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프로젝트-3화 (3/105)
  • <-- 3 회: 1장 - 사람들은 그들을 좀비라 부른다(People call them as zombie) -->

    조금 달려가 보니 그곳엔 5명의 세큐리티들이

    비무장 민간인들을 보호하며 좀비여럿을

    막는게 보였다.

    물론 완벽한 보호는 불가능 했고 민간인 두세명이

    좀비 5명쯤에게 저항하다가 결국 당했다.

    그들은 도와주러온 맥스더 일행을 보았지만

    상황이 너무 긴급해서 도와달라고 외치지도 못했다.

    "수류탄을 던질테니 모두 피하시오!"

    맥스더가 수류탄 하나를 들어올리며 외치자 좀비들을 막던

    세큐리티들이 뒤로 물러섰다.

    좀비들은 소리를 듣고 맥스더쪽을 본다.

    뭔가 둥그런게 날아오지만 좀비들은 그게 뭔지 몰라

    멍청히 서있었다.

    퍼-엉!

    맥스더가 날린 수류탄이 폭발하며 좀비들을 터뜨렸다.

    생존자들은 수류탄이 맥스더의 손에서 막 벗어났을때

    좀비들을 밀쳐내고 급히 몸을 피했는지라 폭발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다.

    폭발한 좀비들의 잔해는 화약냄새와 섞여 역겨운

    썩은내를 풍겼지만 지금상황에서 그것까지 따지고들

    사람은 아예 없었다.

    "으아악!"

    탕탕탕!

    수류탄의 폭발소리를 이어서 총알을 남발하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옅게 피어오르는 먼지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뒤로 물러서던 세큐리티들과 민간인들이 막 바이러스에

    감염된 새로운 좀비들에게 당한것이다.

    "제길! 지금 무사한 사람들은 어서 이쪽으로 무작정

    달려오시오!!"

    맥스더는 상황이 갑작스레 악화되자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크게 외쳤고 좀비들에게 둘러쌓인 생존자들중 서너명이

    가까스로 그곳에서 빠져나와 우리쪽으로 달려왔다.

    "뒤로 천천히 빠지면서 저들을 엄호해라!"

    맥스더가 고래고래 외쳐댔다.

    그러면서도 총알을 날려 좀비 두셋의 머리통에

    바람구멍을 만들어 준다.

    저쪽의 세큐리티들이 목숨을 아끼지않고 끝까지 남아서

    좀비들을 쏘았지만 역시 좀비 몇명이 도주자들을 쫓는건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좀비란 존재의 특성상 놈들은

    달리지 못했고 그덕분에 놈들은 도주자들을 그리

    위협하진 못했다.

    좀비들의 걸음 걸이로는 달리는 사람을 절대 잡지 못한다.

    하지만 앞서 달리던 도주자 한명이 좀비로 변한듯,

    갑자기 뒤에서 기절한 소녀를 업고 달리고 있는 중년 남성을

    덮쳤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중년인은 당할수밖에 없었다.

    "으악!"

    공격을 당한 그는 자신이 업고 있던 소녀를

    떨어뜨릴수 밖에 없었다.

    그 장면을 목격한 레노드는 급히 튀어나가 그 남자를

    공격한 좀비의 머리를 총으로 쏘았다.

    크으으...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기 전에 좀비 다섯놈이

    남자에게 근접해 있었다.

    남자는 이리로 막 도착한 레노드에게 자신이

    떨어뜨렸던 소녀를 건네주었다.

    소녀는 왜 업혀있나 했더니 기절한 상태였다.

    "난 이미 전염 되었네... 내 딸 수지를 부디

    잘 보살펴 주게나...."

    남자는 처음보는 청년에게 자신의 딸을 급히 건넨뒤

    뒤돌아서서 우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좀비다섯과 마주했다.

    그는 바이러스에게 점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상태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사람이라

    좀비들을 억제하려 했다.

    동작이 느릿한 좀비들이라 5명이나 되면서도 그 아저씨

    하나를 상대 못했다.

    그 아저씨는 마구 발악하며 좀비놈들을 발로 차고 손으로 밀치고 하며

    어떻게든 버텨냈다.

    슬쩍 봐보니 5명의 좀비와 싸우며 몸 여기저기에 손톱 자국이

    나 있었다.

    요컨데 이 아저씨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이다.

    "어서 가게나!"

    그가 잠시 머뭇거리던 레노드에게 호통을 쳤고

    레노드는 그 즉시 뒤돌아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포함한 몇몇 멀쩡한 생존자들이 맥스더가 있는곳

    까지 오자 그와 부하 세큐리티 둘이 발로 등을 돌려

    달렸다.

    달리면서 뒤를 보았는데 지금 업고있는

    이 소녀를, 자신의 딸을 넘겨준 그 아저씨는

    이미 좀비로 변한듯 다른 좀비들과 함께

    느린걸음으로 우리의 뒤를 쫓았다.

    그뒤 일행은 어느 한 마켓에 도착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여 핏빛황혼으로 물들인 하늘이

    곧있으면 밤이 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기에 우린

    그 마켓에서 철장을 내린뒤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흑흑... 우으으...."

    모두가 잠든 깊은 심야에 옆에서 들려오는

    작은 울음소리 때문에 레노드는 잠에서 깼다.

    어둑어둑한 이곳 마트 안에서 혼자 조용히

    우는 한 소녀를 발견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수지.

    아까 데리고온 여자애였고 성은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그녀가 한국계의 황인이라는 것이다.

    영국에서 자랐고 자신은 백인이지만 평소 한국에

    많은 관심을 두었기에 수지가 한국계라는것을

    척 보아도 알수있었다.

    차츰 갈증이 밀려오는것을 느낀 레노드는 음료수 캔

    하나를 집어들었다.

    포카리 스웨트.

    100여년 전부터 있던 한국산 이온음료다.

    "흑흑....."

    수지는 계속 울었다.

    그 소리 때문에 몇사람이 뒤척이는게 보였다.

    "..."

    계속해서 수지의 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레노드는 다른 한손에 음료수 캔 하나를

    더 집어 들고선 그애에게 다가갔다.

    위로를 해주어야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침이 되기전에 수지는

    정신을 차려야만 하고 무엇보다도 피로에 절은

    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해서는 안되었다.

    레노드는 조용히 그녀의 옆에 앉아서 음료수 캔을

    따 그것을 마셨다.

    달콤한 이온음료가 몸을 타고 넘어가며 갈증을

    달래주었다.

    가져온 또 하나의 음료수 캔은 뚜껑을 따

    수지의 손에 쥐어 주었다.

    "너 이름이 수지라고 했었지 아마?"

    아버지를 잃어 슬픔에 잠긴 그녀의 마음을

    좀 풀어주기 위해 그애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예"

    말을 걸자, 그저 조용히 울고있던 그녀가

    입을 열었고 레노드는 이 애의 마음을 어떻게 해서

    풀어줄지 생각해 보았다.

    "저기... 너희 아버진 참 좋으신것 같아."

    어떤 말을 해야할지 고민을 했고 결국은

    좋은게 생각이 않나서 이런식으로라도 말을

    꺼내 보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수지에게

    아버지에 대한 말을 꺼내는게 과연 잘하는건가

    싶었지만 말이다.

    "..."

    수지는 아무말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괜한 말을 꺼내었나 해서 괜히 미안해져서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말을... 잘못했나? 미안해...."

    사과를 하며 그 애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근데 눈물은 닦어. 이런 말을 꺼내기가

    정말 미안스럽지만... 이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다면

    일단 죽은 아버지는 잊어버리고,

    슬픔을 버리고, 강하게 삶을 요구해야되..."

    나름데로 뭔가 수지의 머리에 와닿을 강한

    말을 해보았다.

    이 말은 그 애에서 지금 꼭 필요하고, 무조건

    머릿속에 입력시켜야만할 말이였다.

    수지는 레노드에게서 받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은뒤

    눈시울이 뻘건 눈동자를 내게로 돌렸다.

    "사람들에게 들었는데... 오빠가 절 구해주셨나요?"

    그 애가 능숙한 영어로 말을 걸었다.

    3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통합되어서 UN 아래에

    있는 모든 국민들은 공용어로 영어를 모두 익히고

    있었다.

    "음... 그렇다고 볼수 있지만 그래도 너희 아버지께서

    기절한 널 업고 달리지 않으셨다면... 넌 지금쯤

    아마 좀비가 되어있었겠지?"

    레노드가 영어 대신 한국어로 대답을 했다.

    왠지 공용어보다는 모국어를 들어야 수지의

    마음이 편해질것만 같았다.

    양아버지 덕에 한국어는 어릴적 부터 능숙했다.

    "고마워요."

    수지또한 한국어로 말한다.

    백인이 한국어가 능숙하다는것 때문인지 수지의

    눈동자엔 놀랍다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고맙단 말은 죽은 네 아버지에게 하고... 나야 뭐

    널 업고 뛴것 밖에 없어."

    수지는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듯

    했고 레노드는 그저 겸손하게 굴었다.

    세큐리티가 꿈이고, 세큐리티 교육을 받은지

    5년차인 레노드는 자신이 누군가를 도와주었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네 아버지가 내게 널 부탁한다 했으니...

    같이 살아남자."

    이 말을 끝으로 슬슬 다시 수면을 취하기 위해

    잠자리를 준비한다.

    "그나마 믿을만한 사람이 생겼군요..."

    잠들려고 눕는 레노드에게 수지는 말을 건네왔다.

    아무래도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거니와 자신의 모국어를

    구사하는 레노드가 듬직한 수지였다.

    "후후... 뭐 내가 그리 도움이 될줄은 모르겠지만

    이곳을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나를 네 친오빠라고

    생각하고 기대어도 좋아... 아무튼 너희 아버지에게

    부탁을 받은건 사실이니 지켜야지."

    날 믿어주니 좋구나. 항상 너를 도와줄테니

    포기하지 말아라.

    "그런데 이름이 뭐에요?...... 앞으로 따르려면

    이름정도는... 저는 이수지에요. 이곳 한국에서

    거주하는 한국계 황인 이구요."

    "나는 레노드 크롬. 영국에서 온 영국계 백인이지."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이 악몽속에서 친해진

    사람인 수지를 만났다.

    수지가 기분을 푸는것을 보니 왠지

    모르게 아까 이 애를 구해주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레노드는 최대한 수지를 지켜줄 생각이다.

    아마도 아까 수지를 구할수 있었던건

    어렸을적 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남을 도와주겠다는 레스큐라는 꿈이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올듯한 영웅심을

    유발했기 때문일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