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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세계'
우우우우웅...
"......"
주변을 가득채운 마법진들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하나하나가 심상치 않다.
예전에 딱 한번, 플랑이가 마법 공부를 하는것을 봤는데, 난 그 떄 보았던 마법진이 아직도 기억난다.
물론 그릴 수 있을만큼 확실하게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그만큼 임팩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생전 처음보는 복잡한 문양들과 기호.
어떻게 저걸 다 외울 수 있을까 신기해하며, 과연 8서클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비교가 안되잖아...!?'
문양이 그려져있는지조차 분간이 안갈정도다.
유치원생이 색연필을 가지고 낙서한것만 같았으니까.
물론 다른게 있다고 하면 이건 마법진의 원 안에 그려진 밀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
...어쩄든, 결론은 큰일났다는 건데.
"간다!!"
"오지마!!!!!"
진심을 담아서 외친 말이었지만 라마르크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마법진에 담긴 마력을 방출했다.
아니 뭐 멈출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우, 우와악!?"
콰아아아!!
노바, 헬파이어, 호리드 윌팅, 앱솔루트 프리징 등의 최상위 마법들이 무작위로 쏟아졌다.
하나하나가 거대한 것이었기에 피하는 것만으로도 애를 먹는다.
파괴한다는 선택지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개여야지, 이렇게 수십개가 몰려들어서야 역카운터를 먹고 만다.
지금 내가 할건 최대한 맞지 않게 날개를 잘 컨트롤 하면서 피해다니는 것 뿐이다.
왠지 슈팅게임을 하는 기분인데, 이렇게되니까 기체가 캐릭터일때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실감하게된다.
슈팅게임에서 플레이어 기체는 보통 한대 맞으면 그대로 죽어버리니까.
물론 남은 목숨이 있는한 몇번이고 다시 부활하긴 하지만 원킬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즉, 현재 내 상황은 슈팅게임에 있어서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다.
남은 목숨은 0.
폭탄따위도 없는 상황에서 라스트 보스.
거디가다 게임오버될시 그 캐릭터를 다신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
"노, 농담 아니라고!"
반쯤 울것 같은것을 억지로 참아내며 필사적으로 날개를 컨트롤했다.
컨트롤이라고해도 영력을 방출해서 이리 움직여라, 저리 움직여라 하는 정도의 것이기에 크게 어려운건 없지만, 역시 문제는 피해야 할 것의 개수이다.
콰과광!
피하지 못할것 같아 정면으로 날아오던 헬파이어를 두동강내고 뒤이어 날아오던 전기덩어리를 피해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한 적은 한번도 없다.
조금씩 스쳐지나가는게 최선이었으니까.
만약 내 날개가 진짜로 깃털로 된 날개였다면 진작에 날개는 없어지고도 남았다.
그렇지만 라마르크의 공격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법진 하나에서 마법이 한번 발동되는게 아니라 마법진 하나가 벌써 수십개의 마법을 연발하고 있다.
이건 '과연 드래곤' 이라는 걸로 설명되지 않는다.
마법진 하나에 마법 하나 발동. 그것이 '규칙'이었으니까.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텔레포트인데, 마법진만 그려놓으면 마력을 주입시킬 때마다 마법이 발동한다.
...설마, 그 2개를 융합시킨건가.
"빌어쳐먹을!!"
어딘가 수가 더욱 늘어난 것 같은 라마르크의 마법공격에 욕을 내뱉으며 다시한번 단검을 휘둘렀다.
콰광!!!
뭔지도 모르는 푸른색 구체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물방울을 뿌렸다.
지금까진 잘 버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여유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라마르크에게 근접해야 공격이라도 해볼텐데 다가가는것 조차 불가능하니까.
더군다나, 아직도 라마르크는 사용하지 않는 마법진이 5개 더 존재한다.
저것들까지 일시에 마법방출을 시작한다면...
...하핫, 개판이구만.
"뭐냐뭐냐. 기세 등등하더니 피하는게 고작이냐?"
"시...끄러!! 곧 그 면상을 한대 쥐어박아줄테니까!"
"흐음. 아직도 큰소리 칠 역량은 남아있나보군."
라마르크가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왼쪽 팔을 들어올렸다.
그제서야 난, 이떄까지 라마르크가 한 손만으로 마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난이도를 올려볼까."
우웅!!!
마법진이 내뿜는 빛이 진해진다.
더불어, 라마르크의 뒤에있던 제일 거대한 마법진 5개도 시동이 걸린듯 빛을 띄기 시작했다.
후우욱!
기존에 있던 마법들은 그 크기와 속도가 한단계 증가했기에 꽤나 고전중인데도 추가로 5개의 마법진이 추가된다면, 그떄는-
"밀리언 루인 크리스트닝."
"....!!!"
처음으로 라마르크가 마법의 시동어를 말했다.
그와 동시에 마법진 5개가 일시에 빛난다.
그리고 그것이 절정이 되었을때.
파바바바바바밧!
뒤늦게 라마르크가 시전한 마법진에서, 감히 수를 셀 염두도 나지않는 회색빛의 화살이 생겨났다.
무의식적으로 왼측에서 다가오던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피하며,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제일 거대했던 5개의 마법진은 단지 하나의 마법을 시전하기 위한 준비물이었다.
8서클이나, 9서클 마법을 시전하기 위한 마법진보다 크던 마법진이 5개나 모여 시전된 궁극의 마법.
갯수도 갯수이지만, 하나하나에 담긴 위력조차 무시무시하다.
검은 구멍도, 푸른 하늘도, 별빛으로 덮혀있던 우주의 배경도.
그 모든 것이 가려지게끔 온 세상을 뒤덮은 정말로 백만개는 될것같은 회색의 화살이, 슬로우 모션처럼 흝어져내렸다.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우문이다.
소나기가 퍼붓는 한가운데서 비를 한방울도 맞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산이 있다고 해도, 그 소나기가 너무 가속도가 붙어 우산마저 꿰뚫어 버릴 정도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크."
순식간에 '포기'라는 감정이 번져갔다.
물에 풀어놓은 물감처럼 아주 빠르게, 그것에 온 마음이 침식되어 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일어나는 것도 있었다.
오기.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도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을떄. 그럼에도 그 벽을 넘고싶을떄.
그 벽을, 어떻게 해서라도 넘고야 말아야겠다는 심정.
"크크크크!!!"
이것도 일종의 포기라면 포기다.
그래, 될대로 되라 이거다.
이젠 저 빌어먹을 상황을 막는건 내버려두고 라마르크라는 놈을 쓰러트려야 내 적성이 풀리겠다.
"...베르. 봉인해제."
-주인!?
베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창의 모습으로 변한 베르를 오토모드로 띄워둔뒤 다크 룬 블레이드와 울티메이트 다크에도 영력을 집중했다.
"콘택트."
파아앗!
울티메이트 다크가 검은 빛으로 풀어지며 다크 룬 블레이드에 모여든다.
콘택트 직전에 발동시킨 데스게이트가 수천개의 기검을 만들어내어 라마르크의 마법에 맞섰다.
수의 차이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저건 얼마가지 않는다는것을 알고있지만, 10초. 10초면 버텨준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해방."
베르의 낫이 검은 실의 모양으로 변하며 다크 룬 블레이드로 모여든다.
다크 룬 블레이드가 당자이라도 부숴질듯 웅웅거리다가. 이내 터지듯 빛이 폭발했다.
우우우웅!!!
신기의 강력한 힘이 손을 타고 온 몸으로 전해진다.
예전같았으면 이정도 힘이면 충분히 자신감을 얻고 당장에 적에게 달려들었을테지만,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다.
조금더.
조금더 강한 힘을.
"사신화."
쿠우우-
몸 안에 없을터인 마력이 갑작스레 생겨나며 순식간에 충만해졌다.
그와 동시에, 영력으로 이루어진 노란빛의 날개가 검은색으로 점멸했다.
본래는 마력으로 인한 현상이다.
당장이라도 마력으로 교체될 듯한 분위기지만, 지금은 양쪽 다 아껴야할 상태다.
어느한쪽으로만 유지되는건 불허라고.
-특수 스킬 '강림' 사용가능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
이 게임을 하면서 두번쨰로 들은 말.
제로스와 싸울떄 처음으로 들어보고, 피날레에 와서 두번쨰인가.
하지만 사용한 적은 없다.
왜냐면 그떄는 해방에 사신화까지 하는것도 굉장한 무리였기에.
그러나 지금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와라.
너희들의 왕인 나에게, 너희들의 힘을.
"강림....!!!"
콰아아아아!!!!
데스 게이트가 라마르크의 마법에 전부 분쇄된 그 순간.
나를 중심으로 일어난 영력과 마력의 폭풍이 주변의 공간을 휩쓸었다.
나를 향해 쇄도하던 회색의 화살 수천개가 그것에 휩쓸려 덧없이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8, 9서클 마법들까지 일시에.
라마르크의 표정이 궁금하다.
공격 스킬도 아니고, 단순한 무언가의 각성으로 어지간한 9서클 마법 이상의 위력이 생겨났으니까.
...그리고 정말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모든 것을 압도할 것만 같은 힘.
하지만 난 알고있다.
이제야 라마르크과 어느정도 싸울 수 있게 됬을 뿐이라는 것을.
"....무슨 대천사라도 되는 듯한 모습이군."
라마르크가 어이없다는 투로 말하며 팔짱을 꼈다.
그 말대로, 강림을 사용한 뒤 내 모습은 일종의 대천사같은 모습이었다.
등뒤의 3쌍- 6장의 날개.
하지만 대천사와 다른것이 있다면, 왼쪽 날개 3장은 영력으로 이루어져 노란빛을 띄지만 오른쪽 날개 3장은 마력으로 이루어져 검은빛을 띈다는 것.
가브리엘과 루시퍼를 반씩 합쳐놓은다면 이런 느낌이 나지않을까.
"그래서, 얼마나 강해졌지?"
촤악!
대답 대신 신기를 한번 휘둘렀다.
별 힘이 담긴게 아닌 공격이었지만 그 위력은 막강했다.
콰과과광!!!!
충격파만으로 주변을 가득 에워쌓았던 라마르크의 마법들이 단숨에 파괴되었다.
거기서 멈추지않고 마법을 쉴새없이 뿜어내던 마법진마처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았다.
정말로 장관이었다.
지상에서 이걸 봤다면 대대적인 불꽃놀이축제가 아닐까 할 정도로.
"...과연."
감탄했다는 듯한 한마디.
하지만 그 말에 담긴 의미는 컸다.
인정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싸울 상대로 전혀 손색이 없음을.
그리고 그것은 다른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진심으로 가겠다-
"그럼 나도 오랜만에 본체로 돌아가볼까?"
"....."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지."
라마르크는 쓴웃음을 지으며 팔을 휘저어 아공간을 열었다.
"사실 난 차원이동을 해올때 본래의 육신을 잃고말았거든. 지식과 기억을 포함하고 있던 영혼의 파편만이 이 인간의 육체에 깃들고 만거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이 몸을 지배하는게 가능했지만."
"...그렇다는건?"
"이것을 사용할 것이다."
그우웅...
아공간이 갑자기 10m정도로 커지더니 그속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것은 딱봐도 금속질이었기에 로봇이라는 건 유추 가능했지만, 그것이 전부 드러났을 떄의 모습은 꽤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라마르크가 아공간에서 빼낸것은 로봇으로 재현한 퀄리티 높은 '드래곤'이었으니까.
하지만 ai를 갖고있다고 해도 로봇인 이상 마법을 사용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마도공학을 가지고있는 라마르크가 만들었다고 해도 저건 큰 위협이...
"이것의 내부는 드래곤보다도 훨씬 마나의 흐름이 안정되고 윤활히 통할 수 있게 되어있다."
"드래곤보다도...!?"
"자, 그럼."
라마르크는 마치 선생님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것으로 영혼을 옮기면 어떻게될지 궁금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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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ㅠㅠ 주말에 못올렸네요
곧 완결이다보니 후속작 준비도 여럿 해야해서 이것저것 정비하느라 깜빡했습니다
이번주 안엔 완결 내볼게요 "a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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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굴의위엄보소/ 'ㅅ'
유레로/ 설마요. 그 전엔 끝나죠
할짓없는잉여/ 괜찮아요! 글쟁이가 특기가 뭐겠어요 생각해내는거지
보안코드/ ㅋㅋㅋㅋ
톰ene제리/ 예압
아키야마 미오/ 일단 주인공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