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55화 (55/105)
  • <-- 55 회: 5장 - 모든 길은 센터를 향해서(All the ways go to the centre) -->

    그로부터 하루하고도 몇시간 전.

    2110년 6월 9일이 된지 막 5분 정도가

    지난 늦은 밤.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쌓이고, 이곳저곳에 철장이

    쳐져있는 음산한 한 건물, 바로 범죄자 수용소.

    한국이 지옥으로 변하고, 당연히 이 수용소도

    지옥으로 변해있다.

    이 수용소에서도 조금만 둘러보면

    쉽게 좀비들을 찾을수 있다.

    왜냐?

    돌아다니고 있는 모든 간수들이

    모두 좀비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나마 죄수들은 안전한 편이다.

    감옥 안에 갇혀있으니 좀비가 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이 수용소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존자다.

    얼마 없는 간부들만이 K 바이러스의

    제물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음식을 날라줄 사람이 없어졌으니

    죄수들이 모두 굶어가고 있다.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칠 방도가 없다.

    솔직히 몇몇 죄수들은 다른 죄수들이

    좀비들보다 더 무서웠다.

    몇몇 미친 죄수들이 배가 고픈 나머지

    카니발리즘(cannivalism)을 일으키고

    있었다.

    카니발리즘이란 것은 식인이라는 뜻이다.

    즉 죄수들은 좀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고기를 먹는 것이다.

    좀비야 바이러스에 정신을 지배 당해서

    어쩔수 없이 인육을 먹는다 하더라도

    정신 멀쩡한 죄수들이 인육을 먹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였다.

    정말이지.......

    미친것들이고 밖에는 표현할 방도가 따로 없다.

    죄수들은 저마다 아사해서 죽을날만 기다리며

    배를 움켜잡고 괴로워 하고 있는데 그중

    한 죄인은 그렇지 않았다.

    검은두발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야수같이 날카로운 눈매와 왼쪽팔의

    문신이 인상적인 한 청년.

    그 청년은 앉아서 자신과 같은 방에 있는

    다른 6명의 죄수들을 바라보았다.

    "이봐."

    청년은 계속 그 여섯명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자 다른 죄수들이 대답도 안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 청년을 보았다.

    "뭐지 신참? 죽고싶은건가? 마침 배도

    고픈데 너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지금 밖에있는 간수 꼰대들 처럼 말이야."

    여섯명중 눈 한쪽 없는 중년 남자가

    사납게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다른

    5명의 죄수들이 모두 그 청년에게

    달려들었다.

    눈알은 반쯤 돌아가고 입에서 침을

    줄줄 흘리는게 진짜로 그 청년을 잡아

    먹을 기세였다.

    "이 미친 자식들이 진짜!!"

    청년은 그런 그들의 행동에 발끈하여

    달려드는 놈들중 한놈을 발로 세게 차

    뒤로 나뒹굴게 하고, 그동안 숨겨두었던

    나이프로 또 한놈의 목을 긁었다.

    "아악!"

    "물러나 이 미친놈들아!"

    쉬익! 쉭! 쉭!

    목에 칼질을 당한 죄수는 피를

    흩뿌리며 쓰러져 켁켁 거렸다.

    곧 있으면 과다 출혈로 죽을것이 뻔하다.

    나머지 죄수들은 그런 청년의 사나운 기세에

    뒤로 물러났다.

    "호오~ 그동안 샌님마냥 가만히 있더니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군! 저자식 족쳐!"

    한눈에 보아도 이들중에서 제일

    등급이 높은듯한 그 중년남자가 다시

    한번 으르렁 거리자 다들 숨겨두었던

    나이프를 꺼내었다.

    다들 감옥에 있어도 가질것은 다 가지고

    있는 무서운 자들이였다.

    쉭! 쉬쉬쉭!

    죄수 4명이서 동시에 덤벼들어 나이프를

    휘둘러 데니 청년도 당황스러웠다.

    방금전의 사나운 기세는 어디가고 날아오는

    칼날들을 겨우 피해내기에 바뻤다.

    청년은 온몸을 휘둘르며 죄수들에게 맞섰다.

    칼날을 피하고 주먹 한번 날리고,

    칼날 한번 흘려내고 발차기를 날렸다.

    이상한 것은 그정도 반격술이라면

    충분히 나이프로 놈들의 목을

    긁어줄 수가 있었다만 청년은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몰라도 모두에게 주먹이나 발차기

    한방씩만 먹여주었다.

    허나 그 한방 한방이 모두 급소를 노린

    노련한 공격이였기에 죄수들은 이내

    모두 바닥에 나뒹굴렀다.

    "이자식들...."

    외눈의 중년남자가 그제서야 일어선다.

    그리고는 크게 고함을 외친다.

    "다 죽고 싶어! 어디서 엄살질이야!"

    참으로 엄청난 박력이다.

    그 박력에 이끌려서 죄수들이 움찔하고

    일어서려 하지만 급소 맞은 곳이 너무

    아파서 다시 쓰러졌다.

    이때 중년인의 눈이 확 바뀌었다.

    마치 매와도 같은 눈이였다.

    심지어는 청년까지 목을 살짝 움츠릴

    정도로 날카로운 눈빛이였다.

    "개자식들 죽인다!"

    중년인이 진짜로 열받았는지

    엄청난 박력으로 고함질렀다.

    그러면서 주먹으로 쇠창살을 쳤는데

    얼마나 세게 쳤는지 쇳소리가

    강하게 메아리 쳤다.

    이에 쓰러진 4명의 죄수가 급히 다시

    일어섰다.

    아픔보다도 보스의 분노가 더 괴로운 것을

    잘 아는 그들이였다.

    파밧!

    중년남자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갔다.

    그러자 다른 죄수들도 다시 모두

    청년에게 덤벼들었다.

    "한번 당한 주제에 덤벼들지마!

    미친 개 같은 것들이 꼴깝을

    떨려고 해!!!"

    허나 중년인의 박력에 바로 얼어붙었다.

    청년도 싸움 꽤나 하는편이였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뭐 뒤에 얼어있는 죄인들 정도야 몇명이건

    상관 없다만 이 외눈 중년인은 확실히

    강했다.

    중년인은 다른 죄수들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그가 주먹을 날리는 방향은 번번히

    청년의 급소쪽이였다.

    힘도 속도도 기술도 청년보다 한수 위였다.

    게다가 노련함까지도 청년이 더 딸렸다.

    힘든 몸싸움 와중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중년인이 힘껏 돌려차기를 했는데

    청년이 그것을 피했다.

    '태권도인가? 어째 좀 한국인 처럼

    생겼다 했더니만...'

    아무튼 이 좋은 기회를 놓칠 그가 아니였다.

    청년은 바로 스트레이트 잽을 날리는데...

    퍽!

    회전하던 중년인의 다리가 순식간에 굽혀졌다가

    다시 쭉 펴져서 청년의 가슴팍을 세게 찔렀다.

    "크윽!"

    강한 힘에의해 청년은 뒤로 나가 떨어졌다.

    다시 일어서려고 하니 온몸에 힘이 없었다.

    급소를 제대로 맞은 것이다.

    "커헉!"

    피를 한덩어리 토해내니 그제서야 몸이 풀린다.

    재빨리 다시 일어서니 때는 이미 늦었다.

    어느새 코앞에 다가온 중년인이 청년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짝!

    그것은 한번이 아니였다.

    짝!

    짝!

    짝!

    중년인은 그렇게 10분동안 계속 청년의

    뺨을 쳤다.

    청년은 어이가 없었다.

    그가 이제껏 살아오며 이렇게 강한

    싸대기는 처음 맞아 보았다.

    주먹으로도 아닌 손바닥으로 쳤다고

    뺨이 폭발할듯이 부풀어져 있었다.

    "건방진노무 새끼가 어른들을

    패대기치고 있어!"

    "그러니까요 형님..."

    "애송이에게 당한 병신이 어디서

    끼어들고 지랄이야 지랄이!!!

    대가리 박어 쌍놈들아!"

    괜히 옆에서 말좀 붙여본 죄인

    한명 때문에 모두가 머리를

    땅에 박았다.

    "야이 개놈아. 배도 지지리도 고픈데

    네놈 반들반들한 살좀 씹어줄까?"

    피식.

    중년인의 협박에 청년이 웃는다.

    청년의 반응에 중년인의 이마에

    핏줄이 터질듯 꿈틀거렸다.

    "야이...... 상노무새끼야.........."

    그가 지금이라도 막 터질것 같은

    활화산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죄인들이 다 무서워서 목을

    움츠렸다.

    "너 진짜 먹어주마. 내가 지금은 깜빵에

    있어도 한때 특수부대 출신이야

    이 고양이 새끼야.

    어디에서든 살아남고 무엇이든지 먹는게

    바로 우리 부대였어.

    알겠냐? 너는 오늘 내 반찬이다.

    그런데 그전에........

    네놈의 그 잘난 주둥아리를 쫙 찢어주마."

    "찢어봐 이 외눈깔 등신아."

    중년인의 계속되는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청년은 으르렁 거렸다.

    "흥! 겁을 상실한 병신이로군.

    야 이순대! 나이프 빨리 가져와!"

    중년인이 명령을 내리자 머리를 박고있던

    죄수중 한명이 일어나서 서둘러 나이프를

    보스에게 건네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큭큭큭...

    나이프를 받아 든 중년인의 웃음소리다.

    "먼저 니 그 잘난 면상을 칼로 다

    긁어 놓고 그 다음에 먹어주지!

    아니다. 면상은 면상이고 산채로

    고기좀 다져야겠다."

    중년남자의 말은 진심이였다.

    그의 눈에 서려있는 미친 살기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또라이 새끼. 넌 사람 잘못 건드렸어."

    "..."

    중년인이 그 이순대라는 자를 슬쩍

    노려보았다.

    이순대는 급히 고개를 수그렸다.

    "봐준다. 그리고 사람이 뭐냐 이 새끼야.

    난 악마야. 그게 내 별명이였지.....

    오래전부터 말이야....... 큭큭큭!"

    말을 마친 중년인이 칼을 만지작 거리다가

    이내 그것을 휘둘렀다.

    쉬익!

    그리고 막 나이프가 청년의 입을

    찢어 발기려는 순간!

    "잠깐!"

    청년이 말을 내뱉었고, 중년인은

    예상치 못한 청년의 말에 동작을

    잠깐 멈추었다.

    "뭐지?"

    "사실 나, 탈출구를 만들어 뒀어."

    이 말에 모두들 움찔한다.

    탈출구라니.....

    "뭐라고?! 거짓말 치지마!

    형님 그냥 빨리 저 주둥아리를

    째버리죠? 저녀석......"

    "닥쳐봐 이 놈아! 네 녀석 주둥이 먼저

    싹둑싹둑 잘라 버리기 전에!"

    이순대는 이번에도 자라마냥 목을

    움츠리며 입을 다물었다.

    한번더 말을 꺼냈다가는 진짜로

    칼 한대 맞을것 같아서 입을

    완전히 봉해버렸다.

    "그말 사실이냐?"

    "그렇다."

    "거짓말 치지마 이 개자식아!"

    청년의 말에 중년남자는 못믿겠다며 그의

    뺨을 한번 후려쳤다.

    한대 맞은 청년은 눈알을 부라리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제길! 네놈들이 모두 패싸움 따위나 벌일동안

    나는 여기 남아서 굴을 팠다고!"

    "그래? 그러면 어디 한번 보여줘봐."

    중년남자가 그만 청년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청년은 중년 남자와 다른 죄수들을

    한번 쓱 노려보았다.

    그들 또한 청년을 노려보았다.

    "없으면 넌 진짜 우리 밥이다."

    중년남자의 날카로운 협박을 뒤로한체

    청년은 걸음을 옮겼다.

    그는 변기통으로 다가가더니 가지고 있던

    나이프로 나사를 다 풀고 변기통을 치웠다.

    "자 보라고."

    모두들 잔뜩 긴장한체로 변기통 밑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과연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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