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0화 (2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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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리뮤운의 동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분명 레밀리는 5서클이라고 했는데 시아 웨이브는 6서클이 아닌가? 뭐지, 이건?

    '에라, 나중에 물어보면 되겠지.'

    난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앞을 쳐다보았다. 어느샌가 다크 오우거와의 거리는 3미터도 남지 않아있었다.

    "샤프닌 세더!"

    엘릭서가 있으니 별 걱정은 없다!(비싸서 아깝긴 한데)나는 체력과 마나의 50%를 사용해서 다크 오우거에게 응축된 기를 날렸다.

    곧 기의 덩어리는 다크 오우거의 코앞에서 폭팔을 했다. 그와 더불어서 수중감옥의 지속 시간이 끝나버렸다.

    난 재빨리 다크 오우거에게로 다가가서 녀석의 생사를 확인했다. 다행히 일격에 급소를 맞아서 죽어버린것 같았다.

    "케라진님! 혼자 죽어버리는데요?"

    "아아, 쉐도우 컷이라는 스킬입니다."

    "아..."

    그에 헤멀린이 납득한다는 표정을 짓고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타이밍도 좋게 발현했구만.

    그 순간, 레밀리가 다크 오우거의 시체쪽으로 다가가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돌아보았다.

    "레, 레, 레...."

    "?"

    "?"

    "레, 레어가 이놈한테 4개, 저놈한테 2개, 그리고 맨 처음놈한테 3개가..."

    "....!"

    "....!"

    우리는 그말에 놀람을 금치 못하며 레밀리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레밀리의 말대로 그곳에는 총 9개의 레어아이템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My eyes!(?)'

    난 그 빛에 정신을 잠시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갔다.

    레밀리와 헤멀린도 레어아이템들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그중 하나의 아이템을 들고는 나에게 가져왔다.

    "케라진님. 보니까 와이어와 단검을 사용하시던것 같은데....이건 어떻습니까?"

    나는 그말에 그 단검을 받아들고서는 정보를 확일해 보았다. 정보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평상시에는 단검으로 사용하다가 손잡이에 부착되어있는 버튼을 누르시면 검신이 늘어나면서 와이어의 형태가 됩니다.'

    멋지다. 확실히 멋지다. 단검도 되고 와이어도 되는 짬뽕복합형식의 무기라....이거 대발견이 아닐까? 흐흐흐...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그 단검을 인벤토리 창에 넣고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에게 맞는 레어템을 얻으러 가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어떤 팔찌가 내 눈에 들어왔는데, 그 팔찌에는 꽤 오래된것 같지는 않지만 또렷하게 D, M만 보였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아주 약간이나 아예보이질 않았다.

    "뭘까...?"

    "아, 그것은 저기 벽면에 떨어져있길래 주워왔는데 레어더군요. 별 쓸모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난 왠지모르게 이 아이템에 눈길이 끌렸다. 나는 다른 목걸이와 이것만 챙겨들고서는 주위 바위에 걸터앉아서 유심히 쳐다보았다.

    'D?M???'

    안보이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약간 희미하거나 보이는 것만 정리하자면 'D?M???'이 되었다. 중간에 들어가는 단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느껴져서 들고나온것이다.

    사실 공격속도, 이동속도5%증가라는 것과 힘+30이란것 때문에 안좋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희미한 글자들을 알아보기 위해서 끙끙대면서 쳐다보았지만 보이지가 않자 인벤토리 창에 던져넣고서는 일어났다.

    "자, 가죠!"

    "하하하, 이 모자 아이템 정말 맘에 드는데요!"

    "....."

    신나게 떠드는 레밀리와 헤멀린과는 달리, 나는 골똘히 그 팔찌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면서 침묵했다. 분명 순수한 의도로 저렇게 글자를 써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무언가가 관련이 있을 듯 해서 집어 들은 것 뿐이었다. 그런데 대체 뭐냐는 것이었다.

    단서라도 주던가. 아니, D와M이 있으니 된건가? 일단 이 일은 넘어가기로 하지.

    나는 파티원들과 함께 공포의 6지역을 벗어나서 7지역으로 넘어갔다. 확실히 누군가 먼저 왔었는지 7지역에도 몬스터는 리젠되어있지 않았다.

    "헤이스트, 헤이스트, 헤이스트!"

    난 나를 포함한 레밀리, 헤멀린에게 헤이스트를 걸어주고서 엄청난 속도로 8지역으로 가는 문이 있는 곳으로 달려 갔다.

    그렇게 해서 7지역에서는 싸움을 하지않고서 8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사실 3명만으로  6지역에서 8지역까지 온것만으로도 기네스 감이다.

    챙! 카앙!

    8지역에서는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먼저 온 파티인듯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마침 검사로 보이는 한명의 유저가 죽을 듯이 휘청거리고 있었다.

    *         *         *         *         *

    네일길드.

    그 길드는 라운스가 소속된 길드였다.

    그는 길드에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실력으로 부길마 바로 아래자리인 '로열가드'까지 올라오게 되었다.(각 길드마다 명칭이 다르다.)

    그리고 그는 최근 3개월간 정예15명으로 이루어진, 길마까지 포함되어있는 정예 파티가 이루어 지게 되었다.

    처음에 그는 왜 이런 파티를 구성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계속 이 짓을 하다보니 알게되었다.

    그것은 바로, 리뮤운의 동굴을 클리어하는 것이었다.

    사실 네일길드는 11대길드중 하나로, 꽤나 강한 고수들이 많은 길드였다.

    그런데 요즘, 다른 11대길드들이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으로 고수는 많아도 길드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뭐라 반발을 할 역력도 없었다.

    그렇기에 이 계획을 추진한 것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빨리 리뮤운의 동굴을 클리어해서 엄청난 투자를 받는것과 동시에 다른 11대 길드의 기를 눌러버리는 것이었다.

    그도 1개월 전쯤에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더욱 분발하여 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륙으로 넘어가는 관문의 난이도는 상당했다. 12지역이라는 신기록도 세웠지만 그 이상으로는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덕에 벌써 100번이 넘게 도전해보고 있었지만 대부분이 12지역에서 막혀버렸다.

    12지역의 몬스터는 다름아닌 듀라한! 하지만 평범한 듀라한이 아니었다.

    첫번째로는 모든 능력치가 1.5배 강력해졌으며, 두번째로는 듀라한 나이트였다는 것이었다.

    보통 듀라한은 자신의 머리를 던져 공격하지만, 요놈은 자신의 머리에 칼까지 조합해서 공격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남은 한쪽손은 개량되어 갈고리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자자, 좀만 쉬다 가지."

    "휴....7단계부터는 좀 버거워 지네."

    "매번 느끼지 않았나. 하지만 힘내야 하네....우리 길드를 알려서 길드원을 확보해서 다른 11대길드의 기를 팍 눌러버려야 시비를 걸지 않을테니까..."

    그는 네일길드의 마스터, 즉 자신의 마스터인 이스테론의 말을 듣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다른 11대길드의 길드원에게 많은 시비를 받았다.

    덕에 더욱 분발해서 리뮤운의 동굴을 사냥하는 것이 되었다.

    옆에 있던 리지가 라운스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너 대체 직업이 정확히 뭐야?"

    "음...? 아직은 밝혀줄 수 없어."

    "검을 쓰는 것으로 보아 검사쪽인것 같은데..."

    "....."

    그는 검을 쓰긴 했지만 검사계열의 직업은 아니었다.

    다만 그의 전직을 밝히게 되면 다른 유저들에게 다구리(?)를 당할 뿐 아니라 길드에서까지 퇴출당하기 때문이었다.

    '네크로...맨서라고는 말 못하지...'

    그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꺾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미묘하게 천장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싸움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호오. 여기까지 온 파티라...? 한번 실력을 봐서 우리 길드에 들어오라고 권유해 볼까?"

    "그거 좋겠군요."

    길마 이스테론의 말에 부길마인 니플렌이 대답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파티가 4∼5지역까지 밖에 못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스테론이 그렇게 결정을 내린것이었다.

    곧 끝날것이라 예상했던 싸움소리가 계속 지속되며 들리자 이스테론을 포함한 길드원은 "실력이 없나보군. 저렇게 시간을 끌다니..."라고 중얼거리면서 8지역으로 건너가기 위해 준비를 하였다.

    사실 그 싸움소리의 주인공은 케라진의 파티가 분열되어서 싸우는 소리였다.

    라운스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일단 다른 길드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생각을 접고 따라가야만 했다.

    그리고 8지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트윈헤드 오우거2마리가 아니라 트윈헤드 오우거 3마리였다.

    그에 라운스를 비롯한 몇몇은 짜증난 표정을 하면서

    "제길, 운영진들은 이런 버그가 있는지도 모르는 거야!?"

    라고 짜증스런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 중 트윈헤드 오우거한마리가 라운스만 집요하게 공격을 하여서 라운스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는 '끝났군...'이라고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는데 어딘가에서 날라온 화살이 트윈헤드 오우거의 머리통을 관통하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화살이 단단한 트윈헤드 오우거의 가죽을 뜷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면서 화살을 뽑아들었다.

    그 화살에는 파란색의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물속성 마법이었다.

    라운스는 화살이 날라온 곳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서는 3명의 남자가 각자 다른 무리를 가지고 서 있었다.

    *         *         *         *         *

    "도와줬는데 스틸했다고 하지는 않겠지?"

    "설마...."

    "쳇, 스틸했다고 하면 그쪽이 우긴거니까 우리가 죽여도 상관없어."

    "어쎄신 특기를 발휘해서? 킥킥킥."

    이미 말을 놓기로 한 우리는 통성명까지 하고선(왜 나이가 전부 같을지 의문이다.) 오래된 친구처럼 대화를 했다.

    나는 머리가 뜷려버린 트윈헤드 오우거를 쳐다보다가 우리가 구해준 검사유저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어느샌가 3마리의 트윈헤드 오우거들은 다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고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곧 우리가 구해주었던 검사 유저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구해져서 고맙습니다. 저는 라운스라고 합니다."

    "아...저는 케라진이라고 하고요, 이쪽 궁수는 헤멀린, 법사는 레밀리라고 합니다."

    "잘못하면 여기까지 와서 죽을뻔 했군요...다시 한번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서로 괜한 걱정을 했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때 엄청난 포스를 가지고 있던 모(?)분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저는 네일길드의 마스터, 이스테론이라고 합니다. 실력이 상당하신것 같은데 우리 길드에 가입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네일 길드!

    그 길드는 11대 길드중 하나가 아닌가?

    나는 그말에 잠시 멍해졌다가 곧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그....러죠."

    "난 뭐, 상관없다."

    "까짓거 들어가지."

    우린 뭐 조건이 필요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다만 11대길드중 하나인 네일길드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가입서류(이렇게 까지 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처음알았다.)에 싸인을 하고서 이스테론에게 넘겼다.

    이스테론은 그에 만족한 표정을 짓더니 네일길드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박수를 쳐줬다.

    우리는 그에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성대한(?) 신고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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