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364화 (36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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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전면전

    3

    "한명 빠져나갔나..."

    현재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고있는 아펠리아 성 외곽.

    언노운의 멤버인 환마검사 카로프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 유저들이 현재 전쟁밖의 상황에 눈치채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눈치챈 이가 있는듯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꺠달았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이 전쟁에 모종의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하더라도 그 '모종의 이유'와, 모든 일의 시발점을 알지못하는 이상 그 어느것도 해결할 수 없으니까.

    카로프는 빠져나간 한명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빠르게 다가오는 강력한 기운을 감지해 시선을 전방으로 돌렸다.

    그리고 곧 놀라며 허둥지둥 싸울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카로프는 아직 싸우기도 전인데 식은땀이 흐를정도로 긴장하고있었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기운이 데스마스터였으니까.

    그것도 다섯이라는 어마어마한 수가.

    사실 환마검사인 카로프에게 있어선 상대가 몇명이든 큰 의미가 없었다.

    적들에게 환각을 걸어 자멸시키면 되기 때문이었으니까.

    하지만, 카로프는 자신이 만들어둔 환각마법진들이 전부 파훼됬다는 것을 느낀것이다.

    '누가!?...'

    카로프는 일반적인 마법사와는 달랐지만, 마법사로 치자면 9서클에 달하는 실력자였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마법진이 이렇게 빨리 파훼되다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분명한 진실이었고, 현실이었다.

    "오, 언노운 발견!"

    "큭...!"

    맨 앞에서 뛰어오던 검은 머리띠의 사내가 카로프를 발견하곤 휘파람을 불었다.

    가벼운 가죽으로 만든 레더를 걸치고 나타난 그 사내는 칸이었다.

    무투가계 데스마스터이자, 현재 연제와 싸우고있는 하가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싸움방식을 가지고 있는 칸은, 주먹을 몇번 팡팡하고 부딪히더니 도발하듯이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 행동에 카로프가 일순간 움찔했지만, 간신히 넘어가지 않을 수 있었다.

    "...어떻게 내 마법진을 부순거지?"

    "그거? 간단하던데?"

    "간...단?..."

    "저 둘이 손짓 한번 하니까 다 없어지더라고. 뭐 대단한거였어?"

    반쯤은 이죽이며 말하는 칸의 얼굴에 당장이라도 칼을 후벼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른 카로프는, 이를 갈며 칸의 뒤에서 달려오는 나머지 데스마스터들을 보았다.

    중간쯤에 위치한 마법사들이 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법사 한명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프리스트.

    둘다 상당한 실력자였고, 무엇보다 마법사쪽은 9서클에서도 상당히 상위급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제서야 카로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저런 전력이라면 충분히 파훼하고도 남는 것이다.

    "언노운이 이런 외곽에 있다는건 역시, 케라진의 추측이 맞았다고 봐야겠는걸?"

    "그러겠네."

    칸의 말에 옆에 서있던 진홍머리의 여검사, 트레스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떄, 카로프는 아까 빠져나간 인물이 누군지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어중이떠중이 한명을 놓친것이 아니었다.

    상당히 위험분자 한명을 놓친것이다.

    카로프가 낭패라는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서있자, 5명의 데스마스터들은 일제히 카로프에게 다가갔다.

    그 위압감에 카로프는 일순간 얼굴을 찡그렸다가, 무언가 결심한듯 스릉, 하고 검을 검집에서 뽑았다.

    "보낼 순 없다."

    "진심이야? 혼자서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해?"

    "글쎄. 적어도 여기는 뚫릴지 모르지."

    카로프는 그렇게 대답하며 씨익 웃었다.

    "7개의 마석은 대체 어떻게해서 모아진걸까?"

    "뭐?"

    "5개는 세계의 곳곳에. 하나는 데스마스터의 몸속에, 나머지 하나는 셀레스틴 왕궁 깊숙한 곳에... 셀레스틴 왕국의 내전을 부추겼던 베네스는 왕궁 지하에 있다던 마석을 얻기 위함이었지. 하지만 베네스는 실패했다."

    카로프는 거기까지 말하더니 뚝, 하고 말을 끊었다.

    불운한 바람이 6명의 주위를 감쌌다.

    트레스를 비롯한 5명의 데스마스터들의 얼굴에서 설마, 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그에 카로프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왕궁안에 있던 '누군가'가, 전쟁이라는 틈을 타서 훔쳐온거겠지?"

    "...!!!!"

    그 말을 듣자마자, 트레스는 문답무용이라는 듯 단숨에 뛰쳐나가선 자색 궤도를 남기며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카로프는 반항할 생각도 안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대로 트레스의 일격을 맞더니 단숨에 hp게이지가 0으로 줄었다.

    그리곤 서서히 투명해져갔다.

    "지금 알아채도... 늦었어."

    카로프는 저주하듯이 그런 말을 남기곤, 이내 빛이 되어 사라졌다.

    "....가자."

    그 모습을 잠깐 지켜보던 트레스는 낮게 깔아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말에 나머지 4명의 데스마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케라진이 위험하다.

    그런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을 가득 매우고있었다.

    *       *       *      *       *      *

    콰과광!!

    "큭!..."

    또다시 이어진 멸화장-폭화장의 연계기에 땅위로 몸을 굴렸다.

    입고 있던 옷이 흙먼지로 완전히 더럽혀지고 입 속도 텁텁하다.

    계속 굴러다녔더니 머리도 빙빙돌고 사고가 중간중간 끊기는 것만 같다.

    간단히 말해서... 짜증난다.

    더 짜증나는 점은, 하가놈은 그 두개의 스킬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단순 격투가처럼 주먹을 휘두를 뿐.

    물론, 그 주먹에 불꽃이 오러블레이드처럼 맺혀있기에 맞으면 보통 타격이 아닐것이다.

    격투가는 무기를 쓰지 않아 몸에 오러를 두른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게 사실인 모양이다.

    신기한게 있다면 그 오러가 속성을 띈다는 것이지만.

    콰앙!!

    어이가 없는 점은 없냐고 물으면, 당연히 있다고 대답한다.

    주먹으로 소울 블레이드를 막아내다니, 이 무슨 광경이냐고.

    "치잇...!"

    허를 차며 내질렀던 공격을 회수한뒤 다시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두면 다시 멸화장이 날아올거라는건 알지만, 가까이 있으면 그게 더 골치아프다.

    내 공격은 다 무산되지, 폭화장으로 인해서 정신없지.

    그나마 멸화장은 레오디와 비슷할 정도로 일직선 공격이라 피하기 쉽다는 점일까.

    -그렇다면.

    아예 신스킬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

    전장을 이탈해 용의산맥까지 달려오면서 새로 얻은 스킬들을 전부 파악해 두기는 했다.

    하지만 설명만으론 아리쏭한 부분이 많았기에 쓰길 꺼려하고 있었던 건데.

    ...에라 모르겠다.

    "영속!"

    "윽!?"

    영력을 발산하며 스킬을 시전하자 투명한 무언가가 하가의 발밑에서 솟아나 순식간에 온몸을 감쌌다.

    무색, 무취, 무형- 말그대로 '영'을 소환해 적을 붙잡는 스킬이다.

    처음엔 이 스킬의 효능이 얼마나 될지 궁금했지만 하가를 저렇게 붙잡아 두는걸 보면 생각외로 괜찮은것 같다.

    하기사 데스마스터의 고위스킬인데 약할리는 없겠지만.

    문제는 이 스킬의 지속시간이다.

    상대의 강함에 따라서 변경된다고 했으니, 최대한 빨리 가야겠지.

    "다크 임팩트!"

    유일하게 남다시피한 버프스킬을 시전하고, 발에 힘껏 힘을 주어 하가가 있는곳까지 뛰어갔다.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60m정도를 주파한 뒤 움직이질 못해 얼굴이 굳은 하가를 향해 힘껏 단검을 내질렀다.

    푸욱!

    그러나 그 순간, 나와 하가 사이에 수리검이 하나 꽂히며 명백한 경고를 보내었다.

    그 공격을 중지하라. 내 공격범위에 네가 들어와있다- 라는 의미를 함축한 그 수리검에, 난 칫, 하고 허를차며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영속이 풀렸기에 하가가 반격해 오지 않을까 긴장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하가는 공격할 의사가 없는듯 했다.

    그러나 반갑다는 표정만은 명확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절대로 '만나서 반갑다'가 아닌, '덕분에 해방됬다'같은- 묘한 표정이었다.

    "또다른 마르스냐?"

    미간 사이를 좁히며 한 말에 대답하는 대신, 누군가가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며 천천히 걸어나왔다.

    마르스에도 어쎄신 클래스가 존재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필시 히든클래스일테니 상당히 귀찮...

    "....."

    그러나 완전히 드러난 그 실루엣을 보자, 내 생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녀석이 왜 지금 여기에- 아니, 그것보다.

    -왜 날 막은거지?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오히려 도와주면 도와줬지, 날 막을리 없을터인.

    ...테라가.

    ============================ 작품 후기 ============================

    3일 쉬었다 올렸더니 코멘트가 하나라서

    그새 선삭당했나보다ㅠㅠ 이생각하고있었는데

    ...네? 왜 추천은 15죠?

    ??????

    독자분들이 전부 고스트신가 보다 덜덜

    =============

    유레로/ 김장하셨나요?ㅋㅋ

    카루시안/네ㅠㅠ

    달빛의주인/ 그래도 뺵뺵한 숲속에서 20m면 잘본거라고 생각했었는데... 70m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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