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69화 (69/105)

<-- 69 회: 5장 - 모든 길은 센터를 향해서(All the ways go to the centre) -->

"그래. 그런 연락을 받았었단 말이지....."

"그렇다네.... 정말 기운 빠지는 소식이지..."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또다른 장소.

그곳은 한국의 어느 한 발전소이다.

지금 발전소 안의 사무실에선 두 중년 남성의

심각한 대화가 나누어지고 있었다.

바로 두명의 세큐리티 리더,

맥스더 칸과 에드워드 초이노스키 였다.

"K.S.C 마저도 점령 당하다니......

이 K 바이러스란게 무섭긴 하군."

맥스더가 허탈히 말을 내뱉으며

담배 한가피를 꺼내어 입에 물려했다.

엣취!

허나 제체기가 나와서 그러지 못했다.

"누가 자네 이야기를 하나보군 그래 하하하!"

"그러게 말이야. 분명히 딸내미인

스텔라가 행여나 내가 담배를 필까

하고 욕했을거야."

"그러니까 담배좀 끊게."

라고 말하면서 담배를 무는 에드워드.

"사돈남말 하지 말게나."

담배가 몸에 굉장히 해로운 것을 알지만서도

두 중년인은 담배를 입에서 땔줄을 몰랐다.

인내심 많은 세큐리티 리더들 조차도

어쩔줄 모르게 무서운게 바로 흡연 중독인거다.

"그런데 자네 가족은 어디에 있나?"

"내 가족? 아내랑 귀여운 꼬맹이들은

지금 캐나다에 있다네."

"그럼 자네는 왜 한국에 있지?"

"아. 원래 우리 가족은 한국에 산다네.

다행히도 이번 애들 방학에 아내가

고향인 캐나다로 애들 데리고 떠난거지.

난 바빠서 못가고........"

"난 한국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 좀비 아웃브레이크를 대면하는데...

자네 가족은 참 운이 좋구만."

"그렇지. 천만 다행이야."

둘은 리더 대 리더로서가 아닌,

아저씨 대 아저씨로서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줄담배를 이어나갔다.

"정말 더럽지 않나?"

그 와중에 문득 맥스더가 알아 듣지

못할 말을 꺼냈다.

무언가를 물었는데,

그게 무엇에 관한 말인지

에드워드가 알 턱이 없었다.

"뭐가 말인가?"

에드워드의 눈에는 이상함과

궁금함이 차있었다.

그 눈비을 본 맥스더는

시간을 끌지 않고 어서

말을 꺼내었다.

"세상 말이네, 세상.

어떻게 보면 참 아름답지만 어떻게 보면 참 더러워.

모든이가 공등한 세상을 만들자고 세계통일을

했지만, 인종차별만이 사라졌을 뿐이지

빈부격차는 아직도 많이 존재 하잖아.

이번 사건도 그래.

난 저번에 인천 공항 봉쇄 사건의 배후를 알고 있어.

그 사건은 정부에서 비행기 티켓을 비싸게

팔아서 출국을 제한시키는 계획이 있었네.

바이러스 유출 위험성 때문에도 있지만

결국은 잘 사는 놈들을 위한 대책이였지.

그때문에 불쌍한 시민들은 모두 좀비들의

밥이 되버리고 말이야..."

"그런......"

"정말 마음에 안들어.... 에휴~"

둘은 줄담배를 피다가 이내 담배가 바닥이

난것을 눈치챘다.

"잠깐 술좀 가지고 오겠네."

에드워드가 일어나며 말한다.

"제발좀 그러게나. 맨입으로는 말하지

못할 짜증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하하! 어서 가져와야 겠군!

주요 인물인 맥스더의 이야기를

들으려면 말이야."

에드워드는 사무실을 나서더니

오래지 않아 와인 한병을

들고왔다.

"앗! 그것은 블러디 티어스가 아닌가?"

"하하! 역시 한눈에 알아 보는군!"

맥스더는 에드워드가 가져온

와인을 보자마자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그 와인이

보통 값싼 와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맛은 빼어나진 않다만 2088년 산이라는게

중요하다.

2088년, 바로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었던 년도이다.

블러디 티어스(Bloody Tears - 핏빛 눈물)은

바로 3차 대전 이후에 만든 전후 기념주였다.

구하기도 힘들고 상당히 비싸기도 한

그 블러디 티어스를 지금 에드워드가

이자리에 가지고 온 것이다.

"그럼 한번 명주의 맛좀 볼까?"

"좋지."

에드워드가 와인잔 두잔에 새빨간

와인을 따르고, 달콤하고도 쉰 냄새가

공기중에 퍼졌다.

향도 좋겠다, 와인도 맛있겠다,

좀비도 없겠다, 맥스더가 하던

대화를 마저 이어나갔다.

"미꾸라지 같은 빌어먹을 자식들은

불쌍한 사람들 다 모른척 하고는

떠나버리고 말이야.....

사실 세계는 세계통일로 평화를 불러오겠다며

깝죽거렸지만 내가 생각 하기에는 너무도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것 같아.

민주주의가 아니라면 무조건 쳐죽이는

대학살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그 이상이였다고.

쩝..."

맥스더는 세상 타령을 하며 입맛을

다셨다.

씁쓸한 마음을 와인의 달콤함으로

겨우겨우 녹여나가면서.

에드워드도 이 김에 말좀 꺼내었다.

"그래... 그렇지. 하지만 난 세계통일을

위했던 3차 대전이라는게 정의라고 생각되네.

물론 공산주의가 다른 사상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학살했었던 것은 옳지 못해.

그러나 그래서 공산주의가 국민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공산주의라는 그늘아래에서 극소수의

인물들만 거대 세력을 잡고 부를

누리는가 하면 대반수를 차지하는

국민들은 하루 끼니도 잘 못때우며

짐승만도 못한 삶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았나?

우리 민주연합은 바로 그 불쌍한 사람들을

구원해 주기 위해서였던거고.

그러니까 민주연합을 너무 비난하지는

말게나.

어쨌거나 인종차별이나마 사라지지 않았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의 세상은

발전한거야.

앞으로도 쭉 그럴것이고."

맥스더가 세계 3차 대전을 비난 하고있다면

에드워드는 그것을 찬양했다.

왜 이야기가 3차 대전에 관하여 까지

왔는지는 모르겠다만 둘은

이 새로운 토픽으로 대립중이란 것은

알수가 있었다.

"자네 생각은 그러 하군.

모두 옳은 말일세. 공산주의라는 그늘

아래에서 배때기에 기름이나 채워둔

녀석들이 사라진것은 어찌보면 참 잘된

일이라고 할수 있어.

하지만 전쟁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윗사람의 말을 들어가며, 아직도

공산주의의 공등함이라는 몽상에

빠져있던 자들도 많았어.

그런 자들을 우리는 죽여야만 했는가?

나도 사실 3차대전 참가자일세.

나 때문에 많은 공산주의 사람들이

죽었었네.

그 때문에 난 명성을 얻었지만......

왜 내가 명성을 얻었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네.

사실 나도 윗사람들 시키는데로 했을 뿐인데 말일세.

무고한 몽상가들이 꼭두각시 노릇을 하다가

결국 나같은 군인들에게 참혹하게 죽어나갔어..."

말하는 맥스더의 표정은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맥스더 리더.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말게나.

3차 대전이 무조건 옳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나도 인정 하겠네.

그러나 우리도 무작정 모두를 죽인것도 아니잖나?

당시 민주연합으로 피난온 공산당국들의

시민들을 우리는 웃으며 받아드렸고,

그들의 자손들은 지금 잘 살고 있어.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

비록 방법이 나빴다만 결과는 좋단 말일세.

물론 지금의 세상에도 가난과 부라는

차이가 존재하다만 그것에 대해선

분명 발전이 있을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현재만 바라보면되.

과거에서 나쁜 점을 알았다면,

그것을 현실에서 고치고,

미래에서 그것에 대한 성공의

결과를 보면 되는거야.

그리고 우리가 지금 우리가 맞서야 하는

것은 일단 죽음과의 싸움이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모든 것을 잊게나.

단기적인 목표는 우리 모두가 살아남아서

가족들과 맛있는 저녁식사라도 하는거야.

웃으면서 말이지.

그것보다 이 와인 그래도 마실만 하지 않나?"

에드워드는 사실 44세인 맥스더 보다

한살이 두 많았다.

그래서 마치 형처럼 맥스더를 타일러 주었다.

맥스더가 하는 말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었고

편안한 미소도 보여주었다.

그동안 누군가의 받침대가 되어왔던 맥스더도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기대니 정말 편했다.

그러나 편함도 잠시뿐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제 정신 차리고

다시 드는한 받침대 역활이 되어야만 한다.

"..."

맥스더는 한동안 묵묵히 있었다.

에드워드가 마지막에 덧붙인 말에도

대답해주지 않고 조용히 침묵을 유지했다.

그리고 그 침묵은 이 고요함을 만든 장본인이나

다름 없는 맥스더가 먼저 흩어지게 했다.

"내 꿈은... 내가 어릴적 되고 싶었던 것은

대통령이였소. 하지만 커가면서 그 꿈이 너무

허망된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접었지.

청년시절의 난 오랜 꿈을 접은체 다른 일을

시작했지...

다른일들을 하다가 어쩌다보니 세큐리티가 되었어.

그런데 난 세큐리티 또한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 되네.

어쨌든간에 남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지켜준다는 면에서 말이야.

그리고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이유,

세큐리티가 된 이유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니까.....

난...... 난 죽을수 없어.

난 살아야되.

이곳에서 뼈를 묻기에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무엇보다도 지켜주어야 하는

내 공주님이 있으니까.

동료들고 살려내야 하고 말이야.

충고 정말 고맙소 에드워드 리더.

일단 지금 일이나 해결하고서

내가 생각 하는 것들에 대해

더 깊이 파고 들어 보겠소."

맥스더의 말에 에드워드가 와인 한모금으로

입안을 적시며 사람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 꿈. 꼭 이루길 바라네.

자네가 만약 선거에 나가면 난 자네에게

한표 주겠어."

"하하하! 농담도 잘하시는군!

내가 어떻게 선거에 출마한다고!"

에드워드의 말이 우스갯소리로 들린

맥스더가 허탕하게 웃었는데,

그냥 장난 이라기엔 이상했다.

에드워드의 눈에는 장난기와

진지함이 모두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자네에게 빠져들었어.

예전부터 존경해 왔지만 이제는

완전히 빠져든것 같아.

자네는 뭔가 일을 해도 큰 일을

해낼수 있을거야."

"이봐 난 동성과의 사랑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하하하! 재미있는 농담이군.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난 당신이란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그러니 지금 내가 하고 싶은것은

맥스더 칸과 나, 그리고 모두를

일단 이 지옥에서 빠져나가게 하는것이네.

어때? 한번 살아남아 보겠나 친구?"

"후후... 당연한거 아닌가?"

심각한 대화를 모두 끝낸 그들은 갑자기

악수를 나누더니 정말이지 오백만불로도

살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어두움 속에서도 여래개의 작은

빛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에 여러 빛들이 여기저기서

어둠에 발악 할때는 그저 언제 꺼질줄

모르는 풍화등잔일 뿐이였다만

이제는 달랐다.

작은 빛들이 하나 하나 차근 차근

모여지면 모여 질수록 빛의 크기는

점점 커져만 가서 어둠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각자의 빛은 서로 만나야만이

진짜 빛을 낼수 있는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