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124화 (12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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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On the blood

"끄으으으..."

"잘들어. 친구들은 지금 사냐죽느냐가 달려있다. 그런상황에서 넌 길마가 될 생각만 하고있는거냐? 아까보니까 오러블레이드는 가짜더구만?

이 빌어먹을 자식아. 넌 지금 보니까 친구들은 아무 상관없이 자기만 잘 살면 된다는 그런 쓰레기 녀석이다.

너같은 놈은 이 길드에 필요없어!"

난 그렇게 말하며 녀석을 내동댕이쳤다.

"....."

장내는 조용했다.

사람이 많아 소란스러웠던 광장도 침묵했다.

오직 경현만이 그럴줄 알았다면서 피식 웃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자- 그럼 길드나 만드러가자. 반장! 길마는 반장이 해줘."

"어? 어..."

"자. 가자. 가."

난 그렇게 얘들을 이끌어 광장을 벗어나 길드를 신청하는 건물로 움직였다.

"우와아아아아아!!!"

"방금 그거 뭐야!?"

"나 저사람 알아! 토너먼트에서 유일하게 언노운을 쓰러트린 이면의 사신 케라진이야! 몇일간 사라졌더니 갑자기 등장했잖아!?"

"이건 특종이다!!"

광장은 여러모로 소란스러웠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때의 사건으로 인해 내 팬클럽이 생겼다고한다.

-띠링! 친목길드 '세이버'가 생설되었습니다. 길마 '별이'님 외 37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됬다!"

드디어 길드가 만들어졌다.

만약 아무런 일이 없었다면 이런 길드가 생긴 차원에서 다같이 사냥이나 가보자고 제안했을 터이지만, 그렇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

지금 시각은 게임시간으로 저녁 6시 쯤.

못해도 11시까지는 저택으로 돌아가야 사전설명과 진형 등의 정보를 후작님께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얘들아. 미안한데 바로 본론으로 넘어갈께."

나는 경현과 같이 길드하우스의(길드를 만들면 길드하우스를 지급해준다. 하지만 크기를 늘리려면 유저의 힘으로 건축을 해야한다.) 거실에 들어서며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이미 거실의 의자나 쇼파에 둘러앉아 있었다.

"너희들 언노운 알지?"

"아. 그 이벤트몬스터들?"

일단 전부 알고있는 듯 했다.

문제는 몬스터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내 예상이지만, 그들은 유저다.

그것도 해킹캐릭터를 소유한 유저들.

운영진은 그것들을 어떻게처리할까 하다가 때마침 그들이 일을 벌여주니 잘됬다하고 이런 이벤트를 만든 거겠지.

"친구들이 납치된 배후에는 그녀석들이 있어."

"뭐어-!?"

데슌이 말해주었다.

마르스라는 녀석들과 언노운은 한패라고.

"그리고... 이번에 일어날 전쟁있지? 그중 1황자파에 언노운 녀석들중 한명이 있어. 직업은 네크로맨서인것으로 추정되."

적잖이 충격이었는지 친구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작게 수근거렸다.

"난 일단 3황자편에 섰어. 너희들은 어떻게 할거야? 물론 1황자파에 서도 상관없어. 일단 이것 자체는 이벤트고, 너희의 자유를 뺏으면서까지 친구들을 구하자고 하진 않을테니까."

"무슨소리야!"

반장이 크게 소리를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장?..."

"우린 자발적으로 친구들을 구하자고 모인거야! 궁리할것도 없잖아?"

"그. 그래! 맞아!"

"친구들을 구하는거야! 어짜피 게임이라고! 안하면 뭐 어때?"

"게다가 우리에겐 경현과 연제가 있잖아! 쉽게 안져!!"

반장의 말 한마디에 반 전체가 일심동체가 되었다.

...후후.

난 살짝 웃으며 반장을 돌아보았다.

반장도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좋아.

준비는 끝났다.

"그럼 나와 경현은 먼저 전선에 가있을께. 너희들은 전쟁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때 와."

난 그렇게 말하고 길드하우스를 벗어났다.

지금 시각은 6시 30분.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여할때까지 5시간 반이 남았다.

"그럼 돌아갈까."

"그래."

나와 경현은, 길드 하우스를 뒤로하고 워프 스크롤을 이용해 저택으로 복귀했다.

파앗!

나와 경현을 감싸던 흰색의 빛무리가 사라지자 눈 앞에는 거대한 저택이 드러났다.

코우스 후작님의 저택.

솔직히 후작이라는 지위치고는 작은 규모이다.

다른 귀족과는 달리 코우스 후작님은 검소하시고 귀족이라고 평민에게 막대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코우스 후작님을 돕게 된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지.

"후작님. 다녀왔습니다."

"오오! 케라진군 아닌가! 뒤에 있는 사람은?..."

"제가 말씀드렸던 친구입니다. 이름은 샤키엘이라고 하죠."

"그렇군! 샤키엘군. 잘 부탁하네! 허헛! 자자. 이러지말고 저녁때가 됬으니 저녁이나 먹으러 가세!"

후작님은 기분이 좋으신지 계속 웃으시며 앞서 걸어가셨다.

나와 경현은 잠자코 후작님의 뒤를 따라갔다.

곧 닥쳐올 전쟁에 긴장이됬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

곳곳에서 비명이 들려오고 바로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

인류 최대의 재앙.

대지는 붉게 물들며 초목은 두려워한다.

사람의 육체를 날카로운 쇳덩어리가 베어낸다.

혼을 잃은 육체들은 힘없이 대지에 몸을 누이며, 수많은 다른 자들에 의해 짓밟힌다.

on the blood.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난 잠시 경현을 돌아보았다.

경현의 얼굴이 딱딱히 굳어있는 것을 보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도둑길드의 의뢰로 몇번 사람을 죽여본 적있다.

그래서 기분은 나쁠망정 이젠 무섭다거나 하진 않다.

게다가 머릿속에서 '게임 데이터일 뿐이니까'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있다.

즉. 나는 그나마 내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현은 다르다.

사람은 죽여본 적이 없는 것이다.

"경현."

"...어?"

"그냥 게임 데이터. 몬스터라고 생각해."

"...알았다."

경현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충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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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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