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35화 (35/105)

<-- 35 회: 4장 - 태양이 빛나지 않는곳(Where the Sun doesn't shine) -->

탕! 탕!

둘이 달려가는 와중에도 소리가 들려왔다.

허나 처음 들려온 신음 소리가 아닌

총성인게 다른점이였다.

쿠웅!

쾅! 쾅!

그리고 다른 난잡한 소리들.

너무 여러가지 종류의 소음이 들여와서

둘의 발걸음 속도는 더더욱 빨라졌다.

어느정도 거리에서 어떤일이 누군가에게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는 안다.

이곳 한국에서 무슨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확실하게 생존자와 감염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것을.

한 5분 정도 달리자 저 멀리

3개의 인영이 보였다.

그중 한 인영이 다른 둘에게

포위당해 있었다.

그 둘이 미친듯이 덤벼들고 한명이

열심히 방어하고 있었다.

분명 좀비 둘에게 생존자 한명이

당하는 모습이다.

아까 들려온 총성을 보아 그 생존자는

총을 소유하고 있는것 같았지만

좀비들과 그 생존자 사이의 거리가

총을 쏘기에는 부적절한 거리였다.

아무튼 생존자가 위험에 처한것은 사실이다.

레노드는 어서 도와주어야 겠다 싶어서

허리춤에 찬 권총을 집으려 했다.

탕! 탕! 탕!

막 레노드가 권총을 집었을때는 이미

애쉴리가 두 좀비를 죽이고 난 후였다.

상대방이 멀리 있어서 머리를 정확히

쏘는건 쉽지 않았지만 총알들은 놈들의

머리에 정확히 박혔다.

정말 놀라운 사격 실력이다.

쓰러진 두 좀비를 잠시 지켜보던 그 생존자는

레노드와 애쉴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이내 달려왔다.

생존자는 남자였다.

짧은 머리에 꽤나 잘생긴 남자였다.

이상한 점은 그 남자가 너무 급하게,

급한 표정으로 달려온다는 것이다.

"도망쳐요! 놈들중 한놈은 고릴라에요!

아직 살아있다구요!!!"

남자의 외침에 레노드와 애쉴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고릴라라고 둘이서 생각하는 동시에,

아니나 다를까 진짜로 들려오는 괴성.

"우아아!!!"

덩치 큰 고릴라가 어느새 그 남자

바로 뒤에 있었다.

"구워어~!!!"

놈은 근육이 꿈틀거리는 썩은 팔뚝을

남자에게 힘껏 휘둘렀다.

"숙여요!!!"

애쉴리가 급히 외쳤다.

남자는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마치 훈련된 세큐리티 처럼

제대로 된 낙법으로 고릴라의 공격을

피했다.

허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남자가 체 일어나기도 전에 고릴라가

두 손을 쭉 뻗었다.

남자가 발로 힘껏 고릴라의 가슴팍을

차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고릴라는 그 다리를 잡고

입을 벌렸다.

"으아악!!! 안되!!!!!"

한국에서 명심해야 할 한가지.

한번만 물려도 감염.

고릴라가 남자의 다리를 물려고 하는데!

이 절체절명의 순간 때마침 애쉴리가

총을 쏘았다.

애쉴리는 딱 두발의 총알을 쏘았다.

슈웃!

첫번째 총알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

고릴라의 어깨를 맞추었다.

원래데로라면 고릴라는 괴로워 하며

뒤로 물러나야만 했지만 역시 놈은

K 바이러스의 감염체 인지라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런 고릴라를 향해 날아오는 두번째

총알은 첫번째 총알이 놈의 어깨에

맞은지 딱 0.5초 만에 고릴라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푸슉!

총알이 뚫어 둔 구멍 사이에서

새빨간 혈액이 뇌수와 함께

퍽 터져나왔다.

아무리 근육질의 강한 고릴라라 해도

뇌가 파괴되니 남자의 다리를 놔두고

힘없이 쓰러졌다.

털썩.

고릴라가 쓰러지고 나서도 남자는 계속

바닥에 앉은체로 가만히 있었다.

당연한 것이다.

막 죽다 살아났는데 말이다.

레노드는 남자가 한 15분은 저러고 있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남자는 1분만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남자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쓰러진 고릴라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레노드와 애쉴리를

바라 보았다.

"와우... 정말 죽을뻔 했군. 아슬아슬 했어!"

남자는 한쪽 손으로,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고릴라의 핏방울들을 훔쳐내었다.

"당신들도 생존자 입니까? 아 진짜 반갑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생존자를 보니까.

아무튼 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남자가 진심이 담긴 눈동자를 하고서는

둘에게 감사를 표했다.

"고맙긴요 뭐. 지금 한국은 당연히

도와줘야만 하는 곳인데요."

레노드가 남자에게 별거 아니였다는 투로

말했다.

남자는 이상하게도 그 말에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짧은 침묵은 금세 깨졌다.

"그러나 저러나 거기있는 아가씨의

사격 실력이 발군인데? 마치 그

아름다운 미모 처럼 말이에요."

살짝 건방진 투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그

남자는 애쉴리의 총쏘는 실력에 감탄했다.

애쉴리는 그 칭찬에 별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듯, 묵묵히 서 있었다.

"당신들도 K.S.C로 향하는 거지요?"

감탄에 이어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예."

그 질문에 레노드가 간단히 대답해 주었다.

"그럼 같이 가는게 어때요?"

레노드의 대답에 남자는 제안을 했다.

애쉴리는 별 관심 없는듯한 표정이여서

레노드가 대신 그 제안에 승낙했다.

"좋죠."

뭐 어처피 가는 길이 같으니까 자연스럽게

동행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해서 일행은 셋으로 늘었다.

그래도 머릿수 한명이 늘으니

레노드는 든든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둘은 이름이 뭐지요?

난 마이클 닐슨인데."

조용히 걸어가던 중에 그 남자, 마이클이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두 동료의

이름을 물었다.

"제 이름은 레노드에요. 레노드 크롬."

레노드가 웃는 낮짝으로 이름을 밝혔다.

"난 애쉴리 그랠로핀."

레노드에 비해서 애쉴리는 짧고 차갑게

이름을 밝혔다.

"그런데 마이클은 용케도 이런 통로를

찾아내셨군요."

"그거야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

K.S.C 비밀 통로를 발견해낸 마이클이

대단해서 물었는데, 막상 마이클의

대꾸를 들으니 쓴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이 연결 통로를 찾은것은 마이클 뿐이

아니라 레노드와 애쉴리 또한 이니까.

사실 따지마면 그저 우연히 발견된 총로이지만

말이다.

"하하! 우리는 그저 지진에 휘말려 땅밑으로

떨어졌는데, 우연히 이 통로를 발견한것

뿐이에요."

레노드가 사실을 밝히자 마이클의 두 눈이 커졌다.

레노드와 애쉴리가 이 통로를 발견했다는

사실보다 더욱 말이다.

"뭐라고? 지진! 거참... 별일이 다일어나는군!"

"한국이 완전한 지옥이 되가는군."

"좀비에 지진에... 다음은 홍수나 폭풍 까지도

들어닥치려나?"

"정말이지... 하필이면 이곳에 와버려서...."

마이클은 혼자서 이것 저것 불평을 털어놨다.

애쉴리는 마이클에게 관심이 없는지 아예

말을 무시하고 있는듯 했고 그나마 레노드가

마이클의 말을 들어주었다.

"제길... 뭐 이곳이 문제가 아니지만....."

헌데 마지막에 말한 마이클의 말이

너무나도 의미심장했다.

이곳, 즉 한국이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무슨 사연이 있나요?"

아무래도 마이클이 어떤 사연이 있는듯 해서

레노드가 물어봤다.

"..."

마이클은 물음에 대답을 안하다가

한참 뒤에서야 입을 열었다.

"자세한건 말해줄수 없지만 오고싶어서

여기 온건 아니지.... 흠..... 그게 아닌가?

내가 정해서 이곳에 온것이지."

말은 했지만 역시나 의미심장한 말.

레노드의 궁금증이 속 시원히 풀어지지 못했다.

역시나 어떤 사연이 있는듯 했다.

레노드는 굳이 계속해서 캐묻지 않고 그냥

조용히 걸었다.

원래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으면

묻지 않는것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제 곧 이곳에서 벋어날수

있으니 해방된 느낌 같은거 안들어요?"

마이클이 갑자기 너무 어두워지니

조금 분위기좀 밝게 해볼까 하고

말을 꺼냈다.

"그렇지? 이제 곧 자유......."

마이클은 레노드의 작은 위로에

밝은 얼굴을 보이려고 하다가 뭔가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또 급히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모르긴 하지만 한국을 벗어나도

풀리지 않을 무언가가 그에겐

있는듯 했다.

또한 한국에 온 이유 조차도 그닥

좋을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엇!"

그렇게 잘 걷고 있던 우리는

어느순간 멈춰섰다.

"저거 뭐야!!!."

"어디로 가야되지요?"

"으음... 정말 귀찮아."

그리고 셋은 지금 자신들 앞에 펼쳐진

상황에 대해 각자 한마디씩 했다.

물론 별일은 아니지만......

길이 두갈레로 나뉘어져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