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352화 (35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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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재접속

    "한번더... 기회를 얻고싶지 않나?"

    "....!"

    아수라의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번더 기회를 얻는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바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아수라는 나에게.

    '부활'을 할것인가, 말것인가의 선택지를 준 것이다.

    "어떻...게...?"

    여러모로 충격이었기에, 그 간단한 말조차 느릿느릿하게 나왔다.

    아수라는 다 이해한다는 듯, 살짝이지만 자애로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넌 모든 조건을 달성했다. 영력은 있으나 마력이없고, 소중한 사람을 죽였으며, 또한 소중한 사람에게 죽었다.

    -선택할 수 있다. 이대로 환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수라는 말을 끊고 잠시동안 침묵했다.

    그리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띄엄띄엄, 그러나 확고하게 말을 이었다.

    "...수라의 길을 갈것인지."

    그말의 의미는 간략하면서 명확했다.

    볼것도 없이 후자의 의미는, 명왕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냐, 라는 뜻이었으니까.

    문득 베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스폐셜 히든 클래스.

    히든 클래스로 전직한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이중으로 숨겨진 직업.

    -설마, 나는 지금 그 기로에 있는 것일까.

    "가능한 빨리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곳의 한 시간은 지구의 8시간이니까."

    "네? 저번엔 그반대 아니었나요?"

    "그건 로라시아를 거쳐왔으니까지. 아, 로라시아는 에뉴얼 월드를 말하는거다. 어쩄든 지구에 남아있는 네 몸이 못쓰게 되기전에 선택하는게 좋지않을까."

    "...전 죽은게 아니었나요?"

    "아직은. 곧 죽겠지만."

    덤덤한 그 말투에 살짝 충격을 받으며 입을 다물었다.

    아수라는 나에게 선택권을 줬지만- 사실, 답이 정해져있는 물음이었으니까.

    나는 어떻게든.

    돌아가야하니까.

    "...되겠습니다."

    "정말이냐?"

    "네."

    "아수라가되면, 넌 인간으로서의 생이 다함과 동시에 평생을 명왕으로서 살아가야한다. 영원이라는건 결코 좋은게아니야."

    "...괜찮습니다. 그런건 각오하고 한 말이니까요."

    내 확고한 대답에 아수라는 입을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이상의 말을 무의미하다고 판단한건지, 아수라는 따라오라는 제스쳐를 보인뒤 수라궁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알현실을 지나고, 집무실을 지나고-

    아수라가 멈춘 곳은, 한바퀴 돈 후의 알현실이었다.

    이곳이 목적지였다면 굳이 한 바퀴 돌 이유가 없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든 순간, 알현실의 한가운데에서 난데없이 검은빛의 마법진이 생겨났다.

    "이건...?"

    "한바퀴 돈 이유는 그것을 발생시키기 위함이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라."

    아수라의 시원스런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ㅁ스럽게 이동했다.

    처음에 마법진은 우웅거리며 날 거부하는 듯 했으나, 이내 빛과 함꼐 기류가 스멀스멀 내 주위를 둘러싸앟다.

    검은색 일색인 그것이었지만, 왠지모ㅗ르게 따스하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샤르륵...

    그것들은 서서히 내 몸 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아갔다.

    이질적인 느낌이 들 줄 알았지만, 되려 편안해지며 그제서야 내가 한 선택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

    그 한번의 결정으로 나는.

    '...인간이, 아니구나.'

    자조섞인 웃음이 지어졌다.

    고작 4개월.

    그 게임을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그떄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바뀌어버렸다.

    "후회는 없겠지?"

    "이미 하고있어요."

    "....."

    "...그래도."

    의문어린 표정을 짓고있는 아수라에게, 난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더 큰 후회는, 이걸로 안할 수 있겠죠."

    "...그렇군."

    내 말에 아수라도 살짝 웃었다.

    -지금의 난 알 수 있었다.

    아수라도,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지고 있다.

    그도 나처럼.

    나도 그처럼...

    "아수라님."

    "뭐지?"

    "제가 명왕이 되었다곤 해도, 한 인간의 생명을 되살린다던가의 일은... 용서받지 못하겠죠."

    "잘 알고 있구나."

    "...네."

    "소중한 사람을 잃은건 너뿐만이 아니지. 하지만 그 모든 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되살리려 한다면 온 우주의 질서가 붕괴될거다."

    알고있다, 그런것 쯤은.

    ...알고있다고.

    힘없이 몸을 추스리며, 수라궁 밖을 향해 발을 돌렸다.

    민세는 역시... 어쩔 수 없게 되버린 것이다.

    ....가자.

    빨리 돌아가서, 하다못해 재훈이라도 확실하게 구해내자.

    "그런데말이야, 이런건 가능해."

    알현실을 막 나가려던 순간, 낮게 깔리는 듯한 목소리로 아수라가 말했다.

    무슨말인가 싶어 몸을 돌리자 그곳에는-

    민세가 있었다.

    영혼만이 남아 모든게 투명하게 비치는 채로, 아수라의 옆에 서있는 민세가.

    그 너무나도 갑작스런 상황에 말이 막히면서도, 난 떨리는 걸음걸이로 천천히 민세에게 걸어갔다.

    <연제.>

    말이 직접적으로 들리지 않고, 웅웅거리며 머리속에 메아리치듯 들렸다.

    <나 떄문에 죄책감 가질거 없어.>

    "...아니야...내가, 내 탓에 네가..."

    <아니라니깐.>

    민세는 씩 웃으며 내 어꺠를 두드려주었다.

    난 그런 민세 앞에서, 그저 우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걱정이야. 내 동생은 내가 없으면 곧잘 울곤 하는데. ...연제. 네가 오빠가되어주겠어?>

    "...오빠?"

    <응. 오빠.>

    단 하나뿐인 오빠.

    단 하나뿐인 동생.

    난 그런 둘의 사이를 갈라놓은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자.

    민세의 부탁대로, 그 아이의 힘이 되어주자.

    처음엔 비난도 받을 것이다.

    대놓고 증오할 수도 있고, 혹시라도 주먹을 휘두를지 모른다.

    하지만 난 그걸 전부 받아들어야한다.

    그게 내 최소한의... 속죄니까.

    <응.>

    내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자, 민세는 만족했는지 활짝 웃었다.

    웃지마.

    왜 죽은 놈이 웃는거냐고.

    무엇보다 슬픈건 너일텐데.

    어쨰서...

    <그럼 작별이네.>

    민세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서서히, 서서히.

    "자, 잠깐!>.."

    황급히 손을 뻗어보지만, 내 손은 헛되이 민세의 몸을 통과했다.

    허우적거리며 계속해서 손을 휘둘러봤지만, 날 비웃듯 민세가 올라가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만갔다.

    <그래도 재밌었어.>

    무심코 열린 민세의 입에서 나온 말.

    그와 동시에 민세의 몸이 발끝부터 빛으로 변하며 부스러져갔다.

    발, 발목, 다리, 무릎-

    어느순간부터는 손끝부터도 함께.

    분해되듯, 하나하나가 빛이 되어 없어지고 있었다.

    "환생하기 위해서 영혼이 거치는 일종의 의식이다. 인세에서 쌓은 업을 정화시키는거지."

    아수라의 추가설명이 들렸다.

    그말이 끝날 즈음엔, 민세는 머리와 몸밖에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마저 점점, 공간에 삼켜지듯 사라지고 있었다.

    어느새 몸도 다 사라지고 이제 남은것은 머리뿐.

    신기하게도 머리는 모든 방향에서 부스러지고 있었다.

    귀, 이마, 턱...

    민세의 존재가, 주먹만한 크기로 눈코입만 남았을때.

    민세는 갑자기 나에게로 시선을 움직이더니, 입을 움직여 무어라 말했다.

    그리고, 웃었다.

    샤르륵-

    그 직후, 민세는 내 눈앞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빛이 되어서.

    예쁘게 세상을 물들이면서.

    영원히.

    -사라진것이다.

    민세라는 존재가.

    "...흐윽..."

    눈물이 마를 정도로 쏟아내며, 바닥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비겁한 녀석.

    진짜로 비겁한 녀석이다.

    기껏 버티고있었는데.

    마지막 만큼은 참아보려고 했는데...

    "또 보자, 라니...."

    그 타이밍에서 그런 말은 반칙이라고, 이자식아...!

    "끅, 크흑, 흐윽...."

    얼마나 울었을까.

    시간에 대한 개념조차 상실되어갈때쯤, 보다못한 아수라가 다가와선 내 발 밑에 마법진을 생성해내었다.

    "갈 시간이다."

    콰아아아!!

    마법진이 강렬하게 빛을 내뿜었다.

    빛이 날 삼켜간다.

    민세가 나를 위해 뿌려준 빛이.

    '...지킬게.'

    너와 한 약속.

    반드시 지킬테니까.

    ...반드시.

    ============================ 작품 후기 ============================

    ...아아.

    이번 수능 난이도는 미친것 같아요. 등급컷이 모든걸 말해줌.

    국어 1은 확정이고... 아마 133 나올것같습니다. 과탐은 잘하면 23.

    ...원하는곳은 못가겠네요.

    어쩄든 오늘부터 포풍연재입니다!....라지만, 사실 귀찮네요. 히히히히

    원래 어제 올렸어야 했을 편인데 게임하다가 어쩌다보니 바로 자버려서. 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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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루시안/ 전 빨리 이거 완결내고 싶거든요ㅋㅋㅋㅋ

    유레로/ 그닥 랭킹에 관심없지 말입니다. 아, 아니 그렇다고 랭킹에 들고싶지 않다는건 아니고.

    흑월연리/ 게임인데 끝까지 게임으로 가야죠. 현실에서 능력쓰는건 아마 나올일 없을것 같습니다.

    지나가는엑스트라8/ 으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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