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349화 (34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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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언노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아니... 그대로 자살해주실까."

    "....."

    그 말에 참을 수 없는 혐오감이 입속에서 맴돌았다.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있으면서도 비겁하게 나오는 꼴이라니.

    ..아니, 아니다.

    여긴 전장이다.

    게메로트가 하는일이 비겁한 일일지라도, 결국 그게 가장 합리적인 판단인 것이다.

    "못하겠나? 네가 친구를 구하겠다는 의지는 결국 그것뿐이었다는 거군."

    그렇게 말하는 게메로트의 냉소가 비수가 되어 꽂혔다.

    이건 단순한 도발같은 것에 불과하다.

    아니, 협박이라고 해야겠구나.

    놈들의 입장에선 민세나 재훈이 있으나 마나 큰 의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여기서 게메로트의 협박에 따라 죽는다면 다신 이 전쟁에 참여하지도 못할뿐더러, 그런다고 민세를 돌려주는것도 아니다.

    게다가 지금 이 상황을 넘긴다 해도, 이런 상황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결국, 이래나 저래나 나에게 하등 좋은것은 없고 어느걸 택하든 불이익 뿐이다.

    그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없잖아.

    파앗!

    체념하며 단검을 손목에 가져간 순간, 누군가가 나와 게메로트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리곤 곧바로, 손에 들고있던 무언가를 강하게 바닥에 집어던졌다.

    퍼엉!!

    모양이 흡사 폭탄같았기에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던 나는, 이내 한가득 피어오르는 연기에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폭탄이 아니라, 단순한 눈가림용 연막탄.

    이게 갑자기 왜- 라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갑자기 뒷목 부분을 잡혀 끌려갔다.

    "케, 켁. 누구야!?"

    달려가는 방향이 게메로트가 있던 곳의 반대인걸 보면 아무래도 날 도와주러 온것 같은데.

    트레스와 경현, 칸은 전장 한가운데서 난투중이고, 디바인로드들은 성안에 있다.

    날 도우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텐데.

    샤락

    '아...'

    그때, 바람에 휘날린 금색의 머리카락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아는 사람중, 금발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 날 도울 사람은 한명뿐이다.

    "리아스...?"

    그러나 리아스는 내 말을 못들은체하며 게메로트가 희미하게 보일정도의 거리까지 달렸다.

    그리고 그런 리아스의 표정은- 마치, 못볼거라도 본것처럼.

    한없이 공포로 얼룩져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할말을 잃었기에, 리아스가 달리는걸 멈춘 뒤에도 침묵이 이어졌다.

    "...게메로트가 원인이었어?"

    내 말에 움찔하며 반응하나 싶었지만, 그것 뿐이었다.

    적어도 틀리진 않았다는 걸까.

    게메로트가 관계되어 있는건 맞는것 같고.

    하지만 리아스가 일반인에게 협박당할 수 있는건가?...

    데륜이 찾아왔을리는 없을 것이다.

    그도 자기 입장을 알고있을테니까.

    그렇다면 게메로트가 우리집에 찾아왔다는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데.

    "...달라... 그런건 아냐..."

    "다르다고?"

    간신히 열린 리아스의 입에서 나온말은, 곧바로 부숴질것처럼 가늘었다.

    "연제. 정말로 부탁할게. 다른건 다 좋아. 하지만 저사람과는 싸우지 말아줘...!"

    "...어째서야? 친한사람이기라도 해?"

    "네가... 네가 죽는단 말이야!!"

    리아스가 왈칵 눈물을 쏟으며 한 말에, 순간 리아스가 무슨 말을 하나 싶었다.

    죽는다고? 내가? 게메로트와 싸우다가?

    게메로트가 강하다는건 진작에 느낄 수 있었고, 쉽게 이기지 못할거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죽는다-라니.

    내가 게메로트에게 질거라고 확신하는걸까.

    아니, 그렇다쳐도...

    "리아스. 여기가 실존 차원이라고 해도, 나같은 평범한 유저는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알잖아? 게임에서 죽는다고 그렇게까지..."

    "그런게아냐!"

    리아스는 눈벌 범벅인 얼굴로 날 노려보며, 힘껏 소리쳤다.

    "진짜로 죽는다고!!"

    "....."

    이게 무슨 말일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자면 친구들이 그 상태인것도 무언가 이상하기 때문이었다.

    단지 정신지배를 당했을 뿐인데 강제로그아웃도 안되며 게임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

    그래, 놈들에겐 하나 더 있었던 것이다.

    현실의 몸과 게임상의 가상 아바타를 동기화시키는 모종의 기술이.

    데륜은 그걸 이용해서 언노운을 자기 밑으로 끌어들였다.

    그 방법을 다시 언노운에게 전수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되면, 사항은 보통이 아니게된다.

    언노운이 본격적으로 그 방법을 쓴다면, 거슬리는 사람에게 우루루 몰려가서 죽여 영구히 제외시킬 수 있기 떄문이다.

    -그리고 거기엔, 데스마스터라고 해서 예외는 없겠지.

    "내말을 들어줘. 이대로 물러나자. 응?"

    "....미안, 리아스."

    리아스의 말에 쓴웃음으로 대답하며 시선을 게메로트에게로 돌렸다.

    이유? 그거야 간단하다.

    게메로트가, 민세에게 '돌아가라' 라고 하는게 보였으니까.

    "어쨰...서..?"

    "...난 지금 이성이 날아간 참이거든."

    지금 내 행동이 절대로 상책이 아니라는건 잘 안다.

    하지만, 난 어떻게든 지금 민세를 구해야겠다고.

    저걸 지금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단 말이야.

    타앗!

    나를 잡으려던 리아스를 무시하고, 검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게메로트에게로 날아갔다.

    벌써 3번이나 리아스의 애절한 부탁을 거절해 버린걸까.

    "이 바보야!!!!"

    뒤에서 빛무리가 반짝였다가 사라졌다.

    ...리아스는 로그아웃한 모양이다.

    미안해.

    하지만, 반드시 살아돌아가서 사과할테니까.

    그러기 위해선 우선-

    "게메로트으으으!!!!"

    놈을 쓰러트린다!

    콰아앙!!

    기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게메로트는 내 공격을 완전하게 방어해냈다.

    그에 난 살짝 놀라면서도 멈추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왼쪽 어꺠를 향해 크게 단검을 휘두른 뒤, 곧바로 오른쪽 옆구리에 다른 하나로 찌르기.

    그 뒤 바로 오른팔꿈치로 턱을 가격후, 몸을 살짝 틀며 오른다리에 로킥-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는 공격에 게메로트는 잘 막나 싶더니 점점 상처를 늘려갔다.

    놈의 무기는 딸랑 검 한자루인데 반해 이쪽은 단검 두자루다.

    나보다도 월등히 강하지 않는 이상 막기 어렵겠지.

    "큭...!"

    '지금!'

    그러다 어느순간, 내 공격을 무리하게 막으려다 게메로트의 자세가 무너지며 곳곳에 허점이 드러났다.

    기회다.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놈은 아직 스킬을 쓰지 않고있다.

    그러니 지금 가능한 큰 데미지를 누적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할 공격은, 하나로 정해져있겠지.

    "참멸...!!!"

    -그리고 나는 아마, 이때 스킬을 쓴 것을 평생 후회할 것이다.

    콰아아아!!

    코앞에서 시전한 참멸.

    지금까지 이걸 막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게메로트가 이 공격을 맞을거라고 확신했던 나는-

    이내, 눈이 부릅 떠졌다.

    샤르륵...

    참멸의 검기가, 눈 녹듯 분해되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현상을 알고있다.

    "마나..커맨드...?"

    퍼억!

    멍하니 중얼거린 직후, 게메로트의 발차기를 맞고 수m를 날아갔다.

    막기 직전 어떻게든 팔을 올려 가드해서 그리 큰 데미지를 받지 않았기에, 난 재빨리 정신을 차리며 방금 일어났던 일을 분석했다.

    마나 커맨드.

    예전에 윌이 보여주었던 기술이다.

    마나의 주종자인 드래곤의 힘을 이어받은 드래곤나이트만이 사용할 수 있다던 오버 밸런스급 스킬.

    일정 거리내의 공간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어, 그 안의 모든 마나를 제어할 수 있다.

    -라는건.

    설마, 게메로트도 드래곤나이트라는 거냐...?

    "이걸 알고있다니, 윌과 싸우기라고 했나보군."

    "...뭐, 그렇지."

    게메로트의 말에 대답하며, 초조한 기분으로 민세의 등을 눈으로 쫓았다.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지금 따라잡지 않으면, 영영 놓치게 될것이다.

    하지만 게메로트가 날 막고 있으니...

    "돌려줄까?"

    "뭐...?"

    게메로트가 씨익 웃으며 한 말에, 일순한 멍해졌다.

    돌려준다고? 민세를?

    "베타!"

    ============================ 작품 후기 ============================

    아무래도 한편 더 써야 챕터 끝나겠네요.

    근데 이 챕터 끝이 영 찝찝하게 끝납니다.

    고로 수능 5일 남았지만 오늘은 연참하겠습니다.

    ㄸ, 딱히 독자들을 위해서 연참하는건 아니니까!

    ==================

    제로문/ 아뇨... 아스가르드 해본적도 없어요ㄷ

    자이번/ 헐

    인간12/ 떙떙!

    유레로/ 난데없이 외전이면 욕먹을지도ㅋㅋㅋㅋㅋ

    오타쿠준비중/ 배후요? 아직...

    지나가는엑스트라8/ 챕터 5개쯤 남았습니다. 수능끝나면 매일 1~3회 올릴테니 늦어도 11월 말이면 완결나겠네요. 후속작은 데스마스터보다 더 재미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칸/ 그런건 알려주면 재미없죠!

    아키야마 미오/ 두근두근!

    독지/ 껄껄 그래도 수능공부한다고 1주일 안들어갔더니 별로 게임하고싶지도 않네요

    g호기/네..ㅠㅠ

    philistinism/ 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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