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15화 (15/105)

<-- 15 회: 2장 - 천국 대신 지옥(Hell instead of Heaven) -->

으우으.....

마트의 입구쪽으로 걸어가고있는데 얼빠진 사람이나

낼듯한, 음성을 그대로 흘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좀비의 그것임을 레노드는 바로

알아차릴수 있었다.

퉁퉁퉁!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둔박한 음성.

그 여러가지 소리들은 마트의 앞쪽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입구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을 터다.

흐음... 밖의 사람들이 무사하겠지 하고

레노드가 걱정을 한다.

그 걱정이 큰것이, 밖의 사람들이 당하면

동료를 잃는 것도 있지만 바로 차량을

탈환하지 못하면 자신이 당하기 때문이였다.

조금더 걸어가 보니 좀비가 떼거지로 모여

마트의 유리창을 두들기고 있었다.

다행히 좀비들의 힘이 그리 강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그래도 일반 유리창이

언제 깨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것은 그것이 5분 이내라는 것이다.

화악!

"으어엇!"

이때 옆에서 두손이 튀어나와 레노드를

끌어냈다.

설마 아직까지 남은 좀비가 있던가?

"쉿. 조용히해."

순간 좀비에게 당하나 하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손의 주인이 칸이였다.

그리고 건너편 전열장 뒤를 보니 그곳엔

애쉴리가 숨어있었다.

"아무래도 우리들 냄새를 맡고 모인것 같아.

다행히 버스는 기름냄새가 풍겨서

버스안 사람들의 냄새는 번지지않을을 터라

버스는 안전할테고..."

칸은 상황을 설명해주며 마트밖 좀비들을 감시했다.

"놈들은 어차피 느리니 빨리 달려나가

버스에 타는건 어떨까요?"

레노드가 나름대로 생각을 해서 칸에게 물었다.

예전에도 일행이 위기에 처했을때 애쉴리가

돌격을 권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칸은 고개를 절레거렸다.

"놈들은 마트밖 벽이나 문, 유리창등

빽빽히 붙어있어.

아마 나가려고 하자마자 공격당할걸?

놈들의 느린 속도를 이용하는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는거야."

퍼-엉!

이때 화염을 내뿜으며 좀비들을 휘감는 폭발.

"누가 수류탄 하나 던졌군. 슬슬 움직이도록

하지!"

그 폭발이 일어나고 바로 칸이 자신을 따라오라는듯이

손을 까닥이며 앞으로 텨나갔다.

칸이 걱정한것은 좀비들의 빽빽한 포위인데

폭탄이 터지며 막 틈이 생겨난것이다.

레노드는 바로 칸의 뒤를 이어 앞으로 튀어나갔고

애쉴리도 따라나왔다.

폭발로인해 뭉쳐있던 좀비여럿이 폭사했지만

부숴진 문으로 들어오는 좀비들의 수도

만만치 않았다.

팟!

칸이 손을 낮게 쳐들어올려 멈추라는 신호를 했다.

우리는 잠깐 멈춰서서 천천히 걸어가며

들어오는 좀비들의 머리에 탄알을 박아주었다.

되도록 완벽히 벌어진 틈을 벌려야만 한다.

퍼-엉!

그리고 수류탄이 또하나 날아올라 앞을막은

좀비들 사이에서 폭발하니 바로 버스로 가는

길목이 열어졌다.

물론 그 길목은 곧있으면 좀비들로 인해

다시 막힐 길이였다.

레노드와 칸, 애쉴리는 서로를 한번 바라본뒤

곧장 앞으로 내달렸다.

두려움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두려워 해야 한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용기만이 살길이다.

"크아아!!"

일행이 좀비들 사이로 벌어진 길을 가로질러

버스로 달려가자 양옆에서 좀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발광을 하듯이

마구 몰려들었다.

놈들은 쫄쫄 굶주렸는지 달리지도 못하면서도

엄청난 속도를 내었다.

우리는 그저 더욱 빠르게, 죽을 힘을 다해서

발을 움직엿다.

좀비수가 많으니 빠른걸음으로만 다가와도

압박감은 거대했다.

탕!탕!탕!

타다다다당!

놈들이 서서히 길목을 좁히며 우리를 압박해

오자 버스안 세큐리티들이 창문을 열고

좀비들의 머릿통을 노려 대량 학살을 시작했다.

미국에서온 세큐리티들은 기관단총이나

서브 머신건등 연사가 가능한 무기들도

가지고 있어서 일행이 버스안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좀비들을 잘 막아줬다.

"허억 허억 허억"

레노드는 버스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가까이 보이는

의자에 쓰러지듯이 앉아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숨이찬와중에도 마트에서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서 키고 동영상으로 지금

버스창문에 손톱을 긁으며 피를 묻히는

좀비들을 촬영했다.

"호호호. 그걸 가지러 위험을 무릎쓰고

나와 칸을 따라온간가요?

참 용감도 해라."

레노드가 하는양을 지켜본 애쉴리가 내 옆좌석에

앉으며 물었다.

"예. 살아 돌아가서 우리의 상황이 이러했다

하고 알려야죠."

"그렇군요. 아마 그 영상 가지고 돌아가면

여러 tv쇼에 나와 영우취급 받을걸요?"

애쉴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등으로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을 훔쳐냈다.

"자네 용감한데? 그거 하나 얻으려고

위험을 감수햇다니 말이야."

그리고 애쉴리에 이어서 뒷좌석에 앉은

칸이 레노드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맞아. 용감하지. 그는 저번에 좀비들

속으로 파고들어서 여자애 한명을

구출해왔었어."

칸이 칭찬하는듯이 말한 뒤에는

맥스더까지 덩달아 버스 한쪽에서

레노드가 수지를 구하는 이야기를 줄줄히

꺼내놓았다.

"저번에 그가 자기발로 따라나서서

나를 따라오더니만 글쎄 좀비 30여명의

속을 파고들며 여자애 한명을 구해오는데

........."

맥스더는 사실을 말했지만 그 사실이

조금, 아니 상당히 뻥튀기 되었다.

그 말 때문인지 미국파 세큐리티들이

레노드에게 눈빛을 빛냈다.

"나는 어떻구요! 나요!"

맥스더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있던

아실이 갑자기 소리쳤다.

"하하하! 물론 자네도 일등감이지!

자네가 아니였다면 우린 벌써 다 좀비가 되었거나

죽었을거야."

아실의 어린애같은 작은 질투에 맥스더가

처음으로 크게 웃으며 다른 잡담을 이어나갔다.

입담좋은 아실과 유머러스한 칸이 버스안

분위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세큐리티란 존재란 참...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다니.....

바로 그런 성격때문에 아직까지 살아있는것이지.

좀비들로 인해 항상 두려워하고, 수지의

죽음으로 슬픈 감정을 가지고 씁쓸해 하던

레노드는 그 덕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드디어 버스안 사람들이

모두 서로 친밀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서로만 챙기던 흑인커플도, 왠지 모를 이유로

극적으로 소심한 인도인 소년 야시도,

세계적 여가수 위트니도, 세큐리티들도,

스테파니와 슈스케도, 레노드도, 모두가

처음으로 다 같이 웃었다.

아마도 이 웃음은 백만 달러로도 살수가

없는,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비록 사상 최악의 질병인 K-바이러스 때문에

엄청난 위기에 빠져있지만 그 덕에 얻은

진정된 인간의 정이란것은 정말 값졌다.

한국안에서 얼마 되지않는,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 숨쉬는 그들의

웃음소리를 한껏 받은 하늘은 어느새

저녁노을을 만들며 붉게 물들여졌다.

하늘이 보내준 밤이 된다는 신호에

아실은 인적이(좀비수) 드문곳에서

버스를 세워두었다.

모두들 피곤한 상태고 아실 자신도 피곤하니

그러한 것이였다.

한참 행복에 젖어있던 일행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모두 잠에 빠졌다.

크르륵.....

그리고 작은 골목에서 한 남자가 붉게

충혈된 눈을 치켜뜨고 버스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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