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48화 (48/105)
  • <-- 48 회: 5장 - 모든 길은 센터를 향해서(All the ways go to the centre) -->

    다음날.

    - 2110년 6월 9일.

    .....

    어두운곳.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는곳.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이 장소는 밤인듯 매우 어두웠다.

    "으으음..."

    그런데 이 암흑속에서 한줌의 소리가

    묻어나왔다.

    그것은 아주 작은 소리였다.

    "여긴...."

    소리는 한번더 어둠속에서 파고 나왔다.

    그것은 소리라기 보다는 목소리였다.

    그 말은 즉 이곳에 누가 있다는 것이다.

    아주 어두운 줄만 알았더니 그닥 그렇지도 않았다.

    바닥에서 꿈틀 거리는 무언가가 보일 정도니까.

    그것은 이 공간으로 파고드는 몇가닥의

    빛의 실들 때문이였다.

    많이도 날아다니는 먼지 속에서

    목소리의 주인이 일어났다.

    "이곳은?..."

    자세히 보니 어린 소녀였다.

    물론 사물만 겨우 구별할수 있는 이곳에서

    그애의 모습이 어떻고는 알아볼수 없지만,

    출렁이는 머릿결과 청아한 목소리를

    봐서는 소녀임이 틀림없었다.

    소녀는 주위가 어두워 아무것도 볼수 없기

    때문인지 잠시동안 가만히 서있었다.

    그애는 이내 무언가를 꺼내었다.

    탈칵!

    소녀가 사용한것은 다름아닌 손전등이였다.

    손전등이 빛을 토해내니 이제서야

    컴컴한 어둠이 물러났다.

    빛에 비추어져 보이는 것은 수많은

    먼지 입자들과 수많은 와인들 뿐이였다.

    그런것들을 보아서 일단 이곳은 지하고,

    정확히 말하자면 와인 창고였다.

    먼지와 와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서야 일어났니?' 하고 따스히

    말해주던 자신의 경호원이 없었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그는 좀비에게

    물렸었다.

    그리고 자신은 이곳으로 떨어졌고,

    아마도 그는 이미 자신같은 정상인을

    먹으려고 덤벼드는 흉악한 좀비 따위가

    되어있을것이다.

    그런 그를 떠올리고,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니 소녀는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소녀는 너무나도 두렵고 외로워서

    슬피 흐느꼈다.

    마치 시장터에서 엄마를 잃은 아이 처럼...

    손전등의 빛으로 보여지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참 예뻤다.

    소녀는 역시 풋풋함이 넘치는 앳된

    10대의 여자애였다.

    아름다운 금발과 함께 귀여운 면모를

    가지고 있어 다른사람들에게 사랑 꽤나

    받을것 같았다.

    그런 그 소녀의 이름은 스테파니.

    그 예쁘고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금 이 한국이란

    지옥에 혼자 있어야 하는 불행한

    소녀였다.

    우으...

    한참 스테파니가 울고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스테파니는 우느냐고 그 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다.

    허나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자

    스테파니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터벅 터벅...

    그 무언가가 걸어오는 소리다.

    소리가 창고 안에서 진동을 하고 있어서

    도대체 어느 방향에서 나는 소리인지

    분별할수가 없었다.

    허나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간다는 것을

    스테파니는 느끼고 있다.

    '조... 좀비인가?'

    이렇게 그애가 뇌까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큐리티 언니 애쉴리, 자신을 치료해준 레노드,

    듬직한 리더 맥스더 아저씨, 항상 웃는 얼굴로

    노래를 불러주던 어여쁜 위트니, 자신에게

    여러 맛난 과자를 주던 흑인 연인, 그리고

    자신을 항상 지켜주던 멋진 경호원 슈스케.

    그들이 함께 있었을 때도 무서웠던 좀비이다.

    헌데 지금은 스테파니 혼자다.

    터벅.......

    터벅.....

    터벅...

    헌데 발자국 소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정신없이 정신을 둘러보던 스테파니는

    이내 바닥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슈스케의 배낭과 총이였다.

    스테파니는 잽싸게 그 총을 손에 쥐었다.

    허나 총을 쥔 스테파니의 손은 너무

    심하게 떨었다.

    솔직히 이 마음 여린 소녀가 어떻게

    누군가에게 총을 쏘겠는가?

    좀비도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다.

    바이러스 때문에 미쳐서 살귀과

    된 것일 뿐이지, 사실 인간이다.

    스테파니에게 한 인간의 이마에

    피샘 구멍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고 무서운 일이였다.

    물론 살기 위해서는 해야한다만,

    그렇다고 해도 어렵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다가 어느 한순간

    멈추었다.

    슈웃.... 슈웃...

    발소리가 멈춤과 함께 뒤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깨에 무언가가 언져졌다.

    그것이 누군가의 손이라는 것을

    확인한 스테파니는 바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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