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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법사-174화 (17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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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드래곤 테라시아와 마왕 데이라가 카트리아를 도와 은하계 탐색을 끝마쳤다.

    은하계엔 수백 수천억 개의 항성이 존재하는데, 당연히 행성의 수는 훨씬 더 많다.

    카트리아에서 은하계 탐색을 7할 정도 끝내 놓은 상태라 하더라도 나머지 3할을 일일이 수색하여 단기간에 끝내기란 불가능한 일.

    빠른 탐색을 위한 수단을 강구 해야 했다.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카트리아의 기술에 마법을 더하는 것.

    스펙트럼을 통해 대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카트리아의 장비에 마법으로 탐색의 범위와 연산속도를 늘리고 증폭효과까지 더했다.

    카트리아는 일일이 해당 탐색을 원하는 지역에 조사선을 파견해야 했지만, 테라이사와 데이라는 복수의 소형 장비만 개별 워프하며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탐색기에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스펙트럼이 나타나면 두 사람이 직접 해당 좌표로 날아갔다.

    그렇게 끊기 있게 탐색을 하니 8년 만에 은하 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 우린 대기가 존재하는 행성 17개와 4개의 유인 행성을 추가로 발견했다.

    4개의 유인 행성 중 세 곳은 지구보다 못한 문명 수준을 지녔으나, 한 곳은 주변 위성까지 콜로니로 만들 만큼 높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술에 굉장한 자긍심을 갖고 있었는데, 멋모르고 탐색자인 마왕 데이라를 공격했다가, 달과 같은 위성 하나가 날아가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그리고 카트리아의 함대와 지구군의 연합함대가 워프로 나타나 해당 행성을 포위하니, 그들은 기겁하며 항복했다.

    덕분에 이 행성은 지금 은하 연합의 일원이 되어 의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별도로 지적 생명체가 없는 원시 행성들은 은하 연합의 이름으로 개발을 진행키로 했는데, 아직까진 생태계와 자원 탐색만이 진행되고 있다.

    자원을 선점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지금은 자원에 여유가 있는지라, 괜히 일을 벌이지 않아도 됐다.

    어차피 해당 행성들은 우리 연합의 영역에 속해 있으니 말이다.

    은하에 존재하는 약 1조 개의 행성 중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은 고작 41개.

    더불어 8개의 유사종족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주엔 은하가 천억 개나 존재한다고 하니, 우리의 우주에만 목멜 필요가 없었다.

    “안드로메다에서 우리 은하를 향한 인공적인 신호가 수시로 날아옵니다. 일단 이것이 우호 신호인지, 적대 신호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밀키웨이)의 약 2배 정도 큰 규모를 갖고 있으며, 거리도 비교적 가깝다.

    두 은하 간의 거리는 우리 은하 지름의 약 20배 정도인데, 아무리 먼 거리여도 워프마법으로 길만 닦아 놓는다면 카트리아에서 문을 설치하여 바로 함대를 파견하는 것이 가능하다.

    두 은하를 연결하기 위해선 내가 직접 힘을 쓸 필요가 있다.

    드래곤과 마왕도 워프로 안드로메다까지 갈 수야 있지만, 좌표가 대략적인 계산을 통해 알아낸 것인지라 상당히 위험했다.

    하지만 나라면 아무리 먼 거리여도 크게 무리하지 않고 워프게이트를 엶과 동시에 외부 탐색이 가능하다.

    괜히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노출 시킬 필요 없이 내가 직접 나서면 안전하기에 선발대를 자처할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게이트 연결의 업무가 끝나도 한동안은 안드로메다 탐색에 참여할 생각이다.

    “은하 간 거리를 생각하면 아주 오래전에 보낸 신호겠군요?”

    “해당 신호의 전송 속도로 보아 대략 4천 년 전에 보낸 것으로 판단 됩니다. 아직까지 문명을 유지하고 있다면 수준이 상당하겠죠.”

    4천 년 전이라면 은하 간의 거리를 생각할 때, 대충 빛보다 500배 빠른 속도로 신호를 전송했다는 것이 된다.

    그 기술만 해도 상당한 것인데, 그것이 4천년 전의 것이라면 카트리아 못지않은 문명일 가능성이 있다.

    더욱 뛰어날 수도 있고.

    “괜찮은 소식이군요.”

    내가 유쾌하단 표정을 짓자, 그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나는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땅을 차지하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외부의 압박에 무너지지 않을 강대한 세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하지만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는 안드로메다가 아니다.

    우리은하의 위성 은하로 취급받는 대마젤란과 소마젤란을 포함해 복수의 왜소 은하가 있었으니.

    하지만 이 왜소 은하들에 존재하는 항성의 수를 합쳐도 그동안 우리가 탐색한 범위의 100분의 1도 안 된다.

    크기는 우리 은하와 비교해 1천 분의 1에서 수십만 분의 1수준.

    길만 뚫어 놓으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탐색은 금방 끝난다.

    안드로메다로 향할 은하 연합군을 구성하면서 왜소 은하들을 탐색하면 될 것 같다.

    이 왜소 은하에도 얼마든지 유인행성이 있을 수 있지만, 큰 기대는 안 했다.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은하가 소속된 국부은하군에서 가장 거대한 안드로메다였으니.

    ***

    64. 예상외 사태

    [대마젤란은하에서 1개, 소마젤란은하에서 2개의 유인행성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용골자리에 위치한 왜소은하의 탐색이 끝나는 대로 아르비스 총수를 포함한 선발대가 안드로메다로 향할 예정입니다.]

    [아르비스 총수께선 국부은하군을 하나의 세력으로 엮는 것을 목표로 하고 계시며, 이를 빠르게 완수하고 현재 자리에서 은퇴할 생각이라 밝혔습니다.]

    어느새 지구는 우주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 당연하게 됐다.

    하지만 국부은하군 소속인 우리 은하(밀키웨이) 속, 태양계의 지구에 살면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크게 감흥이 들지 않았다.

    “대체 일을 어디까지 키울 셈이지? 나는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만 해도 골치 아플 지경인데, 저 사람은 우주를 누비고 다니니.”

    “그래도 저 사람 덕분에 해외나 다른 지방을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잖아. 얼마 전 텔레포트 게이트를 처음 이용해 봤는데,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더만?”

    대통령에 대한 욕도 안주 거리가 되어버리는 술자리에서도 쉽게 싫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 루이스.

    이는 루이스가 워낙 명군이여서 사람들의 신뢰를 받는 것이 아닌, 너무도 까마득한 하늘 위의 존재인지라 같은 인간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자리 옮길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전 아르세인 걸즈의 멤버인 베라는 현재 로이아스 엔터테인 먼트의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이제 그녀의 나이도 30살이 훌쩍 넘은지라, 빨리 결혼을 해야 하지만, 마치 독신주의자라도 되는 듯 남성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루이스 주변의 여성들에게선 이와 같은 현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잘나도 너무 잘난 존재를 옆에서 보았기 때문인지, 그녀들은 눈에 차는 남성을 쉽게 만나지 못했다.

    사실 신분 자체가 다르고 남성을 기준을 루이스로 맞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이는 베라가 그에게 제대로 빠졌기 때문에 보인 증상이다.

    어차피 그녀도 루이스에게 받아들여질 것을 상상조차 안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의 주변엔 이런 병에 걸린 여성들이 상당히 많았다.

    베라는 현재 업무차 한국을 방문했는데, 뒤풀이를 위해 찾은 술집에서 루이스의 이야기가 나오자 관심을 보였다.

    그녀의 모습에 로이아스 엔터테인먼트와 연이 있는 한국 대형 기획사의 부사장은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베라 정도면 로이아스에선 노처녀지만, 지구측에선 노처녀라 볼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부사장은 베라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업계 동료정도로만 치부했다.

    “불과 8년 만에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으셨네요. 아르비스 총수님은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신이나 다름없으시죠.”

    마음과 달리 입으로 나온 것은 루이스의 칭찬.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녀의 호감을 사기 위해선 루이스의 칭찬은 필수였다.

    문뜩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숨이 나왔지만, 부사장은 버릇처럼 입을 놀렸다.

    “발상도 참 대단하시죠. 안드로메다 탐사 과정을 예능프로그램 형태로 만들고 싶으시다니.”

    “과거 마드세인 제국과 칼바도스 제국이 전쟁을 하던 시절에 제가 속했던 아르비스 걸즈를 전쟁터에 데리고 가셨었죠. 정말 독특한 분이세요.”

    “아이돌을 전장에요?”

    “네, 최전방에 마련된 화려한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했었죠. 그리고 그 영상을 크게 증폭하여 최전선 하늘 여기저기에 띄워 놓으셨어요.”

    로이아스 대륙이 지구에 나타나고부터 세계가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로이아스의 과거 이야기에 대해선 모르는 것이 많았다.

    “그게 효과가 있었나요?”

    “그럼요. 기간트 오너분들이 우리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검을 놀리시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눅이 든 적군은 빠르게 무너졌었죠. 전장의 분위기는 콘서트장 같았고, 아군 중 누구도 적진에 달려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거, 참.”

    아무 기대 않고 내뱉은 물음이었는데, 그녀의 대답은 꽤나 흥미로웠다.

    “덕분에 저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마드세인 제국에서 기사 작위까지 받았죠.”

    “작위를 갖고 계셨습니까?”

    “네, 기사 계급으로 제가 쓸 일은 없지만요. 대신 마드세인 제국에서 제가 죽을 때까지 기사 봉급이 나와서 꽤나 득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기사 봉급이라면 대한민국 대기업 사원 이상의 연봉을 수령하지 않을까 싶다.

    로이아스의 인건비는 싼 편이지만, 귀족들의 인건비까지 쌀 일은 없으니.

    “과연, 그 일로 인해서 아르비스 총수님께서 아르세인 걸즈 멤버들을 총애하시는 거군요.”

    아르세인 걸즈의 멤버들은 로이아스 엔터테인먼트의 간부로 세계 연예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이 되었다.

    부사장의 말에 그녀는 부끄럽다는 듯이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 미소가 어찌나 매혹적인지, 많은 연예인을 봐왔을 터지만 새삼스레 심장이 요동쳤다.

    “어, 어쨌든 이번 일에 저희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닙니다. 다른 건 몰라도 SGP엔터테인먼트 소속 PD님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분명 SGP라면 재밌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이왕이면 다른 은하의 개척과 관련된 방송인 만큼, 진지한 다큐멘터리로 가는 것이 분위기가 살 테지만, 루이스는 이를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예능으로 제작하길 원했다.

    [아르비스 총수, 안드로메다 개척과 관련하여 모든 정보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 방식은 예능프로그램처럼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당연히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의 큰 관심이 쏟아졌다.

    덕분에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SGP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거절할 수 없는 기회인 것은 사실이다.

    “아, 그런데 너무 세계인의 취향을 고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왜요? 이 방송은 전 세계에서 방영될 텐데.”

    “총수님께선 평소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을 즐겨 보시거든요. 그냥 PD님들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총수님께서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세계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랬군요. 잘 알겠습니다.”

    보통 PD하면 방송국을 찾아가지 왜 기획사를 찾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인지도 높은 예능PD들은 방송국이 아닌, 기획사 소속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SGP는 많은 스타 PD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방송 제작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혹시라도 사전에 필요한 자금과 장비가 있으시면 부담 없이 청구해 주세요.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이미 엄청 부담인데요.”

    “그, 그런가요? 뒤풀이인데 너무 일 이야기만 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베라 실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즐겁죠.”

    나름의 작업 멘트지만 여유롭게 웃는 그녀의 표정에선 철벽의 기운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깜빡 잊고 전달하지 않은 게 있네요.”

    “네, 말씀하세요.”

    “이번 탐사에 루나님께서 참가하실 예정입니다. 그분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루나란 이름을 분명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바로 기억이 안 났다.

    “아르비스 총수님의 자녀분입니다. 장녀로 아르비스 대공가의 후계자시죠.”

    “아···.”

    예상외 사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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