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5화 (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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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암살의뢰

    연참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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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지금이다!'

    콰앙!

    나는 장농의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그런데 브류실리는 옷을 갈아입으려는 모양이었는지 장롱 문의 바로 앞에있었고, 그 결과 어이없게도 브류실리는 장농의 문에 맞아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어..어라??"

    난 뻘쭘해져서 이마에 커다란 혹을 붙이고 기절한 브류실리를 보며 머뭇거렸다.

    뭐야 이녀석.

    이렇게되니까 긴장하고 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잖아.

    ...어쨌든, 퀘스트는 꺠야겠지.

    난 내 목적을 기억해내고 단검을 쥐며 브류실리에게 다가갔다.

    단검을 브류실리의 가슴팍의 바로 위에 갖다 댔지만, 도저히 찌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아무리 현실이 아닌 게임이라고 해도, 겉모습이 사람인데다가 지능도 사람, 감촉마저도 같은데 겁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엄연하게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살인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리 없는것이다.

    '젠장!...'

    하지만 죽이지 않으면 도둑길드와의 우호도가 단숨에 떨어져 버릴것이다.

    어쩔 수 없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브류실리의 가슴에 단검을 박았다.

    그러자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나오며 일부 튀긴 피가 내 팔을 적셨다.

    「사람을 죽였습니다. 머더러 상태로 변하며 죽을시 패널티인 24시간접속불가가 27시간 접속불가로 늘어납니다.」

    다행히 전직이 어쌔신인지라 30시간접속불가인것이 27시간 접속불가로 줄어들었다.

    즉, 원래는 사람을 죽이면 30시간으로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어쎄신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편의를 봐준 듯 싶었다.

    나는 피에 흥건히 젖은 브류실리를 쳐다보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나쁜 사채업자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라는 식으로 자신을 설득시켰다.

    그래. 난 옳은 일을 한거다.

    단순히 자신의 욕망에 따라 다른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살인범 같은 녀석이 아니다.

    이런말도 있잖아.

    사기꾼에게 하는 사기는 사기가 아니라고.

    난 심호흡을 해서 떨리는 몸을 진정시킨뒤, 곧바로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쉐도우스텝의 효과로인해 발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2층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약간의 체력이 깍였다.

    나는 잠시 뒤를 힐끗 쳐다보았다가 집을 나와서 도둑길드로 향했다.

    퓽!

    내가 골목길에 들어서려고 할때, 은신의 지속시간이 끝났는지 나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런, 정신이 다른데 쏠려있어서 지속시간의 확인도 못하고 있었잖아.

    나는 황급히 다시 은신을 시전한 다음에 골목길의 안으로 사라져갔다.

    "하아..."

    한숨을 쉬며 도둑길드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몇몇의 어쌔신들이 다가오며 물었다.

    분명 아까 내가 브류실리에 대해서 정보를 얻고 다녔던 사람들이다.

    "브류실리는 어떻게 됬나?"

    "죽였...습니다."

    "호오? 그래? 생각보다 잘하는데! 아직까지도 기사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을 보니.."

    "....."

    "근데 왜 그러나?"

    "사람을....죽이는것은....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하하, 그런것 때문이었나? 차차 익숙해 질것이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에, 난 일순간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이들은 살인이 일상 다반사인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아니, 애초에 어쎄신이라는 직업이...

    '...괜히 했나.'

    후회가 밀려온다.

    설마 이런 일을 해야할 줄은 몰랐는데.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카운터로 덜어갔다.

    카운터에 있던 NPC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E급 의뢰에 성공하신 건가요?"

    "네."

    "어디...완료됬습니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보상:E급 어쌔신 증명서, EXP:3000, 30S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스킬 '헤이스트'를 얻으셨습니다.

    3렙업에 이어서 하나얻은 스킬, 헤이스트.

    이름만으로는 스피드를 올려주는 스킬인것 같다.

    나는 계속 있기 찜찜했기에 바로 도둑길드를 나왔다.

    "여보! 흑흑..."

    이제서야 발견된 모양인지, 브류실리의 집 주변엔 병사들이 모여있었다.

    브류실리의 아내로 추정되는 중년의 여자가 슬피 울면서 관에 매달리고-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평화롭던 가정을 깨트려 버린건가...?'

    그렇게 생각하자 심한 죄책감을 받았다.

    분명, 브류실리는 나쁜놈이지만- 그렇다고, 그 가족이 규탄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죄송합니다."

    난 들리지 않도록 자그맣게, 그렇게 중얼거리곤, 다시 드라인 동굴로 향했다.

    드라인동굴에는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판을 치고있었다.

    나는  그들의 틈에 끼어 동굴에 들어갔다.

    파티는 필요없다.

    인생은 솔플이다!

    그것이 나의 모티브니까.

    는 무슨, 옆구리시리네.

    나는 드라인 동굴의 입구 근처가 아니라 더욱 깊숙히까지 들어가기로 해보았다.

    그러자 붉은여우보다 쎈 회색여우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헤이스트, 쉐도우 스텝, 은신을 순서대로 시전한 다음 회색여우들 몰래 뒤로 돌아가 찔렀다.

    생각보다 헤이스트의 이동속도 상승치가 높았기에, 살짝 놀랐다.

    "캐갱!!"

    회색여우들은 맥없이 쓰러져 갔다.

    초보자때의 어쌔신은 꽤나 좋은것 같았다.

    자체 데미지도 좋을 뿐더러, 크리티컬 확률이 상당히 높다.

    데미지를 1%라도 올리려고 노력하는 스펙업이라는걸 생각하면, 크리티컬이 잘 뜬 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지.

    나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회색여우들을 사냥했다.

    가끔씩 회색여우들이 눈치를 채고 공격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헤이스트를 이용한 이동속도로 뒤로 물러나 피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회색여우들은 나에게 많은 경험치를 주었다.

    한마리를 잡을때마다 15%가량의 경험치를 주니 그저 천국일 뿐.

    온라인 게임이라면 기껏해야 5퍼정도 줬겠지.

    '더 깊은 곳을 가볼까?'

    슬그머니 자만심이 생긴 나는 회색여우들을 처리하며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벌써 나의 레벨은 12가 되어있었다.

    좀 질리는 것도 사실이다.

    계속 깊게 들어가는데도 새로운 몬스터는 커녕 같은 패턴이니까.

    사실 회색여우들이 적은 경험치를 주는것도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8%가량의 경험치를 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몬스터를 원했다.

    좀더 강력한, 스릴있는 그런 몬스터를.

    "엇!"

    나는 좀더 들어가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동굴벽의 색이 바뀐것이다.

    보통 이런 현상은 필드가 바뀔떄 나타난다.

    즉, 이건- 새로운 필드라는 전조.

    하지만 이건 꽤나 악질적이다.

    사냥하기에도 바쁜데, 누가 4시간이나 이 초보자 필드를 탐험하겠냐.

    발견하기 쉽지 않게 만들어 놓았다는 건데, 그렇다면 무슨 숨겨진 보물같은 거라도 있는걸까.

    -던전 '놀의 동굴'을 발견하셨습니다. 일주일간 경험치와 드롭률이 2배로 상승합니다.

    "호오?"

    그런가.

    새로운 필드나 던전을 발견시 버프 획득...

    이점이 있으니 쉽게 발견하지 못하게 해놓은 거군.

    어쩄든, 놀의 동굴이라는건 앞으로 놀이라는 녀석들이 나온다는 거겠고-

    그렇다면, 정보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혹시 위험한 놈일지도 모르니까.

    "정보, 놀!"

    그러자 나의 앞에 하나의 입체창이 뜨며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종족:하이에나

    LV:18

    특징: 인간처럼 두발로 서있다. 다른 공격패턴이나 지능은 하이에나와 비슷하다.

    별 특징은 없다.

    단지 눈에 띄는것은, '인간처럼 두발로 서있다' 라는 대목뿐.

    하이에나가 앞다리를 들고 멍하니 서있는 광경을 상상하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내가 놀떼를 만났을 땐 굳어버리고 말았다.

    기껏해야 4∼5마리정도 몰려다닐줄 알았던 놀들은 나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자그마치 약 20마리.

    혼자서라면, 절대로 쉽지 않은 수다.

    "...미친거아냐?"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자신의 단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헤이스트, 쉐도우 스텝, 은신을 차례대로 쓰고선 놀들에게 달려나갔다.

    놀들은 날 눈치채지 못한것 같았기에- 이때까지와 같이, 난 빠르게 급소로 단검을 찔러넣으려 했다.

    휙!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냄새라도 맡아서 움직임을 알아차렸는지 뒤로 내뺀것이었다.

    날랜 몸놀림에 예민한 감각이다.

    아직 스킬들의 숙련도가 낮은 나에게는 짜증나는 일.

    하지만, 이정도는 되야 싸울 맛이 나지 않겠어?

    난 씩 웃으며 다시금 놀들에게 달려들었다.

    휙!휘익!휙!

    '젠장, 뭐이리 잘 피해!?'

    스킬을 여러개나 시전중인 상태로 움직여 스테미너가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이러면 내가 불리해진다.

    어서 문제점을 찾아서 극복하지 않으면...

    난 숨을 가다듬으며 방금의 전투를 천천히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문제점을 파악했다.

    속도의 차이.

    나의 공격속도보다 놀들의 이동속도가 더욱 빠른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해결법은 두개다.

    놀들의 이동속도를 감소시키거나, 내 공격속도를 올리는 것.

    하지만, 놀들의 이동속도를 감소시킬 수단은 나에게 없다.

    그러나- 내 공격속도를 늘리는건 가능하지.

    난 마나포션을 마시고 잊고있던 하나의 스킬을 추가시전시켰다.

    "대거 부스터."

    단검류의 공격속도를 증가시켜주는 스킬, 대거 부스터.

    한번에 10%가량의 공격속도가 올라가버린 내가 휘두르는 단검은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가끔씩 잔상까지 남을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퍽!하는 소리와 함께 한마리의 놀이 자빠졌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그렇지!'

    난 속으로 웃으며 공격을 이어갔다.

    확실히 공격속도가 빠르니 공격하는것이 더욱 수월하다.

    이거라면, 충분히 20마리도 상대할 수 있을지 몰라!...

    나는 나머지 한개의 단검도 들고 양손으로 놀들을 압박해갔다.

    그러자 놀들은 픽픽 쓰러져 버리기 시작했다.

    가끔씩 나를 물으려고 하기도 했지만 헤이스트를 쓴 상태라 이동속도도 빠른 상태였다.

    그래서 번번히 놀들의 공격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20마리의 놀들을 다 잡았을 때에는 레벨이 16까지 올라와 있었다.

    중간중간 체력과 마나가 부족해서 위기일때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운좋게 레벨업을 해서 회복됬기에, 결국 가능했다.

    그나저나 이제 레벨 16인가.

    이래서는 언제 30, 50을 넘길까?

    레벨이 올라갈수록 필요 경험치가 많은건 당연할 일일텐데.

    벌써 이렇게 힘들면...

    '아니... 그건 나중에 가서 생각하자.'

    나는 그렇게 20분간 쉬고있다가 단검을 들고 다시 놀들을 사냥하려고 일어났다.

    경험치가 두배인데 이렇게 쉬면 시간이 아까우니까.

    "잠깐, 그러고 보니...?"

    얼마전 에뉴얼 월드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로 100일기념이라고 해서 내일부터 7일동안 경험치가 두배라는 공지를 띄웠다.

    그러므로 나는 그중 6일동안은 경험치를 4배로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이거 완전히 나를 위한 이벤트잖아?

    그렇다면 놓칠 수 없지.

    제대로 광렙을 해주겠어.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더욱 신나게 놀들을 찾아나섰다.

    한 5분쯤 걸었을까?

    아까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만만하지는 않은 15마리정도의 놀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그에 침착하게 대거부스터, 헤이스트만을 시전하고 놀들을 기다렸다.

    예전에 싸웠을 때의 경험으로 보아 은신은 쓸모가 없는 것 같았는데, 그러면 더불어 쉐도우 스텝까지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단검을 들고 자세를 취했다.

    놀들도 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놀들이 경험치 덩어리로 밖에 안보였기에 난 실소를 지었다.

    파앗!

    나는 먼저 놀들에게 뛰쳐나갔다.

    그리고 맨 앞에 있던 놀에게 다가가다가 방심하고 있던 맨 왼쪽의 놀의 목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그 놀은 목이 뒤틀리며 쓰러졌다.

    -대거 마스터리의 레벨이2로 올랐습니다. 단검류의 공격력+1%, 공격속도2%

    어느샌가 대거 마스터리의 레벨이 2로 올라가 버렸다.

    그렇게나 숙련도가 쌓여있었던 걸까.

    나는 한층 더 기분이 좋아져서 신나게 놀들을 베어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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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조회수가 벌써 28이네요....

    왠지 엄청 뿌듯합니다.

    오타있으면 지적해주시구요....

    저에게 추천영약과 선작삼, 코멘트신단을 주세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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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6/29 리메이크완료.

    스킬 밸런스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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