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52화 (5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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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대낮부터 총성이 들려온다.

지금은 사람의 머리가 총에 뚫려

피가 사방에 흩뿌려지는 잔인한

사건이 벌어지기엔 너무 이른

시각인듯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곳이 전 세계에 주목 받고 있는

한국이라는곳인데 말이다.

한국.

괴기 바이러스에 오염된 좀비라는

생물체들로 북적거리는, 법이

사라진 나라.

카니발리즘이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악마의 나라.

한국을 개판으로 만들어둔

K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UN 정부에서 엄청난 군사력을

쏟아 부었지만 그닥 큰 효과가

일어나지는 않는듯 했다.

SCIT(Secret Criminal Investigation Team -

비밀 범죄 수사부)에서도 이미 좀비 몇명을

잡아다가 백신 연구를 실행하는 중이다만

연구의 성과가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핵은 3차 대전 이후로 절대 사용 금지 무기가

되어버려서 날릴수 없고, 날릴수 있더라도

날리면 안된다.

그 수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직도 많은

생존자가 숨어 있으니 말이다.

즉, 현재 정부는 이 지긋지긋한

K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지속적으로 구조팀을 보내고 있기는 하다만

보내는 구조팀 절반이 연락이 끊기니

점점 갈수록 구조팀의 수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스나이퍼 부대를 보내고 있다.

조금이나마 생존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스나이퍼들이 헬기를 타고 좀비들을 사냥하고

다니는 것이다.

허나 역시 그것도 그닥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예전 같았으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망하고 한국인들도

거의 멸종에 가까운 위기를 처하게

되었을 것인데, 세계통합 이후로는

자유 분포도가 높아져서 모든 종류의

인종이 세계 곳곳에서 뭉쳐 살고 있었다.

이미 국가라는 개념이 예전의 도시와의

개념과 비슷하게 되었으니 한국이

파괴되어도 그리 큰일은 아니였다.

단지 세계인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뿐이다.

K 바이러스가 세계로 퍼질까봐...

다행히도 정부가 K 바이러스 억제는

완벽히 성공했다.

어류 좀비들이 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수로 봉쇄를 완벽히 해두었고

육지에도 한국 전체를 가두는 거대한

철벽이 지어졌다.

또한 조류 좀비들도 완벽히 억제했다.

조류 따위의 조그만한 생명체 정도만

죽일수 있는 약한 전자막을 쳐두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겐 많은 피해가 안가지만

조류는 전기막에 다으면 바로 불타서

죽는다.

놀라운 과학의 힘 덕에 바이러스 확장은

완전히 막을수 있었다.

이제 남은것은 바이러스 퇴치다.

좀비들을 모두 다 죽이기도 힘들고...

SCIT에서 얼마나 빨리 백신을

개발하느냐가 요점이다.

한 남자가 거리에서 미친듯이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

그것은 절대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남자가 미친것도 아니다.

시민들은 모두 좀비이고 남자는 생존자이다.

좀비들이 언제 남자를 먹어버릴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다.

남자는 달리고 또 달리고, 죽이고 또 죽였다.

땀이 그의 검은 피부를 타고 내리며 온몸을

흠뻑 적셔놓았다.

"헉...헉....."

그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있다.

얼굴은 잔뜩 찌푸러져있고

눈은 잔뜩 충혈되어 있다.

한눈에 보아도 그가 피로에 쩔어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의 이름은 칸 칼렉스.

정부에서 보낸 구조팀에 속해 있던 자다.

그가 속해있던 팀은 유능한 세큐리티인

클라크 리더가 이끄는 구조팀이였다.

토니, 피터 등의 다른 동료들은 어디있는지

몰랐다.

칸은 그들이 살아있기만을 빌었다.

칸이 동료들과 갑자기 갈라진 이유는

시내 한복판에서 났던 어이없는 지진 때문이다.

도대체 한국에 왠 지진이란 말인가?

그것도 땅이 쩌억 쩌억 갈라져서 밑으로

꺼져버릴 정도로.....

정말이지 미친 일들만 벌어지는군 하고

칸은 뇌까렸다.

"제길....."

그는 달리던 와중에 앞에있는 좀비 무리를

발견하고는 욕지기를 내뱉었다.

그리고 비어있는 주택가 길로 방향을 틀었다.

"카아악!"

그가 방향을 꺽는데, 도저히 눈뜨고는

볼수없겠금 얼굴살이 여기저기 찢겨져 있는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그를 덮쳤다.

"카아아!"

그 여자도 좀비다.

시뻘건 눈을 부릎뜨고 인육을 갈구하는

미친년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그 여자의 목을 비틀었다.

"헉... 헉...."

여자를 죽이자 마자 일어서서 다시 달렸다.

그리고 어느 골목에 이르렀다.

그곳은 주택들의 후문이 있는 골목이였다.

그래서 골목치고는 꽤나 넓은편이였는데,

재수없게도 그는 결국 그곳에서

좀비들에게 포위 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남자는 삶을 포기할줄 몰랐다.

등 바로 뒤에있는 저택의 후문을 발로 한번

뻥 차 열고는 잽싸게 들어가서 문을 잠궜다.

저택 안으로 들어온 그는 책상으로

후문을 막아두었다.

그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입구란 입구를 모두 막았다.

창문이고 문이고 모두 봉쇄 시켰다.

다행히 집안엔 좀비가 없었다.

칸은 완벽한 안전을 확신한 후에서야

바닥에 주저앉아 물병을 꺼내 목을 적셨다.

"하아......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는군."

그는 물을 다 마신뒤 혼자 중얼거리며

다시 일어섰다.

출출해서 냉장고를 뒤져봤는데 다 상한

음식들 뿐이였다.

그나마 정상인건 아직 따지않은

시원한 맥주 몇병이였다.

신기하게도 저택엔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으리으리한 저택의 규모를 보니

개인 발전기가 있어서 그런것 같았다.

분명 도시 전체의 전기는 끊겼으니 말이다.

"물도 많이 안남았는데...."

칸은 맥주병들을 그대로 냉장고 안에

놔두고서 집 여기저기를 뒤졌다.

필요한 물품을 찾기 위해서였다.

처음 뒤진 커다란 안방에서 비상용으로

놔둔것 같은 샷건 한자루를 얻었다.

물론 총알 뭉치도 함께.

이상하게도 권총은 없는데 권총탄은 많았다.

칸이야 조아라 그것들을 챙겼다.

마침 총알이 바닥을 보이던 와중이였는데

정말 잘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인 무기를 얻었으니

계속 집을 수색하기 전에 맨 윗층으로

올라가서 창문으로 통해 집 주변을 살폈다.

아직도 안전에 확신이 안가는 것이다.

창문 너머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좀비들이다.

다른 창문으로 후문쪽도 보니, 칸을

포위했던 좀비들이 다른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영화에서 처럼 끈덕지게 달라붙어서

문을 부시고 들어오는 좀비들이

아닌게 천만 다행이다.

이제 진짜로 완전한 안전에 확신이 서자

졸음이 왔다.

긴장이 풀어지니 지금까지 쌓였던

피로가 스나미 처럼 몰려 온 것이다.

"오늘밤은 여기서 묵어야 되겠군."

칸은 그대로 곧장 수마에 빠질까 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러운 옷차림으로 그냥 잘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렴 지금 그가 입고있는 옷은 먼지에

뒤덮히고, 좀비들의 피에 찌들어 있다.

바이러스로부터의 생존 방식중 하나가

청결 유지다.

몸에 좀비의 피가 묻어있는 상태로 다니면

언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

좀비 피가 묻은 소매로 은연중에 눈을 비비다가

감염될수도 있고, 작은 상처 따위에 좀비 피가

닿아 감염될수도 있다.

그러니 항상 청결한게 살아남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가끔은 좀비의 피를 뒤집어 쓰고

다녀도 상관은 없다.

좀비들은 사람은 먹고 좀비는 안먹는다.

그 이유가 바로 자신들의 몸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그렇다.

좀비들은 마치 개미 처럼 서로의 냄새를

알아볼수 있다.

그것을 노려서 많은 생존자들이 몸에

피를 묻히고 다니지만 그것도 완벽한

방패는 아니다.

밖에서 계속 돌아다니다 보면 냄새가

점점 빠진다.

냄새가 조금이라도 빠지면 좀비들이

그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운이 없으면 좀비들에게

당하는 것이다.

좀비 피를 뒤집어 쓰면 순간적으로는

좀비들을 피할수 있더라도 그 시각은

체 30분도 되지 않을 만큼 짧기에

먼 거리를 여행할때는 좋지않다.

어처피 좀비의 피가 그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았다.

그래도 그 방법이 가끔은 유용하다.

좀비들에게 포위당했을때 같을 때에

좀비 한명 붙잡고 좀비 피를 몸에

떡칠하면 그 순간의 위기에서는

벗어날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칸은 어서 빨리 샤워가 하고 싶었다.

거의 2주간 샤워를 안한체 먼지와

좀비피를 묻히고 다니니 끔찍하게

찝찝했다.

이집도 예전엔 일반 가정집이였겠으니

칸이 입을만한 편한 운동복과 속옷이

있었다.

칸은 갈아입을 의류와 몸을 닦을

수건을 챙겨서 욕실로 들어갔다.

먼저 샤워로 몸을 한번 씻고

욕조에 몸을 담궜다.

뜨뜻한 물에 몸을 담구니 기분이

묘해졌다.

온몸의 피로가 풀리는것 같았다.

칸은 안되겠다 싶어서 벌거벗은 체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맥주 2병을

가지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와서

욕실로 들어갔다.

다시 욕조에 몸을 담구고 맥주 한명을

땄다.

펑!

오랜만에 듣는 소리다.

뜨스한 물속에 몸을 녹이며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의 맛이란.....

도저히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일품이다.

꿀꺽 꿀꺽~

캬아!

"정말 최고다. 평생 이러고 있었으면

좋겠을 정도야.

아아~ 좀비들좀 안보고 이러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군!"

그렇게 2시간동안 욕조에 녹아있던

칸은 몸의 물기를 수건으로 털어내고

욕실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입고다니던 옷은 모두

창문 밖으로 던지고 아까 챙겨

두었던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오랜만에 몸을 쏴악 씻고

옷까지 갈아 입으니 기분이

몹시 상쾌했다.

칸은 아직 술기운이 돌고 있을때

푹신한 퀸 사이즈 침대에 몸을

던져 잠에 빠졌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단 2분만에

코를 골았다.

코골이가 무척이나 시끄러웠지만

상관없다.

어처피 아무도 없는데 뭔 상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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