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점 마법사-146화 (146/186)
  • -------------- 146/186 --------------

    전투기들이 바르삭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고 기간트들은 날아드는 대전차 미사일을 가볍게 피하며 탱크를 장난감 다루듯 농락하며 처치했다.

    그리고 두 발로 뛰어다니는 기사들의 활약도 눈부셨는데, 그들은 한 명 한 명이 고급 아티팩트로 무장한 능력자나 다름없었다.

    결국 첫 번째 도시는 점령까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주요 도시는 10개.

    이런식이면 종전까지 그리 오래 안 걸릴 것 같다.

    “내일까지 전쟁을 마무리 짓도록 하죠. 힘들겠지만 바로바로 움직입시다.”

    “네.”

    우린 기간트 20대와 기사 50명을 해당 지역에 남겨두고, 바로 지상 병력을 수습하며 이동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그냥 함대를 나눠도 되겠습니다.”

    그렇게 1함대와 7함대가 나뉘었고, 전투기들은 시간 단축을 위해 바로 다음 작전지역으로 날아갔다.

    바르삭 따위에게 길게 시간을 빼앗길 생각이 없다.

    우리의 속도전을 위성을 통해 지켜보는 몇몇 국가의 대표들이 놀란 모습이 머릿속에 그러지는 듯하다.

    “그런데 이곳을 정리하면 저희 영토가 되는 겁니까?”

    “음···.”

    최근 지구에서 정복전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더구나 유엔에서도 정복에 대해선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직접 다스리진 못하겠지만, 군대를 주둔시키고 괴뢰정부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정도가 현대 전쟁에서 승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닐까 싶다.

    “그게 저희에게 득이 될까요?”

    “어떤 식으로든 득이 되긴 하지. 함대를 주둔시키고 텔레포트 게이트가 연결되면 우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군사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현재 미국이 전 세계에 군사력을 투사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더구나 비공 함대는 바다가 필요 없는 데다가 활동 반경이 해상 함대보다 월등히 넓고 빠른 만큼 군사적 억지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또 아라비아 반도에서 우리의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게 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이득이 될 거다.”

    이브릴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물론 반대가 엄청나겠지. 기본적으로 UN소속 국가들은 우리의 진출을 바라지 않을 테니.”

    전쟁은 곧 점령이란 마인드를 가진 우리에게 괴뢰정부를 두는 것만 해도 많이 양보한 것이지만 그걸 다른 나라에서 알아줄 리 없다.

    아마 우리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의 대통령도 곤란한 표정을 지을 것이 뻔하다.

    “뭐, 자세한 건 전쟁 끝나고 논의해 봐야지.”

    일단 지금은 전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뭐, 그리 곤란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지만.

    ***

    이스라엘은 중동에서도 알아주는 군사 강국이다.

    핵도 핵이지만 공군력이 실로 대단한데, F15전투기가 100대가 넘고, F16도 350대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F35전투기도 50대 가까이 보유한 중동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 전력의 상당 부분이 마물의 전이 사태로 인해 와해 되었다.

    처음 마물이 등장하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바로 중동과 아프리카였으니.

    연이은 고위 마물의 등장에 많은 나라가 파괴되었다.

    당시엔 능력자가 없어 모든 것을 화력으로 해결 해야 했다.

    당연히 군사 강국이 밀집된 중동지역은 어느 정도 잘 버텼지만, 점차 피해가 누적되었고 당시 보기 힘든 마법형 몬스터 아크 리치의 등장이 결정타가 되어 멸망의 길에 접어들었다.

    결국 아크 리치는 미국이 쏘아 올린 핵폭탄으로 아프리카에서 제거되었지만, 이스라엘과 요르단, 시리아는 국가의 기능을 잃은 후였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차지한 것이 능력자의 등장과 함께 구성된 현재의 바르삭이다.

    바르삭은 가장 먼저 이스라엘의 군사장비를 수습했는데, 그 과정에서 공군의 3할 정도를 수습했다.

    그 3할의 전력만 해도 몰락한 중동에서 자신들을 지키기 충분한 수량이었다.

    물론 억제력에선 핵탄두가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말이다.

    “사령관님, 적이 부대를 두 개로 나눠 예루살렘과 암만으로 갈라졌습니다.”

    “좋아, 전투기 모두 내보내고 최대한 암람의 사거리 끝에서 치고빠지라 해.”

    “네.”

    당장 바르삭에서 출동시킬 수 있는 주요 전투기는 F35 30대와, F15 25대, F16 55대다.

    전투기 조종사와 정비사는 모두 납치하여 세뇌능력으로 길들인 만큼 운용능력에 문제는 없었다.

    그동안 정비도 착실히 진행한 덕분에 장비도 준수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들의 표적은 예루살렘을 향해 다가오는 로이아스 연방제국의 항공부대.

    적들이 미사일에 상당한 요격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터.

    사방에서 정신없이 타격하면 막아내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또한 적들이 어떤 탐지 장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쪽엔 첨단 기술로 무장한 F35 전투기가 무려 30대나 있었다.

    마법전투기라는 게 얼마나 대단할지 모르겠지만, 아무렴 F35의 비교 상대는 아니라 여겼다.

    “침략자들을 성지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라.”

    F35 제1 편대장의 지시에 대원들은 우렁차게 답했다.

    “알라를 위하여!”

    세뇌로 바르삭의 요원이 된 그들은 누구보다 열렬한 광신도였다.

    바르삭의 전투기들이 편대별로 흩어져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얼마 안 가 레이더에 적들의 반응이 또렷하게 잡혔는데, 20여 개의 크고 작은 점을 보며 의아하단 반응을 보였다.

    분명 전투기들도 사전에 전개한 채 날아오고 있다 들었기 때문이다.

    “일전에 로이아스에서 무기 시연회를 할 때 마법 전투기에 스텔스와 인비저블 기능이 있다고 했는데, 허풍이 아니었나?”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적이 무기를 사용하기 전까진 위치파악이 힘들 것이다.

    “함대를 노려라.”

    선택사항이 없었다.

    그들은 암람의 사거리가 되자 지체없이 발사 버튼을 눌렀다.

    사거리 50km, 마하 4의 속도로 비행하는 고속 미사일 마주 오는 비공 함대를 향해 맹렬히 날아갔다.

    암람 미사일들은 정직하게 한 방향으로 날아드는 것이 아닌, 전면, 상부, 하부, 좌우측 5방향에서 날아들었다.

    하지만 공대공 미사일 계의 베스트셀러인 암람은 적들에게 제대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일시에 터져버렸다.

    “뭐!?”

    그에 기겁한 편대장은 헛바람을 삼키며 재차 암람을 발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F35의 파일럿으로서 적을 만만하게 여기던 감정이 일소되는 순간이었다.

    “물러난다.”

    이건 단순히 전투기의 공대공 미사일로 뚫을 수 있는 방어력이 아님을 직감한 그는 후퇴를 명령했다.

    끼이이익!

    “응?”

    콰아앙!

    그런데 느닷없이 공기가 찢기는 듯한 굉음과 함께 그의 옆에서 날고 있던 F35전투기가 터져나가자 그는 얼굴을 굳혔다.

    “적 전투기다!”

    그렇게 소리를 쳤지만, 공격을 했음에도 레이더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까지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투기가 있다니.

    이건 100% 지는 전투였다.

    쾅! 콰아앙!

    이쪽은 탐지도 되지 않건만 저쪽에선 쏘는 족족 격추였다.

    그나마 날아드는 탄환은 레이더에 아주 약하게 잡힌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속도는 감히 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 알라시여.”

    ***

    “차라리 마력감지기를 장착하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우왕좌왕 대다가 산산조각이 나는 바르삭의 전투기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

    녀석들이 무기를 개발, 개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기대했던 공중전의 결과가 너무 싱거워서 김이 샐 정도였다.

    한국을 포함해 F35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국가들이, 이 모습을 보면 어떤 표정들을 지을까?

    정작 저쪽은 우릴 발견 못 하고 우린 훤히 보면서 싸우는 것이 입장이 바뀐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마력을 감추면 탐지되지 않는 거 아닌가요?”

    “그럼 반대로 하면 되지, 마력을 뿌리고 마력이 사라지는 곳을 탐지하는 방식으로. 레이더란 장비도 대개 그런 식이잖아.”

    “그렇군요.”

    “뭐, 그 경우엔 단순 감지 장비보다 더 개발이 힘들겠지만. 지구인들은 마력을 연료로밖에 사용하지 않으니.”

    얄미울 만큼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보이고 있는 연방제국의 전투기.

    레이더의 원리를 모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원리만 알면 얼마든지 마법으로 대비가 가능했다.

    전파가 반사되는 원리를 이용한 레이더라면 전파를 흡수하거나 흘리면 되는 것이고 적외선, 주파수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에선 과학보다 마법이 참으로 편리하다.

    과학으로 인비저블 기능을 넣기 위해선 굉장히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들지만, 마법은 5클래스의 인챈트 한 번이면 끝나는 일이었으니.

    때문에 우리를 제대로 상대하기 위해선 마력 감지 장비나 디스펠 장비가 필요했다.

    “적 전투기 전기 격추했습니다.”

    우리는 적들처럼 전파나 주파수, 적외선 등을 활용한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는다.

    적들에겐 보이지 않은 초저공 위성 수백 개가 우리를 따라 이동하고 있는데, 그 위성들이 사전에 입력된 성분을 탐색, 발견하면 빠르게 알려 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철이나 알루미늄, 화약, 연료 등의 성분을 말이다.

    그중에서 우리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적의 공격으로 판명되며, 해당 지역에 위치한 아군에게 정보가 공유된다.

    함대는 물론, 전투기, 기간트에게까지 말이다.

    탐지 장비를 하나하나 따로 달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좋단 말인가?

    그만큼 많은 수의 위성을 보유해야 하고 가동 시간이 5일밖에 안 돼서, 재충전 시간 동안 새로운 위성을 띄워둬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성능은 확실하니 단점보단 장점이 압도적으로 컸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 앞에선 스텔스기는 일반 전투기나 다름이 없었다.

    차라리 뛰어난 기동성과 많은 무장을 갖고 있는 전투기가 더 나을 것이다.

    “지대공미사일 300기 감지되었습니다.”

    나는 눈앞을 빡빡하게 채우며 날아드는 미사일을 보며 기분 좋게 말했다.

    “상쾌하구만.”

    아마 이번 전쟁이 끝나면 지구의 무기체계를 비웃는 듯한 우리의 병기에 세상은 다시금 난리가 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해외 반응 살피듯 각국의 커뮤니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

    바르삭이 자신의 영토로 선언한 지역은 요르단 전역과 시리아 전역, 이라크 북부와 이스라엘 남부, 터키 중남부인 가지안테프까지 굉장히 광범위하다.

    현재 바르삭의 수도는 명목상 예루살렘이지만, 총본부는 터키의 도시인 가지안테프에 위치했다.

    터키는 몬스터 전이 사태로 국가가 붕괴하는 수준의 피해를 입은 덕에 전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더구나 가지안테프에는 핵탄두를 비롯해 주요 능력자들이 집중되어있었다.

    터키가 전열을 가다듬으며 재기를 노려도 해당 지역을 수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로이아스 연방 제국의 바르삭 토벌 작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터키 대통령의 물음에 국방장관이 마른침을 삼키며 답했다.

    “개전 50여 분만에 베르셰바를 점령했습니다. 그로부터 세 시간 뒤 함대를 나눠 예루살렘과 암만을 점령했으며, 현재 다마스커스와 홈즈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다마스커스는 곧 점령될 것으로 보이고 홈즈도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아직 전투가 시작되고 반나절밖에 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황당할 정도의 진행 속도였다.

    마치 미국의 전격전을 보는 듯한 모습.

    아니, 아무리 대단한 미국이라도 이 정도의 속도전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건 로이아스 연방제국이 보유한 항공전함 덕분에 가능한 스피드였다.

    “예루살렘에서 출동한 F35와 F15, F16전투기도 적 전투기에 속수무책으로 전멸당했다고 합니다.”

    “허···.”

    바르삭은 일반 테러리스트와 전혀 다르다.

    녀석들은 작은 이스라엘이라 볼 수 있을 만큼 최신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는데, 그 항공전력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정도면 대체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가 있어야 하는 걸까?

    “로이아스 연방 제국에 11개의 함대가 있다고 했나?”

    “네, 1에서 7함대는 항공모함이 포함된 원정 함대이며, 8~11함대는 전함 위주의 국토방위 함대입니다. 현재 12함대의 구성이 끝나가고 13함대를 구성할 예정이라 하더군요.”

    “무시무시하군.”

    바르삭 토벌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