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42화 (42/105)
  • <-- 42 회: 5장 - 모든 길은 센터를 향해서(All the ways go to the centre) -->

    터벅 터벅....

    고요.

    왠지모를 불안감을 계속 주는 그 고요라는

    것은 계속 진행중이다.

    다만 복도를 걷는 레노드와 애쉴리의 발소리만이

    그 고요를 규칙적으로 깨고있는것일 뿐이다.

    원래 뭔가가 튀어나왔을때 보다, 뭔가가

    튀어나오기 전이 훨신 무서운 법이다.

    공포영화를 예로 들자면, 귀신이 나오기

    전에는 꼭 조용하고 주위가 어두컴컴하다.

    그것은 관객들이 다른곳에 정신이 팔리지

    않고 오로지 어두운 그 장소와 주인공에세만

    집중을 할수 있겠금 하기 위해서이다.

    그럼으로 그때 관객들은 엄청난 긴장을

    하게된다.

    그리고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오면 다들

    화들짝 놀란다.

    비록 귀신이 무섭기는 하다만 긴장은

    많이 사라진다.

    그런것 처럼 레노드의 공포도 지금

    이 시점에 극도로 달아올라 있었다.

    "여기에요."

    그러다가 마침내 무기창고에 도착했다.

    역시나 무기창고의 문도 패스워드 패드가 달려있었다.

    뭐 그까짓 패스워드 패드쯤이야 애쉴리가 있는한

    무용지물일 뿐이다.

    타다다닥...

    애쉴리가 팔뚝에 메둔 밴드에서 페이퍼 컴퓨터를

    쭉 뽑아내고 터치 스크린을 몇번 치니, 패드의

    화면에 패스워드가 저절로 입력되며 잠금장치가 풀렸다.

    "가죠."

    애쉴리는 먼저 무기창고안 CCTV를 통해 창고안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에 문을 열었다.

    역시 언제나 꼼꼼한 그녀이다.

    꼼꼼한 성격 때문에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고, 그런 그녀와 같이 다니는 레노드 또한

    살아 숨쉬고 있는것이다.

    문을 열때는 레노드가 나서서 열었다.

    슈우욱...

    문이 열리자 애쉴리가 앞장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레노드는 지금까지 해온것 처럼 그녀의 뒤를 따랐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일단 레노드는 세큐리티

    지망생이고, 애쉴리는 세큐리티 리더이다.

    그러니 레노드는 그닥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했다.

    "좀 어둡군요."

    레노드가 불평했다.

    아닌게 아니라 진짜 이곳은 어두웠다.

    육안으로 앞에 있는것을 식별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만약 좀비가 기습을 한다면

    꼼짝없이 당해야할것이였다.

    "자외선 카메라로 본 결과, 창고안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도 일단 조심하세요.

    카메라에 찍히지 않은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으니...."

    에쉴리는 자신이 CCTV로 본 창고안의 상황을

    말해주고 다시 컴퓨터 스크린을 두들겼다.

    파 - 앗!

    팟! 팟! 팟!

    "윽!"

    그리고 이내 갑자기 켜지는 형광등들.

    계속 어두컴컴한곳에서 있다가

    갑자기 빛을 접하니, 레노드는 눈이

    너무나도 부셔서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레노드의 눈은 거의 6분 정도가 지나서야

    빛에 적응되었다.

    정상적인 시력을 되찾은 레노드는 손을

    눈에서 떼고 주위를 휭 둘러보았다.

    ...

    훵 하니 비어있는 창고.

    여러 물품이나 무기들, 블랙박스 등등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어서 빨리 무기를 챙기죠. 되도록 들고 다니기

    편한 무기를 고르도록 하세요."

    애쉴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녀도 눈이 부셔서 잠시 멈춰있었던 것이다.

    "와아...."

    그런데 이 창고.

    진짜 다양한 종류로 무기가 참 많았다.

    레노드는 맨 먼저 블랙박스 하나를 열고서,

    그안의 핸드건을 꺼내어 챙기고는 지금까지

    들고 다니던 핸드건은 버렸다.

    그는 총알과 수류탄을 꺼내고 블랙박스는

    그냥 내팽겨쳐 두고는 다른 쓸만한 무기를

    찾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로켓런처!

    그러나 이제 건물안에서 돌아다녀야 할터여서

    무겁기만하고 유용도도 떨어졌다.

    물론 화력이 강해서 수많은 좀비들을

    도륙할수 있겠지만 로켓런처의 폭발 여파에

    사용자 자신도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니 로켓런처에 대한 관심은 바로 버렸다.

    그 옆을 보니 크기가 굉장히 큰 게틀링 건이

    한대 있었다.

    때거지의 좀비들에게 난사하기에 딱 좋은

    무기지만, 이것 역시 들고 다니기 무겁고

    건물안에선 유용도가 떨어질 터이다.

    대충 그 주위의 무기들을 모두 살펴보았는데,

    모두 중화기류라서 고를만한게 없었다.

    그래서 결국 다른곳으로 이동해 살폈다.

    "?"

    그곳엔 또다른 종류의 무기들이 있었다.

    마취총이나 최류탄, 구급 스프레이나 항생제,

    화이트박스 등이 있는것을 봐서는 레스큐전용

    코너인것 같았다.

    레노드가 우선으로 챙긴것은 기본적인 구급용품은

    모두 들어있는 화이트 박스였다.

    그리고 또 인젝터블 건(주사기 총)과 여러 종류의

    인젝트 탄(주사탄)을 챙겼다.

    그중에는 항바이러스 탄도 있었다.

    항바이러스 탄은 대 괴생물체 용으로 쓰기에

    상당히 좋아보였다.

    물론 먹힐지 안먹히지는 장담 못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레노드는 또 다시 다른 코너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엔 여러 종류의 라이플들이 있었다.

    레노드는 라이플 또한 별로 유용할것 같지 않아서

    그냥 대충 둘러 보고 있는데 그중에서 괜찮은 무기를

    발견했다.

    "세미오토 어설트 라이플?"

    그것은 바로 반자동 소총인 세미오토 어설트 라이플!

    총신에 끈이 달려있어서 들고다니기에 좋고,

    연사력도 좋은데다가 바이노큘러(망원경)도

    달려있어서 저격도 가능한 총이다.

    그닥 무겁지도 않고 꽤나 유용하기에

    스페셜 포스 같은 집단에서도 자주 쓴다.

    레노드는 새로 들고다닐 무기를 이 세미오토 어설트

    라이플로 정하고 그것을 집어들어 달려있는 끈을

    어깨에 걸쳐맸다.

    "세미오토 어설트 라이플이군요. 좋은총이죠."

    챙길 물품을 다 챙기자 때마침 등장하는

    애쉴리.

    그녀도 이것저것 좀 챙겼는지 메고있는 가방이

    두터워졌고 허리춤엔 핸드건보다는 좀더 큰

    무언가가 양쪽으로 달려있었다.

    "애쉴리는 뭘 가져왔어요?"

    레노드는 눈동자를 애쉴리의 허리로 돌리며

    물었다.

    "저요? 수류탄이나 탄알, 구급 스프레이등을

    좀 챙기고 보시다시피 서브 머신건 두자루를

    가져왔죠."

    "아~ 그게 서브 머신건이였군요."

    레노드는 애쉴리가 양 허리춤에 달고있는 것들이

    서브 머신건이라는것을 알고선 살짝 놀랐다.

    저건 분명 핸드건보다 살짝 더 클뿐인데

    서브 머신건이라는것이다.

    사용하기 편하고 화력좋은 신무기들이

    지금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 이제 출발하죠."

    "어디로요?"

    "옥상 말고 또 있나요?"

    "이제 우리 살아남는건가요?"

    "호홋... 신이 만약 레노드의

    기도를 받아주신 다면요."

    드디어.

    드디어 K.S.C 에 도착해서 헬기를 타러간다.

    도대체 이 K.S.C 에 무슨일이 생겨서 좀비들이

    그 두터운 방벽을 뚫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중요한건 이제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옥상은 어떤 길로 올라가야되죠?"

    레노드가 이곳 한국에서 있을 마지막

    길에 대해 물었다.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층으로가서,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면 되는데...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대략 30분

    뒤면 우린 이곳을 뜨는거죠."

    그녀는 한국에서의 우리 마지막

    생존 계획을 잘 설명해주었다.

    계획은 간단했다.

    얼마나 빨리 옥상으로 가느냐이다.

    "30분이라......"

    이제 30분만 지나면 난 살아남을수

    있단 생각에 잠겨 멍하니 있다가

    애쉴리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뭐해요? 서둘러 가야죠. 살러.

    안 따라오면 그냥 두고갈 겁니다!"

    "아앗! 기다려요!"

    어느새 애쉴리는 저만치 떨어져 있었다.

    레노드는 급히 애쉴리의 곁으로 달려갔다.

    둘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스위치를 눌렀다.

    지이이이~.......

    느리게 열려지는 엘리베이터 문.....

    아까는 빠르다고 느껴졌는데

    지금은 또 느리다고 느껴졌다.

    그 런 데 !

    파 - 바 - 밧!!!

    어두운 복도를 발게 비추던 형광등들이

    모두 갑작스레 꺼지고.

    치이잉.....

    열리고 있던 엘리베이터의 문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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