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17화 (17/105)
  • <-- 17 회: 2장 - 천국 대신 지옥(Hell instead of Heaven) -->

    "살아있나?"

    발목이 아려와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예. 그런데 왼쪽 발목이..."

    "발목을 다친건가? 흐음... 곤란하군..."

    칸은 말한 그대로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나를 부축해 주었다.

    사실이다.

    안그래도 위험천만한 이 한국에서 발목까지

    다친다는것은 설상가상보다 심했다.

    "모두 살아있소?!"

    칸이 레노드를 부축한체 소리쳤다.

    그러자 하나 둘 얼굴을 보이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보아하니 죽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용케도 전원 생존이다.

    "다들 무사한것같군."

    모두들 한자리에 모이자 칸이 흡족하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이제부터 걸어가야 하나요?"

    이따금 피터가 말을 꺼냈다.

    "어쩔수 없어. 그나마 이 주변엔

    좀비가 없는것 같군."

    현재 우리는 공사중이였던 미완성 고속도로

    위에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차도 없고

    좀비들도 없었다.

    이쪽으로 도망친 사람이 없으니 좀비로 변한

    사람이 없는것이다.

    "어차피 아직 밤이고 우리들 냄새는

    트럭하고 버스타는 냄새에 가려질테니

    이곳에서 좀 쉬었다 가도록하지요."

    슬슬 K.S.C로 다시 향하려 할때 쯔음

    칸이 제안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발목을 다친

    레노드를 걱정하여 일부러 그렇게

    말한것일거다.

    "하긴.... 또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체력을 보충해두는것도 좋겠군."

    이에 모두들 찬성하는듯 했다.

    원래라면 이러지 않겠지만 좀비들이

    사람냄새가 안나는곳엔 가지않는

    습성이 있고, 마침 탄내가 풀풀 풍기고

    있었기에 모두들 칸의 제의를 동의한 것이다.

    레노드는 먼저 가방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왼쪽 발목에 뿌리고 그 위에다가

    파스 한장을 붙였다.

    이러면 내일 아침까지 어떻게든 조금

    나을것이다.

    요즘 의술이 좋아 스프레이와 파스 한장이면

    이까짓 발목 삔것이야 금방 낫는다.

    평소 레노드와 자주 있던 애쉴리는 작전 회의

    때문에 맥스더와 토니랑 있었다.

    칸은 다른 다친 사람이 없는지 둘러보는 중이고.

    레노드는 홀로 밤하늘의 달을 응시했다.

    그러던 와중에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왔다.

    참으로 곱고, 마음에 와닿는 소리였다.

    아름다운 줄리엣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아시나요?

    아름다운 백합이 바람을 타고 향기를 전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엄마와 듬직한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그 어떤 시간보다도 그녀가 행복해하는 시간, 아시나요?

    못생긴 늑대들이 모여 아우 하고 우는 달밤.

    그 달밤이 줄리엣의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을, 그대 아시나요?

    오~ 그 누구보다 예쁜 줄리엣, 왜 달밤을 좋아하나요?

    오~ 왜일까요? 바로 달밤마다 전해지는 장미 한송이 때문.

    그대, 장미를 달밤과 함께 주는 그대는 누구시죠?

    줄리엣은 항상 백마탄 왕자를 꿈꾸고 있답니다.

    비록 보지도 못한 그대라도 달밤아래 장미를 보내주는

    로망스를 주어 고마워요~

    멋쟁이 로미오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아시나요?

    멋쟁이 신사들이 뿌리는 그윽한 향수보다도 더욱,

    멋쟁이 친구들과 함께 술마시며 노래 부르는것보다.

    그 어느 누구와도 느끼지 못하는 행복한 시간, 아시나요?

    달콤한 여우들이 모여 킁킁 우는 멋진 달밤.

    그 달밤이 로미오의 가장 훌륭한 시간인 것을, 누가 아나요?

    오~ 그 누구보다 예쁜 줄리엣, 그대는 달밤을 좋아하나요?

    오~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나의 장미 한송이가 그리 좋나요?

    그대, 매일 달빛과 함께 장미를 주고 싶은 그대.

    너무나도 아름다운 줄리엣을 위해 로미오는 꿈을 꿉니다.

    비록 멀리서 바라보는 그대라도 달밤아래서 환한 웃음으로

    나의 로망스를 받아주어 너무 고마워요~

    오~ 오~ 오~

    .

    .

    .

    그 아름다운 소리는 바로 위트니의 목소리였다.

    달밤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노래를 그녀는 불렀다.

    너무 힘들어 울면서도 일행은 음악에 잠겨

    달밤을 응시했다.

    슈스케는 독실한 기독교 신도인지 이때도 기도를 했다.

    스테파니도 덩달아 같이 기도를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기도가

    일행을 무사히 한국에서 빠져나가게 해달라는

    내용을 가지고 있을것은 뻔한 일이였다.

    위트니의 달콤한 목소리와 함께 달밤은 점점 짙어졌다.

    그나마 그녀의 노래가 일행을 달래는것 같았다.

    어쨌거나 위트니 블루시는 만인의 사랑을 받을 만큼

    고운 노래를 부르는 세기의 디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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