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회: 1장 - 사람들은 그들을 좀비라 부른다(People call them as zombie) -->
무너진 다리 건너로 넘어온 일행은 먼저 주위를
살펴 차량을 찾았다.
언제 어디서 좀비가 튀어 나올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몸을 추스림과 동시에 이동을 할수있게 해주는 것인
차량은 현재 필수 조건이다.
운이 좋은건지 금방 가정용 소형 여행버스를
한대 발견했다.
아실은 세큐리티 주제에 버스의 전선을 조작해
키없이 버스를 간단히 얻었다.
아마 세큐리티 드라이버들은 드라이빙만이 아닌
차량 탈환법 까지 특별히 배우는것 같다.
"살아돌아가면 방금 했던 그 제주에 대해
심문좀 해봐야겠는걸요? 아실."
아실이 막 엑셀을 밟아 출발했을때
애쉴리가 농담식으로 아실을 협박했다.
물론 세큐리티 드라이버의 특수수업에
대해 어느정도 아는 그녀였지만 말이다.
"헉! 봐주세요! 제가 이런거를 안배워
뒀으면 우린 걸어서 K.S.C를 향해야
했다구요~!!"
아실도 그녀가 농담으로 말한것을 알았지만
놀라는 시늉을 하며 넉스레를 떨었다.
세큐리티들은 그렇게 서로 장난을 쳤지만
일반인들은 그들의 조크를 이해하지 못해
아실의 손버릇이 나쁜줄만 알았다.
구오오오오!...
"엇?! 코끼리 울음소리가 나는데요?"
그러던중에 들려온 괴음에 아실이 말했다.
천하태평한게 별거 아니라는 듯한 투였다.
"이봐 긴장하라고. 그렇게 건방떨다가 우리
모두가 육포가 되는수가 있어."
맥스더가 품속에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들며
주위를 준다.
그리고 곧 아실이 말한데로 괴음의 주인인
코끼리 좀비가 등장했다.
"이번엔 2마리군."
"괜찮아요 어차피 느리니까."
코끼리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2마리나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맥스더와 아실은 태연스럽게 몇마디
주고 받으며 슬슬 코끼리에 대적할 준비를 했다.
소형버스는 그대로 앞으로 달려갔다.
맥스더는 조수석에서 창문을 반쯤
열어재치고 수류탄을 던질 준비를 했다.
나머지 일행은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모두
손에 권총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두 세큐리티가 창문을 비스듬히
열어 그 사이로 권총을 든 손을 밖으로 내밀어
코끼리를 조준했다.
까악! 까악!
하지만 코끼리 둘과의 거리가 거의 좁혀졌을때
까마귀들이 등장했다.
그때문에 맥스더는 재빨리 수류탄을 던지고선 창문을 닫았다.
혹시몰라 핸드건으로 코끼리를 겨냥하던 세큐리티
둘도 손을 안으로 집어넣으며 창문을 닫았다.
그 사이에 코끼리 한마리가 수류탄의 폭발에 휩쓸려서
옆구리살이 터져나갔다.
다만 옆구리살이 척추나 중요 골격, 뇌 같은 움직임에
해당되는 주요 부분이 아니기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그 녀석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할수 있었다.
"위험하다!"
아실은 바로 앞의 코끼리 한놈의 거대한 발을
겨우 피해냈고 동시에 놈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가 소형버스 정면에 뿌려져 시야를 가렸다.
"제길 않보이는군!"
아실은 재빨리 와이어를 움직여서 정면 유리에
묻은 피를 닦아내었고 어느새 다가와 있는
또 한마리의 코끼리의 발을 간신히 피했다.
우직!
하지만 말 그대로 버스는 놈의 발을 간신히
피해낸거였기 때문에 오른쪽 백미러가
떨어져나가며 버스 오른쪽 부분이 살짝
찌그러졌다.
아까 타던 버스와 이 소형버스의 크기는
많이 차이가 나는 터라 코끼리가 더욱 거대해
보였고 일행은 다시 두려움에 빠졌다.
조금 쉬었나 하면 다시 찾아오는 두려움.
아마도 아실은 지금 너무나도 바뻐서 그것을
못느끼고 있을수 있다.
어떻게 보자면 행운이다.
까악! 까악!
버스 주위를 멤돌던 까마귀들이 돌진해 온다.
멍청하게도 놈들은 버스에 박고 머리가 터져
대부분이 죽었다.
까마귀들이 스스로 죽어대니 고마운 일이지만
그덕에 버스 창문 여러곳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러다간..."
아실이 눈살을 찌푸린다.
창문이 깨지면 모든게 끝장이다.
다른 까마귀 떼가 몰려오면 게임 오버다.
덜컹덜컹!
버스가 요리조리 움직이며 겨우 코끼리
주변에서 벗어났다.
한 세큐리티가 기념으로 뒤의 코끼리 들에게
수류탄을 선사해 주었다.
펑!
수류탄의 폭발에 까마귀 몇놈이 한줌의 재가되어
바람을 타고 날아갔고 코끼리 한놈이 비틀거렸다.
"넘어지겠어요!"
놈이 심하게 비틀거리자 스테파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
어차피 좀비인데도 이 어린 소녀는 피떡이 된
코끼리가 불쌍한 것이다.
그럼에 비해 아실은 흡족하다는듯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실 앞을 봐!"
그가 조금 기뻐하는듯 할때 맥스더가
아실을 불렀다.
그리고는 바로 급히 핸들을 팍 하고 돌렸다.
"뭐,뭐.. 뭐야?!"
맥스더의 돌발적인 행위에 버스가 살짝
갸우뚱거리며 급커브를 하려는데
그 움직임이 바로 멈췄다.
"잡혔다!"
맥스더가 똥씹은 표정을 하고서 말한다.
일행은 무슨일인가 하고 창문 밖을 살핀다.
보니까 버스가 공중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헉."
"오 신이시여!"
흑인 커플 둘이서 놀란다.
두려움 조차 잊은체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
그 둘의 바로 옆 창문 너머로는 순박한 동물의
얼굴이 보였다.
바로 코끼리의 얼굴이였다.
그렇다.
소형버스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아니, 바이러스가
아니라면 앞으로 존재할수 조차 없었던 기형의
거대 코끼리의 코에 잡힌거다.
"제기랄!"
아실은 어떻게든 코끼리의 코에서 벋어나기 위해
엑셀을 세게 밟으며 버스의 속력을 내보았지만
오히려 놈의 길다란 코가 버스를 더욱더 꽉 조였다.
초식동물인 코끼리 주제에 바이러스 좀 걸렸다고
사냥에 능숙한 육식동물이 되어있다.
벗어나려는 먹이감을 더욱 세게 조이는 습법.
"하나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고 구해주십시요...
여기있는 저희들은 아직 죽을때가 아닙니다.
살날이 많은데 어찌하여 저희를 버리시나이까...
오... 주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니 슈스케가 눈을감고 양손을
작게 기도를하기 시작했다.
스테파니가 그 옆에서 따라 기도한다.
마치 이제 죽기라도 한다는듯이, 흑인 커플은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울고있다.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어 메리."
"마찬가지야 조나단."
위트니는 다친 왼쪽 다리 때문에 들고다니는 목발을
땀이 베인 손으로 꽉 쥐고 있다.
세큐리티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동안 함께해서 영광이였다고.
수지는 조용히 레노드의 품에 파묻혔다.
레노드는 그런 수지를 꽉 안아주었다.
지금 모두가 종말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 수천번의 걱정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는, 지금은 정말 끝이라는것을 모두 느꼈다.
아실은 끝까지 발버둥 쳐보지만 별수 없었다.
맥스더는 깨어진 창문 너머로 코끼리의 몸뚱이에
계속 총을 쏴본다.
오로지 애쉴리만 담담하게 팔짱을 끼고 서있었다.
모든게 상관없다는 투였다.
"에잇!"
버스가 코끼리의 입앞에 바로 왔을때쯤에 세큐리티 두명이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 내렸다.
하지만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까마귀들과 좀비
여럿이 그들을 바로 공격했고 그들은 소리만 질러데다가
결국 좀비들에게 파묻혔다.
비명소리는 그후에도 들려왔지만 머지않아 그들의
비명은 멈추었다.
요컨데 그 두명은 바이러스에 정신의 통제권을 빼앗겨서
좀비가 되기 이전에 온몸을 모두 뜯어 먹혔을 거다.
콰직!
"레노드 오빠."
코끼리가 막 버스의 천장을 한입 베었을때
수지가 레노드의 품 안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응?"
그애의 불름에 답할때 까마귀들이 뜯어진
버스 천장 사이로 몇명 들어왔다.
맥스더와 애쉴리가 끝까지 발악하며 놈들을 총으로 쏘았다.
아실은 그만 포기한듯, 가만히 운전석에 앉아있었고
슈스케와 스테파니는 계속 기도만 했다.
전염된 코끼리는 인간형 좀비보다 두뇌가 떨어지는지
버스를 계속해서 뜯어먹으며 피를 흘렸다.
소형버스가 뜯어지며 나온 날카로운 금속부분들과
유리조각들이 모두 코끼리의 몸을 가르고 있었지만
코끼리는 멍청하게 계속 먹었다.
"레노드 오빠... 비록 짧은 만남이였지만....."
퍼 - 엉 !!!
수지의 말을 듣고있는데 갑자기 귀가 찢어질듯한
큰 폭음이 울리며 그애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버스를 움켜지고있던 코끼리의 코가
풀리며 버스가 아래로 떨어졌다.
퍼-엉!!!
펑! 펑!
폭음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엄청난 양의 먼지가 버스안으로 쏟아져
들어왔기에 레노드는 눈을 꼭 감은체
귀를 막고 허리를 수그렸다.
또한 폭음이 울릴때마다 생겨나는 엄청난 열기로
인해서 몸이 바짝 달아올랐다.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지 하고 생각한 레노드는
눈을 가늘게 떠보았다.
이마에 뭔가 흐르는듯해서 손으로 닦아보니
끈적한 붉은 액체가 손에 묻어났다.
바로 피다.
모르긴 몰라도 출혈은 심한듯했다.
이마에서 액체가 흐르는 느낌이 마치 샤워할때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왠지모르게 온몸이 뜨거울뿐 고통이 나지 않았지만
정신은 점점 흐릿해졌다.
정신을 놓기전에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나는 그냥 이대로.....
죽는것인가?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