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341화 (34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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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인간계vs마계

    "수적으로는 어느한쪽도 밀리지 않는 팽팽한 상태입니다."

    그날은 그대로 저녁이 될때까지 서로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유저들도 전쟁이라는 콘텐츠에서는 죽으면 다신 그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기에 함부러 행동할 수 없다.

    아마 약하면 약한대로, 강하면 강한대로 앞으로의 방침을 결정하는 중이겠지.

    하지만 전쟁이라는건 대규모의 인원이 일체화 하다싶이 해야 편하게 진행된다.

    소규모의 집단들이 서로의 팀워크가 좋다고 따로따로 행동하면 각개격파당하기 쉽상이니까.

    이럴때일수록 대형 길드들이 나서서 지휘해줘야 하지만...

    "...그러나 저희쪽은 통제가 거의 안되고 있다고 할정도로 심각합니다."

    "뭐 그러겠죠..."

    에뉴얼 월드에서의 '길드'란건 단순히 자신의 소속을 나타내는 것일뿐,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예 없는것은 아니다.

    사냥 드랍 골드 10%증가, 경험치 10%증가.

    미미하지만 있는것과 없는것의 차이가 크기에 사람들은 길드에 들어가길 선호하는 편이고.

    나도 네일길드에 소속되어있긴 하지만 거의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

    리뮤운의 동굴을 꺴던 파티의 사람들만 얼굴을 알뿐, 다른 길드원들은 본적도 없고.

    '그럼에도 부길마라니... 역시 물러나는게 좋으려나.'

    "대형길드들도 참여하긴 했지만, 자기들끼리 권력다툼같은것을 벌이고 있기에 상황이 달라진건 없죠."

    "가능한 자기쪽에 많은 이득을 얻으려고 할테니... 서로 방패막이가 되도록 궤변을 늘어놓겠군요."

    "그 말대롭니다."

    엘은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며 내 말에 동의했다.

    나도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힘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었기에 침묵을 지켰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아모리아에 있던 성당의 내실이다.

    들어오는건 정말 간단했다.

    아무것도 필요없이 엘이 "안쪽 방을 쓸 수 있을까요?" 라고 신관에게 말하니, 신관이 되려 황공해하며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새삼 권력이라는 것을 재대로 깨달았다고 해야할지.

    "그래서 말입니다만...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부탁...?"

    "네."

    엘은 오른손으로 안경을 고쳐쓰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사람은 자기보다 강한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그걸 이용하는 것 뿐이죠."

    "...데스마스터들이 하나의 길드를 형성해 지휘하라... 이런건가요?"

    "이해가 빠르시군요."

    엘이 웃으며 한 대답에, 나도 마주 웃었다.

    데스마스터들만의 길드라는건, 왠지 재밌을 것 같기 떄문이었다.

    *      *      *      *      *      *

    "왠 쥐새끼가 숨어들었나 했더니, 테라아닌가."

    "...오랜만이구나, 케이던."

    테라는 대놓고 얼굴을 찌푸리며 불편한듯 대답했다.

    케이던은 그런 테라의 반응에 어깨를 으쓱하며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난 벨제부브에게 마왕성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온건데... 너도 그런건가?"

    "아... 그, 그렇지."

    본래는 아니었지만, 케이던 앞에서 진실을 밝힐 순 없었다.

    오히려 이 오해가 더 나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테라는 연극을 벌이기로 다짐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던건가? 별로 재밋는건 보이지 않는데."

    "책이 많길래, 좀 보고있던 것 뿐이야."

    "흐음...책인가."

    케이던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책장에 다가가서 아무런 책을 한권 뽑아내었다.

    하지만 이내 흥미가 떨어진듯 원래자리에 돌려놓고, 근처에 있던 테이블로 걸어가 의자를 빼고 앉았다.

    "혼자 있긴 심심하니 나도 여기있어도 되려나?"

    "맘대로 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테라는 속으로 끊임없이 욕을 내뱉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인간계로 돌아가서 데스마스터에게 이 리포트를 전해주어야 하는데.

    왠지 일이 꼬인다는 생각을 하며 테라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자 그 표정의 뜻을 오해한듯, 케이던은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 싫은가보군. 알았어, 가주지."

    "....."

    테라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케이던이 순순히 나가준다면 그건 좋은 일이고, 되려 말실수를 해서 덜미를 붙잡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던은 머리를 긁적이며 의자에서 일어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접객실을 나섰다.

    테라도 케이던쪽으로 고개는 돌리지 않았지만 온 신경을 그곳에 집중해서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끼이익-

    이윽고, 케이던이 완전히 방에서 나가자 테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을 원래 자리에 꽂아두었다.

    다행히도, 별일 없이 지나간 것이다.

    테라는 혹시 모르는 일에 대비해 조금만 더 있다가 나가기로 마음먹고, 다른 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몇분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테라는 쏜살같이 창문으로 뛰어내려 마왕성을 빠져나갔다.

    전속력으로 마족들이 지나갔던 헬게이트로 뛰쳐들어가고-

    -그 모습을, 접객실의 안에서 케이던이 씨익 웃으며 지켜보고있었다.

    *      *      *      *      *      *

    마족들이 야습을 해온건 그날 밤이었다.

    설마 마족들이 야습이라는 작전을 사용할 줄 몰랐던 우리는, 그대로 마족들이 성안으로 들어오는걸 허용하고말았다.

    잠이 안와서 산책하던 내가 우연히도 그 자리에 있었길 망정이지, 없었다면 아모리아는 함락됬을지도 모른다.

    난 고갈되어버린 스테미너 창을 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내 주위엔 3천명쯤 될듯한 마족들이 잔뜩 경계한채 당장이라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있었다.

    눈만을 움직여, 생존한 유저가 몇이나 되는지 확인해보았다.

    '대략 100명...인가.'

    잠든 유저들을 꺠우러 간지 꽤 됬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

    아무리 난다긴다 하더라도 나도 결국엔 인간이다.

    이렇게 체력이 고갈되어선 남은 놈들을 다 상대할 수 없어...!

    촤악!

    "젠장!!"

    욕을 내뱉으며 횡으로 베어오던 검을 쳐내고, 그대로 한바퀴 돌아 그 회전력으로 어깨죽지부터 사선으로 베었다.

    눈을 부릅 뜬 마족이 가루로 변해 사라지며, 다시금 대치 상태로 접어들었다.

    나야 어둠에 익숙한데다가 육망안이 있으니 그렇다치자.

    하지만 다른 유저들은 아니다.

    암순응을 한다고 해도 오늘같은 그믐에는 잘 보일리가 없으니.

    "아..."

    그 순간,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믐.

    그처럼 야습을 하기 좋은 날이 있을까.

    게다가 지금은 전시다.

    마족들이 정공법으로만 공격해올거라는 증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것이다.

    그건 마계에서 론이 사용하던 전략만 봐도 알 수 있었을 텐데.

    끝없이 자신을 탓해봐도, 지금의 이 상황이 해결되진 않는다.

    결국엔 어떻게든 힘으로 이놈들을 물리쳐야한다-

    "참멸-!!!"

    간당간당한 마나 게이지를 확인하며, 전방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수십의 마족이 검을 대어 맞서려고 했으나 나가떨어지며, 마른 마족들의 얼굴에서 질렸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난 뺨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몸을 추스렸다.

    마음같아선 포션이라도 먹어서 회복하고 싶지만, 그런 틈을 보인 순간 공격당하고 말거다.

    "노, 놈들은 지쳤다! 일제히 공격하라!!"

    이번 야습의 사령관으로 보이는 마족이 그렇게 소리치자, 마족들의 사기가 다시 올라가며 공격해왔다.

    질린다.

    -그 생각을 한 순간, 주위가 밝은 빛무리로 뒤덮히며 피로가 전부 사라졌다.

    이건... 생츄어리 필드다!

    "뭐, 뭐야?"

    "광역 버프스킬!?"

    유저들이 당혹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상승된 스테이터스를 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드디어 크라이아가 온것이다.

    디바인로드 못지않은 버프스킬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킬이 달라 중첩이 가능한걸 생각하면, 크라이아의 등장은 승률을 한껏 올려주는 것이다.

    난 갑자기 강력해진 유저들을 상대로 당황하는 마족들을 향해, 씨익 웃으며 달려들었다.

    그 후, 상황종료까지 걸린 시간은 12분가량.

    그 동안 트레스와 경현등의 주력 인원이 추가됬기에 시간이 갈수록 우리들의 피해는 줄어들었다.

    "사망한 유저는 약 600명... 마족은 5000명쯤 소멸했나. 우위긴 했지만 뼈아픈걸..."

    경현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경현의 말대로, 이쪽이 전력이 압도적으로 불리하기에 우린 한명한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마족 자체의 수로만 따지자면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놈들에겐 마물- 즉, 몬스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불리해지면 언제든지 몬스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걸 생각하면, 전혀 수적 우위가 아니다.

    ...만약 예전 몬스터침공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마족은 고사하고 몬스터만으로도 고전할지 모른다.

    그렇게되면 아모리아는 물론, 아펠리아까지도 단숨에 함락될 것이다.

    그걸 어떻게든 저지해야 하겠지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플랑...은 아프다고 했지?"

    "응. 감기몸살인가봐. 오늘 하루동안은 게임 못하게했어."

    그렇게 대답하는 트레스는 무언가 숨기고 있는것 같았지만,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기에 넘어갔다.

    "그럼 제로스는?"

    "행방이 묘연해. 저번 이후로 완전히 종적을 감췄으니까."

    "...아깝네."

    제로스의 무위는 우리중에서도 톱클래스다.

    그런 제로스의 부재는 아무래도 전력의 손실을 가져오고, 그건 싸움을 좀더 힘들게 만든다.

    전쟁에서는 광범위 스킬 사용자의 존재가 중요한 법인데, 두명이나 빠졌으니...

    "일단 우리로 어떻게 해볼 수 밖에 없네."

    "응. 하지만 신기의 해방은 가능한 안하는게 규율로 있을거야."

    "알았어."

    하지만 우린 깨닫고 있었다.

    야습이라곤 하나, 그 규모가 컸다는 것을.

    그리고 그건-

    머지않아, 총력전을 하게 될 거라는 걸 의미한다는 것을.

    난 복잡한 표정으로, 서서히 동이 터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작품 후기 ============================

    그럼 이제 다음챕터네요.

    몇챕터인진 까먹었고, <언노운> 챕터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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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xll/ 곧 제대로 굴릴테니 한번쯤 치켜세워줘야죠ㅎㅎ

    타지아/ 연제가 고자라니!

    darknynag/ 그러니까 절대적인게 아니죠.

    kihara/ 역사는 승자가 기록한다...라 하던가요.

    유레로/ 감사합니다ㅠㅠ  테라는 언노운중 데륜을 배신할 인원중 1명이에여

    하얀별천사/ ㅈ...중2...(퍼억)

    ZOMBIRsung/ 경찰아찌 여기에요!

    아키야마 미오/ 트레스 플랑 리아스 더있나?

    ㅇㅇㅇㅇㅇㅇddd/ 시미가미? 뭐죠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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