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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마계전쟁
"크아아아아!!"
간신히 살아남은 몇몇 마족이 울부짖으며 충혈된 눈으로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그 짐승같은 모습에 난 피식 웃으며 장난스런 말투로 트레스에게 말했다.
"누가 많이 잡는지 승부."
"지지않아."
내 장난기를 느꼈는지, 트레스도 살짝 웃으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세번째 무구를 꺼내들었다.
"소환. 세컨드 블레이드."
트레스의 낭랑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퍼지며, 그녀의 옆에 찬란한 빛을 내뿜는 순백의 검 한자루가 그곳에 있었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 의지를 지닌듯, 웅웅거리며 트레스의 주위를 날아다녔다.
쿡. 누군가가보면 이기어검으로 착각할만한 모습인가.
그녀는 감았던 눈을 뜨더니 나에게 준비됬다는 눈빛을 보냈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을 시발점으로 우리는 동시에 움직였다.
"죽어버려!!!!"
파바밧!
마족의 손톱이 길게늘어나며 데스블레이드가 날 위협해왔다.
하지만 그들은 날 이길 수 없다.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게 뭔지 아는가?
바로 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절대로 감정에 흔들려서는 안되며, 언제나 냉철한 판단력으로 그 상황에 걸맞는 선택을 내려야한다.
그점에서 이미 이들은 끝난 것이다.
"트리플 커트."
마족의 손톱을 흘려보내며 그대로 옆을 스쳐나가는 동시에 스킬을 시전했다.
촤좌좍!
"크어어어어!!!"
순식간에 동일한 곳이 세번 베이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올랐다.
마족은 고통에 울부짖으며 회복하려고했지만, 다크 블레이드로 인해 이미 마족의 몸은 검은불꽃으로 뒤덮혀있었다.
"캬아아아아!!!!"
이내 그 마족은 소멸해버리고, 남은 세명의 마족이 일시에 나를 덮쳐들어왔다.
팟! 파밧!
왼쪽 옆구리를 찔러들어오는 공격을 같은 방향으로 턴을 하며 흘려보낸 뒤 머리를 노리고 찔러오는 공격을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뒤로 젖혀 피해냈다.
그 다음 절묘하게 등허리로 파고드는 세번째 공격을 땅을 박차서 물구나무 자세처럼 변형한 뒤 덤블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세명의 마족은 끈질기게 붙어들어오며 다시금 연환격을 해왔다.
나도 언제까지 피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탓!
이번엔 내쪽에서 먼저 달려나갔다.
잠시 움찔한 마족이 빠르게 발을 올려찼고, 난 그것을 발판으로 이용해 한번더 도약하며 공중에서 몸을 틀었다.
"가이던스 대거."
파바밧!
순식간에 수십개의 단검이 나타나서는 그들의 급소를 노리며 파고들어갔다.
하지만 상급 마족이란 위명은 말뿐만이 아닌지 그들은 가볍게 가이던스 대거를 전부 파괴했다.
하지만 그로인해 생기는 틈은 막을 수 없었다.
"먼저 한명."
난 싸늘하게 웃으며 경악하는 마족의 목을 베어버리고 바로 두번째 마족에게로 이동했다.
그러자 마족은 순순히 당할 수 없다는듯 손을 뻗어 예의 마력탄을 시전했다.
콰앙!!!
아슬아슬하게 날 빗겨나간 마력탄은 내 한참 뒤에서 폭발하며 대기를 진동시켰다.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나도 일순간 멈칫했지만, 그렇다고 내 스피드는 줄어들지 않았다.
문제는 그 잠깐의 순간이었다.
파아앗!
어느샌가 뒤로 돌아간 다른 마족이 내 등을 노리고 마력탄을 쏘았기에, 난 다급히 몸을 틀며 마력탄을 피해야했다.
"가이던스 대거!"
물론 나도 그냥 피하지는 않았다.
유도기능이 있는 가이던스 대거가 이전보다 더 많은 수로 마족들을 옭매아 갔다.
난 그틈을 이용해 몸을 일으킨 뒤, 곧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참멸!"
콰아아아!!
가이던스 대거로 인해 움직임에 제약을 받던 마족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재빨리 방어에 들어갔다.
그들의 손톱에 솟아있는 데스 블레이드가 두꺼워지며 마치 철갑처럼 단단함을 느껴지게 하였다.
"오러의 형태에 따라 느껴지는 감각과 그 성능, 힘도 달라지는건가."
그 모습에 살짝 깨달음을 얻은 나는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까가가강!
참멸과 힘겨루기를 하며 간신히 버티고있는 마족들은 갑자기 눈앞에 내가 나타나자 놀라며 살짝 균형이 흐트러졌다.
난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다크 룬 블레이드를 땅에꽂으며 스킬을 시전했다.
"다크니스 이럽션!"
푸푹!! 콰과광!!
갑작스레 땅에서 솟아오른 어둠의 창에 의해 다리가 꿰뜷린 마족들은 균형과 힘을 잃으며 기우뚱거리다 참멸에 휩쓸리며 소멸했다.
"휴- 4명째인가."
-주인! 뒤!
한숨을 내쉬며 땀을 닦던 나는 베르의 충고에 허리를 숙이며 왼팔을 휘둘러 나를 기습했던 존재의 가슴에 단검을 박아넣었다.
"커헉!..."
"땡큐. 베르."
난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고, 베르는 당연하다고 말하면서 다시 잠잠해졌다.
뭐어... 이제 대략 정리가 된걸까.
"오빠~ 피라미들 정리했어요~"
때마침 플랑이도 끝났는지 상쾌한(?) 목소리로 날아오며 말했다.
물론, 날아오던 기세 그대로 안기려고 했기에 피해주었다.
트레스도 자기가 맡았던 마족들을 전부 처리했는지 검에묻은 피를 털며 다가왔다.
이제 성안에 마족들은 없는건가?
"네...놈들!..."
"음? 잊고있었네."
"최상급!?..."
무너져 버린 건물의 잔해에서 기어나오는 마족은 분명히 나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허용하고 부상을 입었던 최상급 마족이었다.
그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지 몸을 부들부들떨며 혈안이 되어선 나를 노려보았다.
"죽여버리겠다....!!"
최상급 마족이 진심으로 싸우면 힘든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비책이 있었다.
"당신네들 창고에서 좋은것을 얻었죠."
난 싱긋 웃으며 인벤토리에서 한뭉치의 종이를 꺼내 허공에 던졌다.
종이는 인공지능이라도 가진듯 팔랑이며 펴지더니 공중에 대지를 수평으로 해서 정지했다.
난 연장하면 닿을 수 있겠끔 팔을 뻗어서 나직히 주문을 외웠다.
"그대의 오만함과 자만함을 잠재운다. 타오르는 분노 속의 무기력함에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리니, 그대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라."
파앗!
한장의 스크롤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나오며 마치 채찍처럼 몇줄기로 갈라져서 마족에게로 날아갔다.
마족은 당황하면서 빛줄기를 자르려고 했으나 그것들은 허공을 지나가는듯 마족의 손톱을 통과해서는 그대로 온 몸을 옭아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시동어가 흘러나왔다.
"인터딕션(Interdiction 금제)."
마지막의 한 단어가 기폭제가 되어 빛줄기는 흡수되듯 마족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강제로 자신의 힘이 봉인당하는 거부감에 마족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적어도 힘의 반절 이상이 금제당했을 터였다.
인터딕션.
금제마법은 상대의 힘에 비례해서 그 위력이 배가되는 마법이다.
흑마법계열이기 때문에 익히고있는 마법사는 거의 없지만 그 능력은 드래곤과 마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먹힐정도로 강력했으며, 최대 80%의 힘을 봉인시키는 무지막지한 마법이었다.
이런것이 왜 창고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에겐 좋게된거지.
트레스는 몸부림치는 마족을 보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큰 위압감을 뿜어내던 최상급 마족의 기운이 상급도 안될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이겠지.
"금제는 상대가 강할수록 위력이 증가하는 마법이지만 동시에 지속시간도 줄어들어. 길어야 2분일거야."
내 말에 트레스는 움찔하더니 검을 고쳐잡았다.
난 피식 웃으면서 트레스보다 한발 먼저 뛰쳐나갔다.
"먼저 잡는사람이 이기는거다!"
"비겁해!"
트레스가 다급히 땅을 박차며 달려왔지만 난 이미 마족의 코앞에 당도해있었다.
마족은 눈앞에 있는게 나인것을 깨닫더니 재빨리 도망가려고했다.
하지만 난 절대로 놓치지 않으며 마족이 회피할만한 곳에 가이던스 대거를 계속 시전하며 마족을 몰아붙였다.
푸욱!
"컥!!!"
"뭐. 뭐야?"
그러나 최후의 공격을 넣으려던 참에 무언가가 날아와서는 나보다먼저 마족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것은 왼쪽 가슴을 통과했기 때문에 보나마나 즉사였다.
설마해서 눈을 돌리자 씨익 웃고있는 트레스가 보였다.
"설마..."
난 그제서야 아까 트레스의 주위를 돌고있던 순백의 검을 떠올렸다.
제길. 이기어검도 아니고 에고소드였던 거야?
"이건 반칙이야!"
"무슨소리야. 엄연히 내 기술중 하나라고."
"으..."
따지자면 트레스의 말이 맞았기에 난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자~ 그럼 내기에서 이겼으니 무엇을 시킬까?"
오싹
순간 트레스가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보였다.
난 식은땀을 흘리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지만, 이내 플랑이의 홀드마법에 걸려 옴싹달싹 못하게 되었다.
"뭐, 뭘시키려고!?..."
"사과해."
"....네?"
"사과하라고."
갑작스런 트레스의 말에 이해가 안된 나는 멀뚱히 트레스를 쳐다보았다.
"왜 그랬던거야?"
"아!...."
그제서야 앞뒤를 알아챈 나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미안."
"휴... 우릴 생각해준건 알겠지만, 다음부터는 그러지마. 너혼자 모든것을 해결하려 하지 마란말이야."
"네에..."
마치 누나나 엄마에게 잔소리를 받는 느낌에, 난 입을 삐죽내밀며 대답했다.
트레스는 그것으로 됬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을 풀며 살짝 물러났다.
하지만 홀드마법은 풀리지 않은채 계속 날 묶어두고 있었다.
"언니도 참 재미없네. 나같으면 다른것을 원할텐데."
블링크라도 사용한것인지 갑작스레 내 앞에 나타난 플랑이는 입맛을 다시며 날 음흉(?)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오싹!
'위험해.'
그때 정말로 온몸의 신경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것은 나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위태로운것이 내 목숨이 아니라 내 순결(?)이라는 것이지만.
============================ 작품 후기 ============================
이것참, 3개월만인가요.
아마 꾸준히 데스마스터를 봐주신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갑작스레 잠수를 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큭, 어느순간 텍본이 사라져있더군요.
간신히 mp3에 백업해둔걸 보니, 레이트공작가 전챕터까지밖에 없어서 멘붕.
오늘 간신히 찾았습니다. 정말 운좋게요.ㅡㅡ
설마 아빠가 빌려간 usb에 있었을줄이야...
복귀를 할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그 후로 완전히 글쓰는거에 흥미를 잃어버린것도 있고, 중요해서 빠트릴수도 없지만 쓰기지루한 마계챕터가 짜증나기도 하고...
던통보다가 '어 이거 재밌겠다 오랜만에 글한번 써볼까' 라는 생각을 한순간 문득 여기에 생각이 미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