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73화 (27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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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마도공학자

    "돌아가자.... 응?"

    그렇게 말하며 나가려던 순간, 책장과 책상 사이의 자그마한 밑 공간에 무언가가 보였다.

    희끄무레하고 얇은 무언가.

    ...종이?

    샤락

    몸을 구부리고 팔을 집어넣자 샤락거리며 한장의 종이가 잡혔다.

    그것을 빼내고 보자, 작지도 크지도 않은 크기의 글씨가 반듯한 필체로 나열되어 있었다.

    레포터인지, 처음 한장엔 크게 제목만이 쓰여져 있었다.

    <프로젝트 D>

    ...프로젝트D...?

    이게 뭐지?

    제목부터가 뭔가 수상하잖아?

    "이게뭐야?"

    "모르겠어. 하지만 여기에 있던 것이니만큼 녀석들에게 관련된 거겠지. 읽어보자."

    "응... 어?"

    내가 방 안으로 다시 걸어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자, 트레스가 갑자기 놀라며 입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그래?"

    "아니, 방금 인기척이... 착각인가."

    "굳이 다시 돌아올리가 없겠지."

    난 그렇게 대꾸하며 레포터의 첫장을 넘겼다.

    발신인... 데륜.

    확실하다. 이건 중요한 자료야.

    난 집중해서 천천히 레포트를 읽어내려갔다.

    <나 데륜이다. 마르스의 멤버들은 이걸 꼭 읽도록 해라. 언노운들과는 달리 너희들은 계약관계니,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 지금부터 우리의 목적과, 그로인해 일어날 일. 두가지를 알려주겠다.>

    "이건..."

    "우왓!?"

    갑자기 귓가에 입김이 훅 와닿았기에, 난 깜짝 놀라며 읽는 것을 멈췄다.

    "자, 잠깐. 너 너무 붙었잖아!"

    "아, 미안. 계속 읽어봐."

    그제서야 살짝 떨어진 트레스를 향해 난 순간 두근거렸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레포트를 기울였다.

    <일단, 우리는 7대마석을 손에 얻어야한다. 난 에뉴얼 월드의 개발진이었기 때문에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대략적으로 알고있지. 그걸 너희들이 구해오면된다. 그 후, 마석을 완성시키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준비가 70%정도는 끝난다.>

    "개발진!?"

    터무니 없는 전개에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말도 안된다. 그렇다는건 놈들에게 좋은건 다 알려줬다는 뜻일텐데!

    "간단히 해킹해서 그런 사기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설명이 돼. 로그아웃하게 되면 조사하는게 좋겠어."

    "...그래야할것 같네."

    "자, 다음. 다음."

    <문제는 다음이다. 마석들을 증폭시킬 장치와, 그렇게 생성된 힘으로 이 에뉴얼 월드와 현실세계의 연결점을 끊는 것. 난 처음에 그 방법을 개임내에서 터무니없는 힘으로 오류를 일으키고, 그 순간 게임세계를 관리하는 슈퍼컴퓨터에 버이러스를 심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일은 이상하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를 심은 것과 세계를 끊는 것, 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던 것이다. 필요한건 오로지 마석의 힘뿐이었지. 게임속의 일로 현실에 간섭할 수 있다니... 그런게 보통 가능하다고 보나?>

    "무슨..."

    "테라가 말했던 것보다 더 자세해. 확실히, 언노운과 마르스를 차별해 둔거야."

    "계속 읽기가 여러모로 힘들어지는데 말이야..."

    "한숨 쉬지말고. 중요한 정보잖아."

    "알았다구..."

    <결론은 하나밖에 나오질 않지. 우리가 게임이라고 믿고 있는 이 세상은 다른 차원이라는 소리다.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그 차원에 하나의 육체를 만든다는 것이고, 플레이어들은 영혼을 옮겨가는걸 로그인으로 받아들이는 거지. 실제로, 캡슐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과도하게 많다.

    그렇다면 npc는 뭘까?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는걸까? 어떻게 우리에겐 데이터화 되어 보이는 걸까? 난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인정하게 됬다.

    답은.... 마법.

    (주) 미라클의 사장을 조심해라. 그에 대해서 밝혀진게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비서조차도 그를 잘 몰라. 얼굴도 모른다고 하고. 그 사장에게 무언가 키(key)가 있을거야.>

    글은 거기서 끊겨있었다.

    레포트 자체는 여러장이었지만 이거 한장만 뜯겨져서 남겨진 것이었나 보다.

    나와 트레스는 이 무지막지하게 말도 안되는 내용에 서로를 멍하니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길 얼마나 지났을까, 석상처럼 굳어있던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일제히 입을 열고,

    "...에에에에엑-!?!?"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니들 귀신이라도 봤냐? 표정이 왜 그래? 홀린거 처럼."

    성의 로비.

    그곳에 벽을 기대어 멍하니 앉아있던 나와 트레스에게 경현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아까부터 몇번이나 말을 걸긴 했지만, 우리에겐 대답할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기 떄문에.

    그래, 흔히 말하는 멘붕상태다.

    붕괴하다못해 가루마저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지만.

    그만큼 '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언니까지 이렇게 되다니... 게임속 언니인데도?"

    "...여긴 게임이 아냐. 시연아."

    "경현 오빠! 언니가 맛이 갔나봐요! 게다가 제 진짜 이름을 부르고 있어요!"

    "나랑 연제는 게임에서도 현실로 부르지만.... 뭐, 네 언니뿐만이 아니라 이놈도 문제이긴 한데. 대체 뭔일이 있었던 거야?"

    팔짱을 끼고 답답하는 경현에게, 난 말없이 주머니에서 곱게 접어둔 종이뭉치를 꺼내 경현에게 건넸다.

    경현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며 그 종이를 받아들고 천천히 펼쳐,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경현의 표정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다 보았을떄, 종이를 원래대로 곱게 접어놓고는...

    털썩

    내 옆에 주저앉아서 까마귀 눈을 한채 멍하니 있게 되었다.

    동지가 생겼다.

    기쁘다.

    ......

    "경현 오빠까지!? 대체 거기에 뭐가 적혀있길래요!?"

    ..그렇게 말하며 경현에게서 종이를 채간 플랑이 역시 우리처럼 된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우리는 파티 시간이 다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좀비처럼 파티장으로 흐느적흐느적 걸어갔다.

    "...네분 다, 유체이탈이라도 하시고 오신건가요?"

    기막혀하며 그렇게 물어오는 론에게 우린 쓴 웃음을 짓고 말았다.

    론에게는 설명해봤자 알아듣지 못할테고,  알아봤자 좋은것도 없겠지.

    론은 고개를 절레젖레 흔들더니 곧 시작하니까 빨리 와달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걸어갔다.

    곧 파티인데 계속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좀 그렇겠지.

    난 뺨을 손으로 두어번 쎄게 두드리고 옆에 있던 경현의 머리를 한태 후려갈겼다.

    "꾸엑!"

    실제로 저렇게 비명지르는 건 처음 본다.

    아팠는지 뒤통수를 감싸매고 끙끙거리는 경현을 뒤로한채, 이번에는 플랑이와 트레스에게 다각가서 각각 뺨 한쪽을 쭈욱-하고 잡아당겼다.

    "워아으어아!!(뭐하는거야!!)"

    "아, 아아오!!!(아, 아파요!!)"

    "정신차리자고. 파티때도 이런상태로 있다간 주위에도 민폐니까."

    "...그것도 그렇네."

    내 말에 납득한건지 둘은 뺨을 문지르며고개를 끄덕이곤 순식간에 여자의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후, 자기만 머리를 후려갈겼다면서 공격을 해오는 경현을 간단하게 제압해준 뒤, 경현을 끌고 남자의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궁수가 근접전으로 어쎼신에게 덤비다니.

    언어도단이지. 더욱이 난 검사같은 스타일인데 말이야.

    "남녀차별이다. 차별반대!"

    "이럴떈 남녀구분이라고 하는거야."

    "차별맞는데! 차별 맞는데!"

    "...."

    한대 더 후려갈길까.

    잠시 후, 아무거나 대충 골라입고 나온 우리는 드레싱룸 앞에서 둘이 나오길 기다렸다.

    우리야 별거 없다.

    흔한 턱시도에 불과한 옷차림이니까.

    다른게 있다면 난 회색의 와이셔츠와 파란색 넥타이를, 경현은 보라색의 와이셔츠에 빨간색 넥타이라는 것뿐.

    ...아무래도 경현은 튀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보색맞춤이라니.

    "아. 나오는 모양인데?"

    "기대되네. 트레스는 예전에 한번 본적 있지만, 플랑이는 본적없어서."

    "있다고? 언제?"

    "셀레스틴 왕국의 왕위다툼이 끝났을 때. 에테이 황태자의 즉위식 전날이라고 보면 되겠네."

    "흐음..."

    경현과 가볍게 잡담을 하고있자, 드레싱룸의 문을 열며 트레스와 플랑이가 걸어나왔다.

    그 순간, 나와 경현은 주위가 밝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시선을 뗴지 못했다.

    "헤헤. 어떄요?"

    "음, 저번과는 좀 다르게 해봤는데..."

    플랑이는 자신의 금발에 보색이되는 파란색의 원피스로, 빨간색의 리본이 포인트처럼 가슴에 묶여있었다.

    머리는 언제나와같이 귀엽게 보이는 투 사이드 업 단발.

    보자마자 '저런 여동생이 있다면...'하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트레스는 저번과는 달리 진한 분홍색의 드레스였는데, 끝으로 갈수록 투명해지는 구조여서 요염하게 보이기도 했다.

    풍성하지는 않지만 촘촘히 박혀있는 연분홍색의 프릴이 청초함을 돋보여주고, 평소엔 걸리적거린다면서 포니테일로 묶어놓는 머리도 풀어서 생머리 상태.

    파티장의 시선을 점거할 자매의 등장이다.

    그냥 간단하게 말하자면, 재훈이 봤자면 당장이라도 열렬하게 대쉬할것 같다.

    그 둘의 모습에 나와 경현은 서로의 얼굴을 한번 보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순간, 우리의 생각은 같다.

    '전쟁, 떙큐다!'

    "왜 대답이 없어?"

    "아니, 그만 넋을 잃고 봐버렸어. 둘다."

    "응. 진짜 잘어울려."

    "그, 그래?"

    "헤헷."

    부끄러워 하는건지 살짝 뺨이 붉어진 트레스와 귀엽게 웃는 플랑이.

    여긴 어디죠. 천국입니까?

    "이정도면 완벽해. 오늘은 파티를 즐기자."

    "...마족들이 귀찮게 할지도 모르지만."

    "적당히 도망치면 되겠지...응?"

    그 순간,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여성체구를 가진 누군가가 우리 앞을 스쳐지나갔다.

    단지 그것뿐이라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보였기 떄문이다.

    ...살짝 찰랑이던, 그 푸른색 머리카락이.

    "왜그래?"

    "어? 아, 아냐."

    ...설마 그떄 봤던 그 마법사는 아니겠지?

    지금으로써는 그자가 언노운일 가능성이 큰데.

    그렇지만, 언노운이 이렇게 당당하게 적진으로 오지는 않을것이다.

    그것도 데스마스터가 4명이나 있는 곳 앞을.

    의심스럽긴 하지만, 애초에 언노운이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일단은 경계만 하기로 하자.

    ============================ 작품 후기 ============================

    제가 쓴 소설이지만,

    이 소설 1화부터 정주행 하시는 분들 보면 참 신기합니다.

    제가 봐도 챕터 13 전까지는 진짜 못봐주겠거든요.

    오랜만에 써서 앞내용 기억 안나길래 흝어보는데, 앞에 별로 읽지도 않고 바로 토너먼트로 넘어갔습니다.

    더럽게 재미없어요.

    수능 끝나면 완전히 리메이크를 해야지 원.

    처음 썼을 때랑 지금이랑 설정도 많이 바껴서...

    원래는 데스마스터도 한명이고 언노운같은거 나올 예정도 없었는데...

    그냥 일반적인 양판소랑 다를게 없었는데 말이죠.

    아니 뭐 지금도 양판소를 벗어나지는 못한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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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deal/ 첫코 거의 항상 먹으시는듯ㅋㅋ

    sol깡/ 놀의 설정이야 제 맘이죠.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제가 꼭 그렇게 따라해야할 이유가 있나요?

    진행 속도에 관해서는, 전 성장 과정은 제가 쓰기도 질리기 떄문에 빨리빨리 넘기고 중요 사건들을 전개하는 타입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님/ D!

    타지아/ 아, 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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