식으로는, 저런식으로 마법을 중첩했을때의 시너지 효과는 이루는 마법진 수의 2배.
거기에 하나의 마법진을 5개의 작은 마법진이 이루고있다.
한마디로, 저 마법진군 으로 인한 로봇의 방어력은, 앱솔루트 배리어의 10의 제곱- 즉, 100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조차도 이 마법진을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도 기적적으로 성공한 것이기에.>
"그렇다면 그게 파괴되면 볼만하겠는데."
<할 수 있다면.>
파바밧!!
처음과 같이, 아니, 그보다 더.
흉흉한 기색을 띈 30개의 대형 마법진이 허공에 띄워진다.
그중에는 미친것처럼 보였던 마법- 밀리언 루인 크리스트닝이 시전되는 회색의 마법진도 존재했다.
그것도 2개씩이나!
아무래도 라마르크는 나를 상대로 일격필살보다는 물량전을 택한 것 같다.
10서클 마법이라고 해도 내 공격력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걸까.
난 쏟아지기 시작하는 마법의 폭풍을 쳐다보며, 손에 든 신기를 손에서 한바퀴 회전시킨뒤 고쳐잡았다.
"해볼까."
저 폭풍을 뚫고, 라마르크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실패하면 패배밖에 남지 않을, 최후의 스킬을 사용한다.
내가 가진 스킬중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걸로 승부를 봐야하지만, 그건 후딜레이가 너무 길기 때문에 실패했을 경우 정말로 패배외엔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체력과 영력 대부분을 올인하는 거니까.
"베르."
-응?
"성공할까?"
-.....글쎄. 해봐야 알겠지.
베르도 나처럼 확신이 없는 것 같았다.
뭐, 확신이 없다고 해도 선택지는 그것 하나기에 내가 할 일은 정해져있지만.
"간다. ...아스트랄 스톰!!"
검신이 푸른빛으로 뒤덮힌다.
아수라 스트라이크의 팔들도 여지없이 그렇게 빛나며, 스킬은 곧바로 발동했다.
촤악!!
'적'을 하나의 마법마다로 지정한뒤, 스킬 어시스트를 따라 몸을 움직인다.
내가 신기를 휘두르면, 그에 맞춰 다른 14개의 팔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단검을 휘두른다.
검신을 뒤덮은 푸른빛은 마치 유성처럼 휘두른 방향을 향해 초승달 형의 검기를 날려보내는 것을 반복한다.
내가 하나의 '적'을 베어 넘긴 후에는 곧바로 블링크를 하듯 빠른 속도로 다음 적을 향해서 몸이 움직여지고, 그 후엔 다시 기계적인 것처럼 신기를 휘두른다.
파바밧!!
한번 움직일 떄마다 15개의 검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마치 불꽃놀이를 할때 일자로 올라가던 불꽃이 펑하고 터져서 사방으로 퍼지듯, 내가 움직이고 나면 그 자리에선 필히 사방팔방으로 검기가 나갔다.
그 속도는 점점 가속되어가, 절정에 근접했을 때에는 내가 여러명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정말로 검기의 폭풍.
전쟁터에서 썼을땐 지상에서 썼기에 별로 실감이 안났지만, 이렇게 공중전에서 사용하니 이 스킬의 진가가 보이는 것 같았다.
<...놀랍군.>
마법진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젠 마법이 나오는 수보다 나로 인해 파괴되는 수가 훨씬 많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라마르크는 두 팔을 뻗어 추가로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이 기회임을 육감이 강한 신호를 보냈다.
휘익!
아스트랄 스톰을 캔슬하고, 날개를 접어 최고속도고 라마르크에게 접근해 갔다.
라마르크가 흠칫하는 것이 보였다.
난 트리니티 슬래쉬가 있기에 스킬을 사용하는 도중에도 캔슬하고 다른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마법같은 것은 그렇지 않다.
라마르크는 지금와서 저 마법을 캔슬하지 못해.
카운터다...!!!
"라이트닝 슬래쉬!!!"
아수라 스트라이크를 해제하고, 마력과 영력의 날개까지 해제해 그저 관성에 몸을 맡긴뒤, 모든 마력과 영력을 쏟아부었다.
이것이 최고이자 최후의 공격.
모든게 이것에 달려있기에 혼신의 힘을 다한 그떄.
삐잉-
"...!?"
갑자기 로봇의 몸통에 새겨져있는 마법진의 구조가 바뀌며 색이 달라지는게 보였다.
멈춰야 한다.
그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나역시 이제와서 멈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촤악-!
일정 거리를 도약하며 공간 그 자체를 벤다.
이제 분리된 두 공간이 마찰하며 대량의 전류를 내뿜을 차례, 였지만.
푸슉!
".....쿨럭."
갑자기 배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며 체력 게이지가 90%에서 빠르게 0%를 향해 내려갔다.
눈 앞이 흐릿해지며 힘을 잃은 몸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미안하게됬군. 일회용이긴 하지만 이 마법진은 절대반사로 변경할 수 있거든. ...만약 바꾸는게 늦었다면 내가 죽었겠지만, 과연 엄청난 데미지다. 너라고 무사하진 못하겠지. 을지백녀석에겐 미안한걸.>
그렇게 말하는 라마르크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메아리쳤다.
============================ 작품 후기 ============================
아예 조아라에서 패러디랑 BL물을 밀어주나봐요?
조아라를 앱으로 들어오기가 싫어지네ㄷㄷ
P.S. 분량이 점점 늘어나는것 같은건 착각입니다. 왜냐면 후속작 연계되면 리셋될 거거든요. 우히힣
=====================
유레로/ 아뇨 불가능합니다
보안코드/ !
카루시안/ 세계관의 최종보스는 아니지만요.ㅋㅋ
오타쿠준비중/ 마도공학의 위력!
kihara/ 싫←어→요
마굴의위엄보소/ 덤으로 추천도 헤헤
무념무상임/ 그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하면 마녀사냥이 일어나기 떄문이죠. 그만큼 그 말은 큰 힘을 가집니다.
아키야마 미오/ 지젼 예언자
네크로흑마법사/ 이 소설은 전연령판입니다 고갱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