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점 마법사-159화 (159/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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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능력자란 존재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건지, 뒷일은 생각 못 하는 건가?

참 세상엔 목숨 아까운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빌어먹을 녀석 그녀에게 몹쓸 짓만 해봐라.

나는 바로 전위기사단과 전위 마법사단, 청룡클랜을 소환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방 기사단에도 비상을 걸어 놓은 상태인데, 출동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이들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현재 제이드 자작이 일본 경찰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수사를 요청했지만, 이상태로 결과를 기다리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캐럿양을 수색해 주세요. 상황은 제이드 자작에게 전달하시면 됩니다.”

내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표정을 굳혔다.

캐럿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드워프킹이 길길이 날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참고로 캐럿양을 납치한 인물들은 기운을 감출 수 있습니다. 그 점을 파고들어 기운이 사라지거나 부자연스러운 장소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확실치는 않으니, 모든 이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겁니다.”

“네.”

“그럼 지금 바로 수색을 실시하도록 하죠.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내 지시에 그들은 일제히 도쿄를 향해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나는 바로 내각에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수사팀 투입을 통보했는데, 그로 인해 일본 정부가 난리가 났다.

아무리 수사를 위한 일이라 해도 사전에 허락받지 않은 인력이 자국에 들어오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나는 긴급 상황임을 알렸지만, 그들은 납치사건이라곤 해도 단 한 명의 수색을 위해 지금까지 고수해온 원칙을 깰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

아직 일본과 우리는 수사협력을 포함해 범죄, 법률과 관련된 어떤 협약도 맺어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것이 그들의 원칙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이번 사태를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이번 일은 이종족 관련 범죄의 선례가 될 것이다.

내가 대처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앞으로 이종족이 범죄에 노출되는 수준을 결정할 게 분명하다.

“아예 우리를 건드리면 좆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겠어.”

결과적으로 일본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되겠지만, 나는 일본보다도 이 땅의 사람들이 더 중요했다.

***

일본 총리관저.

“각하, 땅 하늘 할 것 없이 도쿄 전역에서 로이아스 연방제국의 수사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목격되고 있습니다.”

분명 자신들은 그들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설마 그런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이야.

“이 새끼들이 진짜.”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로이아스 연방 제국은 일본을 개똥처럼 여기는 성향이 있었다.

아쉬울 때만 찾고, 아니면 관심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의 상황은 가장 굴욕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로이아스는 아예 일본 정부를 무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허가받지도 않은 인물들이 입국하고 또 도쿄에서 소란을 피워댄단 말인가.

일본은 절대 로이아스 연방 제국과 척을 질 생각이 없다.

하지만 안하무인격의 행동은 그들에 대한 반감을 절로 갖게 만들었다.

“체포해!”

“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기사나 마법사로 보이는데요?”

“굳이 힘으로 부딪혀서 체포할 필요는 없잖아! 말로 잘 설명하고 안 되면 그때 가서 원칙대로 해! 이렇게 녀석들을 방치한다면 어찌 일본이 주권 국가라 할 수 있겠나!”

이건 단순한 자존심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의 체제를 시험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비록 마법사, 기사들과 맞부딪히고 로이아스와의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이곳은 일본의 땅이지 로이아스의 땅이 아니었으니.

앞으로의 일은 국제사회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라 생각했다.

“대체 한 사람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

사실 납치한 사람이 일본인이고 사건이 일본에서 일어난 만큼 완전히 무관하다 볼 수 없지만, 총리는 개인이 저지른 범죄에 나라 전체가 피해를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각하, 로이아스 측의 수사관 누구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답니다.”

“하아···. 어쩔 수 없지. 헌터들과 군인들 투입하게.”

그는 깊은 탄식과 함께 강경한 대응을 지시했다.

“가, 각하. 적군 수사관 중에 청룡 클랜원들도 소속되어 있답니다.”

“뭐?”

그에 로이아스의 수사관들을 체포하려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청룡 클랜의 부클랜장은 국가적 위협인 S급 몬스터를 상회하는 수준의 존재고, 클랜장은 그런 S급 몬스터를 손쉽게 처치할 수 있는 존재다.

청룡클랜의 클랜장을 각국에선 핵폭탄급의 위력을 지닌 인물로 비유하곤 했는데, 그런 인간과 다투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모른다.

“청룡 클랜과는 대치만 하도록.”

“알겠습니다.”

으득.

총리는 이를 악물었다.

그런데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각하! 가쓰우라 동쪽 상공에 로이아스 연방제국의 함대가 나타났습니다.”

“뭐라고?”

“갑작스레 나타난 것으로 보아, 텔레포트와 같은 공간이동 마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는 약 40척이며, 항공모함이 포함된 두 개 함대로 보입니다.”

총리는 비틀거렸고, 비서관이 얼른 그를 부축했다.

항공모함이 포함된 2개 함대면 바르삭을 순식간에 초토화시킨 전력이다.

바르삭이 로이아스를 상대로 어느 정도 치고받고 했으면 모를까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 않다 보니, 한 개 함대의 위력이 어느 수준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로이아스의 함대가 미 7함대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람 하나 찾겠다고 함대까지 움직였다고?”

수월한 수색을 위한 협박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 대군을 움직였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납치당한 드워프가 왕족인가?”

“아뇨,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그런데 총리를 충격에 빠뜨리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각하, 하이랜드 연합에서도 수색 인원을 투입하겠다는 통보가.”

“로이아스 대륙 동쪽 하이랜드에서도 함대가 출동했습니다! 규모가 가쓰우라의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함대보다 큽니다!”

이건 본보기가 분명하다.

혹시라도 우리 사람들을 건드리면 나라 전체가 나서겠다고.

아름다운 엘프와 귀여운 퓨어 드워프들은 사람의 이성을 자극하며, 범죄의 타겟이 되기 충분한 외모를 갖고 있다.

그들은 이번 일로 선례를 만들려는 게 분명했다.

타겟이 된 일본은 죽을 맛이지만 말이다.

“가, 각하. 아르비스 의장으로부터 연락이···.”

총리는 마른 침을 삼키며 전화를 받았다.

[이런 형태로 다시 연락을 드려 유감입니다.]

유감? 유가암?

총리는 그 한마디에 주먹을 말아쥐며 부들부들 떨었다.

“설마, 진짜 공격하실 생각은 아니겠죠. 일본을 공격하면 여러분은 국제사회에서 온전한 외교를 하지 못할 겁니다.”

그의 말대로 일본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그런 나라를 향해 이런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만 해도 큰 난리인데, 전쟁이라도 벌인다면 바르삭 중국 때와 달리 국제사회에선 로이아스를 적대시할 가능성이 컸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고, 저희는 입장표명을 제대로 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그의 반응에 총리는 뒷골이 당기는 걸 느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로 꼬장을 부리면 이런 느낌일까?

총리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우리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리세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녀를 찾도록 만들죠.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희는 일본을 공격할 것이라고요.]

“······.”

[그리고 저희의 수사를 허락해주시죠.]

이미 수사를 벌이고 있으면서 허락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말을 잃은 총리를 향해 아르비스 대공은 여전히 여유로운 목소리로 위로하듯 말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로이아스 인들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함대가 뜨면 제 수명까지 못 살 것이다.

“알겠습니다.”

결국 총리는 협박에 굴하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

“자, 그럼.”

타키오는 약에 취해 눈이 풀린 캐럿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원랜 약을 쓸 생각까진 없었는데, 그녀가 저 서클의 마법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차례 소동이 일어났다.

그의 능력은 상대방의 힘을 지우는 일.

하지만 순수 신체 능력엔 영향을 주지 않고, 능력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능력치 너프의 효율이 워낙 좋아, 너프란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그의 능력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데, 1급 이상의 마물, S급 이상의 능력자에겐 효과가 급감하면서 미미한 수준의 능력치 하락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S급 마물이나, SS급 능력자에겐 그의 능력이 아예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아무튼 캐럿은 저서클의 마법을 활용해 도주를 시도했으나 그녀의 목에 채워진 두터운 금속 초커는 전기 충격 기능이 있어서 바로 제압되고 말았다.

그리고 약을 투여 당해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이왕이면 맑은 눈망울이 자신에게 향하길 바랬으나, 침을 질질 흘리며 퇴폐적인 분위기를 흘리는 그녀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인형놀이는 이쯤 하고···.”

이미 몇 번이나 거듭했지만, 타키오는 음흉한 미소와 함께 더듬거리며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좋아, 좋아.”

잠시 후 속옷 차림이 된 그녀의 모습에 취한 듯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후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었던, 아기자기한 속옷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지잉.

지잉.

그런데 그때.

한창 흥이 달아오르고 있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며 흥을 깨뜨렸다.

당연히 무시했는데, 진동이 끊이질 않고 계속 이어지자 타키오는 결국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무슨 문자가.”

계속해서 오는 문자로 인해 전화가 왔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타키오! 너 아니지?]

[타키오 어디냐! 바로 연락해라!]

[혹시 TV에 나오는 사람 너 아니냐?]

[야 아무리 봐도 TV에 나오는 거, 네 능력 같은데?]

대체로 이런 내용이었다.

그는 결국 의문을 표하며 캐럿을 그대로 둔 채 TV를 켰다.

[네, 이곳은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함대가 나타난 가쓰우라 상공입니다. 약 30분 전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공중함대가 돌연 일본 해상에 나타났습니다. 항공모함 2대와 40여 척의 전함으로 구성된 이 함대는 바르삭을 토벌할 때 사용된 것과 같은 수준의···.]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퓨어드워프 캐럿양의 무사 귀환입니다. 만약 그녀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일본 자체에 책임을 묻겠단 입장입니다.]

[속보입니다! 로이아스 대륙의 하이랜드에서 가쓰우라에 배치된 연방제국의 공중함대보다 큰 규모의 공중함대가 출항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약 5시간 후 일본 상공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아무런 성명을 내지 않아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해당 자료가 캐럿양이 납치당할 당시의 영상입니다. 호위인 고위기사와 본인 자체가 고위마법사인 캐럿양이 속수무책으로 제압을 당합니다. 마법사와 기사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는 청룡클랜을 통해 알려져 있는데요, 이 자료를 통해 상대가 두 사람의 능력을 봉인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는 종류의 힘을 지니고 있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V의 모든 채널이 이런 뉴스를 전해왔다.

더불어 뉴스에선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자발적인 신고와 주변의 이상을 체크해달란 말을 전했다.

그에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일을 저지른 타키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전라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누워있는 캐럿을 눈에 담았는데 그녀를 보니 다시 욕심이 치솟았지만, 귀를 파고드는 뉴스 속보에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뭐여, 진짜 불이 켜져 있네? 여기 별장 주인 온 거 본 사람 있어?”

“아니, 못 봤는데?”

돌연 문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

타키오의 별장이 위치한 마을의 주민들이었다.

“일단 불러서 묻는 게 낫지 않을까?”

“그렇겠지? 나쁜 사람 같진 않지만, 만약이란 게 있으니.”

뉴스에서 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부추겨서 직접 나선 사람들인 모양이다.

타키오의 동공이 쉼 없이 흔들렸다.

똑똑.

“계십니까?”

이미 흥신소의 능력자들은 모두 돌려보낸 상태.

혹시라도 사람들이 들어 닥친다면 보조계 능력자인 그는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안 계십니까?”

노크 소리와 함께 문밖의 목소리가 점점 커짐에도 그는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

“그냥 돌아갈 수는 없지. 문 따고 들어가세.”

타키오는 솟구치는 욕을 참으며 캐럿을 이불에 둘둘 싸매 침대 아래에 숨겼다.

그리고 생수 하나를 꺼내 머리 위에 끼얹고는 가운을 걸치며 애써 태연하게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세요?”

“안에 계셨고만. 계속 불렀는데.”

“샤워 중이라서 잘 안 들렸어요. 말씀하세요.”

“TV봤소?”

“아아, 뉴스요? 그래서 수색하러 오신 거에요?”

“그렇네.”

“안 그래도 저도 불안하던 참인데, 도와 드릴게요.”

타키오는 잠시 외출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밖으로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천연덕스러운 그의 연기는 어느 정도 먹혔고, 동네 주민들의 표정이 한결 풀렸다.

“아니, 다른 곳을 수색하기 전에 이 집도 한번 둘러봤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의심이 많은 한 주민은 타키오의 도움보다 그의 별장에 관심을 보였다.

“네?”

속으로 뜨끔했지만, 겉으론 불쾌한 척 미간을 찌푸렸다.

“잠깐, 들어가겠네.”

이어서 의심 많은 주민이 다짜고짜 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타키오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팔을 붙잡았고, 그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잡아!”

집에 들어오려던 주민의 외침에 몇 사람들이 타키오를 붙잡았고, 그대로 저택을 수색하자 그는 기겁했다.

“이, 있어! 찾았어! 빨리 경찰에 연락해!”

“안돼!”

타키오는 비명처럼 소리를 내질렀으나 돌아오는 것은 분노로 가득 찬 사람들의 몽둥이질이었다.

유니버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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