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 회: 3장 - 그들이 모이기 전의 과거(The past before they assemble) -->
"아 괜찮습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훨신 많아보이는 뚱뚱한
인도 아주머니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해하자
도리어 레노드가 더 미안해져서 마주
고개를 숙였다.
"에헤~ 엄마도 참! 그거 부딪친거 가지고 뭘!"
나이든 어머니는 처음보는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옆에서 쫑알거리는 소년!
순간 아주머니의 눈빛이 날카로워 졌다.
"야시! 엄마 아빠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니?
네가 잘못을 했으면 정중히 사과해야 할것
아니야!"
하고 말하는 아주머니가 주먹으로 야시라는 소년의
이마를 한대 쥐어 박았다.
"피이... 아프잖아....."
"야시!"
"알았어요 엄마~! 저기요 죄송합니다."
레노드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만 야시의
얼굴을 그닥 좋지 않았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게 눈에 확 튀었다.
아마도 야시는 엄마에게 쥐어박은것을
레노드 탓으로 돌리는듯 했다.
레노드야 그런거 따위 상관 안한체
급히 화장실로 걸어갔다.
사실 달리고 싶었지만 비항기 안이라 참은것이다.
알차나 레디는 오늘도 얼굴이 붉게 달아 올라 있었다.
이유야 평소와 같다.
말썽꾸러기 아들인 야시 레디 때문이다.
올해 15세인 야시는 동네 학교 할것 없이
소문난 개구장이다.
지금 이렇게 한국에 가는 이유도 그런 야시를
제대로 교육 시키기 위해서이다.
남편인 크리슈나 레디와 알차나는 독실한 불교 신자다.
헌데 인도에서는 힌두교나 무슬림교 등이 주요 종교이다 보니
이렇다할 불교 사원이 그닥 많지 않았다.
그래서 동방의 국가를 알아보다가 한국에 절에서
한두달 동안 교육 시키는곳이 있다 들어서
한국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 절이 바로 그 유명한 해인사이다.
해인사는 삼보중 법보로 유명한 한국의 큰 절이다.
특히나 법력이 깊으셨던 성철 큰스님 이란
고승을 배출하고 팔만 대장경을 보호하고 있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야시가 수양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깊이 생각하는 법을 배우겠지 하는게 크리슈나와
알차나의 생각이자 바램이였다.
헌데 야시는 지금 그것이 참 마음에 안들었다.
예전부터 기숙사나 훈련소 같은데를 자주
들락날락한 야시지만 언제나 기가막힌 방법으로
탈출을 꾀했었다.
하도 탈출을 하니 나중엔 훈련소 등에서 야시를
내보내기 까지 했다.
야시는 이번에도 어떻게든 해인사를 빠져나갈 생각이다.
스님들의 말을 안듣고 고집부리고 떼쓰고
물건들을 상하게 하다보면 쫒겨날것이 분명했다.
재미없는 절에서 방학을 떼우는것은 너무나도
싫었다.
방학이라면 자고로 친구들과 어울려 거리를
횡단하고 게임방에 가서 실컷 노는게 장땡인데 말이다.
물론 야시도 멍청하게 해인사에서 그냥 나오려는
것은 아니였다.
이미 부모님 몰래 거금을 숨겨서 가져왔다.
아빠 지갑에서 빼온 크레딧 카드도 있는데.
불쌍한 야시는 그 카드가 한 일주일 뒤
정지될것이란 것을 모르고 있었다.
거금이래봤자 3000 달러인데 과연 야시가
그 돈을 제대로 사용해 방학동안 버틸지는
몰랐다.
야시는 해인사에서 나가면 얼마나 힘들지를
몰랐다.
해인사에서 나가지만 아마도 야시는
세상의 무서움을 통해 개구장이 성격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이다.
야시가 어떤 방법으로 얌전히 변하는지는
알차나도 몰랐고 이 비행기 안의 그 누구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