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69화 (26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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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마도공학자

    결국 내가 집에 돌아온건 1시간이나 지난 뒤였기에, 어쩔 수 없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간단한 볶음밥을 만들자 오랜만에 만나는 누나에게 이거밖에 못해주냐는 등 뭐라뭐라 했지만 난 가볍게 무시해주고 내 방으로 들어와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와."

    에뉴얼 월드에 접속하자 경현과 트레스, 플랑이 분주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잇는게 보였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파티를 할리도 없고.

    난 막 로그인해서 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트레스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휴전제의야. 저쪽에서 요청해왔어. 어짜피 원래 목적이었던 소울메이커도 이젠 없고, 감정싸움치고는 피해가 너무 커지니까 의미없는 싸움은 끝내고 싶다 이거지."

    "그쪽에서 먼저 그렇게 했단 말이지...?본대를 이끌고 오던 두 사도가 직접 나설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그 말대로입니다."

    론이 우리가 있는 복도로 걸어오며 말을 이었다.

    "만약 사도가 직접 이끄는 아돌레소가와 덴마이어의 본대와 싸웠다면 서로에게 엄청난 인명소실이 있었을 겁니다. 그들도 괜히 현 마계의 밸런스를 더이상 무너트리고 싶진 않았는지 30년 휴전을 제의해오더군요.

    30년이면 다시 알케미라를 부흥시킬 수도 있을테고, 휴전 제의를 그쪽이 먼저했으니 좀더 유리한 협정을 할 수도 있겠지요. 잘된 일입니다."

    론의 얼굴에는 어제부터 웃음이 떠나지 않는 듯 싶었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이 전쟁은 솔직히 무리수에 가까웠다.

    애초에 전력의 차가 심각하게 차이났었으니까.

    그런데 그 판도를 뒤집고 역으로 휴전제의를 내놓게 했으니,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했던 막중한 책임감이 풀려 편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

    난 또래의 아이들이 수다떠는것 마냥 떠드는 론을 보다가 문득 전쟁 첫날에 봤던 파란 머리의 마법사가 떠올랐다.

    전쟁이 끝난 지금까지 그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본적도 없고.

    '대체 눅지?'

    보스몬스터인 셰이드 킹을 마법으로 구속할 정도면 플랑이와 맞먹는 마법사일 수도 있다.

    셰이드 킹은 6서클 까지의 모든 마법에 내성이 있는 무지막지한 녀석이니까.

    게다가 그 텔레포트의 시전속도는 플랑이보다도 빠른 듯 했다.

    9서클인 플랑이보다 뛰어난 효율의 마법?

    그렇다면 9서클 마스터라는건가?

    하지만, 현재 에뉴얼 월드의 공식적인 마법사 랭킹 1위는 7서클 마스터에 불과하다.

    게다가 아직 마계로 가는 방법은 밝혀지지도 않았고.

    그럼 나오는건 하나밖에 없다.

    언노운.

    ...하지만. 그 마법사가 언노운이라면 이상한 점이 있다.

    날 습격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날 도와준 이유는?

    그리고 이 전쟁에 개입을 안한 이유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 언노운이 아닌걸까.

    "연제. 너도 가야하니까 어서 준비해."

    "어? 어,  응."

    고민해도 모르는건 모르는 거다.

    난 살짝 머리를 흔들어 그 생각을 날려버리고 휴전협상에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갔다오고 시간이 남는다면, 그때 플랑이와 같이 수색해보면 되겠지.

    아니, 그전에 할일이 있지만.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약속시간인 3시에 약속장소로 나가자, 하나의 거대한 천막에 큰 테이블이 놓여져있고 주위에 몇명의 최상급 마족이 있었다.

    그에 잔뜩 긴장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뭔가 달랐다.

    '....??'

    적의라던가 그런 흉흉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되려 적인 우리들에게 존경심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뭐지?...

    "그대들의 무위에 경의를 표하지."

    그렇게 당황하고 있자, 플레스턴이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플레스턴 마저 저렇게 말하니 그저 얼떨떨할 뿐이다.

    "마족은 원래 힘을 숭상하는 종족이니까요. 승패가 났으면 그걸로 끝. 괜한 감정같은건 두지 않습니다."

    아아, 그랬던건가.

    론의 말에 난 의문이 해결됨을 느꼈다.

    힘을 숭상하니까, 승패에 승복한다.

    내가 진 이유는 내가 상대보다 약해서 진 것.

    나쁜 감정은 없다... 그런것인가.

    마족의 이런점은 마음에 드는걸.

    "그럼 협상을 시작하지."

    플레스턴은 그렇게 말하며, 한장의 서류를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협상의 내용은 어제 보냈을 터. 우리는 서로 30년간 불가침 하며, 어느 한쪽이 어길시, 힘의 규율에 따라 책임을 진ㄴ다. 이의있나?"

    "그럼 그 30년을 휴전이자 동맹으로 하죠. 그리고 재건의 지원을 좀 해주셨음 합니다."

    "지원을? 우리쪽 손실도 상당한데."

    플레스턴은 어렵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론은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상태로는 '균형'이 위태롭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쟁에 제 3자도 끼어들었던 듯 하니까요."

    "제 3자라니? 무슨 소린가?"

    "마왕들도 소울메이커를 노리고 있는 듯 싶습니다."

    론이 담담하게 내뱉은 말에 순식간에 천막 안에 긴장감이 나돌았다.

    마왕이 개입했다.

    그 말은 잘못하면 전 마계가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전쟁으로 힘이 약해진 세 가문이 즉각적으로 타켓이 될것은 불보듯 뻔한 일.

    플레스턴은 그 제안을, 거절 할 수 없다.

    플레스턴은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싶더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알겠네. 그말이 사실이라면... 다른 준비도 해야겠군."

    플레스턴은 협정서에다가  론이 말한것을 추가하더니 반대로 돌려서 론에게 건넸다.

    론은 그것을 받아들고 천천히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서명을 했다.

    파앗!

    그러자 서류는 빛을 내며 두개로 나눠지더니 자동적으로 돌돌 말려서 끈으로 묶어졌다.

    무슨 마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편리해 보인다.

    "그럼 난 먼저 돌아가도록 하지. 이곳에 없는 제터에게는 내가 잘 전할테니 걱정말게."

    플레스턴은 그렇게 말하며 어둠속에 몸을 맡기듯 서서히 모습이 사라져갔다.

    자연화와는 다르다.

    그러나 그 효과는 텔레포트와 비슷한거 같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무슨 스킬일까? 플레스턴의 힘중 하나인가?

    ....은영과도 다른것 같고.

    "예상보다 간단하게 끝났군요. 돌아가죠."

    "아아- 드디어 인간계로 돌아갈 수 있겠네. 돌아가서 평범하게 사냥좀 해보고싶다."

    론의 말에 경현이 크게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확실히, 이걸로 마계에온 목적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트레스도 긴장이 풀렸는지 살짝 웃고있었다.

    뭐, 나른해지는건 나도 별다를게 없다.

    어제 사신을 이긴 뒤로 홀가분해졌으니까.

    무언가 어꺠를 짓누르던 짐을 벗어던진 기분?

    아직 친구들의 일은 해결되지 않았으니까 어꺠가 아직도 무거운건 별다른거 없지만.

    ...그러고보니 재훈의 정보.

    카스텔이 가지고있던건 사실이었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오늘 하루는 쉬는게 어떄? 방학이라고 게임만 하는 것도 좀 그러니까."

    "어디놀러가게? 내가 아침에 나갔다 왔는데, 정말 장난 아니게 더웠어."

    "그럼 지금쯤 오후에 접어들었을테니 더위가 더 심해졌겠네."

    "그러겠지? 지금 나가는 것 만큼은 절대로 사양하고 싶다."

    이 더위속을 걸어다닌 다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글이는 태양, 아지랑이로 이리저리 굴곡져서 보이는 세상.

    땀이 흐르고 입에서 단내가 나며  걷는게 고통스러워 지는....

    으윽, 싫다.

    난 몸을 부르르 떨며 그 상상을 떨쳐냈다.

    "그럼 내일 10시까지 학교 앞에서 모이는건 어떄?"

    "뭐, 가끔씩 쉬는것도 좋겠지. 난 찬성."

    "오빠가 가는거면 나도!"

    뭔가 순식간에 결정되어져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 안한다고 할 수도 없었기에, 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여린이도 없으니까 괜히 체력빠질일은 없겠지.

    아니, 플랑이가 달라붙으면 덥기도 하고 이래저래 기운이 빠지긴 하겠지만, 여린이보단 ㄴ훨씬 낫다.

    그녀석은 악마니까.

    "그럼 여러분은 인간계로 돌아갈 계획인가요?"

    "그래야겠죠. 아, 볼일이 아직 남아서 오늘은 남아있을 테지만."

    그래. 아직 할일이 남아있다.

    어쩌다가 전쟁에 휘말리게 되어서 까맣게 잊고있었지만.

    애초에 우리들은 경현의 말에 데륜을 뒤쫓아서 마계로 온거니까.

    첫날에 저마제가 있던 동굴을 조금 조사해본게 전부였다.

    언노운이나 마르스에 관련된 정보는 결국 하나도 못얻었다는게 된다.

    '그 동굴... 다시 가봐야겠지.'

    케이던이라 했었나.

    분명 우리에게 추격자는 없었다.

    그렇다면 놈은 그 동굴 안에 있다가 저마제가 당한 걸 확인하고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렇게 따지면 그 동굴 내부에는 케이던이 거주하던 곳이 있다는 것이고, 그곳을 조사한다면 무언가 실마리를 얻을지도 모르니까.

    "그렇담 오늘 밤엔 파티라도 열어야겠군요. 저희가 차원이동을 위한 준비를 해둘테니 밤까진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갈게요."

    "그럼."

    내 말에 론은 머리를 꾸벅 숙이더니 자신의 말을 타고 돌아갔다,.

    난 그걸 손을 흔들며 잠시 지켜보다가, 경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뭐 찾아낸거 있었어?"

    "아니. 어느정도 조사하다가 카스텔에게 넘어가서. 아, 그러고보니 재훈에 관한건 어찌됬어?"

    "아, 그건... 인간계에 갔을 떄 알려줄게."

    난 베르가 말해줬던 카스텔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을 얼버무렸다.

    경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이상해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듯 했다.

    ...솔직히 말해서, 베르가 그렇게 말했을 떄도 난 믿기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동시에, 믿고 싶지 않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용의 산맥이라니.. 그런곳에 언노운의 본거지가 있다는 거냐.'

    ============================ 작품 후기 ============================

    수요일날 엄마몬이 감시하는 바람에 못썼습니다.

    저기 트레스가 '어서와' 하는 대목에 무심코 그 다음말로 '처음이지?' 를 넣얼뻔 했던...

    그건 그렇고 제 소마가 드디어 물공 8000을 찍었습니다! 이예에에에에이!!!!

    레벨80, 마을물공 7800, 노도핑 노버프 던전물공 8200. 좋군요. 흐흐.

    11강 정데슬낀 물공 6700떄보다 1500이 증가하니 완전 신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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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deal/ 그러게요 뭐지

    아키야마 미오/ 재밌긴 재밌더군요.

    Lucky Luv/ 뭐, 뭐가요!?

    인간님/ 일본에서는 이미 원나블 급 대우라네요?

    오타쿠준비중/ 좋아한 다기 보다는 그냥 친하면 서로 장난 치는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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