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133화 (13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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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Assassinate

우우웅-!!

내 손바닥이 결계의 중심부를 건드리자 공명음이 생기며 이내 내 존재를 받아들였다.

즉.

이제 이 결계따위는 나에게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사실 결계에 걸려도 내가 시전한 스킬들 때문에 찾을 수 도 없겠지만 말이지.

"후후. 그렇다면 계획을 시작해볼..."

난 빠져나온 결계를 잠시 돌아보다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 내 입은 지퍼가 잠긴것처럼 닫혀버렸다.

눈 앞에 있는 수많은 병사들.

그리고 언제라도 발사할 준비를 마친 마법사들.

그리고 마물화되어버린 숲.

그 모든것들이 나를 위협하고있었다.

"...크. 크큭."

난 하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어버렸다.

결계는 투명했다.

그리고 결계에 부딪힌다거나 그럴일도 없는 단순한 감시용 알람 마법이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있을리가 없잖냐? 앙??"

난 순식간에 수백개의 가이던스 대거들을 만들어 적들의 머리위로 쏘아냈다.

펑! 퍼펑!

그러자 의외의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사람의 머리었다면 '퍼억'이라는 소리가 들리며 피가 터져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들은 풍선이 터지는 소리를 내며 연기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래-

"단순한 환각마법."

난 사라져버린 환영들이 있던 자리를 잠시 보다가,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마물화되어버린 숲.

저것도 필시 환각마법일 터였다.

그리고 환각마법은 시각에만 영향을 미치는 마법...

그렇다면 눈을 감으면 간단한 일이다.

주위는 나머지 감각들로 알 수 있으니까.

"자- 그럼 진짜로 1황자 파의 진영이다."

꽤나 걸은 것 같다.

10분정도면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선 엄청난 시간이다.

3, 4초에 수십명이 죽는 곳이 전장인데. 10분이면 얼마나 많은 인원들이 죽어가겠는가?

적어도 수백명을 웃돌것이다.

"어쨌든. 도착인가..."

난 수풀 사이에 숨어서 화톳불로 환하게 있는 적진을 노려보았다.

경비를 서고있는 경비병들도 꽤나 보였지만. 대부분은 졸고있었다.

...어짜피 저정도라면 날 알아채지도 못한다.

소드마스터쯤 되야 간신히 기척을 느낄테니.

하지만 지금은 쉐도우 스텝이니 은영이니 갖가지 버프를 시전한 상태였다.

어지간한 소드마스터도 날 못찾아낸다는 말이 되려나.

"그럼 간단히."

난 단숨에 수풀에서 뛰쳐나와서 곧바로 담장을 넘어 적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수풀을 나오면서 생긴 '부스럭'소리가 들림과 동시였다.

"뭐. 뭐지?"

"이 쪽 수풀이야."

"아무도 없는데..."

"그냥 고양이같은 거 아냐?"

경비병들이 잠시 소란스러워졌지만, 그것도 일순간이었다.

난 그런 경비병들을 향해 비웃음을 날리고 곧바로 적진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먼저는 눈 앞에 보인 막사였다.

다른 막사에 비해서 꽤나 큰 편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충 흝어보니 대장급 위치에 있는 자들이 머무는 막사는 이곳을 포함해서 5개인 듯 하였다.

"그렇다면 일단은 조사만 해둘까...."

난 조심스럽게 막사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경비병따위야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역시 문제는 막사 안에있는 놈이겠지.

자아. 어느정도나 되나 볼까?...

난 피식 웃으며 막사 내부를 살폈다.

드르렁

코고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자고있는건가...'

난 쓴웃음을 지으며 녀석의 실력을 가늠해보았다.

소드 익스퍼트 상급.

정확히 말하자면 최상급과 상급의 사이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수련하면 충분히 최상급으로 올라갈 수 있을텐데...

난 그에대한 평가를 간략히 내리고 곧바로 다른 막사로 이동했다.

다음에 목표로 잡은 막사는 진영의 정 한가운데에 설치되어 있는 막사였다.

딱 느낌상으로 대장의 막사인 것 같지 않은가?

'그냥 지금 죽어버릴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빨리 전쟁이 끝나야 병사들의 희생도 줄어들고, 외국의 침입확률도 줄어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난 서서히 막사 안으로 몸을 움직였다.

"데스 에어 포이즌."

난 손을 들어서 막사 전체에 필사(必死)의 독을 흝뿌렸다.

"타임 리미트, 16시간."

후작님이 그렇게 말씀하신것도 무슨 이유가 있으실 터였다.

그렇다면 미리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 죽도록 하면 되겠지.

아마 16시간 후면 전쟁이 한창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 죽는다고 해봤자 별 이상함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녀석이 직접 전쟁에 나오느냐 안나오느냐....

'안나온다면 끌어내거나 내가 직접 쳐들어가는 수밖에.'

난 잠시 그녀석의 몰골을 보아 기억해두었다가 곧바로 막사에서 뛰쳐나갔다.

이때, 난 최고속력으로 달렸기 때문에 성까지 도착하는데에는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후훗."

고요한 막사 안.

그곳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스르륵 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 청년은 케라진이 뛰쳐나간 자리를 잠시 보더니 싱긋 웃으며 단숨에 막사에 뿌려져있던 독을 없애버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들고있던 어떤 주머니 안으로 빨려들어갔다고 해야할 것이다.

청년은 모든 독이 흡수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주머니의 입구를 봉하고는 슬쩍 로브 안으로 숨겼다.

"역시 재밌군요. 아무리 밤이라고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하물며 저조차 그냥 감으로 무언가 일어날 것 같아서 이곳에 온거니 말입니다."

청년은 싱긋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는 순수하게 이 상황이 재미있어서 웃는 듯 하였다.

"하지만 아직 이 자는 이용가치가 있습니다. 벌써 죽게 내버려둘 순 없죠...."

청년은 다시 허공으로 몸을 숨기고는 막사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막사 근처에 다다르자, 마법을 해제시키곤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후후. 내일이 기다려지는군요.... 저, 베네스가 상대해 드릴테니..."

청년은 싱긋 웃으며 이내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이 되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선 아군도 모르고 적군도 몰랐다.

말그대로 나의 단독행동인 것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여러가지 조사를 미리 해볼 수 있었고.

대장이라는 녀석에게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죽게 스킬도 시전해두었다.

게다가 오늘 밤에는 제대로 한번 뒤엎고 올 생각이었다.

"이 전쟁은 절대로 질 수 없지...."

언노운이 적으로 있다는 것을 안 이상, 난 무조건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잠깐?'

문득 어떤 생각이 내 뇌리를 스쳤다.

아직도 이벤트로 '언노운을 무찔러라!'가 진행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유저들은 언노운을 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언노운은 1황자파에 존재하고있다!' 라고 떡밥을 던져주면 어떻게될까?

언노운을 잡으려고 다 이쪽으로 오겠...

"아니.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전쟁에서 승리한 뒤, 일시에 언노운을 덮쳐서 쓰러트리려는 생각을 가지는 유저가 더 많겠군..."

난 인상을 찡그리며 방금 떠오른 생각을 휴지통에 쳐박아넣었다.

언젠가 다시 쓸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뭐. 어쨌든 전쟁에 참여해볼까...."

난 일반적인 병사가 사용하는 방어구를 착용한 다음, 내 방에서 나왔다.

전쟁 이틀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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