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싱 후 대마법사-9화 (9/150)
  • 009화 마법사 프릴

    카이가 알고 있던 안벨루스 후작은 죽었고, 지금은 엘디아 공주의 외사촌이 후작위를 물려받았다.

    안벨루스 후작가의 망나니.

    켈빈 드 페일 안벨루스.

    제 영지 안에서 개만도 못하게 굴고 있었나 본데 그걸 지켜주고 있는 자들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기사들도 썩었다. 제대로 된 기사였다면 영주가 저런 짓거리를 하고 있을 때 그 문 앞을 지키기보다 충언을 했어야 옳았다.

    제대로 된 기사였던 근위기사단장이 바헬의 손에 죽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안에 있는 것이 마법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탑 소속의 유능한 마법사였다면 아무리 켈빈이라고 해도 마법사를 저리 막대할 수는 없었다.

    마탑에서 인정받지 못한 수준의 마법사. 대충 마력 감지에 감지되는 건 3성정도의 마력이 감지되었다.

    3성 마법사라면 자작 이하의 영지에서는 영지 마법사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백작가 이상에서는 조금 힘들다. 그쪽은 4성 이상의 고유 마법을 익힌 이들을 영지 마법사로 구하고자 하니까.

    그러니 켈빈이 말하는 것은 다 개소리였다. 3성 마법사를 후작가에서 영지 마법사로 둘 리가 없었으니까.

    카이는 기사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카이가 자신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자 그 기척을 감지한 기사들이 반사적으로 검을 뽑았다.

    그들은 켈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생각인 건지 뭔가 묻지도 않고 달려들었다. 하긴 그렇게 뒤처리를 잘 해주니 켈빈이 중히 여기는 것이었을 테지.

    카이는 달려드는 기사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고작 3성 기사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주문은 필요 없었다. 자신을 향해 달려들던 리퍼의 심장을 얼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기사들의 심장을 일순간에 태워버린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어버린 기사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사일런스 마법으로 주위의 소리를 죽여 버렸다. 잠시 소음이 사라진 공간을 거닐어 카이는 문 앞에 섰다.

    카이가 손을 들어 올렸다.

    콰앙!

    굳이 마법이 아니라 그저 마력을 분출하는 것만으로 문이 열렸다. 소란이 일었지만, 외부로는 전해지지 않았다.

    카이는 문을 열어젖히고 그 안의 상황을 보았다. 바지만 입고 있는 켈빈이 소란에 인상을 찌푸린 채 돌아봤다.

    “이 새끼들이··· 뭔 소란이야!”

    버럭 소리를 지르던 켈빈은 후드를 눌러쓴 카이를 보고는 헛웃음을 흘렸다.

    “지랄. 넌 또 뭐하는 새끼야?”

    카이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게 귀족이지.

    가진바 재능은 2성급 기사만도 못한 놈이 저리도 당당하게 나서는 것은 자신의 계급을 믿기 때문이다. 영지전이 벌어지거나 전쟁에서 잡혀도 포로로 몸값만 내면 털끝 하나 안 다치고 돌아올 수 있으니까.

    야만인의 침략 때 왕국이 발칵 뒤집힌 것도 그들은 귀족이라고 포로로 대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칼과 도끼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했다.

    오히려 귀족이라면 반반하다고 더 처참하게 당했다.

    그렇기에 야만인의 침략을 귀족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던 것이었다.

    그게 고작 7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켈빈은 낯선 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음에도 긴장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카이는 켈빈을 그냥 지나쳐 걸어갔다. 켈빈은 자신의 부름에도 돌아보지도 않는 카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카이는 걸치고 있던 로브를 벗어서 옷이 찢기고 뺨이 붉게 물든 채 눈물을 흘리는 여인에게 덮어주었다. 품고 있는 마력은 3성급. 하지만 그녀는 뭔가 강아지 같은 느낌이라 켈빈의 가학성을 자극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카이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내려보다가 물었다.

    “어떻게 할 테냐?”

    “···예?”

    “이대로 당하겠다면 난 볼일만 보고 갈 생각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일어날 생각이라면···.”

    카이의 시선이 황당해하는 켈빈을 바라보았다.

    “죽여버려.”

    “예?”

    “왜? 3성 마법사라면 저 정도는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잖아.”

    여인이 울먹이며 카이를 돌아보았다.

    “···후작님인데요?”

    “후작 몸뚱이는 뭐 특별한 줄 알아? 매직 애로우 한 방이면 돼.”

    여인이 당황해하며 바라볼 때 켈빈은 어이가 없었다. 이 병신들이 지금 뭔 개소리를 하는 건가?

    켈빈은 벽난로 위에 장식된 검을 뽑아 들었다.

    “이 미친 것들이 어디서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카이는 그런 켈빈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켈빈이 왜 저리 자신만만해 하는지는 들어올 때부터 알고 있었다.

    켈빈이 끼고 있는 반지. 자신이 직접 만들었던 충전용 3성 보호 마법진이 걸려 있었다. 카이가 직접 만든 3성 보호 마법은 3성 이하의 마법으로는 뚫을 수 없다.

    그걸 알기에 켈빈이 3성 마법사를 이렇게 희롱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을 보고도 저렇게 당당한 것은 자신이 후작이라는 것과 저 아티펙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망나니인가?

    문 앞을 지키던 기사 둘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데도 저 오만하게 구는 자를 보라.

    카이는 여인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하긴 계급 사회에 살던 자들은 감히 귀족을 죽일 수 있다는 상상조차 못 한다. 어쩌면 저게 당연한 것.

    저렇게 가축처럼 취급해도 대항하지 못하는 자라면 관심 없다.

    그저 그렇게 당하고 사는 거지.

    카이는 관심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어차피 켈빈이 죽을 각오로 검을 휘두른다고 해도 자신의 보호 마법은 뚫지 못하니까.

    카이는 금고가 있을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카이가 정말로 무심히 몸을 돌리자 켈빈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귀족을 모욕하고 감히 등을 보여?”

    그러거나 말거나 카이는 금고의 앞에 섰다. 정확히는 금고 앞에 걸어놓은 초상화 앞에 섰다. 초상화를 바라보던 카이의 등을 바라보던 켈빈은 그의 등을 찌르기보다 여인에게 시선을 주었다.

    희망을 품은 모습을 보니 가학성이 눈을 떴다. 저 희망조차 짓밟고 으스러트려야겠다는 생각에 카이의 등을 찌르기로 마음 먹었다.

    켈빈이 성큼 걸어서 등을 보이는 카이의 등을 향해 검을 찔렀다.

    방심하고 있는 것이 빤히 보였다. 하지만 이 검은 후작가가 보유한 가보 중 하나로 4성급 보호막도 그냥 뚫을 수 있는 아티펙트였다.

    마법사 같은데 방심한 그 등을 뚫고 숨통을 끊을 생각이었다.

    켈빈이 그대로 상대의 등을 향해 검을 찔러갔다.

    프릴은 후작인 켈빈이 직접 자신을 선택해서 성으로 데리고 올 때만 해도 꿈에 부풀어 있었다. 영지 마법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구 지원비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다.

    켈빈이 술을 권하고 맛난 음식을 제공할 때는 마탑에서 쫓겨난 이후로 처음 대접을 받아보는 것 같아 감동했다. 그러던 중에 켈빈이 자신의 방에 있는 금고의 보안 결계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혹한 마음이 들었다.

    3성 마법사인 그녀에게 후작가의 금고에 설치된 마법진을 살핀다는 기회는 꿈에나 그리던 기회였다. 술을 마셔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었지만, 판단력이 흐려졌다.

    그러나 켈빈은 방으로 들어오자 돌변했다. 자상한 귀족으로 보였는데 갑자기 돌변해서 옷을 찢고,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순간 깨달았다. 상대는 대귀족 중 하나.

    저항해봐야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았다.

    3성 마법사 정도는 대귀족의 눈 밖에 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침대 위에 던져진 채 옷을 벗고 달려드는 그를 본 순간 왜 그랬을까?

    자신을 덮쳤던 마탑의 스승이 떠올랐다. 그 끔찍했던 기억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발로 걷어차 버렸다. 그리고 눈이 돌아간 켈빈에게 뺨을 맞았다.

    빌며 살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켈빈의 번들거리는 눈을 보니 자신을 덮쳤던 마탑의 스승과 다를 바 없었다. 그때도 스승의 낭심을 걷어차고 어떻게든 도망을 쳤지만, 덕분에 마탑에서 쫓겨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저히 벗어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귀족을 공격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해서 울며 그저 빌었다. 제발 이 악몽이 끝나기를 바라며.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스승조차 비교도 안 되는 마법사라는 것을.

    켈빈은 전혀 그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살고 싶으면 켈빈을 죽이라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귀족 정도 되면 아티펙트를 차고 있다. 특히나 엘도 왕국의 귀족들은 어떤 식으로든 엘더의 아티펙트를 차고 있다.

    자신의 마법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그런데 자신에게 로브를 덮어준 사내는 정말로 자신의 볼일을 보러 갔다.

    켈빈은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에 검을 뽑아 들었음에도 사내는 무심히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사내를 향해 켈빈이 검을 찔러 갔다.

    대귀족을 공격한다는 것은 죽여 달라는 말과 같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1성의 마법사가 쓸 수 있는 매직 애로우가 만들어졌다. 그냥 마력을 몽쳐서 쏘아내는 수준.

    급한 상황에서 영창 따위 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냥도 쓸 수 있는 매직 애로우를 쐈다.

    켈빈은 자신을 향해 매직 애로우가 날아오는 것을 알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보호막에 막힌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퍽!

    그래서 옆구리에 구멍이 나는 비현실적인 상황과 전해지는 통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잠시 후 끔찍한 고통이 전해졌다.

    “끄아아악!”

    켈빈이 무릎을 꿇고 검을 짚은 채 자신의 옆구리에 난 구멍에 손도 대지 못한 채 부들부들 떨었다.

    카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프릴을 바라보았다.

    켈빈은 자신의 옆구리에 난 구멍을 손으로 막으며 신음했다.

    “씨발! 내 아티펙트가! 왜! 아악! 아파!”

    카이는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놈의 아티펙트는 방에 들어오는 순간 작동을 멈췄다.

    카이가 만든 모든 아티펙트는 그의 의지대로 작동을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마법사의 장난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그렇게 작동을 멈춰놓고 과연 저 여자가 공격할 수 있나 싶었더니 진짜로 마법을 썼다. 게다가 그 동기도 우스웠다.

    자신의 베리어를 뚫을 수 없는 검을 휘두르는 켈빈을 보고 반사적으로 마법을 썼음을 알았다. 카이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켈빈에게 시선을 주었다.

    옆구리를 감싸 쥔 켈빈은 그제야 생각이라는 것을 했다. 이렇게 비명을 지르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신을 구해줄 사람은 여기 둘뿐이다.

    “사, 살려줘! 뭐든 해줄게.”

    카이는 그 말에 코웃음을 치고는 팔짱을 낀 채 프릴을 돌아보았다.

    “살려주려면 살려줘. 어쩌면 영지 마법사를 내줄 수도 있지.”

    워 메이지였던 카이는 알고 있었다. 연구만 하는 마법사들이 처음으로 마법으로 사람을 해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래서 프릴이라는 여인을 실험하는 중이다.

    앞으로 아티펙트를 만들어갈 그레이스에 자신이 계속 묶여 있을 수는 없다. 8성에 도전하려면 순수하게 마법에 매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 자신을 대신할 마법사가 필요했다. 자신의 그림자가 되어 그레이스에서 아티펙트를 만들 그런 마법사가.

    카이는 프릴을 만난 김에 그녀의 자질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공격 마법을 쓰는 마법사라.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제야 프릴은 자신이 한 짓이 뭔지 깨달았다. 자신이 펼친 매직 애로우가 켈빈의 옆구리에 구멍을 냈다. 프릴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카이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눈빛은 무심하기만 했다.

    네가 뭘 하든 상관없다는 듯 전하는 눈빛.

    하지만 그렇기에 현실을 직시했다. 이미 대귀족의 옆구리에 구멍을 낸 상황.

    이래도 죽으나 저래도 죽는다면.

    프릴은 자리에서 일어나 켈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켈빈이 눈을 험악하게 떴다.

    “이 미친년이! 난 안벨루스 후작이다!”

    “어쩌라고! 내가 그만하라고 했지!”

    프릴의 손 위로 마력이 뭉쳐 매직 애로우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수가 점점 늘어났다.

    카이는 그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3성에서 4성으로 넘어가는 것은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태반의 마법사들이 4성의 벽 앞에서 무너진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프릴은 분노로 각성하는 중이었다.

    “안 돼!”

    비명을 내지르던 켈빈의 머리와 심장에 구멍이 뚫렸다. 프릴은 그렇게 켈빈을 죽여버리고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그런 프릴의 앞에 카이가 섰다.

    “일어서.”

    프릴이 올려다보자 카이는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카이는 겁에 질린 것이 빤히 보이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손을 뒤로 뻗었다.

    키이잉!

    카이의 손에서 일어난 마력이 초상화를 갈가리 찢고 그 뒤에 있는 금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카이의 마력이 그 보안 결계를 차례로 뚫는 모습을 보고 프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 카이가 보여주는 모습이 뭔지 그녀는 잘 알았다. 아니,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저 보안 술식이 어떤 건지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보안 술식을 저렇게 간단히 해제하는 것은 직접 설계한 이가 아니라면 최소 5성, 아니 어쩌면 6성에 이른 마법사나 보여줄 수 있는 기량이었다.

    이곳에 걸어들어올 때부터 알았다. 3성 기사들이 앞을 지키고 있는데 태연하게 들어와 귀족을 죽이라고 말할 때부터 보통은 아닐 줄 알았지만 6성?

    프릴은 그제야 자신이 살길이 보였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살려주세요.”

    카이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스승 덴다르트는 자신에게 말했다.

    진리를 탐구하는 그들은 이 대륙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들로 서로를 아끼고 이끌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방랑 마법사들의 뜻이라고 했다. 마탑의 권위에 질려버린 이들이 나와 만든 단체.

    그들은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가르침을 내리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카이도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여인은 마탑의 권위에, 귀족의 권위에 짓눌려 살아온 여인이었다. 그런 여인에게 카이가 물었다.

    “살고 싶나?”

    “···예.”

    그녀는 스스로 일어섰고, 제 손으로 귀족을 죽였다. 귀족 살해자의 미래는 교수형뿐이니 그녀의 약점은 단단히 잡았다. 그것도 4성 마법사이니 잘 굴리면 ‘그레이스’의 수석 마법사가 될 수도 있으리라.

    “그렇다면 따라와라. 네가 살아갈 길을 알려주마.”

    프릴은 그 말에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아직 일러.”

    카이는 금고 안에서 하멜 가를 무너트렸던 목걸이를 찾아내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역시나 귀족은 귀족이다.

    카이는 금고 안을 깔끔하게 털고는 불을 질렀다. 프릴의 손을 잡은 카이는 창문을 열고 플라이 마법으로 솟구쳤다.

    불길을 보고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저들은 알게 될 터였다.

    왕가의 인척인 안벨루스 후작의 죽음이 시작이라는 것을.

    돌싱 후 대마법사-‘부활’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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