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 회: 6장 - 한줄기의 빛을 따라서(Following a string of light) -->
탈칵.
K.S.C의 내부, 입구 바로 앞.
7명의 세큐리티들이 방금 막 이 센터 내부로
들어와서는 두리번거리다가 전기가 모두 나가
어두우니 손전등을 켜 앞을 밝혔다.
"어둡군."
그 8명의 세큐리티들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중년 남성이 작게 이 어둠을 불평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렴 손전등이 7개나 켜졌는데도
이 빌어먹을 어둠은 도저히 물러날 기색을
보이질 않았다.
"분위기가 으스스 한게 꼭 귀신의 집 같은데요?"
한 젊은 세큐리티가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말을 뱉었다.
이에 3명의 세큐리티들이 그를 무섭게 쏘아 보았다.
그들은 방금 자신들의 리더였던 에드워드 초이노스크와
수많은 동료들을 잃고 이곳에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저 청년은 뇌가 고무로 만들어졌는지
이런 때에 장난이 나온다는 말인가?
정말 이해가 가지않았고,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막 셋중 한명이 나서서 뭐라 말하려 할때
부대장인 토니가 나섰다.
"이봐 아실! 지금 농담이 나오는가? 비교할 것을 비교 해야지.
이 망할 좀비의 집은 공짜라도 아무도 안와."
토니는 꾸짖음인지 같이 장단을 맞추는 건지 알수없는
투의 말을 꺼내었다.
이에 젊은이, 아실은 만족스러운 표정이였고
세명의 세큐리티들도 별말 없이 물러섰다.
"하지만 짜증나게도 이 귀신의 집은 공짜가 아니야.
돈대신 목숨을 낸다는 것이 요점이지."
어둠을 투정하던 중년인이 반 장난 반 진심으로 말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죠?"
세명의 세큐리티들이 물어왔다.
현재 그들의 리더인 중년인, 맥스더는
바로 답을 주지 못했다.
솔직히 맥스더는 K.S.C에 대해 그닥
지리가 밝지 못했다,
허나 목적지는 대강 알았다.
바로 헬기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이다.
다만 그 장소가 도대체 어디인지를 모른다 이거다.
맥스더가 자신의 고민을 모두에게 말하자
세명의 세큐리티들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섰다.
그 세명의 세큐리티들은 에드워드 리더와 함께
이 한국에서 몇년간 근무를 해온 자들이였기에
맥스더의 두 눈이 순간 번쩍하고 빛났다.
특히나 지금 앞으로 나선 저 세큐리티는
토니와 같은 부대장급 세큐리티였다.
생긴게 한국계 동양인이였으니 이 K.S.C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것이였다.
"리더. 제가 길을 압니다."
맥스더의 예상데로 그는 길을 알았다.
"그렇소?"
"예. 전 어려수부터 한국에서 자라온데다가
벌써 10년 가까이 한국지부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에드워드 리더와 같이 동행할때
항상 제가 길잡이를 해왔다만....."
"그거 참 잘된일이로군! 그렇다면 자네가
길좀 안내해 주겠나?"
그 한국인은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이에 맥스더와 다른 세큐리티들이 밝은 얼굴을 보였다.
"헬기들이 주차되있는 곳은 총 두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하의 SCIT 연구소의 비상 탈출구에,
한곳은 옥상에 있지요.
제 생각에는 지하로 내려가는것 보다는
위로 올라가는게 좋다고 봅니다만....."
길목이 두갈레가 있음을 알린 그는 맥스더의
눈빛을 쳐다 보았다.
리더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맥스더도 굳이 밑으로 가기보다는 위로 향하는게
왠지 더 끌렸다.
그래서 맥스더는 위를 택했다.
"자네 말대로 위로 향하는게 좋아 보이는군.
모두 이 결정에 이의 있는가?"
맥스더가 혹시나 해서 물었지만
그와 한국인의 의견에 반대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야 딱히 아는게 없기에 그저 아는이가
하자는데로 하는수 밖에 없었다.
일행이 서둘러 출발을 하려는데 맥스더가
잠시 모두를 멈추게 했다.
"일단 조금이라도 함께할 동료들이니
서로 인사나 해두는게 좋지 않을까?"
세큐리티들은 금세 맥스더의 뜻을 이해했다.
아직 맥스더 일행과 에드워드 부하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였다.
서로간의 통성명을 아직까지도 하지 않은 것이다.
먼저 맥스더 일행이 자신들을 소개하고 나자
이어서 에드워드 부하들이 자신을 소개했다.
"안명운이라고 합니다. 옥상까지 길잡이 역활을
하게되었으니 불평없이 잘 따라 주시길 바랍니다."
"우형길 입니다."
"다비드 디브다브 입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에드워드의 부하들인 만큼
셋중 두명이나 한국인이였다.
그나마 다비드도 한국인과 프랑스인의 혼혈이였다.
역시 세계통일이 되고 여러 인종들의 자유분포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아직까지 자기 땅에서 살고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세큐리티들은 이제 오늘 하루동안, 혹은 이 삼일동안
생과 사를 함께해야 할 동료들과 악수를 나눈뒤
슬슬 움직였다.
맥스더는 어서 가려다가 순간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이에 세큐리티들이 다시 멈추어 섰다.
안명운이 무슨일이냐고 묻자 맥스더는
별거 아니라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맥스더가 손전등으로 비추고 있는 장소로 가자
그곳엔 K.S.C의 전채 지도가 있었다.
지도는 커다란 벽걸이 액자안에 들어가 있었다.
맥스더는 옆에 보이는 긴 쇠막대를 들어올려서
망설임 없이 액자를 세게 강타했다.
그러자 액자의 유리가 깨지고, 크고 작은 유리파편들이
손전등의 빛에 반사되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며
바닥으로 흩뿌려졌다.
액자의 유리를 깬 맥스더는 그 안에서 K.S.C 전채 지도를
꺼내어 그것을 품에 넣어 두었다.
혹시 모르니 챙겨두는게 좋을것 같았다.
맥스더가 돌아오자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런데 어떻게 할것인가?"
걷던 와중에 맥스더가 명운에게 물었다.
명운은 그저 뭐냐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옥상으로 계단으로 올라갈 것인가?"
"그래야지요. 지금은 전기가 모두 나가서
엘리베이터 운용이 불가을 하니까요."
명운의 대답에 맥스더는 얼굴을 찡그렸다.
명운의 말대로 현재 전기가 나간 상태라서
옥상까지 계단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K.S.C는 총 10층인데, 10층까지 올라가며
좀비들이 마구 공격해 올것이다.
계단 한가운데서 좀비들에게 둘러 쌓이면
그야말로 끝장이다.
맥스더는 다시 멈추어서 품에 넣어둔
지도를 꺼내었다.
세큐리티들은 또다시 행진이 멈추었음에도
짜증나는 투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각자의 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든든한 세큐리티들의 보호 아래에서
맥스더는 지도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작은 미소를 머금은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혹시 건물내에 있는 비상용 간이 발전소를
아는가?"
"예. 이곳에서 살짝 떨어져 있다만 조심해서
걸어가도 15분 내에 도착할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곳으로 가도록 하지."
"하지만 그곳에는 왜?.........."
막상 맥스더가 무엇을 하려는지 명운은 짐작이 가질 않았다.
맥스더는 씨익 웃더니 자신의 생각을 그에게
설명해 주었다.
어느새 토니도 옆으로 와서 그 설명을 듣고 있었다.
"먼저, 현재 우리가 위치한 이 1층에 있는
비상용 발전실로 가서, 간이 발전기를
돌리게 할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1시간 사용할 분량의
전기가 들어올 것이니, 그때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바로 끝층까지 가서 가까이 있는 계단늘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거기에 있을 헬기를 타고 이곳을 빠져나가면 되는것이다."
맥스더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명운은 그제서야
납득이 간다는 듯이 모쪼록 밝은 표정을 지었다.
토니는 그저 좋은 계획이군 하고 손바닥을 탁 쳤다.
맥스더의 말대로 길목을 잡는다면 일행은 더욱 쉽고
수월하게 옥상으로 갈수 있을터이다.
그 길목은 그야말로 현재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자,
일행이 이 K.S.C, 아니 한국에서로 부터
빠져나갈수 있는 최고의 지름길이였다.
대원들은 이제 조금 뒤에 이 지긋지긋한
지옥의 미궁과 작별이란 생각에 기대감이
크게 부풀어 있었다.
"어서 움직이지."
좋은 길목을 제안해낸 맥스더는 다시
출발을 했다.
물론 건물 내부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
안명운 부대장을 선두로 해서 말이다.
세큐리티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으면서도
아직까지는 지옥의 불길 안이라는것을
상기시켜내며 긴장을 늦추지 않은체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