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회: 5장 - 모든 길은 센터를 향해서(All the ways go to the centre) -->
슈우웅!
비행기 한대가 파란 하늘 가운데를
가르고 지나갔다.
보아하니 공항사 소유의 비행기는 아니였다.
분명 한 갑부의 개인 경비행기 일것이다.
그 비행기 창문으로 한 예쁜 소녀의
얼굴이 보였다.
그 소녀의 이름은 스테파니 아르벤 이다.
비행기는 현재 한국의 하늘위를 나는 중이다.
이곳이 한국이라는 것을 스테파니는
경호원인 슈스케로 부터 알아내었다.
슈스케는 일본인이였다.
비록 백인인 스테파니와 매우 다르게
생겼지만 그런것 따위는 상관없었다.
이미 세계통일 이후로 인종 공등화가
탄탄해진 터라 인종 차별은 범죄다.
법이 무서워서가 아니더라도 인종 차별
같은 비인간 적인 짓을 하는 사람은
야만인 취급 당했다.
스테파니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가장 첫번째가
할아버지이고 두번째가 슈스케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잃은 스테파니에게
슈스케란 가족같은 존재였다.
슈스케는 다른 경호원들과 달리 유난히
스테파니와 친했다.
스테파니가 슈스케와 함께한지도 벌써
5년이나 지났다.
슈스케는 이미 오래전에 스테파니 전용
경호실장이 되었다.
스테파니의 할아버지는 하나뿐인
자신을 핏줄 손녀딸을 끔찍히 여겼다.
스테파니의 경호원이 자신의 경호원
보다 많았으니 그 사랑을 알만도 했다.
허나 경비행기 안에는 단 2명의
경호원과 슈스케 밖에 없었다.
이번 여름방학때 동북 아시아 여행을
떠나는 참이라 스테파니가 너무 많은
경호원은 거부했다.
뭐 상관 없긴 했다.
2명의 세큐리티가 모두 특수부대 엘리트
출신이니 한명만 해도 왠만한 마피아
집단 하나를 혼자 붕괴 시킬수 있으니까.
사실 슈스케는 그닥 뛰어난 스펙이 없었다.
다만 괜찮은 실력에 스테파니를 끔찍히
사랑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경호실장
자격이 된것이다.
사실 자신이 지켜야 하는 사람에게
사랑이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할수도 있다.
남을 지킨다는 마음 가짐과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 가짐은 천지 차이니까.
스테파니는 항상 슈스케를 마치 친오빠 처럼
대해주며 말을 잘들었다.
슈스케 또한 그런 스테파니를 마치
친동생 처럼 대해주었다.
사실 슈스케도 옛날에 여동생이 있었단다.
강도에게 죽임을 당한 슬픈 기억이 있는
여동생 말이다.
슈스케는 스테파니를 자신의 죽은
여동생 대신이라고 생각하는듯 했다.
아무튼간에 한국은 참 아름다웠다.
"지금 비행기 아래에 보이는 녹색도시가
바로 한국의 수도인 서울이야.
어때? 너무나도 아름답지?"
"응!"
슈스케의 물음에 스테파니가 명랑하게 대답했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서울은 세계 제일의
관광 명소중 한곳이였다.
원래 서울은 그닥 멋진곳은 아니였다.
경제 강국인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21세기 까지만 해도 시커먼 연기를 마구
배출해내는 흑백영화 속 도시였다.
한국이 바뀌기 시작한것은 세계통일 이후였다.
세계가 통일 되어서 각 국가의 존재성이
많이 사라지자 국가간 경쟁이란게
아예 없어져 버렸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모두가 함께
나아가는게 바로 22세기의 정신이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 위주 라는 형식 때문에
3차 대전이라는 대전쟁이 벌어지긴 했지만,
세계통일은 세상을 인상적이게 만들었다.
동북 아시아의 세 국가.
중국 한국 일본.
그중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 즉
동북아의 중심에 있었기에 상업국
보다는 하와이 같은 관광 중심국으로
바뀌었다.
22세기가 되니 사람들은 대자연을 그리워 했다.
사람들은 항상 21세기 때의 사람들을 욕했다.
대자연을 너무 파괴 시켜두어서 환경을
미친 수준까지 만들어 두었으니 말이다.
역사책을 보면 수천년 동안의 인간들보다
19 세기 후반에서 21세기, 그러니까 300년
사이의 인간들이 더 많은 환경 오염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 22세기에 들어서면서 환경 복지
기술이 뛰어나져서 자연이 회복중이다.
오존층의 부활이 성공되었고 방사능
처리도 모두 끝났다.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환경 과학과 생체 과학이다.
환경 과학자와 생체 과학자들이
일반 과학자들 보다 연봉을
2~3배를 기본으로 받으니 알만도 했다.
한국의 서울은 최첨단 환경 기술을 쏟아부어서
만든 인공 대자연 녹색도시중 하나였다.
아직까지는 작은 도시 하나만 탈바꿈 할수
있다만 23세기만 되어도 세계가
깨끗해질것이 분명했다.
어려서 부터 뉴욕에서만 자라온 스테파니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새롭게 느껴졌다.
세계중심의 무역도시인 뉴욕도 멋지긴 했다.
엠파이어스 빌딩과 삼쌍둥이 빌딩,
그리고 뉴욕 그레이트 타워를 중심으로
높디 높은 천마루들이 하늘은 찌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였다.
특히나 밤이 되면 오색빛깔 네온들이
저 맨허튼의 허드슨 강에 반사되어
자유의 여신상을 꾸며줄때는
감동 받아서 온몸이 짜릿할 정도였다.
허나 아직 동심의 세계에 있는 어린
스테파니에게는 그런 기계적 도시
보다는 서울 같은 천마루와 나무들이
잘 어우러진 녹색도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는 머지 않아서 인천 대공항의
개인 경비행기 전용 코너에 착륙했다.
어제 저녁식사를 샐러드로 대충 때웠던
스테파니는 배가 너무 고파서 슈스케를
보채겨 식당으로 달려갔다.
"슈스케! 우리 일본음식 먹을래요?"
스테파니가 물었다.
사실 한국에 왔으니 한국 음식을 더
먹어보고 싶었지만 항상 미국식 음식을
먹는 슈스케가 안쓰러워서 한 말이였다.
"일본 음식? 한국이니까 한국 음식
먹더록 하자 스테파니. 일본 음식은
일본에 가서 먹자구.
원래 그 나라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제격이지."
"그래요? 히힛! 그럼 빨리 한국 음식 먹어요!"
슈스케는 귀여운 스테파니를 안아들고선
달리기 시작했다.
"꺄악! 뭐에요?"
예상치 못한 슈스케의 행동에 스테파니가
비명을 질렀다.
"배고플테니까 빨리 갑시다 공주님!"
슈스케는 공항 식당으로 가지 않고
미리 예약해둔 리무진을 타고서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한국 전통 음식점으로
향했다.
주모식당.
서울에서 꽤나 유명한 오래된 식당이다.
일부러 디자인한 옛날 풍 건물은
스테파니에게 무척이나 신기했다.
"우와! 정말 아름다워요!
이렇게 생긴 건물은 처음이에요!"
겨우 식당인데도 스테파니는
사진 찍기에 바뻤다.
주모식당을 다 둘러본 스테파니는
그만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다.
허나 솔직히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몰랐다.
"안녕 예쁜 꼬마 공주님?"
젊은 종업원 언니가 스테파니에게 인사했다.
한국이지만 종업원은 백인이였다.
세계통일 이후로 자유 거주가 가능했기에
한국이라도 서양인이 가득 차 있었다.
"언니. 한국 음식은 뭐가 제일 맛있어요?"
스테파니가 물었다.
"한국 음식이라... 난 김치가 제일 맛있던데?"
"그래요? 그러면 김치 2인분 주세요."
스테파니의 말에 종업원은 키키킥 웄었다.
이에 스테파니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호호. 한국엔 처음이구나?"
"예. 왜요?"
"한국은 우리 서양이랑 식사 문화가 완전히 틀려.
한국 식사법은 반식이라고, 쌀밥을 위주로 해서
여러가지 밑반찬을 겉들여 먹는 거야."
여종업원이 간단히 설명해 주었지만
스테파니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우린 스테이크면 스테이크.
피자면 피자. 라자냐. 그렇게 한가지
음식만 먹잖아?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러니까 대충 쉽게 말하자면
밥을 중심으로 해서 밥과 함께
라자냐 조금 피자 조금 스테이크 조금,
그렇게 먹는거야. 이제 대충 이해가 가니?"
"예. 친절한 설명에 고마워요 언니.
그런데 제가 아무것도 모르니까
맛난것좀 추천해줘요.
어제 저녁에 대충 먹어서 배가 너무 고파요."
"그래 알았다. 흠..... 뭐가 좋을까?
아침이긴 하다만... 갈비 정식 먹는게 어때?"
"갈비요? 예 그러죠."
"그러면 거기 남자분은?"
"전 된장찌개 정식이면 되요."
"그럼 된장찌개랑 갈비 하나씩 가져오겠어요."
음식은 오래지 않아 나왔다.
먼저나온 슈스케의 된장찌개의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지글지글 아까 그 여종업원이 갈비를
구워주자 기대되었다.
냄새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갈비 한점을 먹은 스테파니는 너무
맛있어서 슈스케에게도 한점 주었다.
"슈스케 아 하세요~"
슈스케가 가끔씩 해주던 스시를
먹기위해서 젓가락질을 익힌
스테파니는 능숙하게 갈비 한점을
슈스케의 입에 넣어주었다.
"히힛. 한국 드라마 보면 이런
장면 꼭 나오던데.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김치가 뭔지 아세요?"
"김치? 거기있는 빨간색 소스에
버물러진 야채가 김치야."
분명 아까 종업원 언니가 김치가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이라고 했다.
그래서 스테파니는 김치를 조금
먹어 보았다.
시큼한 냄새와 색깔이 마음에 들었다.
스테파니는 빨간색을 가장 좋아한다.
그 러 나!
딱 10초 지나자 스테파니의 얼굴에
변화가 왔다.
눈에 눈물이 고이고 얼굴이 토마토 마냥
붉게 물들어졌다.
"으앗! 매워! 슈스케 물좀요!"
슈스케는 그럴줄 알았다며 하하하
사람좋게 웃고는 물 한잔 따라주어
스테파니에게 건넸다.
"정말 맵네요. 하지만 맛은 괜찮아요."
스테파니는 한번더 김치를 도전했다.
김치의 새콤 달콤한 맛이 은근히 중독성
있었다.
헌데 이번에는 뭔가 이상했다.
김치의 붉은색이 역겹게 느껴지고
혀는 매운게 아니라 뜨거웠다.
목은 점점 타들어갔다.
"아아......"
온몸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팠다.
이 이상한 변화와 함께 주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손님들이 모두 쓰러지고 식닥안의
형광등이 파지직 거리며 깜빡 거렸다.
너무나도 무서웠다.
슈스케가 옆에 있지만 너무 무서웠다.
얼마후 쓰러졌던 손님들이 모두 일어섰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방금 전까지만 하하호호 웃고 떠들던
손님들이 창백한 피부에 충혈된 눈을
가진 괴물로 바뀌어져 있었다.
스테파니는 그들을 처음 보면서도 그들을
알았다.
그들은 바로 좀비였다.
좀비들은 모두 스테파니에게 덤벼들었다.
슈스케가 총으로 열심히 놈들을 쏴보지만
소용 없었다.
놈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식당은 금세 핏빛의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특수부대 출신의 두 경호원도 이미
죽어있었다.
아마도 몇분후면 좀비로서 다시 부활할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슈스케도 물렸다.
"꺄악! 슈스케!!!"
스테파니가 소리 질렀다.
이때 슈스케가 스테파니에게 총을 건네며
이상한 말을 했다.
"좀비의 약점은 오로지 머리.
곧 있으면 나도 좀비가 된다 스테파니.
넌 아르벤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니
절대로 살아남아야 해."
내가 좀비로 변하면 나의 머리에
피샘 구멍을 만들어 줘."
"그게 무, 무슨 소리에요? 슈, 슈스케?"
스테파니는 급격한 상황 변화에 적응이 안되었다.
"날 죽이라고. 내 머리에 총알을 박아서
피분수가 뿜어져 나오게........
네가 가장 좋아 하는 색인 빨간색을
내 피로 실컷 즐겨 스테파니."
슈스케 마저도 점점 미쳐가고 있다.
엄청나게 무섭다.
스테파니는 몸을 후들후들 떨며
눈물을 쏟아 내었다.
"흐흑... 뭐, 뭐에요 슈스케.......
지, 지금 무슨 소리에요?
자... 자, 장난 해요???
내가.... 내가 슈스케를 어떻게
쏘냐구요!!!!!
내 가족과 같은 슈스케를
어떻게! 어떻게 제손으로 쏴요!!!"
스테파니는 온힘을 다해서 절규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슬피 울었다.
그런데 슈스케는 계속 미쳐가는것 같았다.
이런 스테파니를 보며 킬킬데는 것이 아닌가?
"크크큭..... 그럼 어쩔수 없지..........
난 이미 좀비가 되었어 스테파니.
내가 지금 너무 배고프니까....
너의 살을 뜯어 먹어서 배좀 채울까 생각해!!!"
슈스케는 지금까지의 슈스케가 아닌
미친 살귀로 변해가지고 스테파니에게
달려들었다.
붉은눈과 창백한 피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좀비 슈스케는 악마 보다도 더
무서웠다.
꺄아아아아아악!!!!!!!!!!!!!!!
스테파니는 미친 여자 처럼 소리를 질렀다.
이미 스테파니도 제정신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