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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arker than black
"수면모드. 로그아웃."
-로그아웃중입니다. 5..4...3..2..1...
"....하아...힘들어."
캡슐에서 나오자 온 몸이 뻐끈 거렸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이제 2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현실과 게임의 시간 비율은 1:4.
즉, 게임에서는 8시간이나 흘렀지만 현실은 아직까지 2시간밖에 지나지 않은것이다.
'...그러다보니까 더 힘들지...제길.'
현실과 게임속의 시간이 혼동되어 정신적으로도 무리가 가고, 육체적으로는 통상시보다 몇배의 일을 해당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더욱 지치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난 무지 피곤하다는거다!
얼마전부터 계속해서 작은 싸움을 여러번 하는게 아니라 큰 싸움만 많이 해왔다.
약한것 다수도 힘들지만, 강한것을 한번싸우는것이 더 힘든 경우가 많다.
게다가 난 그런 '강한 것'들과의 싸움을 벌써 연속 10번째에 다다르는 것 같단 말이지.
캐릭터 자체의 최대 스테미나가 300이나 줄어든 것을 보면, 확실하다.
게임속에서의 나는, 지쳐있었던 것이다.
"으음, 그래봤자 현실에서는 별로 할 것도 없잖아? 아니면...오랜만에 만화나 볼까?"
오랫동안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할 것을 찾아봤지만 결국에는 답이 하나였다.
책도 읽는것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금은 좀 귀찮달까.
음악을 듣는것도, 뭐....
"아 맞다. 지금 시간이..."
안본지 꽤나 되어버린 그 프로그램의 상영시간을 떠올려보았다.
아침에도했었고.
오후, 밤에도 한다.
즉, 하루의 3번 재탕(?)이라는 엄청난 특혜를 가진 프로그램!
"아마도... 에뉴얼 월드...였나?"
옛날에는 거기서 정보를 얻어가면서 하고 그랬는데 말이지.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가지 않는 장소만 골라서 사냥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는 정보는 나오지도 않았고, 그래서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으음, 그렇다면 마계도 사실상으로는 나왔다는 말도 없었지...
그렇다면,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는건가?
"밑져야 본전이지."
피식 웃으며 멀티비젼을 켰다.
채널을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내 기억력은 여전히 그 명성을 잃지 않았다!
애초에 명성이랄것 까지는 없었지만.
-...해서, 한 2주일쯤 후면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휘유! 전쟁이라! 이렇게 되면 에뉴얼 월드에서 처음으로 일어나는 대전쟁인가요? 게다가 왕국분쟁이라니!
-그렇습니다. 왕위계승권을 놓고 펼쳐지는 전쟁인데요, 에뉴얼 월드의 고수 유저분들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진 않겠죠! 어느 황태자의 편에 서느냐에 따라서 혜택이 달라진답니다∼
-우와! 그렇담 잘 선택해야하겠는데요?
-네. 흔히 줄을 잘 선다고 하죠, 후훗.
"....벌써 알려진거야?"
확실히 유저들의 입소문을 상당히 빠르다.
아니....난 이걸 퍼트린 적은 없다.
그렇다면, NPC측에서 모집하는 전단지를 붙였다던가, 운영진측에서 공지를 띄웠다는 것이다.
뭐, 그래봤자 그렇게 크게는 상관없다.
난 이미 퀘스트를 받았고, 반절은 그 목적때문에 마계로 건너온 거니까.
강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새롭게 얻은 무구를 그 혼란의 전쟁속에서 시험해보고, 내 새로운 힘들을 갈고닦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체력보충이나 해야지."
자자.
* * * * * *
"흐아아... 잘 잤다."
"음, 역시. 피로가 누적된 거였어. 한번 수면모드에 들어가니까 이렇게 상쾌하잖아?"
"동감."
저마다의 한마디로 시작되는 대화.
게임속에서는 한나절정도가 지난 것 같다.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해가 저물고 있어서 노을이 나타났다.
"...응?"
잠깐...?
"왜그래?"
재빨리 창문쪽으로 바싹 다가섰다.
"...."
뭐야, 이거.
이게...무슨?
"왜그래?....허억!?"
나를 따라서 밖을 쳐다본 얘들이 저마다 '헉'소리를 내면서 얼빠진 얼굴로 밖을 내다보았다.
무슨일이냐고?
그래, 지금 보고 있는 나도 황당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전혀 믿지를 못하겠다고.
"마계...이런곳이었냐?"
우리가 보고 있던 마계의 경치는, 중간계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검붉은 해가 떠있었단걸 뿐일까.
세가르의 정원으로 추측되는 곳에는 중간계의 정원과 별로 다를게 없었으며, 멀리 보이는 호수에서는 많은 마족들이 친구끼리, 가족끼리 모여서 음식을 먹으며 놀고있었다.
"....뭐냐?"
"음, 우리는 마계가 아니라 다른 이상한 차원으로 온게 아닐까."
"하지만 하늘에 있는 저 검붉은 해가 여기가 마계가 맞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데."
"간단히 말해서, 신선하다."
정말 신선했다.
이런 전개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고.
"일어나셨습니까? 조금 후에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오니, 곧 식당으로 내려오시길."
"아, 그러죠."
어느샌가 델린이 옆에 나타나서 정숙한 움직임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그리고 재훈이를 쏘아보는것을 잊지 않았다.
아, 맞다.
재훈이녀석, 차였지? 크크크.
"일단-밥이나 먹을가? 읏차!"
민세는 길게 몸을 피고서 하품을 했다.
본격적으로 긴장이 풀리니까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랄까.
나도 마음같아서는 그냥 축 늘어져서 이 잠시동안의 평화를 만끽하고싶다.
그렇지만, 며칠 후다.
다시 거대한 싸움을 해야하는 것이.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근육에 긴장상태를 유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배고프다- 밥먹자!"
...어째 재훈이 저런말 하니까 상당히 아니꼬운데 말이지.
"내려가자. 모든 건 일단 배를 채우고 나서!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제왕인가 뭔가 하는녀석의 정체를 알려주겠지."
"쳇. 소화안되게스리."
재훈이 투덜거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아무리 장난기 많은 재훈이라도 지금 상황이 무턱대고 장난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것은 알고있을 터니까.
'저주받은 마검의 제왕...이라.'
대체 뭐하는 녀석일까?...
"여기서 중의적 표현이 나온다!"
"엥?"
갑자기 재훈이 손을 번쩍 들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저주받은 마검'의 제왕일수도 있다. 그렇게되면 그 검만 어떻게 해버리면 수월하게 이길 수 도 있겠지. 또 다른 경우는 저주받은 '마검의 제왕' 이다. 이럴 경우 마검은 본래부터 이녀석에 귀속되어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검술도 상당할테고 마검도 잘 다루겠지. 게다가 마검은 마이너스에너지를 근본으로 하는 검! 저주도 마이너스 에너지이니 이 경우, 상당히 어려워져. 게다가 '검의 제왕'이라는 말이지. 검제라고! 검제가 어떤거야!? 검에서 극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잖아!"
"....."
'지금 내가 꿈을 꾸고있는건가?'라고 태클을 걸고 싶었다.
그러나 재훈의 표정이 너무나도 진지했다.
그리고, 상당히 가능성있는 얘기였다.
"...재훈이 말대로야. 선자일경우 얘기는 간단하지만 후자쪽이라면..."
민세가 말끝을 흐렸다.
"....."
"....."
"....."
"....."
우리들은 침묵을 지켰다.
만약 그럴경우.... 우리들이 전부 달려들어도 이기기는 커녕,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직 어느정도 시간은 있을거니까. 그동안 세가르와 칸데스의 도움을 받아보도록 하자. 어떻게든 되겠지..."
경현이 미약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게 우리들은 무거운 분위기로 식당으로 이동했다.
거대한 문.
분명, 양쪽으로 밀리는 문이다.
스스슥...
소리는 나지 않는군.
난 내심 이 깔끔한 처리에 감탄하면서 식당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식당 안에는 전혀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여기에 있을리 없는 사람.
그 사람이.
"여-"
"....데슌...?"
데슌. 이었다.
"하하하하. 오랫동안 연락도 안하고 살더니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건가?"
"아아- 제자놈을 좀 단련시킬까해서 말이야."
"제자놈? 아... 케라진군 말인가?"
"그래. 기껏 새로운 기술들을 알려줬더니 쓰지도 않고 말이야. 그리고 전해줄것도 있고."
친구사이라는건 사실인 모양이었다.
"저분이?...."
"아. 나의 스승. 데슌이야. 레젼드리 어쎄신, 레밀리언 데슌."
"님자 안붙여?"
"...."
언제 그런거 신경썼다고요?
슬쩍 시선을 돌리자 삐질삐질 웃고있는 경현의 모습이 보였다.
민세도 약간 어이가없는지 피식 웃고있었고 재훈....
"델린씨! 저의 이 뜨거운 마음을!..."
"죽으세요."
"....."
네놈에겐 긴장감이랄 건 없는거냐?...
"으음. 일단 식사나 하도록 할까. 들게나. 짐작하고는 있겠지만 이 식사가 끝나면 '저주받은 마검의 제왕'. 그녀석에 대한 정보를 주도록 하겠네."
세가르의 말이 끝나는 순간 데슌의 몸이 움찔거렸다.
타이밍으로 보아, 저주받은 마검의 제왕.
그 부분인 것 같았다.
...데슌은 뭔가 아는건가.
"세가르. 아직 이녀석들은 그분에게... 애초에 그분은..."
"이젠 아냐. 그저 피에 미친 죽음의 살인마이지..."
"....."
데슌과 세가르의 대화내용을 주의깊게 듣던중 이상한것을 발견하게되었다.
그래. 이상한 부분.
'그분' 이라고?...
어째서 존칭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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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학했습니다!
그러나 분량은 변함없어요ㅇㅅㅇ
오히려 방학하면 공부할게 많아지니ㄷㄷ
게다가 애니도 즐겨야하는데!!(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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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다음편부터 데슌의 특강시작! 오랜만에 주인공좀 굴려볼까.ㅋㄷ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