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대표님-136화 (완결) (136/136)
  • 136화 흐뭇하게 웃는다.(完)

    가족이 태어날 것을 고려해 박주혁은 여태껏 타고 다니던 모델D 초기 버전을 모델K로 변경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음성인식까지 가능해진 모델K는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이었다.

    배가 잔뜩 부른 메르헨이 차에 탔다.

    “주혁 씨. 빨리 가요.”

    “많이 아파요?”

    메르헨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지만,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

    “어서 출발하죠?”

    말을 끝맺고 메르헨은 바로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 모습을 본 박주혁이 서둘러 모델K의 인공지능을 호출했다.

    “DD!”

    “네. 말씀하세요.”

    어색하지만, 익숙한 여성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EH대학병원으로 가자. 서둘러!”

    “알겠습니다.”

    살짝 위화감이 있는 목소리로 답한 모델K의 인공지능은 곧바로 차를 출발시켰다. 박주혁은 운전대를 살짝 잡고 메르헨을 연신 쳐다보며 말했다.

    “메르헨. 조금만 참아. 다 잘될 거야.”

    “···.”

    병원에 도착하고 3시간이 흐른 뒤 박주혁은 자신과 똑 닮은 사내아이를 품에 안았다.

    “메르헨. 너무 고생 많았어.”

    박주혁이 메르헨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메르헨은 퀭한 눈으로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이는 하나만 낳아요.”

    박주혁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흘러, 박주혁과 메르헨 사이에서 태어난 박준호는 어느덧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유치원 입학 전 아직 접종하지 못한 필수 예방접종을 위해 박주혁은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아 싫은데.”

    “이걸 맞아야 유치원에 갈 수 있어.”

    “아프단 말야.”

    “주사는 따끔하고 끝나는데 병에 걸리면 엄마, 아빠를 못 볼 수도 있는데?”

    “피! 거짓말!”

    아들의 투정에 박주혁은 미소 지었고, 메르헨은 만삭의 배를 움켜잡으며 박준호를 타일렀다.

    “준호야. 이걸 맞아야 친구들한테도 병을 안옮길 수 있는거야. 꼭 너를 위해서 맞는게 아니란다?”

    메르헨의 차분하고 논리적인 설명에 박준호가 비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박준호가 호명됐다.

    “박준호 씨. 들어오세요.”

    박주혁은 아들의 손을 잡고 의사 선생님 앞에 앉았다. 의사 선생님은 차트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인플루엔자 접종은 끝났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안 맞았네요?”

    “예. 저도 안 맞았으니 함께 놔주세요.”

    “알겠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차트를 내려놓고 수화기를 들었다.

    “파인바이오셀의 코로트 백신 보내주세요.”

    파인바이오셀은 예상보다 빠른 8년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박주혁과 유명한 국장의 노력으로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전 국민이 백신을 맞도록 했다.

    박주혁의 노력으로 세상은 마스크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물론, 아직은 한국뿐이지만 말이다.

    며칠 뒤 박주혁의 품에는 메르헨을 똑 닮은 딸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한 명만 낳자더니, 먼저 둘째를 갖자고 말한 것은 누구였을까? 확실한 건 원치 않은 임신은 아니었다. 하긴, 누가 먼저 얘기한 것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소중한 생명이 태어났는데···.

    #

    박주혁의 딸인 박지호의 돌잔치는 친한 지인만 초대하여 조촐하게 치렀다. 어떻게 알았는지 한현태 기자가 박지호의 돌 임박해서 계속 연락하는 바람에 한현태도 돌잔치에 초대되었다. 조촐한 돌잔치였던 만큼 장소는 박주혁의 옥탑 테라스였다.

    조촐하다곤 했지만, 테라스는 최효정 여사의 노력으로 정원처럼 잔디가 깔려있었고 곳곳에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이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이것도 박지호가 타고난 복이었다. 봄에 태어나서 이런 생화와 함께 돌잔치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생일 축하 합니다!”

    영문도 모르고 박지호는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았다. 눈을 끔벅이며 두리번거리던 박지호는 돌상에 있는 마이크를 집어 들며 해맑게 웃었다.

    “오! 마이크 잡았다!”

    “그래. 저 미모로 가수 하면 여럿 녹겠다.”

    “아이고, 우리 지호 너무 이쁘다.”

    박지호가 무엇을 잡든 상관없었다. 그저 사랑스러울 뿐. 박주혁과 메르헨 그리고 준호 지호를 열심히 사진에 담은 한현태 기자가 돌잔치가 끝나고 박주혁을 찾아왔다.

    “사진은 제가 나중에 편집 잘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한 기자. 굳이 그 재능을 여기서 뽐낼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야.”

    “제가 좋아서 한 겁니다. 제가 회장님께 도움받은 게 한두 번이었나요?”

    한현태 기자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박주혁도 따라 웃었지만, 그에게 다른 속내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박주혁은 한현태를 쳐다보며 말했다.

    “한 기자. 속 시원하게 말하세요. 빙빙 돌리지 말고.”

    박주혁의 말에 한현태가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회장님. 자서전 냅시다. 제가 잘 뽑아 드리겠습니다.”

    “한 기자를 어떻게 믿어?”

    “아, 왜 그러세요? 제가 쓴 기사며 사용 후기들 이미 다 보셔서 아시잖아요. 저 이래 봬도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에요.”

    한현태의 말에 박주혁은 피식 웃더니 책상 서랍에서 두툼한 인쇄물을 꺼내 한현태에게 내밀었다.

    “이, 이게 뭡니까?”

    “펼쳐봐요.”

    한현태는 눈을 끔벅이며, 박주혁이 건낸 문서의 겉장을 넘겼다.

    - 제목: 미래를 번역하는 CEO

    - 저자: 박주혁

    표지를 확인한 한현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이, 이걸 언제 쓰셨어요?”

    “자서전이면 내가 쓰는 거지. 한 기자가 쓰면 그게 자서전입니까? 위인전이지.”

    “하! 하하하. 이거 제가 출판해도 됩니까?”

    “그렇게 하세요. 이제, 한 기자도 독립해야지. 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 감사합니다!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타 하나도 없이 제가 꼼꼼하게 확인하겠습니다.”

    한현태가 박주혁이 내민 인쇄물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날아가듯 뛰어나갔다.

    #

    박주혁의 자서전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전기차, Mp3, 포털사이트 파인과 스마트폰 그리고 SNS 파인월드를 만들어낸 사람이다. 물론 층간소음 없는 더 파이니스트와 하미플루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인 코로트까지 개발했고, 말이다. 이미 박주혁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다. 좋은 쪽으로 말이다.

    미래를 번역하는 CEO가 출판되고 얼마 뒤, 포브스지에서 연락이 왔다.

    “박주혁 씨? 포브스입니다.”

    “예?”

    박주혁은 미간을 좁히며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방의 말에 집중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셨습니다.”

    “그렇군요.”

    박주혁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포브스지에서 박주혁에게 전화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쁘지 않으신가 봐요.”

    무뚝뚝한 박주혁의 반응에 포브스지 기자가 실망한 듯 말하자, 박주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정말, 포브스 인가요?”

    “예? 아. 저 정말 포브스지의 알렉스 기자입니다.”

    “뭐, 돈을 송금해야 한다든지···.”

    박주혁의 말에 알렉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럴 리가요. 정말로 포브스지에 선정되셨고, 이번 달 표지모델로 선정되셔서 연락드린 겁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혹시 언제 찾아뵐 수 있을까 하고요. 아, 그리고 사모님께서 벤타의 메르헨 회장님이시죠? 사모님도 함께 선정됐으니 함께 촬영했으면 합니다.”

    “···.”

    박주혁이 순간 멍한 얼굴로 곁에 있던 메르헨을 쳐다봤다. 메르헨이 눈을 살짝 크게 뜨며 박주혁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누군데요?”

    “포브스라는데? 내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선정돼서 사진을 찍겠다는데···.”

    “와우. 주혁 씨 빨리 날짜 잡아요. 가문의 영광이네요!”

    “당신도 함께 선정됐다는데?”

    “저도요? 겹경사네요!”

    알렉스는 박주혁과 정말 어렵게 약속을 잡고 한국을 방문했다.

    “미스터 박. 정말 믿지 못하셨군요. 포브스의 알렉스입니다.”

    “요새 하도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서 말이죠. 반갑습니다. 박주혁입니다.”

    박주혁과 메르헨은 알렉스와 웃으며 악수를 했다. 알렉스가 미리 잡아둔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됐고 몇 주 뒤 포브스지에 박주혁과 메르헨의 사진이 실렸다.

    포브스지에 실린 박주혁과 메르헨을 보며 박준호와 지호가 까르르 웃었다.

    “엄마, 아빠 머찌다!”

    “마마! 파빠!”

    역시 가족들의 반응이 가장 순수한 칭찬일 것이다. 박주혁과 메르헨은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방송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몇 주 전 연락이 왔을 때는 거절했는데, 포브스지에까지 실리고 나니 방송사에서 집요하게 매달렸다. 박주혁은 어쩔 수 없이 방송 출연을 허락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위 안에 든 박주혁 씨 부부를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박주혁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메르헨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를 말아먹고 나락으로 떨어졌던 박주혁은 파인랭스를 시작해, 파인그룹을 만들었다. 단순히 대기업을 일궈낸 것이 아니라 그는 인류를 위해 하미플루를 저가에 공급했으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까지 만든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이번에 출간하신 ‘미래를 번역하는 CEO!’라는 책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도 책을 읽어봤는데 진짜 사실을 기반으로 하신 겁니까?”

    “제 경험을 썼으니까요. 그리고 메르헨이 곁에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었죠.”

    박주혁은 메르헨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봤고, 메르헨도 박주혁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교차하는 그들의 시선에서는 서로를 향한 신뢰감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글쎄요. 딱히 생각한 것은 없지만,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투자요?”

    “예.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일본의 기술력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죠.”

    박주혁의 말에 메르헨과 사회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 소재들을 전부 국산화시켜볼까 합니다.”

    “그, 그게 가능할까요?”

    “여태까지 파인그룹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온 기업입니다. 못 하는 것은 없습니다. 도전하지 않았을 뿐이죠.”

    박주혁이 눈을 빛내며 답하자, 메르헨이 박주혁의 손을 꽉 잡으며 힘을 보탰다.

    분명, 박주혁은 그의 말대로 뜻하는 바를 이뤄낼 것이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선명했으니까 말이다.

    박주혁의 힘 있는 목소리에 사회자가 주춤거렸고 박주혁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너무 강하게 얘기한 것 같군요. 방송을 잘 몰라서 말이죠.”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사업적인 것 말고 박 회장님이 그리시는 인생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음. 인생이라면···.”

    박주혁은 말끝을 흐리며 메르헨을 살며시 쳐다봤다. 메르헨은 박주혁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메르헨의 미소 덕분에 박주혁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인생이 뭐 별것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죠. 저는 아이들이 장성한 후에 메르헨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녀볼까 합니다.”

    “낭만적이면서도 어찌 보면 소박한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죠.”

    사회자는 이번에 메르헨에게 질문했다.

    “어떻게 박주혁 씨를 만나게 됐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회자의 질문에 메르헨은 빙긋 웃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박주혁도 피식 웃으며 메르헨의 말을 기다렸다. 잠시 카메라를 힐끔 응시했는데 카메라 렌즈 속에 익숙한 누군가가 웃고 있는것만 같았다.

    ‘음?’

    박주혁이 미간을 살짝 좁히며 렌즈 쪽을 유심히 바라봤다. 분명 아는 얼굴이었다.

    ‘아버지?’

    렌즈 속에 박찬희가 박주혁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박주혁이 자랑스럽다는 듯 말이다. 렌즈 속 아버지를 확인한 박주혁의 눈가가 순간 뜨거워졌다.

    ‘아버지. 여태 절 보고 계셨군요.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주혁의 마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박찬희는 웃는 얼굴로 점점 렌즈 속으로 사라져 갔다. 박찬희가 점으로 사라지기 전, 박주혁의 귓가에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주혁아. 난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멋지다. 내 아들. 오래오래 행복하거라.’

    #

    서귀포 파인 리조트.

    지호가 4살이 되던 해에 완공이 되었다. 박주혁은 온 식구와 함께 파인 리조트로 향했다.

    모델D도 모델K도 아닌 DD 자동차의 신형 칼스타2가 박주혁의 식구들을 기다렸다. 2인용 로드스터였던 칼스타2는 오픈 스포츠카로 변경되었고, 성인 4~5인까지 탑승 가능한 모델로 바뀌었다.

    강렬한 빨간색 칼스타2가 제주공항에서 박주혁을 맞이했다. 박주혁은 강렬한 자태를 뽐내는 칼스타2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메르헨도 칼스타2의 실물은 처음이었는지 살짝 상기된 얼굴로 차를 쓰다듬었다.

    누가 벤타 회장 아니랄까 봐 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주혁 씨, 차키주세요. 운전은 제가 합니다.”

    메르헨의 말에 파리에서 칼스타의 한계까지 몰아붙이던 그녀의 과격한 운전실력이 불현듯 떠올랐다. 박주혁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준호와 지호도 있고 어머니도 계신데 좀 참지요?”

    “주혁 씨. 이런 차는 달려줘야 하는 거라고요.”

    “알죠. 알지만···.”

    박주혁이 준호와 지호에게 눈길을 돌리자, 메르헨이 세상 아쉬운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떨궜다. 박주혁은 메르헨의 심정을 아는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메르헨. 리조트 도착하고, 단둘이 드라이브좀 하죠. 어때요?”

    “약속한겁니다?”

    메르헨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또 얼마나 과격하게 운전하려고? 살짝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메르헨에겐 활력소일 테니···. 제발 안전하게만 운전하길 바랄 뿐이다.

    칼스타2가 우렁찬 소리와 함께 질주했다. 피부를 스치는 바람이 부드러웠다. 최효정 여사는 준호와 지호를 양 옆에끼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준호야, 지호야. 저기 봐! 갈매기다!”

    “갈매기?”

    “가매끼!”

    운전대를 잡은 박주혁이 에메랄드빛 바닷가 앞에 잠시 차를 세웠다.

    “바다가 너무 멋진데 우리 사진 한번 찍을까?”

    “좋아요.”

    “그러자꾸나.”

    박주혁은 팔을 쭉 뻗어 스카이폰의 카메라 렌즈가 가족을 향하게 들었다.

    “김치!”

    박주혁이 큰소리로 외치자, 스카이폰에서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찍습니다. 하나, 둘···.”

    - 찰칵!

    박주혁 곁에 바짝 붙어 환하게 웃고 있는 메르헨과 개구진 표정으로 혀를 내민 준호, 앙증맞은 손으로 자기 볼을 누르는 귀여운 지호. 그들을 껴안고 있는 최효정 여사의 얼굴에도 미소가 한가득하였다.

    사진을 보며 박주혁은 흐뭇하게 웃었다.

    -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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