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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옥의 늪지대
경현은 스킬창을 닫고 사라진 몬스터의 시체 위에 놓여진 아이템을 수거했다.
연제와 개별행동을 하기로 한 후 벌써 레벨업에다 3만 골드를 얻었다.
그만큼 경현이 만난 몬스터의 수는 많았다.
"어쩔 수 없군. 마나가 많이 소모되긴 하지만 이걸 쓸 수 밖에..."
경현은 한숨을 내쉬며 화살을 활시위에 걸었다.
그리고 힘껏, 하늘을 향해 쏘아냈다.
언뜻보면 그저 미친놈 취급 할 일이었지만, 이것은 하나의 스킬이었다.
"애로우 레인!!!"
슈슈슈슉!!!!
화살이 하늘을 꿰뜷고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쯤 경현의 입이 열렸다.
그러자 번쩍. 하는 빛과 함께 하늘에서 무수한 수의 화살이 떨어져내렸다.
그 화살 하나하나는 붉은빛으로 뒤덮혀서 흡사 미니메테오가 떨어지는 듯 하였다.
파바박!
그것들은 나무를 산산이 부수고 땅에 떨어지거나 아니면 바로 땅에 꽂혀 크레이터를 남기기도 했다.
그중 반절 이상은 늪에 박혔으나 화살에 걸린 힘이 어찌나강한지 늪을 갈랐을 정도였다.
투투퉁!
동시에 속이 빈 무언가와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다.
"저긴가!"
경현의 검은색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분명 배리어에 부딪힌 소리였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경현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스킬을 시전했다.
"글로우 애로우(glow arrow)!"
그러자 활시위에 커다란 붉은 화살이 생성되었다.
글로우 애로우는 붉은 빛을 흝뿌리며 그 위용을 한껏 과시했다.
말 그대로 글로우(glow:붉은 빛을 내며 타다)였다.
경현은 파워 샷을 쓸 때처럼 한계치까지 활시위를 늘였다.
강력한 한방!
피잉!
마침내 활시위를 당기고 있던 경현의 손이 떼어졌다.
콰광!!
곧 글로우 애로우는 투명한 무언가와 부딪히며 큰 폭발을 자아냈다.
하지만 경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하이퍼 샷(hiper shot)!"
파워 샷의 다음 단계인 스킬이었다.
단순하게 차지(charge)를 이용한 스킬이 파워 샷이라면 하이퍼 샷은 거기에 회전을 가미한 스킬이었다.
콰챵!!!
"부숴졌나?"
고대하던 소리가 들리자 경현의 안색이 밝아졌다.
분명히 그 소리는 배리어가 깨지는 소리였을 터였다.
경현은 씩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 순간, 무언가가 경현의 눈 앞을 가르고 옆에있던 나무에 박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거기까지다."
"....."
* * * * * *
난 천천히 던전 속을 걸어갔다.
세레이는 텔레파시를 통해 그린 사파이어 대거와 대화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고보니 그린 사파이어 대거의 에고는 여성체였지?...
많이 소심한 듯 했지만.
그르르르...
"...미칠 노릇이군."
난 짜증을 내며 벨트에 차놨던 두번째 무구를 꺼내들었다.
지하 2층으로 벌써 10번째였다.
그리고 분명 이녀석들은 언데드였다.
죽은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섭리를 거부한채 움직이는 녀석들.
그렇다면 죽음을 다스리는 데스마스터에겐 절대로 반항할 수 없다.
하지만....
크와앙!
"죽어라!"
난 가이던스 대거를 소환해 나에게 달려는 다크 본 울프를 순식간에 절명시켰다.
...지금 본대로.
이 던전에 나타나는 녀석들은 전혀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건지..."
난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한가지 가설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본다.
그 가설이란, 사신보다 더 죽음의 힘을 가진 자가 이 던전 깊숙한 곳에 있다는 것.
...이건 말도 안된다.
일어날 수 도 없고...
사신왕인 아수라라도 아닌이상 데스마스터의 기운에 언데드들이 복종을 안할 수 가 없을텐데.
"오빠. 저쪽에 싸우는 소리가 들려."
"응? 저쪽?"
세레이의 말에 난 시선을 돌렸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귀에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보니 확실히 무슨 소리가 들렸다.
지옥의 늪지대에 올 사람은 없다.
즉- 분명 그곳에 있는 사람은 트레스일 것이다!
난 빠르게 상황을 분석하고 단숨에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트레스!!"
"...!!"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몬스터들 사이에서 고군분투 하던 누군가가 고개를 돌려 내쪽을 보았다.
"연제!!"
"경현!?"
그러나 그곳에 있던건 전혀 별개의 인물이었다.
"왜 네가 여기에 있는거야!?"
"큭... 나도 혼란스럽다고! 일단 나좀 도와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순간 진짜 경현인지 의심해보았지만 곧 그 의심은 사라졌다.
경현의 활에서 떠난 붉은 빛의 화살이 전방의 몬스터들을 쓸어버린 것이다.
글로우 애로우.
분명히 경현이 데스마스터로 전직하면서 얻은 기술들 중 하나라고 했었다.
어떻게 된건지는 이 일이 끝나고 물어보면 되겠지!...
"어썰트 슬래쉬!"
검은 반월형의 검기가 빠르게 날아가 경현에게 달려들려고 하던 다크 본 울프를 절단시켰다.
숙련도가 더 오른건지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속도였다.
"트리플 샷!"
그 틈을 타 경현은 재빨리 활에 화살을 걸어 주춤거리고있던 다크 본 울프들의 머리를 맞췄다.
콰직, 이라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부숴지며 사라지는 몬스터들.
"가이던스 대거!"
그리고 난 그 사이에 몬스터들의 뒤로 돌아가 급습을 가했다.
녀석들은 깜짝 놀람과 동시에 피할새도 없이 가이던스 대거에 적중당해 몸이 소멸되어갔다.
그렇게 장내가 정리되자 경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게로 걸어왔다.
"어떻게 된거야? 언노운에게 가고있던거 아니었어?"
============================ 작품 후기 ============================
방금 보니까
히든피스헌터가 1표 차이로 앞지르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도 비축분이 전혀없는 여.나.소 보단 노트에 비축분이 가득있는 히든피스 헌터가 훨씬 편하지만.
흠... 서로 비슷비슷해서 결과를 확실히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