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79화 (27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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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환마검사 카로프

    "당신들은, 단 한명의 마르스도 이길 수 없습니다."

    선포와 같은 말.

    그말은 사정없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현재의 나로선, 그들을 이기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알고는 있었다.

    케이던을 처음 만났을 때 봤던 그 압도적인 힘을, 난 기억하니까.

    그때보다도 훨씬 강해진 나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끊임없이 되묻고 있던 것이다.

    넌, 케이던을 이길 수 있어?

    그래.

    솔직하게 인정하자.

    난 케이던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지금의 나'에 한정된 말이다.

    분명 녀석도 그떄보다는 강해졋겠지.

    그래도 말이야.

    난 피식 웃으며 마지막 남은 무구를 떠올렸다.

    세번째 무구.

    '콘택트'를 사용가능한 합성용 무기.

    그것을 얻고, 사신의 힘을 개방해 2차전직을 완료한다면...

    충분히, 할만할 것이다.

    "우리도 지금 쳐들어갈 생각을 없어."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라이라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 하는중에 마법진은 완성된건지, 마법진은 발동도 안했는데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잡담이 길었지만, 이제는 출발할 시간이다.

    "여기 데스매티입니다."

    "아, 응."

    "무슨일이 있어도 뺏기면 안됩니다. 그러면 정말로 막을 수단이 없어져요."

    "...알고있어."

    라이라가 건넨 데스매티를 받자, 블러드데이즈를 잡았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꺼림칙한 그 느낌이 썩 좋지는 않았기에 별 확인도 하지않고 곧바로 인벤토리에 던져넣었다.

    ...정말이지, 굳이 이런것을 모아서 이상한 일을 꾸미는 데륜을 이해할 수 없고, 맘에 들지 않는다.

    초기개발자가 뭐가 아쉬워서 자기가 만든 세상을 다시 파괴하려고 하는걸까.

    아니... 만든 세상도 아니고, 파괴하려는 것도 아니구나.

    에뉴얼 월드는 실존하는 차원이라 했으니.

    게다가 분명 데륜의 목적도 두 차원의 단절.

    어디까지나 파괴는 아니다.

    그렇다면, 단절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찌됬든 간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것을 왜 막으려고 하는지.

    데륜의 곟획이 성공하면 그땐 플레이하던 모든 유저가 여기에 갖히게 된다.

    결코 좋은 목적은 아니겠지.

    "그럼 여러분. 안녕히..."

    "넌 여기에 남는거야?"

    "할일이 남았으니까요."

    라이라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솟아오른 마법진이 그대로 우릴 삼켰다.

    그 빛이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일순간 눈을 감았다가 떠보자-

    우리들은, 어느 평원으로 이동해있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질이고, 하늘을 유영하든 떠다니는 구름.

    끝없이 초록색으로 물든 초원.

    예상과는 달리, 언노운은 보이지 않았다.

    미리 기다려서 함정을 쳐두고 있는게 아니었나.

    어찌된거지...?

    "여긴 어디야?"

    "아모리아 근처에 존재하는 아모스 대평원이에요. 저번에 대량의 몬스터들과 싸웠던 지역의 반대편에 있는 곳이죠.

    퍼스트 아일랜드에서 단숨에 여기까지 날아온거네요."

    플랑이 내 물음에 대답하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시선을 이곳저곳으로 옮겼다.

    이상한걸.

    플랑이가 아무말 안하는거 보니 지금 상황이 환술에 걸린건 아닌 것 같은데.

    "이 풍경은 진짜야. 환술같은게 아니야."

    "뭐지... 라이라가 우릴 다른 곳으로 보내준건가?"

    "글쎼... 그럴리는 없을텐데."

    "뭐가 어떻게 된건지..."

    트레스와 둘이서 잠시 고민해보았지만, 라이라가 다른곳으로 옮겨주었다, 라는것 외에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근처에서 언노운의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고.

    찬스라고 한다면 찬스겠지.

    괜히 부딪히기 전에 지금 바로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난 인벤토리에서 근처에 있는 마을로 이동시켜주는 텔레포트 스크롤을 꺼내고 플랑이의 손을 잡았다.

    트레스도 다가와서는  내 팔을 붙잡았고, 난 그것을 확인한 뒤에 스크롤을 발동시켰다.

    파앗

    다시금 빛무리가 한바퀴 우리들을 흝고 지나갔다.

    그림을 넘기듯이 풍경이 바뀌며, 아직도 이곳저곳 그떄의 피해가 남아있는 아모리아가 보였다.

    별로 시간이 안지났는데도 그리운 느낌이 든다.

    수많은 몬스터들과 두명의 언노운.

    그리고 다섯마리의 보스급 몬스터들.

    이날, 우린 민준을 되찾았다.

    만약 그떄 크라이아가 없었다면 난 아마 평생 자괴감에 빠져살았겠지.

    난 쓴웃음을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 뭐할거야?"

    "글쎄. 3번쨰 무구를 찾아봐야겠지."

    "그러네. 그러고보니 넌 아직 다 모으지 않았지."

    "플랑이는 어때?"

    "저요? 저도 진작에 다 모았죠. 그런데 마법사라는 직업군이 워낙 강하다보니 쓸일도 없어서..."

    이 무슨 부러운 말이냐.

    너무 강한 나머지 무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니.

    하지만 납득이 간다.

    고위급 마법사의 존재는 한명만으로도 그 싸움의 승패가 갈린다.

    특히나, 9서클인 플랑이는 말할것도 없겠지.

    혼자서 도시 하나둘정도는 가볍게 파괴할거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플랑이 무구까지 사용한다면?

    '봉인해제만 하더라도...'

    장난아니군.

    새삼 마법사의 위력을 깨달은 것 같다.

    "3번째 무구가 어디있는지 위치는 알아?"

    "모르겠어. 정령계에 있을것 같은데..."

    "힌트가 뭔데?"

    "잠깐 기다려봐."

    난 고개를 갸웃하다가 퀘스트창을 열었다.

    나와는 인연이 없는 시스템 창이다.

    5개도 되지않는 퀘스트를 읽어내려가자, 중앙에 위치한 전직퀘스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직퀘스트?

    잠깐, 무슨소리야?

    '설마 2차전직과 동시에 3차전직 퀘스트를 받았다는거야?'

    어이가 없다.

    레벨과는 상관없이 퀘스트만 완료하면 더 강한 힘을 얻는다는 건데.

    안그래도 사기성 짙은 이직업이, 전직퀘스트부터가 오버밸런스인 것 같다.

    -그렇지도 않아. 레벨이 표시되어있지 않아도 그 퀘스트를 완료하려면 어짜피 그 레벨쯤이 되야하니까. 아니, 오히려 데스마스터의 경우에는 450을 훨씬 상회해야 꺨 수 있잖아?

    확실히, 두번째 무구만 봐도 그런 답이 나온다.

    마계에 가서, 사도를 만나서, 그의 퀘스트를 완료한다.

    마계만 가는것도 충분히 위험한데 사도까지 만나라는 난이도는...

    그러네. 레벨이 의미가 없구나.

    난 멋쩍어져서 머릴 긁으며 힌트를 흝어보았다.

    <무구의 행방>

    데스마스터에게는 세가지의 무구가 존재한다. 이미 첫번쨰를 얻은 당신, 나머지를 얻어라!

    두번째 무구는 타오르는 어둠에 보호되고있다.

    세번째 무구는 각각 불, 물, 바람, 땅에의해 숨겨져있다.

    사신 베르의 타입-문(다크 룬 블레이드) 1/1(완료)

    울티메이트 다크 0/1(진행중)

    힌트는 별 적혀있는 것도 없었다.

    숨겨져있다니.

    당연히 숨겨져있으니까 찾아다니는거 아냐.

    뭔 힌트가 이래!?

    "불, 물, 바람, 땅에 의해 숨겨져있대. 뭐 어쩌라는거야."

    "그거 외엔 없어?"

    "없어. 아예."

    "그럴리가... 제대로 살펴봐."

    "없어. 추가설명 버튼같은것도 없고..."

    "힌트가 있으나마나네..."

    트레스가 기막힌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마 이 퀘스트를 만든 사람은 암호문을 만드는데 약한게 아닐까.

    하지만, 어떻게든 찾긴 찾아야한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무슨 방법이...

    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경현이 말해준게 있던 것 같은데.

    분명 반 애들을 피해서 옥상으로 도망간 날, 경현과 나눈 대화.

    영력을 사용해서 찾으라는...

    ".....?"

    그 순간, 나는 위화감을 깨닫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트레스와 플랑이가 무슨 일이냐는듯 멀뚱히 날 쳐다보고있었다.

    "왜그래?"

    "경현이...없어."

    "어?"

    그제서야 깨달았는지, 플랑이와 트레스도 화들짝 놀라며 두리번거렸다.

    ...없다.

    스크롤을 사용할때 경현을 놓고 온걸까.

    아니다. 분명 그때도 경현은 없었어.

    설마 마법진의 오류?

    아니다. 그럴리는 없다.

    그게 아니라면.

    나올 가능성은, 원래는 당연했던것.

    그러나 이상하게 없던것...

    "함정....!!"

    우린 진작에, 함정에 걸려있던건가!...

    ============================ 작품 후기 ============================

    ....흐으음.

    올해 안으로 완결내버릴 생각인데, 될지는 모르겠네요.

    수능도 있고하니 11월까지는 갈수록 늦어질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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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생지망자/ 첫코ㅊㅊ

    노랑셰/ 본래 마르스는 2부때 밝혀질 예정이었는데, 사정상 2부랑 3부 짤라먹고 1부만 연재하게 되서 어쩔 수 없이...

    아키야마 미오/ ㅎㅇㅎㅇ

    바람기억/ 음. 그러고보니 아직 하나가 남았네요. 신 동료...

    뭐, 동료라고 할꺼까지 같이 다니는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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