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95화 (29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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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차가운 지옥, 니플헤임

    "지옥은 지옥이라는 거구나..."

    주위를 둘러보자, 마그마가 시냇물처럼 흐르고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것을 실제로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신비롭기도 하지만, 동시에 원초적인 두려움도 느껴지고.

    그야 그렇잖아. 마그마라고?

    닿는 모든 것은 녹여버리거나 불태워버리는, 인류에 있어 가장 큰 재앙중 하나인데.

    폼페이만 봐도 그렇잖아.

    아니, 폼페이의 멸망원인은 마그마가 아니라 화산쇄설류지만...

    어쩄든, 고위 마법사들은 이런 마그마조차 다룬다른건가.

    저번에 플랑이가 쓰는 것을 봤다.

    플레임라바였었나.

    갑자기 땅이 열리며 용암이 솟구쳤었지.

    만약 그거랑 마주하게 된다면,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막막하다.

    ...근데 플랑이 이녀석은 왜 안오는거야.

    뭔 일이라도 생겼나?

    "오빠~!"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뭐하다가 이제온거야? 세레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죽을뻔했잖아."

    "어쩔 수 없었다구. 갑자기 시험이랍시고 몬스터가 나타났는걸."

    "시험...?"

    "응. 리아스 언니를 시험한다고."

    시험이 왜 필요한거지?

    니플헤임은 일종의 던전이다.

    던전에 입장하는데 조건이 있다는거야?

    아니, 애초에 왜 리아스만을 시험한거지?

    나와 플랑이는 무언가 이미 '자격' 을 갖추었다는 건가...?

    뭐야 대체.

    "일단, 전 돌아가볼게요. 아직 힘을 복구중이라..."

    "응. 고마웠어."

    내 말에 세레이는 싱긋 웃으며, 빛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세레이가 계속 옆에 있어준다면 편하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세레이는 서포트밖에 못하는것 같고...

    굳이 불러낼 필요는 없겠지.

    마지막에 플랑이와 눈싸움을 한것 같은건 무시하자.

    "그런데 여기가 니플헤임이야? 지옥이라고 하기엔 너무 빈약한데?"

    "입구로 가는 길이야. 더 들어가야돼."

    "혹시 케르베로스라거나 그런거 있을까."

    "...그건 그리스 로마 신화잖아. 니플헤임은 북유럽 신화야."

    게다가 있으면 귀찮아진다고.

    되도록이면 쉽고 간단하게, 빨리 끝냈으면 하니까.

    괜히 리아스 떄문에 긴장해버렸잖아.

    난 한숨을 쉬며 아까 세레이가 알려줬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 긴 거리도 아닉, 3분쯤 걸었을까.

    점점 마그마의 양이 늘어난다고 느꼈을 때쯤, 우리의 앞에 거대한 검은색 철문이 있었다.

    문에는... 한편의 지옥도가 그려져있다.

    불타는 세계, 사람들을 불구덩이로 밀어넣는 악마.

    ...이건 기독교에서의 지옥인가?

    뭐이리 뒤죽박죽이야?

    끼이이-

    그 순간, 갑자기 니플헤임의 입구가 열렸다.

    자동으로 열렸기에 놀라서 가만히 있으니, 그곳엔-

    정말로, 선홍빛의 머리칼을 가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난데없이 몬스터가 아니라 여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아니다.

    일단 첫번쨰. 여긴 '지옥' 니플헤임이다.

    그 안에서 나타난 자가 평범할리 없다.

    두번쨰, 감주어져있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거대한 마력.

    최소, 최상급이다.

    "환영합니다, 데스마스터 여러분."

    케르베로스는 아니지만 비슷한 역할을 가졌을까 해서 긴장하고 있자, 그 여자는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릴 알아?..."

    "네. 제가 '조각'중 하나를 가지고있으니까요."

    설마 니플헤임에 들어가지도 않고 조각을 얻는거야?

    "그, 그럼 지금 줄 수 있어?"

    "그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흔쾌히 대답하는 여성마족.

    브랍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은데?

    "다만."

    "....."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여성 마족의 안내를 받아 어느 성으로 들어간 우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옥에 성이 있는것 부터가 쇼크인데, 그녀는, 니플헤임을 관리하는 염마족(炎魔族)의 여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마계에 있지 않는 마왕이라는 것이다.

    마왕 레비아탄.

    그것이 그녀의 이름인 듯 하다.

    다크룬 블레이드는 사도가 가지고 있더니, 세번째 무구는 마왕이 가지고 있는거냐.

    데슌. 좀 봐주라구요.

    쉽게 얻을 수 있게 해주면 덧나나?

    "그래서 부탁이라는 건...?"

    레비아탄의 방에 앉아서 하녀가 타준 차를 마시고 있자, 옷을 갈아입은 듯한 레비아탄이 나타났다.

    아까까지의 치렁치렁한 옷차림이 아니라 활동하기 편한듯한 옷이다.

    응. 여왕도 자기 집에서는 편하게 있고 싶겠지.

    "그다지 어려운 부탁은 아닙니다. 몬스터퇴치니까요."

    "몬스터 퇴치?"

    내 물음에, 레비아탄은 고개를 끄덕이고 답했다.

    "현재, 니플헤임은 언제붕괴될지 모를 정도로 불안정합니다. '코어'가 놈들에게 점령된 상태라서요."

    "몬스터들에게라... 관리가 허술했던 건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기에."

    레비아탄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니플헤임은 가만히 자연상태로 놔두면 마그마가 계속 솟아올라 세상을 덮을지도 모르기에, 헤이즈코어라는 것으로 주기적으로 제가 제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달쨰 제어해 주지 못하고 있어서... 아까 입구에 흐르는 마그마를 보셨을 겁니다.

    원래는 니플헤임의 밖으로 나갈 수 없는데도, 이 상황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된거죠.

    즉,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채 계속된다면- 지상에서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확실히, 니플헤임에 존재하는 모든 마그마가 분출된다면.... 그 일대는 가볍게 쑥대밭이다.

    게다가 니플헤임의 위치상, 마그마가 그대로 흐른다면 셀레스틴 왕국의 6분의 1정도는 가볍게 먹히겠지.

    셀레스틴 왕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왕국들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혼란이 올것은 자명한 일이다.

    잘못하다가는... 전쟁까지도 일어날 수 있겠지.

    저번에 일어났던 것은 단순한 '내전'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이일로 인해 일어날 것은 '왕국간의 전쟁'.

    규모부터가 다르다.

    막지 않으면...!

    "아직은 드래곤로드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만, 얼마나 갈지..."

    레비타안이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다음에 나올말은 뻔하다.

    내가 예상했던 말이 나오겠지.

    -하지만, 방금 그말에... 난 확인해야 할것이 떠올랐다.

    "방금 드래곤로드라고 했지?"

    "아, 네. 저를 비롯한 염마족은 인간에게 우호적이고 싸움을 싫어하기에, 인간계에 있는 지금은 드래곤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가.

    보통 드래곤과 마족은 사이가 나쁜걸로 알고있는데 말이야.

    ...하지만, 내가 궁금했던것은 그게 아니다.

    "그 드래곤로드의 이름이... 혹시, 라마르크야?"

    "그렇습니다. 용케 알고계시는군요. 보통 인간들은 모를텐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 하는 레비아탄의 대답에, 난 얼굴을 굳혔다.

    이걸로 더할나위없이 확실해졌다.

    라마르크의 말은 사실이며... 30년 후에 일어난다는 대재앙도, 분명 진실이다.

    라마르크는 정말로 에뉴얼 월드에서 왔고, 미래에서 왔다는 것까지.

    그의 말대로, 아마 난 라마르크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게 되겠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뭐, 지금은 3번쨰 무구의 조각을 얻는것에만 집중하자.

    라마르크에 대한 것은 새삼 놀랄 것도 없으니까.

    "그럼 그 코어를 점령한 몬스터들을 전부 없애면 되는거에요?"

    "그렇게되겠죠. 맘만 같아서는 제가 하고싶지만... 같은 '불' 이기 때문에 힘을 배이상 줘야하고, 그랬다가는 자칫하다 코어가 파괴될 수 있어서요.

    게다가 그놈들은 폭주상태라 만에 하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정말로 위험하니까요. "

    사정은 대략 알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레비아탄은 이 상황을 가능한 안전하게 타파하고 싶은것이다.

    "좋아. 빨리 갔다올게. 위치는?"

    "제가 워프해드리겠습니다. 그쪽은 마법사인것 같으니, 제 마법진을 보고 좌표를 알 수 있겠죠."

    파앗!

    레비아탄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우리의 발밑에 붉은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플랑이는 그중 한 부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외우고있었다.

    잠시 하는 말을 들어보자면...

    x135756 y45357 z-957....등등.

    앞부분이 공간좌표인건 알겠지만, 그 뒤는 뭐라고 하는것인지조차 알아듣기 힘들다.

    것보다, 저 좌표를 외우는거냐.

    얼마나 기억력이 좋은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있자, 순식간에 마법진이 발동되었다.

    ...오늘 하루동안 텔레포트만 몇번인지.

    그건그렇고, 리아스가 아까부터 묘하게 조용한데.

    "왜그래?"

    "...더워서."

    간결하면서도 간단하게 납득이 가는 대답이다.

    확실히, 니플헤임은 마그마가 돌아다니니까 더울 수 밖에 없겠지.

    내 망토엔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실감이 안나지만...

    그러고보니 인벤토리에 이 아이템이 몇개 더 있던것 같은데.

    "아, 찾았다."

    인벤토리를 뒤적이자 곧바로 내가 찾던 옵션이 달린 아이템이 나왔다.

    주위의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시켜주는 장비아이템.

    4개나 있는건가. 2개는 예비용으로 남겨놔야지.

    나머지 두개를 꺼내어 각각 리아스와 플랑이에게 주니, 이제 좀 살것 같다면서 좋아하고있다.

    음, 슬슬 몬스터 토벌을 해도 되겠지.

    우리가 워프된 곳은 그 코어가 있다는 것 같은 어느 동굴의 앞.

    니플헤임의 입구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철문으로 잠겨있고 두명의 경비병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었다.

    몬스터는 안에만 있는 모양이군.

    자, 그럼 오랜만에 몬스터 사냥을 시작해볼까.

    ============================ 작품 후기 ============================

    더우면 벗어야지

    아뇨,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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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레로/ 약한게 아닌데 약하다 약하다 하면 설정을 짜둔 저로서는 짜증나죠... 그리고 약하다 하더라도, 약한 주인공이 강한 적을 이기면 그게더 재밌지않나요?

    자이번/ 저도 머리아픕니다. 하하

    에베스/ 나~중에 세계관 외전에서 언급되긴 할거에요. 두 사람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긴 하지만.... 자세한건 비밀.

    인간님/ 지옥을 접수하러 왔습니다,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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