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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후 대마법사-46화 (46/150)
  • 046화 황제의 뜻

    대륙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라면 몇 명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그중 가장 위에 있는 이름은 단 하나다.

    클로젠 제국의 황제.

    클레바논 황제.

    이제 50살이 된 그는 역대 황제 중 가장 온건하다고 알려진 인물이었음에도 여전히 대륙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이였다. 선대 황제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고 일으킨 정복 전쟁은 제국을 겉만 번지르르하게 만들었었는데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내실을 다지는 것에 전념했다.

    그의 이름은 선대 황제들처럼 이름을 남기지 못한다고 모두 그가 유약하다고 여겼지만, 십 년이 지난 지금 제국은 전과는 비할 수 없이 내실이 다져졌다.

    그래서 주변국들은 처음에는 그의 유약함을 비웃다가 지금은 바짝 긴장하는 중이었다. 제국이 도약하기 전에 몸을 웅크리는 것처럼 내실을 다지던 것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니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조공의 양을 늘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내실은 더욱 빠르게 다져지는 중이었다.

    선대 황제들과 다른 업적을 쌓아가는 현 황제 클레바논 황제의 50번째 생신 연회에는 각국의 왕이 직접 오지는 못해도 적어도 그들의 후계들이 직접 올 정도였다.

    왕위 계승권 1순위의 왕자들이 직접 선물을 싸 들고 찾아와서 별궁에 머무르며 지내기를 한 달.

    드디어 클레바논 황제의 생신 연회 당일이 되자 그들은 모두 연회장에 모였다.

    연회장은 황가의 초대장을 받은 이들만 올 수 있었음에도 그 수가 삼백 명을 넘어갔다. 그 삼백 명은 지금 대륙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나 그들과 가장 가까운 이들.

    그런 이들이 모두 모여서는 새삼 제국의 힘을 느꼈다.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들였는지 음식을 찍어 먹을 수 있는 포크마저 예술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안목이 있는 이들이기에 오늘 이 자리가 얼마나 공을 들인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연회 준비에만 몇억 프랑은 우습게 들어갔을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그런 장내에 사람들은 여러 무리로 나뉘어서 서로 친목을 다지고 있었는데 그런 무리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곳은 두 곳이었다.

    하나는 황태자 클라이트가 있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황녀 클란드라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감히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이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중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은 황녀가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의 이름인 ‘부활’과 ‘그레이스’라는 이름이었다.

    그 파격적인 아름다움과 대비되도록 클래식하게 차려입은 클란드라는 오늘 이곳에 모인 모든 여인이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몇몇 인근 왕국의 왕자들이 다가갔다가 말도 못 붙여보고 밀려났음에도 그녀 주위에는 어떻게든 말 한마디 걸어보려고 하는 이들이 가득했다.

    클란드라는 내심 피곤함을 느꼈다. 자신은 아직 결혼 생각이 없는 데도 이렇게 추근대는 남자들을 마주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었다.

    그때 입구 쪽에서 시종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엘 신성 교국의 아나벨 성녀님 입장하십니다.”

    아나벨이 등장하자 시선이 조금 분산되는 것이 느껴졌다. 명실공히 신성 교국 서열 2위인 그녀에게 잘 보이는 것은 권력자들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돈으로 그녀를 부르려면 정말 막대한 돈이 필요했다. 어떻게든 친분을 쌓아야 돈을 기부하며 그녀를 부를 수 있으니 권력자들이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은 당연했다.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에서 해방된 클란드라는 지나가는 시종의 쟁반에서 샴페인 잔을 받아들었다. 시종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는 중에 클란드라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미미하게 인상을 굳혔다.

    흩어졌던 시선이 다시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걸어오는 여인이 있었다.

    시엘 신성 교국의 성녀 아나벨.

    은은한 후광을 몸에 두른 것은 그녀가 7성에 이른 성녀이기 때문이리라.

    그냥도 아름다운 그녀가 은은한 후광을 몸에 두르고 나타나는 것은 반칙이 아닌가 싶었다.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 앞에서 자주색 드레스를 입은 클란드라는 마치 낮과 밤처럼 대비되는 것 같았다.

    모인 이들이 둘을 보고 수군거리는 동안 다가온 아나벨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에요. 클란드라 황녀.”

    “2년 만인가요?”

    “그 정도 된 것 같네요.”

    아나벨 성녀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뭘지 클란드라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다가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목걸이에 닿아있는 것을 보고는 그녀가 황태자가 아닌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그레이스’의 첫 번째 작품 ‘부활’인가요?”

    “맞아요. 경매장에 나오지 않아서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아나벨은 그 말에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시엘 교단의 문양으로 만들어진 성물을 들어 보였다.

    “저에게는 이게 있으니까요.”

    아나벨의 목에 걸린 저 성물은 대대로 성녀에게 내려오는 것으로 수백 년 동안 성녀가 쥐고 기도했다는 것만으로 역사적 가치는 물론이고 보물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저건 아티펙트가 아니라 그저 성녀들이 꾸준히 저장해 놓은 신성력의 창고라고만 알려져 있는데 성녀들의 끝을 모르는 신성력은 저 성물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관심을 보이신 거죠?”

    아나벨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다음 경매에는 참여해 볼까 하고요.”

    클란드라는 아나벨의 말에 미간을 살며시 굳혔다.

    “경매에 참여한다고요?”

    “예. ‘그레이스’의 주인을 만나보고 싶어서 말이죠.”

    클란드라는 예술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여인이었다. 초창기 엘더에게 반했을 때도 그랬지만, 적어도 그녀가 원하는 것은 손에 넣지 못한 것이 없었다.

    이번에도 테오르까지 설득해서 ‘그레이스’의 물건을 모두 손에 넣었는데 상대가 아나벨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신성 교국은 재력은 얼마나 되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 곳이었으니까.

    “성녀가 만나고자 한다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나벨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결국 다음 물건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경매에서 맞붙게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제의 생신 선물을 준비하며 돈을 많이 썼는데 경쟁 상대가 아나벨이라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녀가 여기는 어쩐 일인가?”

    사람들을 지나서 다가온 이는 푸른 머리의 테오르였다. 아나벨은 그를 보고는 한 걸음 물러나며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했다.

    “교황 대신 왔나 보군.”

    “교황께서는 바쁘시다 보니 제가 오게 됐습니다.”

    “어차피 직접 찾아오면 이쪽도 부담되니 잘 됐군.”

    교황 정도 되는 이가 온다면 그의 안전을 제국에서 책임져야 하니 더 귀찮아질 따름이다. 성녀는 본인이 7성에 오른 여인인데다가 상징적인 의미로도 가장 대륙에 잘 알려진 여인이니 그녀가 오는 것이 여러모로 편했다.

    테오르는 품에서 반지함을 꺼내서 클란드라에게 건넸다.

    “늦어서 미안하다.”

    클란드라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테오르가 건넨 보석함을 받아서 챙겼다. 클란드라의 손에 들린 보석함을 보고 아나벨이 눈을 반짝였다.

    “그게 ‘영광’인가요?”

    클란드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나벨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경매 역사에서 다시는 나오기 힘들 정도의 고액인 1천억 프랑에 낙찰된 물건.

    황제의 50번째 생신 연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그 안에 한 마법사의 비전 마법이 담겨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마탑에서도 얼마나 탐을 냈을 것인가? 그런데도 클란드라의 손에 들어간 것을 보면 역시 클란드라 황녀 답다고 여겼다.

    그때 음악이 바뀌고 시종장 하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클로젠 제국의 제 12대 황제 클레바논 폰 라이드 클로젠 폐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연회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2층의 문이 열리며 그곳으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위에 오른 이후로 내실만을 다져 왔지만, 그의 풍채는 대장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 그의 뒤에 서 있는 이는 이런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였다.

    검성 맥클렌.

    제국이 자랑하는 최강의 기사.

    그가 클레바논 황제의 뒤에 서서 호위를 서고 있었다.

    테오르는 그런 맥클렌을 보며 흘흘 웃었다. 자신이 마법사 중에서 괴물이라 불릴 정도의 재능을 지녔다면 저 사내 또한 검에 대한 재능이 하늘에 닿은 자였다.

    어떤 면에서 보면 테오르 본인보다 열 살이나 어린 그가 8성에 오른 것을 보면 더 뛰어난 재능이라 불릴 만한 이였다.

    그러나 그런 맥클렌보다 그의 앞에 선 클레바논에게 더욱 시선이 간다.

    그것은 타고난 제왕의 위압감이었다. 맥클렌이 일부러 기세를 죽인 것도 있지만, 그 성취가 깊지 않은 클레바논은 대륙의 정점이라 불리는 위치에 걸맞은 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여 클레바논 황제에게 예를 표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이 대륙을 좌지우지하는 큰손들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예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대륙의 정점이라는 증명이기도 했다.

    그들이 예를 표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클레바논은 미소를 지은 채 그들을 내려보며 옆에서 시종이 가져다준 잔을 들어 올렸다. 모두가 따라서 잔을 들어 올리자 클레바논이 입을 열었다.

    “짐의 생일에 참석해준 모든 귀빈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이오. 마음껏 즐기고 돌아가시오.”

    클레바논이 들어올린 잔을 단숨에 비우자 모인 이들도 하나둘 잔을 비웠다. 클레바논은 길게 끌지 않고 나왔던 문을 통해 다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테오르가 가볍게 혀를 찼다.

    “아무리 황제가 되면 뭐하나? 마음껏 술 한잔할 여유조차 없는데.”

    다른 황제들은 전장을 뛰어다니며 제국의 일을 차일피일 뒤로 미루기에 십상이었는데 클레바논은 달랐다. 그는 자신에게 올라오는 안건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읽고 반려하거나 윤허해주었다.

    황제에게 올라가는 상소문은 거르고 걸러도 그의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후사를 이리 본 것을 칭찬해야 하나 싶었다.

    황제는 오늘 일을 하지는 않을 테지만 이제 선물을 받는 시간을 가질 터였다. 선물을 받으며 그에 대해 치하하고, 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눌 터. 그것만 해도 오늘 하루는 끝났다고 봐야 했다.

    테오르가 클란드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차례가 몇 번째냐?”

    “세 번째요.”

    클레바논 황제는 내실을 다지는 것의 연장선인지 몰라도 생일 연회에서 선물을 받는 것도 가족들이 먼저였다. 황태자와 2황자, 그 다음이 황녀 클란드라의 차례니 그때 같이 들어가서 반지의 마법 시연을 도와주면 될 일이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시종장이 다가와 클란드라를 안내했다. 그런 클란드라를 따라서 테오르가 걸어가서는 연회장에 딸린 응접실에 들어갔다.

    소파에 앉아있던 클레바논이 들어오는 클란드라와 테오르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셨소?”

    “오랜만입니다. 황제 폐하.”

    “그러게 말이오. 자리에 앉으시오.”

    테오르와 클란드라가 자리에 앉자 클레바논은 둘을 바라보다가 클란드라가 손에 들고 온 보석함을 내밀자 미소를 지었다.

    “이게 그 소문의 반지인가?”

    무려 1천억 프랑. 치열한 경합 끝에 타낸 거라고 하던데 그 소문을 듣고 클레바논도 관심을 보였었다. 그러나 선물이니 기다려야 했고, 드디어 구경하게 됐다.

    클레바논이 보석함을 열고는 ‘영광’을 꺼내 보았다. 왼손 중지에 끼운 반지를 내려다보던 클레바논이 테오르를 바라보았다.

    테오르가 씨익 웃더니 마력 보호막을 일으켰다.

    “시동어는 ‘화륜’입니다.”

    클란드라의 말에 클레바논이 곧장 테오르를 향해 화륜을 외쳤다.

    “화륜.”

    열 개의 화륜이 나타나 테오르에게 날아들었다.

    퍼퍼퍼퍼펑!

    테오르의 마력 보호막이 모든 화륜을 막아냈다. 손쉽게 막아내는 것을 보고 클레바논이 물었다.

    “이거 너무 쉽게 막히는 거 아니오?”

    테오르는 그 말에 씨익 웃었다.

    “마력을 태워 먹는 특성을 막기 위해서 연구한 보호막입니다. 이 나이 먹고 마력 보호막 연구나 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

    테오르가 고개를 들어 클레바논의 뒤에 선 검성 맥클렌을 보았다. 클레바논도 뒤를 돌아서 그를 바라보자 그가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금 전 태사가 펼친 마력 보호막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고 질기더군요. 그런데도 일부를 태워버린 것을 보니 6성급 마력 보호막 정도는 쉽게 뚫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클레바논은 손을 들어 ‘영광’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태사. 이 반지에 들어간 조합 마법진이라는 건 가치가 얼마나 될 것 같소?”

    “조합 마법진을 손에 넣는다면 축소 마법진보다 훨씬 더 국력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부활’과 ‘영광’에 들어간 조합 마법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실상 마법을 연성하는데 들어간 것보다 허수로 집어넣은 것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그 모든 것을 마법 연성에만 쓴다면 7성 마법까지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클레바논은 그 말이 뭘 뜻하는지 깨달았다.

    “그 말은 크기만 키우면 8성 마법도 담을 수 있다는 것이오?”

    “에헤이. 그건 가성비가 안 맞습니다. 8성 마법 아티펙트를 활성화하려면 내가 직접 해도 최상급 마정석이 얼마나 들지 짐작도 안 됩니다.”

    클레바논은 그 말을 이해했다.

    “가능은 하다는 말이군.”

    8성급 마법은 도시를 파괴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마법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도 무기화할 수 없었기에 손을 쓰지 못했는데 조합 마법진을 이용하면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말.

    테오르의 비전 마법을 이용해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 돈이 아무리 많이 든다고 해도 제국은 단숨에 대륙의 최강자가 될 수 있다.

    클레바논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조합 마법진 가집시다.”

    대륙의 정점에 선 황제의 말에 테오르가 씨익 웃었다.

    “진심입니까?”

    “진심이오.”

    테오르는 그 말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변덕으로 구할 때와 제국의 황제가 원할 때와는 이야기가 다르다. 전력으로 그자를 구속해도 뒷감당은 제국에서 한다는 얘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대륙의 모든 이들은 클레바논이 야심이 없다고 알고 있지만, 그를 직접 가르친 테오르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야심이 워낙 커서 제국의 내실을 다지고 있음을.

    클란드라가 그 말에 인상을 굳혔지만, 끼어들지는 않았다.

    클레바논이 주먹을 꼭 쥐고는 클란드라를 돌아보았다.

    “선물은 잘 받았다. 네가 발굴한 이 인재는 제국에 가장 필요한 인재다. 네 공은 잊지 않으마.”

    클란드라는 예술을 사랑하는 여인이었다. ‘그레이스’가 단순히 병기 정도에서 머문 그 기능성만 따진 아티펙트였다면 그녀는 그 돈을 들여서 구하지 않았을 터.

    그러나 제국은 아버지의 것이었다.

    클레바논의 뜻이 곧 제국의 뜻이었다.

    클레바논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온 클란드라는 앞서 걸어가는 테오르의 등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말리지 않았다면 그날 ‘그레이스’의 주인 아벨을 끌고 왔을지도 모르던 그가 의욕적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테오르는 콧노래를 불렀다.

    한 시대에 두 가지 속성 이상을 다루는 천재 마법사가 둘이 나타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한 사람이 축소 마법진 설계와 조합 마법진을 동시에 개발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일단 만나서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

    “크흐흐. 다음 경매가 언제려나?”

    돌싱 후 대마법사-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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