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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마스터-281화 (28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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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환마검사 카로프

"맞춰봐."

알렌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

"어떤게 진짜인지."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몇십개의 인형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어쩔 수 없다.

여러명 상대하는 셋팅으로 바꿀 수 밖에.

"베르, 봉인해제!"

-오케이!

토시가 빛입자로 분해되며 순식간에 낫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단지 쥐었을 뿐인데, 낫 전체에서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며 단숨에 마력을 증강시켜주었다.

그러고보니 아직까지도 불완전 각성인가.

아모리아 사건때 한단계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도 완전각성은 아니다.

완전각성하면 무언가 능력이 하나 더 생겨서 편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서 아쉬울 뿐.

"하압!!"

데스 블레이드를 날부분에 휘감듯이 만들며 가로로 힘껏 베어내었다.

그러자 베는 중간에서 데스 블레이드가 뭉치는 듯 싶더니 그대로 레이져가 되어 인형들의 한가운데로 폭사했다.

콰과광!

내가 점점 강해짐에 따라서 레오디의 색도 검은색으로 바뀌어가고, 베르의 낫 역시 사기가 짙어진다.

영력을 쓰지 않는 이상, 다시는 예전의 노란색을 볼 수 없겠지.

하지만 레오디의 위력은 여전하다.

순식간에 알렌의 인형중 반절을 날려버렸으니까.

"여전히 무식하게 파괴력만 높구나."

알렌은 칫, 하며 얼굴을 찌푸리더니 손에 들고있던 리모콘의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내게 달려들던 인형들이 일제히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역시, 알렌에게는 이 인형들을 인위적으로 폭발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든간에 역시, 알렌을 쓰러트리는게 답이란 소리가 된다.

문제는 알렌이 다수의 인형에게 보호받고 있다는 것...

내가 플랑이 같은 마법사였다면 이런 상황쯤이야 간단하게 정리됬을테지.

-주인, 그거!

"알고있다고!"

난 낫을 공중으로 던져버리고 벨트에 매달아두었던 다크 룬 블레이드를 꺼냈다.

인형들은 당장이라고 피가 떨어질 정도로 붉게 변해있다.

조금만 더 지체한다면, 어김없이 폭발에 휩쓸리겠지.

"극멸!"

스팟!

날 주위로 세상이 검은색으로 물들어가며, 시간이 정지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 빼꼭히 들어차는 수백개의 가이던스 대거.

이것들이 일제히 공격한다면 인형은 물론이고 알렌까지도 없앨 수 있겠지.

기다려라, 조금 후에 한번 더 죽여줄 테니까!

타악!

손가락을 튕기자 세상을 덮었던 어둠이 사라지며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아마 알렌에게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까 갑자기 수백개의 검이 생겨난 것으로 보이겠지.

이것이 극한의 스피드다.

주위가 상대적으로 느려져 나에겐 멈춘것으로 보이는 것.

광속에 다다를시 일어난다는 시간팽창 현상과 비슷한 것이다.

촤좌좌좍!

수백개의 가이던스 대거가 유성우처럼 인형들에게로 쏟아져내렸다.

알렌은 다급히 주위에 있던 인형들을 자신의 주위로 불러모았고, 그 외의 인형들은 피자히도 못하고 온몸으로 받아내며 쓰러져갔다.

한 마리에 네다섯개의 흉측한 구멍이 뚫려있는 것은, 아무리 사람이 아닌 인형이라고 해도 보기에 썩 좋진 않았다.

알렌이라고 무사할 순 없었다.

급소만은 어떻게든 막은 모양이지만, 팔과 다리가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있었으니까.

표정도 고통으로 얼룩져있고.

역시 극멸이다.

레벨을 올리기 어려운 다크 룬 블레이드가 레벨2가 되야만 얻는 스킬이니만큼 강력하다.

아모리아때 비슷한 스킬이 있던 것 같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인형들을 폭발시킨다면 너도 휘말리게 되겠지."

"...그렇군. 과연. 좋은 한수다."

알렌은 찡그려진 얼굴을 씰룩이며, 자신의 발치에 놓인 인형을 집어들었다.

"뭘 할 셈....헉!?"

놀랍게도 알렌은 서슴없이 자신의 팔을 뗴어낸 후, 인형의 팔을 분리시켜 자신의 어깨에 붙였다.

그 과정에서 알렌은 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되려 당연하다는 듯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바로 근처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건 좋아."

"너...대체 정체가 뭐야!? 그건이미 인형사의 범주가 아냐!"

"아닌게맞지. 실제로 인형사의 스킬이 아니니까. 정확히 따지자면 아닌것도 아니지만..."

"뭐라는거야. 알아듣게 말해."

"뭐, 이렇다는거다."

알렌은 씩 웃더니, 방금 갈아끼운 팔을 주먹을 쥔채 나를 향해 뻗었다.

불안하다.

분명 저것도, 내가 예상도 하지 못하는 공격일터.

언노운의 패턴같은건 이제 익숙해졌으니까.

철컹!

주먹의 윗부분을 덮고있던 덮개가 들어올려졌다.

그 안에서 뺴꼼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서슬퍼렇게 살기를 띄고있는, 창백한 빛을 내는 3개의 총구.

그러냐.

'메카닉이었냐...!'

투두두두두!

3개의 총구에서 미칠듯이 불이 뿜어졌다.

라이라와 싸울때도 그랬지만, 왜이리 총을 좋아하는 놈들이 많은거야.

난 허를 차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무언가가 내 다리를 꽉 잡고있었기에, 난 그대로 엎어져버리고 말았다.

젠장, 무지 아프네.

덕분에 총알들은 피할 수 있었지만...

난 땅에 부딪힌 이마를 문지르며 발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 뭐야 이건 또!?"

인형들은 온데간데 없어져있고 바닥에서 솟아나온 시체같은 보라색의 팔이 단단히 내 두다리를 거머쥐고있었다.

그 모습에 본능적으로 공포가 치밀며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귀신이라니, 이건 또 어떻게되먹은 상황이야!?

아니, 아니다.

이건 분명 환영이다.

실제일리 없어.

그렇게 가까스로 마음을 잡으며 일어나려던 순간, 난 팔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꺠달았다.

떨리는 눈으로 앞으로 시선을 돌리자, 어김없이 바닥에서솟아난 보라색의 팔이 내 팔을 꽉 쥐고있었다.

당했다. 팔과 다리 둘다 봉인당했어...!

'설마...?'

안좋은 예감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자, 사방에서 수십개의 팔이 솟아나와 슬금슬금 다가오고있었다.

뭐야이게.

젠장, 진짜로 무섭잖아!

스르륵, 스르륵.

"히이익!!!"

온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차디찬 팔이 내 몸을 휘감았다.

무섭다, 라는 감정이 점점 머릿속을 지배해간다.

-주인! 정신차려! 이건 환영이야!

머릿속이 하얗게 될때쯤, 베르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그러자 머릿속이 갑자기 맑아지며 거짓말처럼 정신이 돌아왔다.

그래, 잘 생각해보면 갑자기 인형들이 사라진 시점부터 이상하다.

게다가 난 데스마스터.

내가 죽은자를 두려워할 이유같은건, 어디에도 없다.

...웃기고 자빠졌어, 빌어먹을 녀석들...!

"알아챈 모양이네."

"아쉽군. 조금만 더 있었으면 확실하게 정신상태를 괴멸시킬 수 있었는데 말이야."

그 순간, 알렌과 다른 누군가가 다가오며 대화를 하는게 보였다.

갈색과 검은색이 화려하게 교차된 망토를 두르고 만다라같은 문양이 그려진 머리띠를 두른 남자.

지금 여기서, 알렌의 옆에서 대화할만한 사람은 한명밖에 없다.

분명 이녀석은... 카로프겠지.

"뭐 그렇다면, 후딱 끝내고 갈까."

"기다려. 난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다고."

"어쩌란거냐. 사사로운 감정보다 지금은 임무가 먼자야. 이 일이 끝난 뒤에 지지든 볶든 알아서 해."

"큭... 기껏 여기까지 몰아넣었더니..."

"불평하지마. 그럼..."

카로프는 나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날 잡고있던 손들이 감쪽같이 인형으로 변하며, 그제서야 난 지금 내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꺠달았다.

수십의 인형들이 내 위에서 나를 짓누르고있다.

도망갈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알렌이 신호만 주면 이 시한폭탄들은 곧바로 터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젠장!..."

"솔직히 말해서, 네가 만약 환술이 익숙했다면 오히려 우리들이 당했을 것이다. 그 무위에는 경의를 표하지. 데스마스터제군."

"대체... 언제부터 환술에 걸린거지?"

"처음부터. 이동되었을 떄부터이다. 그것도 오감전부."

"오감전부라니... 말도안되는..."

"난 환술에 대해서만은 대가니까 말이야. 설령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헤어나진 못할거다. 넌 자랑스러워 해도 좋아."

"내 친구들은? 어떻게된거지?"

"아마 널 찾고있겠지. 맵에 환술을 걸어서 똑같은 곳을 헤메이고 있겠지만."

"9서클 마법사가 그런 환술을 못 알아챈다고!"

"말했잖아. 오감전부라고.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게 조작하면 되는 일이다. 뭐, 잡담은 여기까지 해둘까."

카로프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내 품을 뒤졌다.

그리고 이내, 두개의 돌덩어리를 꺼내었다.

블러드 데이즈와 데스매티.

데륜의 '목적'을 완수하는데 필요한, 7개의 마석중 두개.

내손에서 그 마성이 완성되어버린 그것들은, 어디로 뛰쳐나갈지 모르는 맹수를 가두어놓은 우리처럼 보였다.

안된다.

저걸 뻇겨버린다면, 날 믿고 맡겨준 테라와 라이라를 볼 면목이-!

"돌아간다, 알렌."

"이제 죽여도 되냐?"

"마음대로."

"좋아."

알렌은 히죽 웃으며, 손에 들고있던 리모콘을 보란듯이 들어올렸다.

한가운데에 있는, 단 하나의 빨간색 버튼.

저걸 누르는 순간, 난 분명히 게임오버다.

파밧!

"어이쿠, 위험해라."

"큭..."

가이던스대거를 소환해 기습해보지만, 알렌은 간단하게 회피했다.

얍삽빠른 녀석.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즐기지 못하겠네. 아쉽지만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어."

알렌은 그렇게 말하며, 빨갛게 빛나는 버튼을, 꾹-하고 눌렀다.

"다음에 또 만나면 제대로 죽여줄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수십개나 되는 인형이 일제히-

-폭발했다.

============================ 작품 후기 ============================

챕터 끝.

챕터 이름을 잘못지은거 같네요.

다음챕터에 드디어 세계관이 시작됩니다.

데스마스터는, 서장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의 프롤로그....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건 다음작인 '예풍의 황제(Storm Emperor)' 부터입니다.

능력자물이에요.

왜 갑자기 게임에서 능력으로 이어지냐구요?

비밀.>ㅅ< (<-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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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기억/ 제 소설에 주인공 보정같은건 없습니다. 헤헤

독지/ 아... 장자. 실수했네요.

오타쿠준비중/ 못잡죠. ㅋㅋㅋㅋ

코스믹/ 인형이라 죽지않는다는 함정.

자이번/ 암화는 패널티가 너무 커서 잘 사용안한다는 설정.

노랑셰/ 이미 다음작 챕터 3 쓰고있습니다. 틈틈히.

인간님/ 모두의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제 승리!

아키야마 미오/ 네? 수능 150일도 안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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