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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옥의 늪지대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 보네요.
설마 사전에 실컷 써놓고 보니 컴퓨터에 옮길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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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은 후작님에게 부탁하자 흔쾌히 수락하시며 내게 서너장의 텔레포트 주문서를 넘겨주셨다.
승기를 잡아서 그런지 후작님의 얼굴은 상당히 밝아져있었다.
나와 경현은 그런 후작님을 보며 조용히 물러나왔고.
지금은 트레스도 추가되어서 지옥의 늪지대로 가는 중이다.
중요한건, 지옥의 늪지대라는 곳이 꽤나 고위급 사냥터라는 것이다.
그런곳에 있다는 건 그녀라고 불린 사람도 엄청나게 강한 언노운의 멤버라는 것이 된다.
월드 맵에서 지옥의 늪지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보니 거의 모든 곳이 늪으로 되어있고 사람이 디딜 수 있는 땅은 20%도 채 안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곳에선 나무들 사이를 뛰어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곳이 지옥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안된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나무에 있다.
키가 작은 나무들의 대부분은 나무형 몬스터이고, 몬스터가 아닌 나무들의 대부분은 키가 10M를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마법사 같은 경우엔 간단히 비행마법으로 나무 위에 올라가서 광역마법으로 몬스터를 쓸어버리면 간단히 폭업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키큰 나무에는 원숭이형의 몬스터가 거주한다.
즉 땅이나 높은 곳이나 안전지대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민첩 위주로 찍은 궁수나 도적계열만 간신히 사냥할 수 있을 정도.
출현 몬스터들이 원거리 공격을 아내서 다행이지 원거리 공격까지 했다면 이곳은 완전히 극악 사냥터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어쨌든 요점은 나와 경현은 별로 구애받지 않고 그곳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트레스가 문제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다 방법이 있다면서 신경쓰지 마라고 하였다.
"....그러면 어디한번 정보를 모아볼까..."
일단은 로그아웃을 해서 현실로 나왔다.
너무 오랫동안 하기도 했고 지옥의 늪지대에 대해서 정보도 모아야 했으니까.
그러고보니 주말이라지만 너무 오랫동안 한건가.
"검색. 지옥의 늪지대."
-검색 시작합니다.
음성 인식으로 자동검색이 시작된 컴퓨터는 빠른 시간내에 검색된 정보를 정리해서 나열해주고 있었다.
난 그것을 지켜보다가 냉장고로 이동했다.
덜컹-
일부러 세게 열어젖힌 냉장고 안에는 반찬쪼가리와 기타 잡다한 것이 들어있었다.
난 그중 샌드위치를 꺼내어 들었다.
띠리리-
"....?"
전화벨?
지금 나에게 전화를 할만한 사람이 있는건가?
"여보세요?"
-아! 연제구나! 다행이네! 이번에도 안받으면 포기하려고 했거든!
...반장.
여린이다.
무슨 말인가해서 통화기록을 살펴보니 9번이나 부재중 통화가 있었다.
"미안. 이제 막 로그아웃을 해서."
-괜찮아 괜찮아! 어쨌든 말인데. 지금 나올 수 있어?
"...지금?"
-그래!
난 내가 여린이와 무슨 약속을 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런 기억은 없었다.
-어쨌든 11시 30분에 학교 앞에 있는 햄버거집 알지? 거기 앞에서 만나자! 그럼!
"아, 잠깐..."
하지만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여린이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여전히 사람 황당하게 만드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렇게된거 나갈 수 밖에 없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응?"
멀티비젼에서 소리가 나며 홀로그램으로 하나의 창을 띄워주었다.
다가가서 살펴보니 트레스가 보낸 메일이었다.
<미안하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할 것 같아.>
짤막한 두줄이었다.
이유는 적혀있지 않았지만 사정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거지.
때마침 나도 나가야 할 일이 생겼으니까 오히려 잘됬다라고 하는 편이 나을것이다.
난 답장으로 '알겠어. 그럼 그곳에 가는건 다음에.'라고 보냈다.
나도 길게 끄는건 싫어하니까.
"그렇다면 일단 씻어야하나... 컴. 중복된 자료는 분별해서 없애고 간추려서 정리해줘."
-알겠습니다.
딱딱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저 목소리 패치한다고 해놓고 얼마나 잊어버리고 있는건지.
정말로 귀차니즘이란 무섭다.
쏴아아아....
설마 남자의 목욕씬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겠지.
난 가볍게 샤워를 마친다음 옷장에서 아무 옷이나 대충꺼내 입었다.
생각해보니 벌써 여름이다.
곧있으면 기말고사에 그 후 일주일 뒤면 여름방학이 온다.
...방학이 되면 최소한의 시간을 빼고는 전부 게임에 투자할 계획이다.
친구들을 되찾을 때까지 멈출 수 없다.
이걸로 내가 쓰러트린 언노운은 총 두명이다.
크라스. 베네스.
아마 곧 있으면 그쪽에서 날 찾아오겠지.
나야 편하다. 일일히 찾아다니며 쳐부숴야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솔직히 베네스란 녀석. 그리 강한편도 아니었다.
제대로 싸웠으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핑계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난 그녀석을 이겼다.
앞으로 13명 남았다.
이번에 또 한명을 쓰러트리면 12명이 남겠지.
좋아. 얼른 나갔다와서 실력을 키워야겠다.
설마 쓸데없는 일로 날 불렀을리 없을테니까.
여린이도 사태의 심각함을 알것이다.
달칵-
뭔가 오랜만에 외출하는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이 내 몸을 휘감고 지나가는 그 느낌을 잠시 만끽하고, 문을 닫았다.
"....."
그러고보니 만날 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왔는데...
"병원...가볼까."
난 택시를 잡고 곧장 서울 종합 병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입원비는 에뉴얼 월드 측에서 대주고있으니 금전적으로는 부담이 가지 않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하루하루가 파훼되어 가고 있으실 것이다.
경현이 예전에 말한적이있다.
외아들인 민세의 어머니는, 항상 공허한 눈으로 민세의 옆자리를 지키고있다고.
식사를 하시는 것 조차 본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말을 들었을 때, 난 심한 죄책감을 받았다.
전부 내가 약해서.
무능력해서.
쓸데없이 친구들을 위험한 일에 말려들게 하니까....
난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도착했습니다."
난 아무말 없이 택시비를 지불하고 병원 내부로 들어갔다.
503호.
민세와 민준. 재훈이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채 존재하는 곳.
똑똑-
난 노크를 한번 하고 문을 열고 살짝 살펴보았다.
병실 안은 예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꽃들이 약간 더 많아져 있었다.
친구들의 부모님이 전부 그곳에 계셨다.
"....."
감히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기에, 난 살며시 문을 닫고 병실 문에 기대어 섰다.
"....기다려."
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내가... 반드시 그녀석들을 '처단'하고 너희들을 되돌려줄테니까..."
============================ 작품 후기 ============================
다시 성실연재....
까지는 몰라도.
되는 대로 올려볼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