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153화 (15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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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지옥의 늪지대

    한편을 더 원하신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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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여자와 데이트를 해본적이 없다.

    안타깝게도.

    연애 경험 제로, 라는 암울한 회색빛 청춘을 보내고 있는게 나라는 소리다.

    어렸을 적에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 몇명은 있지만, 말그대로 어렸을 때 애기다.

    지금은 연락도 되지 않고 만나봤자 어색하기만 할 것 같다.

    어쩄든 요지는- 보통때의 나라면 무지하게 기뻐했을 해프닝일지도 모르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즐길 수 가 없다.

    친구의 목숨이 달려있다.

    새삼스럽게 그것을 깨닫자 무언가가 강하게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다.

    막중한 임무, 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놀고있을 시간이 없다.

    어너 언노운들을 찾아서 쓰러트리고 민준, 민세, 재훈을 되찾아와야 한다.

    ...병원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 이러고 있는 내가 참 멍청이 같으니까 말이지.

    "롤러코스터 타러가자!"

    "처음부터 롤러코스터라고?"

    "뭐 어때?"

    보통 롤러코스터 같은건 중간쯤에 타지않나?

    텐션이 좀 올라갔을때.

    뭐 나야 잠시 머리 식히려고 나온것으로 맘먹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세밀한 계획을 짜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다연아, 괜찮지?"

    "으, 응? 아. 난 괜찮아."

    다연이라는 소녀는 어딘가 살짝 멍하니있었다.

    그런 이미지로는 보이지 않지만, 날 만나고 나서부터 어딘가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다.

    즉- 나와 관련이 없을 터이고 그렇다면 그 시기는 단지 우연일 뿐이라는 거겠지.

    "자- 그럼 결정! 롤러코스터 타러 가자!"

    여린이는 묘하게 활기차보인다.

    난 무심코 '전쟁준비는 어떻게 됬어?' 라고 물어보고 싶었으나 도로 입속으로 집어넣어버렸다.

    아마 여린이는 밖에 나와서까지 그런 애기를 하고싶진 않을 것이니까.

    '후....'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이 곳과 달리, 내 마음속은 칠흑같은 어둠으로 가득 차있어,

    ....이곳에 난 어울리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저기..."

    ".....?"

    줄을 기다리며 그저 멍하니 서있던 도중,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다연이라고 했던가?

    "무슨 일이야?"

    "아 저 그러니까..."

    머뭇머뭇거리며 뜸을 들였다.

    굳이 빨리 말하라고 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할말이 없으면 그걸로 된거고, 할 말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서라도 말을 할테니까.

    난 다시 상념에 빠져들었다.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다연은 고개를 수그리며 앞쪽의 여린이에게 다가갔다.

    앞쪽이라고 해봤자 한발짝 정도의 거리다.

    하지만 그 한발짝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 난 알고있다.

    "드디어 우리차례!"

    여린이가 진심으로 기쁜듯 환호성을 지르며 나와 다연의 팔을 이끌었다.

    "천천히 가도 된다구...."

    난 여린이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했지만, 여린이는 그저 웃는것으로 대답을 마쳤다.

    "그리고!"

    여린은 무언가 꾸미고 있는 듯이 씨익 웃었다.

    다행히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 경현도 있지!"

    "!?"

    경현이라고!?

    "여, 안녕."

    경현이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바로 앞에 있엇다고!?

    "눈치 못 챌줄이야. 뭐 그것 덕분에 놀랠킬 수는 있었지만."

    "....설마 너도 여린이게게 전화받고 나온거냐?..."

    "음. 잠복하라는 길드장의 명령이셨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현의 얼굴은 상당히 풀어져있었다.

    친구들이 납치당하기 전의 얼굴과 상당히 흡사한, 그런 얼굴.

    최근 이런 경현의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항상 긴장해있고, 굳어있거나, 무표정했다.

    그것도 아니면 싸늘했다.

    ....나와 비슷하게.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글쎄. 다만.... 아니다. 아마 오늘 내로 알게될거야."

    경현은 무언가 나에게 말하려고 했으나, 여린을 돌아보더니 다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대체 뭘까.

    경현을 이렇게까지 바꾸어 놓은 것은.

    나쁜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

    다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경현이 친구들의 일에 대해서 경각심을 잊어버린게 아닐까.

    '설마.'

    경현이 그럴리는 없다.

    내가 아는 경현은, 그 누구보다 친구간의 유대를 깊이 생각하는 녀석이다.

    마음속의 어둠이 그렇게 쉽게 풀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럼-타자!!"

    여린이가 손을 높이 뻗으며 힘껏 소리친다음 우리들의 등을 떠밀었다.

    "그렇게 안밀어도 갈거야."

    뭐 그리 즐거운건지 모르겠다.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한 자리에 두명씩 타는 식이어서, 순서대로 내 옆엔 여린이가 앉게 되었다.

    바로 뒷자리엔 경현과 다연이 탔고.

    '연제'

    가만히 앉아서 출발을 기다리고있자, 경현이 귓속말을 전해왔다.

    '왜?'

    '내 생각만일지도 모르겠는데. 다연이라는 얘....'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아닌것 같아.'

    '아닌 것 같다고?'

    '그래. 그녀와는 너무나도 성격차이가 심해. 정반대라고 할까...'

    경현은 납득했는지 자기의 자리로 되돌아가 안전대를 내렸다.

    "출발합니다!"

    출발이다.

    예전엔 좀 무서워했었지만, 에뉴얼 월드에서 별의별 것을 다 경험해봤더니 이제 이런건 담담하게 됬다.

    소리를 질러줘야 롤러코스터의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꺄아아아아아아아아-"

    "....."

    옆에서 질러주네.

    난 조용히 눈을 감으며 롤러코스터의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그 속도감과 무중력을 느끼기에만 집중했다.

    이정도 속도는 게임 속에서 수없이 느껴보았기에 별 감흥도 나지 않지만, 내가 어디서 듣기로 속도가 일정 한도를 돌파하면 무중력처럼 느껴진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미리 익숙해져서 나쁠 건 없으니까.

    "연제야."

    "응?"

    그렇게 눈을 감고 온 몸의 감각을 열어두고 있을 때, 여린이가 말을 걸어왔다.

    "내가 불러낸 이유가 뭔지 알아?"

    "....글쎄."

    "내가 며칠간 봐온 넌...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동일인물인지 의심이 갈정도로 변해있었어."

    "....."

    "물론 민세. 민준. 재훈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아. 그렇다면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 하지만..."

    여린이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다.

    "...너의 이런 모습을. 애들이 돌아왔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까?"

    ============================ 작품 후기 ============================

    ㅁㄴㅇㄹ

    모의고사 영어 털렸네요

    수학은 85로 잘하면 1등급 찍겠는데

    영어 으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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