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375화 (37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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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세계'

"을지백. 그가 바로 현 '프리멀리 포제서'의 마스터. 또한, 역사상 최강의 능력자다."

"....."

제로스가 말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내가 을지백을 봤던 것은 딱 한번.

로그아웃 하고 쉬려고했더니 창문으로부터 을지백이 귀신처럼 들어와 몇분간 얘기를 나눈 것 뿐이다.

그때 을지백은 전혀 전의가 없었고, 오히려 '시련이 올 것이다' 라고 충고하곤 사라졌었다.

...분명, 을지백은 자신에게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제로스의 말대로라면, 을지백의 말은 충고가 아니라 단순한 경고였던 것이다.

앞으로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경고.

'그러고보니...'

리아스가 이상해진 것도 그 때부터였다.

나와 마주치면 시선을 피했고, 말 수가 줄어들고, 항상 얼굴이 어두웠다.

지금에서야 그 원인을 알아낸 것 같다.

그날, 을지백이 리아스에게 나를 죽이라고 말한것이다.

-하지만 언제?

을지백이 방에서 나간것과 리아스가 돌아온건 20초도 차이나지않는다.

또한, 을지백이 방에 들어왔던 것도 리아스가 방에서 나가고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런 짧은 사이에 접촉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러나 그날 접촉한 것만은 분명하다.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훌륭하게 시련을 극복했군. 축하한다, 이연제군."

"...축하한다고...?"

알 수가 없다.

을지백이고 라마르크고 대체 목적이 뭐냔 말이다.

방금 을지백의 말을 따르자면, 을지백은 내가 아수라와 만나 부활할 것까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말이 나올 수 없다. 절대로.

"웃기지마..."

"음?"

"하려면 당신이 직접했으면 됬잖아! 왜 리아스를 이용한거지!?"

"...흐음. 자넨 이미 알고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을지백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을 까닥였다.

"명왕이 될 수 있는 조건. 다시한번 되짚어보게."

"....."

명왕이 될 수 있는 조건...

영력은 있으나 마력이없고, 소중한 사람을 죽였으며.

소중한 사람에게... 죽임을 당한다...?

"깨달은 것 같군."

을지백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부득이한 일이었어. 자네를 '일익(一翼)'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거든."

"일익...?"

이건 또 모르는 용어가 나왔다.

첫번째 날개? 무슨 뜻이지?

하지만 라마르크는 무언가 알아챈 모양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기가막힌다는 표정을 지었으니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않나?"

"어지간한 능력자보다는 명왕이 훨씬 좋지. 자네도 알거아닌가. '그 적'의 힘을."

"...으음."

을지백의 말에 라마르크가 끄응, 하며 신음을 흘렸다.

나는 그런대로 을지백과 라마르크 두명 다 관계가 있기에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지만, 경현을 비롯한 동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눈만 이리저리 굴리며 서로 '뭔 얘기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그나마 경현과 트레스, 플랑은 내가 예전에 라마르크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기에 대충 짐작은 하는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그렇다고!..."

이때껏 입을 꾹 다문채 침묵하던 리아스가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호소하듯 을지백에게 외쳤다.

"그런...짓을...."

"...리아스."

울고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리아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않을 것처럼 보였었다.

그러나 결국 리아스도 단순한 사람이었다.

죄책감에 못이겨 울고, 감정이 복받혀서 울었다.

신기하게도 난 리아스에게 원한이 없다.

리아스가 왜 그랬는지 원인이 밝혀진것 떄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쩄든... 난 할일이나 마저 해볼까."

라마르크의 그 말에, 순식간에 공기가 뒤바꼈다.

한쪽당 2m는 될것같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구멍이 뚫린 천장 위로 서서히 날아올랐다.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며 시선을 위로 돌리자, 이내 눈이 부릅 떠지며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건 나만이 아니라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이의 반응이었다.

고오오오-

"저게...뭐야...!?"

하늘에 구멍이 나있다.

아니, 구멍이라 하기에도 이상하다.

에뉴얼 월드의 현재 시간대는 오후 4시.

해가 한창 떠있을 시간이지, 한사코 질 떄의 시간이 아니다.

그러나 증폭기에서 뿜어져나온 푸른 빛이 하늘을 관통했던 그 부분만큼은 이상했다.

하늘의 다른 부분은 시릴듯이 푸르며 폭신해보이는 구름이 뭉글뭉글 떠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방금 말한 '구멍'.

푸른 빛이 관통한 그 부분만큼은, 검은색으로 물들어있으며 보라색 전류가 흘렀다.

그 너머로 반짝반짝 빛나는 자그마한 점들도 보인다.

검은색 바탕에 빛나는 점들.

저건 마치-

"우주...?"

옆에있던 트레스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트레스의 말대로, 구멍 너머의 풍경은 우주 그 자체였다.

설마 '프로젝트D'를 막지 못하고 완전히 실행되 버린거야?

말도안되. 그런 거대한 작업이 겨우 수분만에!?

"안되!!"

모두가 멍하니 라마르크가 그것에 다가가는걸 지켜보고있을 떄, 갑자기 리아스가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리아스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타이밍 좋게 리아스가 내 팔을 붙잡았다.

"라마르크를 막아야해!!!"

"...!!"

그러고보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분명히 라마르크는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데륜을 막을 수 있음에도 막지 않은 이유.

그것은 데륜을 역이용하기 위해서...!

지금 저것만 봐도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저기에다가 다시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것이라면, 정말로 막을 수 밖에 없다.

리아스의 말대로 미래에 있을 위험을 막기위해 현재에 위험을 부르는 꼴이니까!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아는가?"

"크..!"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이 을지백이 웃으며 앞을 막아섰다.

우리 쪽에는 어느 한명 꿀리지 않을 실력자가 상당수나 있지만,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불확실하다.

함부러 싸우기 시작했다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아니, 진다."

그런 내 생각을 짐작한듯, 제로스가 침착하게 말했다.

"우리들이 전부 달려들어도 을지백을 이기긴 어려워."

"...그정도라고?"

"뭐, 최악의 경우일 떄를 말한 거지만. 적어도 10분정도는 우릴 막을 수 있을것 같은데."

"...."

그정도라니, 믿을 수 없다.

여기있는 모두를 상대로 적어도 10분은 막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있다고...?

"을지백에게는 '미래를 보는 눈'이 있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렇네."

미래를 보는 눈, 예지안을 가지고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공격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면 미리 알고있으니까.

예를들어, '내가 곧 이런식으로 공격할게!' 라고 말한뒤 그대로 시행한다고 해보자.

과연 어떻게될까?

상대는 간단히 피하면서 되려 카운터를 넣을 것이다.

게다가 을지백정도의 힘이라면 그 카운터 한번으로 상대를 넉다운 시킬지도 모른다.

"그리고..."

옆에 있던 제로스가 돌연 을지백에게로 다가갔다.

을지백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제로스에게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이윽고, 제로스는 을지백의 바로 옆에 서선 마치 보디가드처럼 기립했다.

"이러니까 말이야."

"무, 뭐하는거야, 너...!?"

"어쩔 수 없어."

제로스는 얼굴을 구기며, 한숨을 쉬듯 대답했다.

"'마스터'는 하나의 절대권한이 주어진다. 모든 능력자들에게 일생에 딱 한번, '어길 수 없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거지. 설령 그것이 어떤 불합리한 것이라도."

"....."

"아마 리아스에게 내린 명령도 그걸 이용했던 거겠지. 일반적인 명령으로는 리아스가 따르지 않았을테니."

"그게...무슨... 잠깐, 그렇다는 건 설마... 너도?"

"이해했나?"

제로스는 씁쓸한 웃음을 그렸다.

그에 나도 참 황당한 구도가 되어버렸다고 속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을지백은 모든 능력자들에게 '절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있다.

그건 어떤 명령이든간에 불복종해서는 안되며, 능력자 개개인에 한번으로 제한된다.

요컨대,

을지백은 현재 상황에서 제로스에게 '절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아마 그 내용은 '나를 도와라'... 정도겠지.

젠장맞게 됬다.

제로스와 을지백, 두명 다를 상대해야 한다니.

"...라던지."

타앙!!

그러나 이어진 반전.

그 장소에 있던 모두가 갑작스런 상황에 물음표를 띄우며 제로스와 을지백을 주시했다.

-제로스가 갑자기 을지백에게 총을 겨누고, 쏘았다.

'보이지 않는 총알'... 그것도, 내가 봤을 떈 3연발로.

하지만 을지백은 이미 알고있었다는 듯 총 소리가 나기 전에 움직여 피해냈다.

그걸 저렇게 쉽게 피해내는 을지백의 능력에 놀랐지만, 그것보다.

"...뭐냐, 너?"

"하핫, 난 진작에 AA를 뛰쳐나왔다고. '마스터'건 뭐건 나랑은 상관없다는거지."

제로스는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었다.

...정말이지, 대책이 안서는 놈이다.

"케라진! 라마르크를 막으러 가라! 여긴 어떻게든 막아볼테니까!"

"뭐? 어려울것 같다며!?"

"동료를 좀 믿어봐라, 짜샤."

제로스의 말에 의문으로 대답하자, 뒤에있던 경현이 어꺠를 툭 치며 씩 웃었다.

뒤로 고개를 돌리자 다른 데스마스터들도 웃고있는 것이 보였다.

-아아, 그랬다.

나에겐 이 든든한 동료들이 있잖아.

동료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다는건지.

"아- 잘은 모르겠지만, 케라진쪽을 도우면 되는거지?"

"제네시스?"

"음, 뭐 아까 오랜만에 재밌었으니까. 그 답례야."

"...고마워."

제네시스와 다른 시리우스 멤버도 움직여, 우리쪽엔 무려 10명의-나를 제외한- 전력이 생겼다.

이 전력이면 에이션트 급의 드래곤이라도 간단히 썰어버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되면 을지백이 에이션트 급의 드래곤보다 훨씬 쎄다는게 되잖아.

정말로 어떻게 되먹은 괴물이야?

"그럼. 난 라마르크를 막으러 간다!"

"한대 쥐어박으라고!"

동료들이 일제히 견제하고있기 떄문일까, 을지백이 나를 막으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살짝은 의아했지만 좋은게 좋은거겠지.

촤아악!

영력의 날개를 한껏 펼치며, 검은 구멍이 생긴 하늘로 날아올랐다.

저 멀리 나와 비슷한 금빛의 날개를 가진 라마르크가 보였다.

-기다려라, 라마르크.

내가 곧 갈테니..!

============================ 작품 후기 ============================

내일 친구들과 놀러갈거라 어찌어찌 썼습니다ㅜ

으아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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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arha/ 히익; 연참하면 바로 완결인데

레쉬드, 오타쿠준비중, 카루시안, 유레로/ 세계관 중요인물인데...! ...하긴 별로 등장하지 않았나...

보안코드/ 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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