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점 마법사-140화 (14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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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으나, 로이아스 대륙이 지구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UN에선 이들을 지구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UN안보리: 로아아스 대륙 국가들의 자주권을 인정하며, UN을 비롯한 국제기관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

어제 로이아스 대륙은 지구의 일원으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UN 방문 2일 차가 되며, 각국 대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의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반대입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이건 우리에게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좋지 않군요.”

악의를 갖고 우리의 의견에 초를 치는 한 사람으로 인해 나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차갑게 물었다.

“중국은 회의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것 같은데, 이곳에 있을 필요가 있습니까?”

중국의 시주석을 향한 내 반응에 회의장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 설마 나보고 나가라는 겁니까? 우린 UN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방인은 그쪽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린 이방인이 아닙니다. 이제 정식으로 이 세계의 일원이 됐고, 확정 기사가 난 게 겨우 어제의 일이죠. 하지만 지금 주석님을 포함한 UN주재 중국 대사의 태도를 보시죠? 지금 이곳이 장난하는 자리로 보입니까? 다들 진지한 거 안 보여요?”

중국 주석을 향해 이렇게 직접적인 힐난을 퍼부을 수 있는 인물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자신의 말 한마디가 나라에 손실을 입힐 수도 있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이아스 대륙은 중국과 아무런 교류도 없는 만큼 손해 볼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중국을 좋아하는 국가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거랄까?

“장난이라니, 말이 심하군요. 저흰 진지하게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반박하자, 나는 공식적인 석상임에도 혀를 차며 말했다.

“제가 지구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면서 느낀 중국의 이미지랑 너무 잘 어울리는군요. 주석이란 인물이 이 정도인데, 일반 국민은 오죽하겠습니까?”

그간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던 내가 격한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는지, 모두가 놀란 모습을 보였다.

“이제야 본 모습을 보이는군. 로이아스 대륙이 지구의 일원이 됐다고는 하나 다른 국가들과 동등한 입장은 아니오.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내가 보기에 본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그 같은데.

말투도 경어에서 하오체로 바뀌지 않았는가.

“우린 무언가가 부족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구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이지. 상황을 착각하고 있는 것은 주석이십니다.”

“아, 그러시오? 그런 것치곤 바라는 것이 많아 보이는데?”

“누가 보면 중국이 지구의 지배자인 줄 알겠습니다. 중국 하나 없다고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불편하시면 빠지면 되는 겁니다. 어차피 저희는 앞으로 중국과 무언가를 도모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지금 말 다했소?”

“그러게 자식 교육 좀 똑바로 시키지 그러셨어요? 얼마나 모자라면 남의 부인에게 막무가내로 접근하려 합니까?”

결국 그는 책상을 ‘쿵!’ 치며 일어났고, 나는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감히 대 중국을 무시하다니!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아시오!”

“뭐, 지금 주석의 태도를 보면 과언 그 아들에 그 아비입니다. 그리고 감히란 표현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쪽수 많은 거 빼면 중국은 별로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이이익!”

국제회의에서 벌어진 초유의 사태.

결국, UN사무총장과 미국 대통령 나서서 우리를 말렸다.

“진정들 하시죠.”

“아드님의 일은 안 됐지만, 주석께선 사적인 감정을 배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석으로 인해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지라, 미국 대통령은 중국 측에 경고를 주었다.

당연히 중국 주석은 지금 우리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솔직히 이 회의장엔 주석을 이해하는 사람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의 아들이 파티장에서 루시엘라에게 작업 걸다가 얻어터진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정신을 못 차리고 루시엘라를 찾아 호텔을 전부 뒤지고 우리측 호위와 시비가 붙은 것까지 알려진 상태.

지금 주석의 아들은 정신이 무너져 바보가 되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항의밖에 없었다.

주석은 아들을 그렇게 만든 우리 호위들을 체포해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지만, 미국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당방위라면서 말이다.

결국 주석은 신경질적으로 자리에 털썩 앉으며 회의가 끝날 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죽여드릴까요?”

마왕 데이라의 물음.

“아뇨,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괜히 다른 국가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줄 테니까요.”

이번엔 엘프 퀸이 말했다.

“하지만 저 우매한 인간을 계속 내버려 두는 건 별로 좋지 않아 보이는데?”

그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들이 수작을 부려봤자 큰 위협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 자체를 치워버리면 되는 거니까요.”

“뭐,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도 그들 또한 중국이란 나라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

[로이아스 연방제국, 미드랜드 남부연합, 하이랜드 연합, 이블킹덤 4개국 UN가입 완료. 미드랜드 남부연합은 추후 분할 가능성도 있으며···.]

[최악으로 치닫는 로이아스 대륙과 중국의 사이. 회의 중에 연방제국의 의장과 중국 주석 간의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3일에 걸친 UN 국제회의, 누구 하나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끝이나.]

[대한민국, 로이아스 연방제국의 인프라 사업 우선권을 손에 넣다! 로이아스 연방 제국은 유라시아 대륙보다 거대한 국가! 대체 양국 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하이랜드 연합의 마도공학과 지구과학의 활용을 위한 공동 연구팀을 신설하기로 하다.]

[로이아스 연방 제국, 미국과 대한민국을 포함한 5개국에 제한적 입국을 허락. 언론을 통해 로이아스의 풍경이 자세하게 알려질 예정.]

ghfo***: 중국 주석 아들이 아르비스 대공의 엘프 부인에게 찝쩍거리다가 얻어터져서 백치가 되었다고 함ㅋㅋ

-roro***: 미친놈이네, 어떻게 외교 때문에 방문한 정상의 부인을 건드릴 생각을 하냐.

-ttew***: 일단 부인의 사진을 보면 그런 말 못할걸? 사진 첨부한다.

-wold***: 사진 보니까 이해가 되긴 하네.

-roro***: 아무리 예뻐도 정상인이라면 그리 행동 못 하지. 그러니까 벌 받은 거 아니냐.

-32dj***: 중국이랑 사이 나쁜 거 보니, 왠지 정감이 가는데?

doda***: 웬일로 우리나라가 이렇게 빠르게 성과를 냈대? 유라시아 대륙보다 거대한 국가의 인프라 사업 우선권이라니!

-ggyo***: 성과라니, 그것도 막상 해봐야 아는 거지. 녀석들을 어떻게 신용함?

-32dj***: 신용 안 하면 어떨 건데? 앞으로 계속 같이 살아야 한다잖아. 꼭 이렇게 초를 쳐야겠음?

-rote***: 저 새끼 야당 지지자임. 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반등해서 배 아파 그럼.

-iill***: 완전 개돼지네. 아직도 우리 버리고 도망친 정치인들을 신용한다고?

toew***: 제군들 한국이 로이아스 대륙에 깊게 관여하게 된다면, 우린 엘프와 결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린다네.

-ewoo***: 차라리 아이돌이랑 결혼해라. 그게 쉬울 것 같은데?

-toew***: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잖아. 솔직히 로이아스 대륙이 생기기 전까지 엘프라는 존재를 실제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qwer***: 혹시 엘프들 연예인 데뷔 안 해주려나? 그럼 눈호강 지대로 일텐데.

wppw***: 로이아스 대륙으로 이주가 가능해지면, 검을 배워서 용병 활동도 할 수 있을까?

-zero***: 가능은 하겠죠. 저쪽은 용병이 실존하는 세계니까요.

-wooo***: 모험을 동경하는 건 이해하는데, 굳이 목숨을 걸고 싶을까?

-kekd***: 한국인을 대상으로한 마법이나, 기사학교 생기면 좋겠다!

연방 제국의 수도 세이로의 의장 집무실.

오늘도 어김없이 인터넷으로 우리와 관련된 기사를 살피던 나는 재밌는 댓글을 보곤 관심을 보였다.

“확실히 그렇네, 지구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 판타지 세상에서 사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판타지 대륙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환상을 품고 있겠는가.

나도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생각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한국인 대상으로 한 마법, 기사학교도 괜찮을 것 같네. 우호를 위해 교환학생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마법이나 검술을 이곳에서 배우면 그 사람들은 친 로이아스적 성향을 띌 수밖에 없다.

그들이 바라게 될 높은 경지는 로이아스 대륙에 있으니 말이다.

천박한 내용은 자체 필터링하던 나는 중국 정부의 성명을 발견하곤 실소를 흘렸다.

[본국의 고위 공직자를 물리적으로 공격한 로이아스 연방제국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머지않아 중국의 무서움을 깨닫게 해주겠다.]

“쟤넨 맨날 저러네.”

한국이었다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만, 이곳은 녀석들이 없어도 그만인 로이아스 대륙이다.

중국의 전투기가 주변 국가 상공을 수시로 드나들 듯 유유히 로이아스 대륙으로 넘어오거나, 군사 위협을 보인다면 1차 경고 후 바로 격추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중국 애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까불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의장전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콘스탄틴이 노크와 함께 집무실에 들어서자, 노트북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말한 손님은 동양인들이었는데, 바로 오늘부터 양국의 산업 교류를 위해 실무 협의를 하게 될 한국 산업통산자원부의 장관과 한국 대표 기업인 S전자의 대표가 수행원과 함께 방문했다.

친밀하게 악수를 건넨 나는 그들을 응접 테이블로 안내했다.

“처음 접해보는 마법이 어떻던가요?”

그들은 대마법사를 통해 텔레포트로 이곳을 찾아왔다.

내 물음에 S전자의 대표가 얼굴을 붉히며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릴 때나 꿈꿔오던 환상을 직접 겪게 되어 무척 즐겁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업가인지라, 뒤이어 이런 말을 했다.

“당장 텔레포트 하나만 하더라도 사업성이 무궁무궁한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마법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좋은 반응이다.

그래서 사업가를 이 자리에 부른 것이기도 하니.

그런데 산업부 장관은 텔레포트의 경험이 그리 좋지많은 않은지, 창백한 안색으로 말을 아꼈다.

“사람에 따라 극심한 어지러움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 경우 멀미약을 먹으면 많이 해소되는데, 배려가 부족했네요.”

“괘,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뒤에 대기하고 있던 시녀에게 고개를 까닥였다.

“엘븐티로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전하.”

그에 시녀는 작은 트레이를 끌고 오더니, 로이아스식 과일 쿠키와 엘븐티를 내왔다.

엘븐티는 인간이 접할 수 없는 신비의 차였으나, 하이랜드와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적지 않은 수량이 미드랜드에 풀린 상태다.

가격은 워낙 극악해서 엘프들이 차로 돈을 쓸어담는 말이 돌 정도.

“드셔보십시오. 속이 편안해 질 겁니다.”

내 말에 그는 차를 입에 가져다 댔고, 이내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장관의 반응에 S전자의 대표이사도 차를 마셨고 같은 반응을 보였다.

“입맛에 맞습니까?”

“입맛에 맞다 뿐이겠습니까. 10년 지난 피로까지 풀리는 느낌입니다.”

“그럼 가실 때 선물로 조금씩 챙겨 드리죠. 아, 혹시 너무 비싸서 뇌물 취급될까요?”

“많이 비싼 찬가요?”

“금값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방금 드신 한잔이 500만원 정도 하죠.”

“네?”

가벼운 내 대답에 장관은 물론, 재벌인 S전자 대표까지 기겁했다.

교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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