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23화 (23/105)

<-- 23 회: 3장 - 그들이 모이기 전의 과거(The past before they assemble) -->

- 2110년 4월 22일 미국.

우우웅~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걸어나온다.

갈색 단발머리에 예쁜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그녀에게, 입고있는 여성용 정장이

너무 잘 어울렸다.

거기다가 무릎을 가리지 않은 짧은

정장치마 밑의 다리 라인은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보초서고있던 경비병의 시선을

충분히 끌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 경비원은 침을 줄줄 흘리며

여색만 밝히고 있는 멍청한 일반

경비원들과는 달랐기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지않았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경비원이 친절히 묻는다.

원래 이 경비원은 목소리가 부드러운 편이

아니지만 세상 사람들이란게 원래 아름다운

꽃에게만 우대하는 멍청이들이다.

여자는 아마 속으로 이 멍청이 경비원을

실컷 비웃어 주었겠지만 겉으로는 달콤한

미소만 지었다.

"제넷 버취"

자신의 이름을 밝힌 여자, 제넷의

목소리는 아름다운 미소와는 다르게

차갑기 그지 없었다.

"제넷 버취라. 어디보자.....

진입허가가 되어있군요.

들어가셔도 되겠습니다."

그의 일을 단지 진입이 허가되었는지

허가가 안되었는지 확인하는것과

앞의 철문을 열어 진입이 허가된 사람을

건물 지하 내부로 들여보내주는것이다.

경비원은 제넷과 조금이라도 대화를

원하는 눈치였다만 제넷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해주었다.

여자 다리라인 보고 좋아하는 하급

경비원 따위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열린 철문 사이로 버취라는 성을 가진

그 매력녀가 지하 내부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버취양.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를 따라 이쪽으로 오십시요."

그녀가 내부로 들어가자 대기하고 있던

한 여자가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길을 안내했다.

아마 사장의 비서인듯 했다.

똑똑똑.

그 여비서는 먼저 사장실에 노크를 한뒤

들어오라는 신호를 받자 안으로 들어갔다.

"좋은아침입니다 버취양.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비서와 함께 그녀가 사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있던 사장이 의자에 앉은체 공손히

인사했다.

"흠... 잠시 나가있어 주시겠어요 샌디?"

사장은 버취양에게 인사를하고는 그녀를

데리고온 여비서에게 나가 있으라 명했다.

"예."

여비서는 바로 문을 잠그고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커피좀 가져올테니 잠시 앉아계시죠.

아! 그리고 버취양은 카페라떼를 좋아했었죠

아마?"

"호호. 잘 기억하시고 계시네요."

사장은 그녀에게 의자에 접대용 소파에

앉을것을 권한뒤, 비서가 나가 없어 직접

커피를 만들어왔다.

그녀는 먼저 사장이 만들어온 카페라떼를

살짝 맛본뒤 미간을 살짝 좁혔다.

"으음...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마실만 하네요."

그녀는 붉고 통통한 입술로 카페라떼를

홀짝이며 불평했다.

이에 사장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하하. 이거 이거. 귀한 손님인데 맛난

커피를 대접해 드렸어야 했는데.

그거 참 죄송하지만 좀 봐주시겠습니까?

이 자리에 오르느냐고 미식가들 만족

시켜줄 정도에 커피 타는 실력은

키우지 못했거든요?"

사장은 말을 재미있게 하면서도 은근히

말을 비꼬아 말했다.

아니면 자기 자랑일수도 있고.

뭐 어쨌든 사장의 커피 타는 실력 따위야

상관 없었다.

제넷 버취라는 여자를 사장이 불렀다는게

중요했다.

그녀의 직업이 청부도둑인 만큼,

뭔가 특별한 일이 생겼을 터다.

"일이 좀 생겼소."

사장은 순간 미소가 잔잔하던 원래의 온화한

얼굴을 진지하고 딱딱한 얼굴로 바꾸었다.

제넷은 상관없이 카페라떼나 홀짝이며

그의 눈을 바라 보았다.

그러는 그녀의 얼굴엔 아직도 미소가 잔잔했다.

사장은 보통 신문보다 훨씬 비싼, 페이퍼 스크린

신문지 한장을 꺼내었다.

페이퍼 스크린은 종이처럼 얇은 스크린으로써

동영상같은것도 플레이가 가능했다.

원래 21세기 초반에만 해도 군인용품이였던

페이퍼 스크린이지만 레인보우 전자사에서

상용화를 시켜 수천억대의 이윤을 남겼다.

사장은 레인보우 제약사에 속한 인물.

어쨌거나 레인보우의 멤버였기에

페이퍼 스크린 신문 쯤이야 가볍게 생각했다.

신문지를 탁자에 올린 사장은 거기서

'마약 거래범을 잡은 세큐리티 미치다'

라는 제목을 눌렀고 그러자 신문지에

그에 관한 기사글이 쭉 나왔다.

"전에 우리가 연구하던 약이 있었는데,

조금 어렵기도 하고 위헙도도 높고 해서

그것을 데몬즈에 팔았었죠.

그런데 이제와서 그 연구를 실험하던

데몬즈의 생물학 연구원 한놈이

그 약을 뭔가 바이러스 같은것으로

바꾼것 같습니다."

어제부터 한참 소란이였던 한국의

신종 정신질환병에 관련된 일임을

생각한 제넷은 금세 눈빛이 진지해졌다.

게다가 사장의 입에서 그 데몬스 라는

말까지 나오니 더욱 진지 해졌다.

현재 가장 큰 이슈인 k 바이러스와

3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을 벌이던

특수 공작팀 데몬스.

그 둘이 주제라면 일은 당연히

규모가 클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것은,

당신이 한국으로 가서 그 바이러스를

구해오는거지."

사장이 자신의 용건을 다 말하자 버취는

묵묵히 커피를 마시며 신문지를 들여다

보았다.

"그럼 저 미쳐버렸다는 세큐리티가 그

바이러스에 전염된거군요? 또한

그 천여명의 사람들이 k 바이러스의

감염자이고."

그녀가 자신의 말이 맡냐는듯 묻자

사장이 그렇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의뢰는 굉장히 수준이 높군요.

무엇보다 제가 그 바이러스에 전염될

리스크가 있으니 말이에요."

"의뢰를 받아드리면 먼저 선금으로

150만 달러를 그쪽 계좌에 넣어주겠습니다."

"호호. 역시 센스가 있으시군요.

그렇담 제가 그 바이러스를 구해왔을때는요?"

"350만 달러정도면 되지 않아? 그럼 모두 합쳐서

500만 이니까 말이야."

사장이 의뢰비의 후금의 액수를 부르자

버취양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분명 500만 달러라는 돈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였는데 말이다.

"바이러스 잖아요. 잘하면 내가 아끼는 이

고운 피부가 조금 상할수도 있는데...

후금으론 한 550만 정도가 좋을것 같네요."

미소로인해 양쪽으로 살짝 벌어져있는

그녀의 입술사이에서 새어나온 말에

사장이 조금 당황했다.

"총 700만을 원하는건가? 좀 비싸군..."

"호호호호!"

사장이 당황하며 한 말에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농담."

"하하! 그런가?"

그녀의 웃음 뒤에 나온 말에 사장이 평온감을

되찾으며 따라 웃었다.

헌데 이어서 흘러나온 그녀의 말에 사장은

마치 벌레를 씹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총금 700만 달러? 호호호. 물론 아니지요.

일단 선금을 250만 달러로 늘리죠.

목숨 걸고 가는거니까 50만을 올린거구

나머지 50만은 임무중 쓸 돈."

"그래 선금을 좀 늘리고 싶은거면

그러도록 하지요."

그녀의 제안에 사장은 그정도야 간단하다는 식으로

가볍게 말했다.

하지만 그다음에 튀어나온 그녀의 말에

사장은 다시금 놀랐다.

"그리고 후금으로 750만 달러정도 주셔야겠지요?"

"뭐 뭐?! 750!!! 자네 정신 나갔나?!"

사장이 놀라자 그녀는 자신이 받을 의뢰비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솔직히 제가 봐드린겁니다. 원래는

이정도 리스크에다가 신종 희기성 바이러스

같은것을 배달하는 정도면 2천만정도

받을테니까요.

하루아침에 천여명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라...

테러용으로도 사용이 사능하니 이거 완전

대륙간 탄도 미사일급 무기 아니에요?

솔직히 사장님도 아시잖아요.

저번에 경쟁회사 기밀 데이터 딱 하나

가져다 드렸는데 500만 달러였으니까요.

그리고 보아하니 레인보우에서 개발하던

약품이 외부로 퍼져 바이러스가 되었다라는게

밝혀지면 곤란하기도 하고...

레인보우의 주식이 비둘기떼 처럼 날아가겠죠?

게다가 사장님은 지금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에요.

아마도 바이러스에 기대를 거는거겠죠?

이유는 모르겠다만 K 바이러스란게 정말로

필요하시는군요.

그런데도 1천만 정도의 금액을 안주시겠다구요?"

설명이 끝난뒤 그녀는 어떻게하겠냐는듯

한번 미소를 지어 보았다.

그녀의 미소는 참 매력적이고 아름다웠지만

사장에게는 그저 영리한 여우로 보였다.

"후우... 이번 일은 나 혼자 해볼려고한

일이라서 돈좀 깍아보려 했더니 상대가

너무 똑똑하군요."

"호호. 고마워요. 그리고 솔직히 1천만 달러면

많이 봐준거에요. 단곤 손님이니까요.

사장님 놀라하는 표정이 정말 우스우던데요?

연기좀 배우세요. 호홋!"

"처음부터 눈치 챘었군요."

"뻔하잖아요. 한번 거래를 해보신 만큼

비용이 어느정도인지 대충 아실테고

회사에서 구하려는 물건이면 큰돈을 들이고라도

구하려할테니까요. 그런데 그게 개인의

일이면 당연히 돈이 좀 부담 되구요.

물론 사장님 정도면 돈이 엄청 많겠지만요."

그들이 예기하는 사이 어느새 둘의 커피잔에

커피가 다 달아 있었다.

"후후. 아무튼 비용을 깍아준것에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신 물품이

있다면 별도로 드리겠습니다.

이래뵈도 레인보우사 사장이니 좋은

물건을 많이 지원해 줄수 있거든요."

사장은 지금까지 해온 연기를 그만 끝내고

초점을 현실에 맞추었다.

"레이더 통신망, 무기, 차량 등을

드리도록 하죠."

"호호 역시 센스있으시네요."

그녀는 아까처럼 사장을 칭찬했지만

사장은 그녀의 칭찬에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것을 알면서도

칭찬했었으니 그녀의 칭찬은 그저 달콤한

사탕발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행기표도 한장 예약해 드릴까요?"

사장이 매너상 비행기표정도는 끊어준다고

했더니 그녀는 나중에 준비가

다 끝난뒤 스스로 하겠다고 그것을

거절했다.

그 자리에서 현금 250달러를 챙긴

제넷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라졌다.

"하하... 뛰어난 미모만큼이나 머리도 좋군.

멍청히 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많은 욕심도

부리지 않고 말이야. 만약 내가 젊었으면

청혼했을수도 있었겠는걸? 후후후."

사장은 그녀가 나간뒤 혼잣말로 그녀에 대해

말하고선 자신의 비서를 불렀다.

맛난 커피 한잔 마시고 싶어서였다.

잠시후 비서가 타온 커피를 홀짝이며 사장은

생각에 잠겼다.

'제넷 버취... 정말 영리한 여우지.....

원래 그 신제품을 사용하려 했지만.....

그 녀석은 따로 할일이 있어.

정보 수집이야 그녀가 훨씬 뛰어나고.'

그날 저녁 9시에 비행기 한대가 미국 공항을

떠나 하늘을 날았다.

한국행인 그 비행기의 비지니스 석에서,

한 여자가 기내에서 가한된 음주량에

맞추어서 고급 포도주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포도주는 마치 그녀의 매혹적인 입술에

반한듯이 부드럽게 그녀의 입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녀의 이름은 애쉴리 그랠로핀.

하지만 그녀는 애쉴리 그랠로핀이 아니였다.

그저 휴가중인 애쉴리 그랠로핀이라는

젊은 세큐리티 리더의 가면을 쓴,

실제로는 다른사람에게 돈을 받고

의뢰를 수행하는 청부업자 제넷 버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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