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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마스터-358화 (35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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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재접속

    "..,오랜만이야."

    "...응."

    내 인사에, 트레스도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짜식아, 늦었잖아."

    그 옆에서 경현도 씨익 웃으며 걸어나왔다.

    그 바로 뒤에 주먹에서 방전이 일어나는 칸도 뒤따랐다.

    "이로써 제로스를 제외하곤 다 모인셈이 됬군요."

    "크라이아."

    "오랜만입니다, 케라진님."

    크라이아는 매우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렇겠지.

    이 많은 수의 유저들에게 버프를 걸어주려면 여간 힘든게 아닐테니까.

    디바인로드가 있다곤 하지만, 한명당 담당해야하는 유저의 수가 몇백은 가뿐하게 넘는다.

    마나도 마나겠지만, 이리 저리 뛰어다니면서 버프를 펼쳐야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대충 짐작은 간다.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직접 싸우는 분들보다 힘들진 않겠죠. 전 괜찮습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 크라이아가 힘든 표정에서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크라이아는 사람이 좋다.

    선생님이 된다면 정말 모범적일것 같은데.

    ...일단, 현실을 논하기 전에 여기부터 정리해볼까.

    "일단 최대한 빨리 이 전쟁을 마무리 짓기로 하자. 더 큰 전쟁을 준비해야하니까."

    "더 큰 전쟁이라면... 그거냐?"

    "네가 생각하는 그거일거야."

    내 대답에 경현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경현은 아마 이해했을 것이다.

    이미 자신들이 어떤 상태인지는 알고있을터다.

    로그 아웃이 불가능하며, 게임속에서 죽을시 현실에서도 죽는다-

    그리고 그런 일을 일으킬 만한건 하나밖에 없다.

    바로, 데륜을 비롯한 언노운.

    그렇다는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그놈들을 잡아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더 큰 전쟁이라 함은 데륜일파와의 전면적인 싸움을 얘기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것이다.

    아직도 데륜측에는 10명의 언노운과 7명의 마르스가 존재한다.

    분하게도, 게메로트의 그 무력은 트레스와 동등할 정도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가 전력면에서 밀릴지도 모른다는 것.

    섣불리 일을 진행시킬수는 없다.

    그러므로 내가 할일은 단 하나뿐이다.

    이 전쟁을 빠르게 끝낸뒤, 아직 전쟁의 여파가 남아있는 유저들의 마음을 끌어내어 단숨에 언노운의 기지로 쳐들어간다.

    어떻게보면 유저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탈출할 수 있게 해준다는데 그리 반대할 유저는 없을테지.

    "빠르게 가자. 모든 힘을 사용해서, 이 빌어먹을 전쟁을 끝낼거야."

    "좋았어. 신기고 뭐고 다 써라 이거지?"

    "떄려부수는 거라면 애초에 전문이니까 말이야. 하핫. 나한테맡겨둬!"

    "플랑이도 왔으니... 걱정할건 없겠네."

    "그럼 저도 이번엔 강력한 공격마법을 하나 준비하겠습니다."

    각자 한마디씩하며, 서로 씩 웃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법을 쓰고 있던 플랑이도 우리가 하는 대화를 엿들었는지, 손을 흔들며 긍정의 표시를 보여주었다.

    -좋아.

    "가자!"

    타앗!!

    내 신호에 각자 다른 방면으로 퍼졌다.

    분명 우리는 마족들의 한가운데에 있었을 터인데도, 되려 마족들이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싸움에서 제일 독이되는 것이 겁이다.

    일단 겁을 먹는다면 가능한것마저 불가능하게 되는것이다.

    즉, 싸우기도 전에 이렇게 겁을 먹은 녀석들은-

    촤좌좍!!

    "크아아악!!"

    "커헉!!"

    지금의 나에게, 대항조차 하지 못한다.

    "대장은 어딨냐!!"

    크게 소리지르며 높게 점프해 다시금 마족들이 몰려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마족들이 당황하며 막으려고 했지만, 소울 블레이드에 의해 몸을 포함해 무기까지 전부, 날 막으려던 것들은 잘려 날아갔다.

    하급, 중급, 상급- 그 기준이 나에겐 통용되지 않았다.

    강하든 약하든, 내가 지나가면 몸이 두동강나며 몸이 차갑게 식어갔으니까.

    촤악!!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목숨을 잃은 마족의 피가 일순간 흝뿌려졌지만, 곧 소울블레이드의 열로인해 바로 증발해버렸다.

    벌써 수백명은 죽인것 같지만 이 덕택에 내 몸에는 피 한방울도 묻지 않고있었다.

    양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실감하는것 같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고렙 유저가 저렙 사냥터에 와서 몬스터들을 싹쓸이하는 그런 느낌.

    그 정도로, 마족들을 상대하는 것에 스릴이 없었다.

    경험치바는 오르는것 같지도 않고.

    "참멸!"

    콰아아아!!

    거대한 검기가 전방으로 날아가며 마족들을 소멸시켰다.

    안그래도 강력한 참멸인데, 영혼에 직접적으로 데미지를 주는 영력으로 시전한 참멸이라 그런가 어지간한 마족은 당해낼 재간이 없는것 같았다.

    "응?"

    어느순간부터 내 주위엔 마족들이 없었다.

    없다고할지, 내가 움직일 때마다 일정 범위 밖으로 슬금슬금 도망치고있다.

    대략 반경30m정도의 거리.

    못볼것을 보는것 같은, 혹은 괴물을 보는것만 같은 시선과 반응.

    불쾌해짐과 동시에 왠지모르게 흐뭇해지기도 했다.

    괜히 장난기가 들어 발을 움직여보자, 나에 맞추어 마족들도 움직였다.

    내가 다가가면 뒤로 물러나고, 왼쪽으로 움직이면 따라서 왼쪽으로 움직인다.

    둥그런 30m의 원의 범위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놈들은 간과한 것이있다.

    "설마 거리를 두면 내가 공격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는거야?"

    "...."

    내 말에 움찔하며 마족들이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재미없기는, 하며 입맛을 다신 순간, 갑자기 마족들이 갈라지듯이 서며 길을 내주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온다.

    그 인물은 나도 잘 아는 인물이다.

    분명 트레스가 상대했을텐데, 용케도 살아남았나보다.

    "오랜만이군, 드레이그."

    "...그렇군요."

    드레이그가 달갑지 않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난 무지하게 반갑다.

    난 그때 뒤통수를 맞은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직 그떄의 복수를 하지 못했단 말이지...!

    "나와 싸우려고 나온거냐?"

    "그렇게... 되겠군요."

    "이번에도 혼자서? 이길 순 있나? 아니지. 저번에도 이기지 못할걸 아니 동료들을 불렀었지 아마?"

    "...."

    드레이그의 표정이 무참히 일그러졌다.

    설마 내가 대놓고 조롱할줄은 몰랐다는 듯.

    하지만 난 요 최근에 쌓인것이 너무나 많다.

    풀어야 될것이 많기에, 자연스레 말투가 공격적으로 될 수 밖에없다.

    난 얼굴을 싸늘하게 굳히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확실하게 죽일거다."

    "쉽게는 안될겁..."

    푸욱!!

    드레이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단검은 드레이그의 가슴을 관통해있었다.

    드레이그의 얼굴이 고통으로 얼룩져갔다.

    "쉽게는 안될거라더니."

    난 그렇게 중얼거리며 가슴에 박힌 단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곤, 재빨리 백스텝을 해서 그자리를 벗어났다.

    콰과광!!

    내가 찌른건 분신이었다.

    언제부터 분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찌르는 순간 바로 느낌이 왔다.

    이놈은 가짜다, 하고.

    하긴, 그렇게 빨리 끝나면 잡는 내 입장에서도 재미가 없다.

    어느정도 즐겁게는 해줘야지.

    피식 웃은 뒤, 왼쪽 발로 가볍게 땅을 박찼다.

    "안그러냐?"

    그 직후 내가 나타난 곳은 마족들 사이에 교묘하게 숨어있던 드레이그의 뒤였다.

    육망안이 없음에도 육망안을 쓰고있는 것처럼, 내 시력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헉!?..."

    퍼억!

    당황한 드레이그의 등을 회전을 실은 주먹으로 쳐날리자, 드레이그는 자신의 바로 앞에있던 몇명의 마족들과 함께 멀리 날아갔다.

    "크악!!"

    "멀었어."

    날아가던 드레이그보다 먼저 달려가, 아직 공중에 뜬 상태던 드레이드긔 배를, 이번엔 공을 차듯이 발로 걷어찼다.

    퍼억!!

    "쿨럭!"

    드레이그의 입에서 상당한 양의 피가 토해졌다.

    그냥 맞아도 상당히 아플 공격을, 가속도가 실린채 정반대의 벡터로 오는 공격으로 맞았으니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애초에 드레이그는 마법사다.

    지금처럼 속공으로 제압해버리면 뭘 어쩔 틈이 없는것이다.

    난 쓰러져있는 드레이그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크윽....!"

    "대답해. 마왕은 어딨지?"

    "크, 크으... 이미 대답은 알고있을 터..일텐데..!"

    "그러냐?"

    드레이그의 말대로 예상했던 반응이다.

    예의상 한번 물어본것 뿐이었지, 별 기대를 한것도 아니다.

    "그럼, 죽으면 되겠군."

    푸욱-

    살을 관통하는 불쾌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드레이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의 양이 많아졌다.

    하지만 드레이그는 그럴수록 눈을 이글이며 날 노려볼뿐, 어디에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무언가 이상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을 때에는, 이미 드레이그가 두손으로 단단히 내 팔을 잡은 뒤였다.

    "내가..이대로 순순히 죽을줄 아느냐...!!"

    콰아아아!!

    방대한 마나가 빠르게 주위로 몰려들었다.

    드레이그의 주위에 마나 배리어가 생성되며, 마나가 복잡하게 배열되어 가는게 느껴졌다.

    -좋지않다.

    마나 배리어라는것은, 8서클 이상의 고위급 마법을 영창할떄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대로 드레이그가 마법을 사용하면 난 피할 수 없는것이다.

    "다같이 죽는거다!... 프로미넌스!"

    화아악!!

    그 직후, 마그마도 녹일듯한 홍염이 전장에 소용돌이쳤다.

    ============================ 작품 후기 ============================

    보통 소설 한권을 텍본으로 만들면 270kb정도...인데.

    이 챕터 하나만으로 60kb는 넘게쓴것같단 말이죠.

    대체 내가지금 총 몇권분량을 쓴거지..?

    ===================

    운지바람/ 그렇군요ㅎㅎ

    유레로/ 그것은 나중에~

    나머지 연참앵콜분들.

    忍은 미덕입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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