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86화 (286/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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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단서

"뭐, 농담이고. 난 이런 사람이야."

그 여자는 내 반응을 보며 피식 웃더니 가슴에 달려있는 주머니에서 검은 수첩같은 것을 꺼냈다.

뭔가하고 받아서 펼쳐보자, 주민등록증 같은 것이 있었다.

이름은... 역시, 외국인이다.

리아스 엘리자베스.

...응?

엘리자베스라면 영국의 왕가잖아?...

설마 왕족인거야?

설마.

이렇게 난폭한 공주님이라니, 납득할까보냐.

난 곁눈질로 리아스 엘리자베스를 보곤 계속해서 읽어내려갔다.

아무래도 인증서 같은데.

소속이...

Central Intelligence Agency...?

자, 잠깐 이거 설마...

"CIA!?"

"딩동댕. 뭐, 일 때문에 잠깐 들어온 거지만. 이제 협력할 마음이 생겼으려나?"

"혀, 협력이고 자시고, 전 뭐 잘못한거 없는데요!?"

"몇가지 질문에 대답해주기만 하면 돼. 넌 아무 잘못 없으니까. 아, 그리고 편하게 리아스라고 불러."

나랑 나이차도 별로 안나는 것 같은데 엄청난 경력을 가지고있다.

CIA라니.

거기가 들어가고 싶다고 간단히 들어가는 곳이 아니잖아!...

설마, 엘리자베스라는 성도 진짜 왕족이라는거야?

아니아니, 그건 아니겠지.

왕족이 뭐가 아쉬워서 이런 험한 일을 하겠어.

"좋아.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 제대로 대답해줘야해. 1번째, 넌 사장을 만났을거야. 그렇지?"

"그, 그걸 어떻게..."

"흐음... 그럼 '마법'에 관해서도 알게됬을테니 이야기가 편해지겠네."

나왔다. 마법.

오늘만 해도 두번째다.

...사실, 이 세상엔 마법사라는게 많은거 아닐까.

"너도 마법사라는거야?"

"음, 뭐... 비슷해. 난 마법을 사용할 순 없지만, 마법도구를 사용했으니까."

...아마 이 일을 일기처럼 인터넷에 올리면 제목이 '게임의 현실화.txt'가 될것 같다.

그런데 CIA는 역시 다르구나.

마법이 실존하다는것을 알고있....다?

'어?'

아니다.

라마르크는 이 세상에 마법이 존재한다고는 하지 않았어.

라마르크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마법이 있는 세계에서 건너왔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마법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었어.

그렇다면 리아스는 대체 어떻게 해서 마법에 대해 알고있는거지?

설마 지구에도... 이 세계에도 마법이 있었다는거야?

'FF...통칭, 프리멀리 포제서.'

라마르크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프리멀리 포제서.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리아스를 의미하는게 아니었을까.

실제로, 내가 건물을 나오자마자 갑작스레 납치당해버렸고.

라마르크도 '그들이 왔다' 라고 했으니.

내가 알고있는 것과는 다른 비밀을 알고있는 사람들.

아니, 어찌보면 나보다도 많은걸 아는 자들....

난 얼굴을 굳히며, 다음 질문을 하려던 리아스보다 선수쳐서 질문을 던졌다.

"네가... 프리멀리 포제서야?"

리아스가 멈칫하며 그런걸 어디서 들었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인가.

리아스는 그것과 관계되어 있는것이다.

...알고싶다.

여기서 더 파고들어가면, 정말로 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안다.

서장이라고?

핫, 그게 뭐 어때서.

이 이야기는 어찌됬든 나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마음껏 하고싶은대로 해주겠다 이거야.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어야겠지. 맞아. 내가 프리멀리 포제서중 한명이야. 지금은  CIA와 연합한 상태고,"

"정확히 뭐하는 집단인데? CIA와 연합할 정도라니, 상상이 안가."

"그러려나...음, 선천능력자. 그렇게만 알아둬."

"선천...능력자..."

난 신음하며 그 말을 되씹었다.

선천... 즉, 태어날떄부터 능력을 가진자들, 이라는건가.

능력이라고 하면 보통 판타지에 많이 나오는 그런걸 말하는 거겠지.

불을 다루는 능력이라던가.

...그런데, 그 능력자가 라마르크는 무슨 이유로 찾는거지?

"더이상 알려고하지마.넌 그대로 일반인으로 살아야해. 아무런 힘도 없으니까."

"....."

그렇구나.

난 나 나름대로 많은것을 알고있고-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진짜'에게는, 나역시 일반인으로 보일 뿐이겠지.

-그렇다고 정말 여기서 멈춰야할까.

이렇게 어쩡쩡한 상태로?...

"2번째 질문이야. 그가 무슨 말을 했어? 아니... 그의 목적이 뭔지 알아?"

"목적이라면..."

라마르크의 목적.

그것은 최종적으로는 '세계를 구한다' 가 된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나도 스펙타클하기에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것이지만.

"두 세계를 잇는것... 이라 했던것 같아."

"...역시 그거인거네. 그 이유는?"

"30년 후에 두 세계에 닥쳐올 대재앙을 막기위해서 라던데?"

"30년 후? 무슨 소리야. 예지능력이라도 가졌다는거야?"

"미래에서 왔다고 했어. 에뉴얼 월드의 최후의 드래곤로드라면서..."

"드래곤로드... 하긴, 그쯤 되니까 이런 말도안되는 일을 벌였겠지. 바보같은."

리아스는 예상 외로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납득한 듯 싶었다.

역시 리아스와 나는 사는 세계가 다른거구나, 하고 다시금 꺠닫는다.

하지만 '역시 그러네' 라는건... 리아스도 에뉴얼 월드의 비밀을 알고있다는 건가.

난 아무런 전반 설명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지.

게다가 드래곤로드라는걸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걸 보면.

"그 망할 사장... 드래곤로드는, 지금도 거기에있어?"

"아니, 없을거야. 이제 자기가 개입될 일은 없다고 했으니까."

"그런 무책임한... 섣불리 세계를 연결시키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데!... 미래의 재앙을 막겠다고 현재에 재앙을 불러오겠다는거야!?"

리아스가 격분하며 근처에있던 테이블을 내려쳤다.

세계를 연결시키는게 위험한 일이라니.

아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라마르크는 두 세계를 성공적으로 연결시켰지 않나?

"잘된거아냐?"

"틀려. 아직 완전히 연결된게 아니야. 일단은 '자그마한 통로'를 만든 것이라고 봐야돼. 제길... 데륜, 그 남자가 반드시 성공시키지 않으면..."

리아스는 그렇게 말하며 손톱을 깨물었다.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하고, 말한 것 뿐이지만-

-지금 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말을 들었다.

"...지금 뭐라고했어?"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리아스에게 다가갔다.

리아스는 내 갑작스런 행동에 놀랐는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왜 그러냐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분명, 지금 내가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면....

데륜을, 언급했다.

"리아스, 너.... 데륜과 무슨 사이냐."

갑자기 험악해진 말투가 거슬렸는지, 리아스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데륜을 알아? 뭐... 굳이 말하자면 고용주와 계약자의 관계겠네.... 꺅!!"

난 리아스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곧바로 리아스의 멱살을 잡았다.

찾았다.

드디어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놈이다.

이놈이 모든 원흉이다.

리아스, 이녀석 떄문에!...

"...너 이거, 왕족 모독되인거 알아?"

"어쩌라고. 왕족일 꺼라고는 예상했어."

내말에 리아스의 눈매도 사나워졌다.

왕족모독.

이건 확실히 영국에선 사형감일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리아스는...

단순한 원수일 뿐이다.

내 친구들을 그렇게만든, 최초의 원인!...

"왜야. 대체 왜.... 어째서 그런짓을..."

"일단 이건 풀고 애기하는게 어떄? 넌 지금 상당히 흥분해있어."

"진정할 수 있겠냐! 드디어... 드디어, 흑막을 찾아냈는데!"

"...안되겠네."

리아스는 하아, 하고 한숨을 쉬더니 두 팔로 펵살을 쥐고있는 내 양팔을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그 갑작스런 행동에 균형을 잃은 나는, 리아스가 다리를 건 탓에 완전히 휘청이고-

퍼억!

그 후, 넘어지려고 하던 내 턱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올려친뒤, 내 배를 힘껏 것어찼다.

쿠당탕!

그 일련의 행동에 난 대항도 하지 못한채 그대로 날아가 침대에 다리가 걸려 그 위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일어난데다 턱을 가격당한 탓에 정신못차리고 있자-

뻗어진 내 위로 리아스가 걸터앉으며, 이마에 총을 겨누었다.

"움직이면 쏜다."

"....큭."

체크메이트.

단숨에 제압당했다.

라마르크의 말대로... 아까 리아스가 말했던 대로.

난 아무런 힘도없는, 일반인에 불과하다.

그 사실을 온 몸으로 꺠달으며, 그저 분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꺠물었다.

더이상 내가 저항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안 모양인지, 리아스는 한숨을 쉬며 굳었던 표정을 풀었다.

"일단 넌 진정하는게 좋겠어. 흥분하면 뭣도 안돼."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냐."

"도대체 무슨 이유야? 데륜이 너에게 무슨 짓이라도 했어?"

"무슨 짓?... 그래. 했지. 아주...아주, 용서 받지 못할 일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일을..."

"내가 데륜에게 의뢰한 것은 게임의 파괴와 정지, 그것 뿐이야. 겨우 게임을 못하게 된 정도로 이렇게 화내는거야?"

"그런 시덥잖은 이유로 화낼리가 없잖아!"

난 주먹을 꽉 움켜쥐며, 이빨을 꽉 깨물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놈 떄문에... 내 친구들은 게임속에 갇혀서 로그아웃도 못하고 있단 말이야. 벌써 2주일이 지났어. 병원에서 영양공급기로 어떻게든 생명을 유지하곤 있지만... 그걸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건데."

감정이 복받힌 탓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난 오른 팔을 들어 두 눈 위를 덮고- 속으로 젠장이라고 몇번이나 중얼거렸다.

2주다.

내 친구들이 그꼴이 된지 벌써...

병원을 갈때마다 보인다.

손과 발을 포함해 몸 전부가 야위어가는 친구들의 모습과, 그와 비례해서 수척해지는 친구들의 부모님이....

난 그모습을 볼떄마다 죄책감이 들어, 항상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살짝 열린 문틈으로만 보고 나오고 만다.

나에겐 들어갈 자격이 없어서.

나에겐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그게 무슨소리야? 로그아웃이 불가? 게임에 갇혀...?"

가까스로 눈물을 참고있자, 리아스가 벙찐 얼굴로 반문했다.

"말 그대로야. 게임속에... 에뉴얼 월드에 갇혀있어."

"그럴수가..."

"사실이야. 젠장, 데륜 그놈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든 유저들을 게임안에 가둘생각이라고!..."

씹어뱉듯이 나온 내 말에, 리아스는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힘없이 총을 내렸다.

그리고- 이 대화로, 나도 꺠달은 것이 있었다.

리아스는 분명히, 두 세계의 연결로 인한 재앙을 막기위해 데륜에게 의뢰한 것이다.

그러나 데륜은 무슨 의도인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려고 하고있다.

즉- 언노운이나 마르스, 모든것이 데륜의 단독행동이라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FBI->CIA로 변경.

제가 두개를 헷갈렸더군요.

cia가 국제적인데.

그건그렇고 여러분, 까먹었을까봐 하는애긴데

이 소설 게임판타지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순간 잊고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제가 예전에 데륜이 일본의 키슈프트에 고용되었다고 했는데...

그거 조만간 고칠겁니다.

데스마스터 처음 쓸떈 데륜이 정말로 돈에찌든, 단순한 악인이었는데

세계관을 제대로 짜면서...제가 이 소설 쓰기 시작한지 5년이 지나면서 데스마스터의 스토리가 90%이상 변경됬거든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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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번/ 이번편에 그 이유가 나왔네요.ㅎㅎ

아키야마 미오/ 슬슬 얻어야죠?ㅋㅋ

노랑셰/ 그냥 시간나서 올린것뿐!...

유레로/ 음...그건 후속작들에서 밝혀질거에요. 지금은 비밀!

crossline/ 헤븐즈스톤... 까먹고있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보면 도저히 사용할만한 시간이 없었겠죠. 게다가 그 아이템 얻었을떄 제가 '현재로서는 헤븐즈 스톤으로 강화할 수 있는 대장장이 유저가 없다' 라고 하지않았나요?

독지/ 전체 세계관에선 엑스트라 맞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살짝 궤도를 바꿔서 연제도 칠룡회에 포함시켜버릴까 생각중.... 어이쿠 중요한걸 말해버렸네

인간님/ 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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