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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후 대마법사-62화 (62/150)
  • 062화 가장 원하는 것

    클란드라 황녀와 아나벨 성녀.

    가장 고귀한 여인 둘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것을 보고 카이는 결정을 내렸다.

    클란드라 황녀는 황제의 뜻을 따른 것이었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한 여인이었고, 아나벨 성녀는 비록 돈을 내고 요청했다고 하나 자신에게 와서 직접 신성 마법으로 주박을 풀어주려 했던 이다.

    8성 대마법사 바헬의 마력 봉인만 당했다면 아무리 카이라고 해도 마력 봉인을 풀 실마리를 얻기 힘들었을 터였다. 7성 신성 마법을 보면서 그걸 도움닫기 해서 도달한 길이었으니.

    “아나벨 성녀님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아나벨 성녀님을 먼저 독대하고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클란드라 황녀는 잠시 카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생각해 보면 카이가 아벨이라면 자신에게 좋은 감정이 있을 리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은 테오르와 함께 그를 제국으로 잡아가려고 했었으니까.

    여기서는 한발 물러나는 것이 좋았다. 다만 아나벨 성녀가 왜 카이를 만나러 온 것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카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황녀님이 지내시는데 한치의 부족함도 없게 해.”

    “그리하겠습니다.”

    테오의 대답을 들은 카이는 아나벨 성녀를 직접 데리고 후원으로 향했다. 백작성의 후원에 있는 정원은 아나벨 성녀가 좋아하는 레데이안으로 꾸며 놓았다.

    아나벨 성녀가 레데이안의 향기를 맡으며 물었다.

    “레데이안으로 정원을 꾸며 놓으셨을 줄은 몰랐네요.”

    카이는 그 말에 새삼 돈의 위력을 알았다. 레데이안을 보름 안에 정원을 꾸밀 정도로 많이 구한 것만 보아도 테오가 얼마나 힘을 쓴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성녀님이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나벨 성녀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레데이안의 꽃잎을 만졌다.

    “제가 어려서 머물던 수녀원이 레데이안을 길렀어요. 수녀원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였죠. 조금 전에 마신 차도 그 수녀원에서 찌고 말린 잎이었답니다. 저도 예전에 거들었었죠.”

    “그런 부분까지는 몰랐습니다.”

    “제게는 추억이죠.”

    아나벨 성녀는 레데이안의 꽃잎을 어루만지다가 걸어와 카이의 앞에 앉았다. 카이는 그녀에게 이번에는 따뜻한 물을 따라 주었다.

    아나벨 성녀는 그걸 보고는 맑게 웃었다.

    “정말이지 많은 준비를 하셨네요.”

    카이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레데이안 정원에서는 따뜻한 물만 마셔도 그 향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고 테오가 알려줬었다.

    아나벨 성녀는 맑은 물을 마시며 카이를 바라보았다.

    대대로 성녀는 하늘 신 시엘의 은총을 받은 이라 신성력으로 맑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굳이 외모를 가꾸지 않아도 그리되는데 그만한 신성력을 가진 이가 신성 교국에도 없다.

    그런데 지금 카이의 피부는 자신만큼이나 맑았다. 잡티 하나 없을 정도로.

    가만히 그를 바라보던 아나벨 성녀는 잠깐 고민했다. 그가 ‘그레이스’의 주인 아벨이라는 것은 확신이 들었다. 다만 자신이 그를 찾는 것은 조합 마법진 때문이 아니라 흑마법사들의 연합과 그가 관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조처를 하고자 함이니 그걸 밝힐 필요는 없어 보였다.

    “악몽의 대마법사를 아시나요?”

    카이는 순간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와 직접 만난 것은 카이가 아니라 아벨이었다.

    “이름이야 익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죠?”

    “악몽의 대마법사는 흑마법사의 정점에 선 인물로 지금은 타메아 왕국으로 갔어요.”

    “그랬군요.”

    테오에게 명했지만, 아직 대륙 서부를 눈 아래 두지 못했다.

    악몽의 대마법사 콜린스는 흑마법사들을 모아 마탑과 같은 것을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해온 일을 생각하면 신성 교국에서도 곱게 볼 수 없는 사안이었다.

    흑마법사란 하나하나도 만만치 않은데 그들이 힘을 합친다면 얼마나 곤란할 것인가?

    지금이야 이단심문관을 파견해서 찾는 족족 죽여버리는 데 그들이 힘을 하나로 합치고 마탑 연합에라도 들어가게 되면 그때는 신성 교국도 마탑 연합과 척을 질 수 없으니 그들을 용인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대충 그림이 그려졌는데 그걸 왜 자신에게 묻는 건가?

    “그는 흑마법사들은 연합해서 마탑을 세우려고 하고 있어요. 마탑 연합에서 그들을 인정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흑마법사들을 더는 심판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죠.”

    카이는 그 말에 속으로 웃었다. 흑마법사들이 일으키는 사고가 한둘이 아니지만, 마법사들이 하는 일만 할까?

    지금까지 흑마법사들의 손에 죽은 이들을 다 더해도 마법사가 죽인 이들보다 적다. 인체 실험? 마법사들은 안 할 것 같은가?

    진리를 추구한다는 마법사들은 더 심한 일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카이야 압도적인 재능과 좋은 스승을 만나 그런 일이 없었지만, 마법사들은 정말이지 보통 미친놈들이 아니다.

    “무결의 대마법사님은 흑마법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카이는 제 생각을 솔직히 답했다.

    “마법의 한 갈래일 뿐입니다.”

    “예?”

    아나벨 성녀는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들었다는 듯 그를 보고 놀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 말은 흑마법을 옹호하신다는 건가요?”

    카이는 그 말에 미소를 지었다.

    “성녀님은 저를 구하기 위해 신성 마법을 사용해 주셨던 분입니다.”

    “그래도 주박을 풀어드리지는 못했죠.”

    “그건 상관없습니다. 다만 도움을 받은 마법사로서 조언 하나 해드리죠.”

    아나벨 성녀는 카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흑마법사들이 마탑을 만들고 연합에 들어가게 도우세요.”

    “예?”

    아나벨 성녀가 눈으로 욕하는 것을 보면서 카이는 순순히 설명을 이었다.

    “흑마법사들은 지금까지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뭐든 시험하려면 무리해서 해야 했죠. 어차피 한번 일을 벌이고 나면 오랜 시간 몸을 피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기는 하죠.”

    “그러나 그들이 마탑을 설립하고 연합에 들어가면 그들 스스로 자제하게 될 겁니다. 오히려 그 체면 때문에라도 전보다 과격한 움직임이 줄어들 거예요. 일종의 자정 작용이 생길 겁니다.”

    “···흑마법사들이 과연 그럴까요?”

    “안 그럴 수도 있죠.”

    “예?”

    아나벨 성녀가 또 눈으로 욕할 때 카이가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때는 마탑 연합에 한마디 하세요. 그럼 그들이 알아서 관리할 겁니다. 마법사가 또 남의 일로 자기가 욕먹는 건 못 참는 이들이라서요.”

    아나벨 성녀는 그 말에 카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신성 교국은 오직 시엘 신의 신성력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가른다. 그리고 그들도 마법사들의 도움을 얻는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신성력으로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편의성 면에서는 지금까지 발달해온 마법을 따라가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많은 마법사를 만나왔지만, 그들을 통찰하지는 못했다.

    그들이 어떤 족속인지 신성 교국의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이들 중 누구도 몰랐다. 총대주교 베르너도 그 부분까지는 파악하지 못했었나 보다.

    마법사들에 대해서 두루뭉술하게 아는 것과 마법사가 직접 자신들이 어떤 이들인지 알려주는 것은 달랐다.

    흑마법사들은 언제나 신성 교국의 골칫거리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뭉친다는 것에 대해 잔뜩 날이 서서 경계했는데 오히려 그 편이 더 편하게 관리할 수 있을 거라는 말에 설득당했다.

    아나벨 성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찾아온다고 해서 걱정하셨을 텐데 덕분에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돌아가는 대로 보고 올리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네요.”

    “지금 바로 돌아가실 건가요?”

    “예. 한시가 급한 사안이라서요.”

    최상급 영혼석을 사간 자가 ‘그레이스’의 아벨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그가 흑마법에 심취했나 싶었지만, 흑마법사들 특유의 음습한 영혼의 향은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을 달리해 흑마법사들이 마탑을 설립하도록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들을 관리하기 손쉬울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보니 굳이 그에게 최상급 영혼석을 사 간 것을 따져 물을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면 배웅해 드리죠.”

    카이가 그녀를 배웅하는 길에 성기사 메이어와 제 2 성기사단이 따라왔다.

    그녀에게 조언해준 것으로 자신이 마력 봉인을 풀 때 도움을 얻었던 마음의 빚은 갚았다.

    그리고 흑마법사가 마탑을 설립하면 자신에게도 이로웠다. 최상급 영혼석을 구하기 더 쉬워질 테니까.

    카이가 그녀를 마차에 태우는 중에 안쪽에서 퀸이 나는 듯이 달려왔다.

    “아빠!”

    달려온 퀸이 카이의 뒤에서 그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카이는 그런 퀸을 돌아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창 수련하고 있을 이 시간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이유가 빤히 보였기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지금 손님 배웅하는 길이니 잠깐만 기다릴래?”

    “응.”

    퀸은 카이의 로브를 붙잡고 옆에 서서 아나벨 성녀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아나벨 성녀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카이를 돌아보았다.

    영혼의 향을 맡을 수 있는 그녀에게 있어 저 소녀는 카이와 영혼의 향이 굉장히 흡사했다. 설령 자식이나 형제라고 해도 영혼의 향이 이렇게 비슷한 적은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카이는 아나벨 성녀를 향해 예를 표했다.

    “그럼 살펴 가십시오. 언제고 다시 뵐 날이 있기를.”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성녀를 두 번 이상 보기가 힘들 정도로 그녀는 바빴다. 보기 어렵기로 따지면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여인.

    벌써 두 번이나 만났다. 아벨일 때는 먼발치에서 보았으니 본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었어도.

    아나벨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는 잠시 카이와 소녀를 돌아보고는 물었다.

    “따님이신가요?”

    카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 딸입니다. 이름은 퀸이죠. 퀸 인사드리렴. 아나벨 성녀님이시란다.”

    아나벨 성녀라는 말에 퀸은 얼른 인사했다. 티투스에게 기사도와 전략, 전술에 몸을 쓰는 검술까지 배우고 있다고 하더니 예전보다 훨씬 예절이 몸에 베었다.

    퀸이 예를 표하자 아나벨 성녀는 그녀에게 하늘 신의 가호를 빌어주고는 마차에 올랐다. 다음에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긴 아나벨 성녀가 작게 기침하자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차에서 홀로 남은 아나벨 성녀는 퀸과 카이를 떠올렸다. 거의 같은 이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닮은 영혼의 향.

    가족이라 저만큼이나 영혼의 향이 같은 걸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사례라 돌아가는 대로 조사해봐야겠다 여기며 아나벨 성녀는 눈을 감았다.

    멀어지는 마차를 보면서 카이가 퀸을 돌아보았다.

    “왜 나왔어?”

    퀸은 가만히 카이를 바라보다가 마차에 시선을 줬다.

    “여자. 그래도 성녀는 괜찮아.”

    카이는 그 말에 픽 웃음을 흘리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대충 질투하는 모양인데 그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아버지와 딸의 사이가 좋은 책만 골라줬는데 뭔가 이상한 책이 끼어 있었나?

    카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말했다.

    “돌아가서 수련하고 있어. 오늘 밤에 보자.”

    “응.”

    퀸이 도도도 안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던 카이는 고개를 내젓고 클란드라 황녀를 만나러 갔다.

    단 둘이 만나는 자리.

    메르샤는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었고, 카이는 클란드라 황녀와 마주 앉았다. 그녀가 술을 달라고 하기에 테오에게 말해 준비한 술을 내줬는데 클란드라 황녀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물었다.

    “‘그레이스’의 조합 마법진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들어 봤습니다.”

    클란드라 황녀는 자신의 목에 걸린 ‘부활’을 만지며 말을 이었다.

    “지적 재산권이 등록되지 않았음에도 아직 제대로 파악한 곳이 없다고 해요. 그럴 자신이 있으니 그렇게 만들었겠죠?”

    조합 마법진은 조합 공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로 같은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충전식 6성 보호 마법이 들어가 있는 ‘부활’과 ‘약속’의 보호 마법에 들어간 조합식이 완전히 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8성 대마법사라고 모든 마법에 능통한 것이 아니다. 마법의 한 가지 길에서 극의를 본 이들. 극의를 보았으니 모든 것에 능할 것 같지만 그러지 않기에 카이가 무결의 대마법사란 칭호를 얻으며 다른 이들이 우러러봤던 것.

    카이는 아직 그녀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제국은 조합 마법진을 원해요.”

    “누구라도 그럴 거라 여겼습니다.”

    장신구라는 작은 크기에 6성급 마법을 넣은 마법식이니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것을 탐낼지는 빤했다. 다만 카이는 그걸 내줄 마음이 없었다.

    8성급 아티펙트를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것이 최상급 마정석으로 광산 수준이 필요하다고 해도 제국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그런 제국이 8성급 아티펙트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면 카이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다. 대륙의 동부와 서부가 나뉘어 있다고 하지만 그 힘을 손에 얻게 되면 제국은 대륙 통일에 나설 수도 있으니.

    그러면 귀찮아진다.

    “돈, 권력, 여자. 무엇을 원하든 다 얻을 수 있어요.”

    “그정도 가치가 있어 보이더군요.”

    클란드라 황녀는 자신이 이렇게 돌려서 말하는 것은 카이에게 통하지 않음을 알았다.

    8성에 이른 것을 숨기는 것을 보면 분명 이유가 있을 터. 그 사실을 밝히려고 한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무결의 대마법사. 아니, ‘그레이스’의 주인 아벨. 당신에게 하는 말이에요.”

    카이는 클란드라 황녀의 말에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뭔가 오해가 있나 봅니다. 저는 ‘그레이스’의 주인 아벨이 아닙니다.”

    클란드라 황녀는 이 정도로 카이가 흔들릴 거라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수도 던졌다.

    “원한다면 저도 가질 수 있어요.”

    고귀하고 아름답기로 따져도 짝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클란드라 황녀였다. 그러나 카이는 이미 한 번 크게 데었다.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카이가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바헬이다.

    어차피 저들은 카이가 아벨과 동일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저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겠지.

    테오르를 패는 순간 이미 제국에서는 그에 대해서 알거라고 여겼다. 다만 알아도 제국에서는 테오르가 얻어 맞았다는 것을 알릴 수 없으니 비밀은 지켜질 것이라 여기기도 했고.

    무엇보다 바헬도 제국은 건드리지 않으니 그들에게서 자신의 비밀을 알 가능성이 적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제국의 힘을 빌려볼 때다.

    “조합 마법진이 어떤 것인지 제가 연구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이 있다면 대여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연구해보고 연구한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조합 마법진의 창시자인 카이가 돌려 말하는 것에 클란드라 황녀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게 하죠. 대신 뭘 드리면 될까요?”

    카이는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미치광이 바헬. 그자의 정확한 위치가 필요합니다.”

    “미치광이 바헬이요?”

    “예. 그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신다면 제가 조합 마법진을 파헤쳐 알려드리죠.”

    제국이 8성 아티펙트를 가지게 된다? 그들이 대륙 통일 전쟁을 벌인다?

    상관없다. 미치광이 바헬만 잡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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