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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후 대마법사-3화 (3/150)
  • 003화 각성

    테오는 앞에 선 인형을 바라보았다. 5호기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테오가 건네는 물건을 받았다.

    “차도는 있나?”

    인형은 테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물건만 받고 사라졌다.

    그날 이후로 6개월.

    카이는 지하에서 나오지도 않고, 식사를 비롯해 필요한 것들을 받아가기만 했다. 아무리 그를 믿는다고 했지만, 그가 마약으로 쓰이는 말린 아프록시아 잎을 달라고 할 때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믿고 구해줬다.

    설령 그가 포기했다면 적어도 위안이라도 얻으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말린 아프록시아 잎을 건네드린 지 벌써 한 달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말이 없다.

    그저 5호기를 보내서 물건만 받아갈 뿐이다.

    영지 운영이야 귀족인 테오가 영지를 한 번도 운영해 보지 않은 카이보다는 뛰어날 터였다.

    왕국에서 나왔던 영주 대리인은 영지를 유지만 해왔었다. 과하지 않은 세금을 받아서 영주성을 운용만 해왔을 뿐이었다.

    부마이자 무결의 마법사라 불린 야만인 참살자. 카이의 영지에 감히 영지전을 거는 이들은 없었고, 야만인의 침략도 근래에는 없었다.

    말 그대로 적당히 운용해왔던 것.

    다만 카이가 원하는 물건들이 한두 푼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마약인 말린 아프록시아의 잎도 가격이 놀랍지만, 그가 매번 사용하는 마석의 양도 만만치 않았다.

    “후우. 세금을 올려야 하나?”

    별다른 특색이 없는 왕국 외부의 영지였다. 왕국의 영웅이라고 할만한 카이가 받기에는 부족한 영지. 주변의 영지까지 세 개를 더해서 만든 백작령이었지만, 영지를 유지하는 것만 가능할 정도의 세금만 걷었다. 덕분에 야만인의 침략으로 피폐해졌던 영지가 이제야 사람 살만해진 정도였을 뿐이다.

    카이가 쓰는 돈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카이는 골렘을 연구하면서 아티펙트 연구에도 선구자였다. 그가 마력을 다룰수 있었다면 돈이 궁핍할 일은 없었으리라. 그의 아티펙트 브랜드 엘더는 왕실의 재정을 피게 해주었으니까.

    이혼하고 영지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돈도 거의 바닥이 나고 있었다.

    테오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설령 영지를 파는 한이 있더라도 카이가 원하는 것은 모두 들어줘야 했다.

    “힘내세요.”

    5호기가 가져온 것 중 갓구운 빵을 스프에 찍어서 건네는 4호기를 보지도 않고 입만 벌려 그것을 받아먹는 카이의 몸은 6개월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말라 있었다.

    몇 번이나 계속되는 실험.

    8성의 마법사 바헬이 만든 봉인을 푸는 것은 아무리 놀라운 직관력을 지닌 카이라고 해도 단번에 풀 수 없었다. 그래도 이제 거의 다 왔다.

    아마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

    “쿨럭!”

    빵을 먹던 중에 쏟아져 나온 기침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3호기가 다가와 건네는 말린 아프록시아 잎을 둘둘 만 연초를 물고 깊게 빨아들인 카이는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꼈다.

    한 번 더 깊게 빨아들인 후에 연기를 뿜어낸 카이는 몸을 일으켰다.

    인형들의 도움을 받으며 바닥부터 시작해 천정까지 도합 여섯 개의 마법진을 그려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서서 옷을 벗고 섰다.

    그런 카이의 가슴과 등에 하나둘 마법진이 그려진다.

    인형들이 그리는 마법진이 완성되자 거울에 비춰 본 카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약의 도움을 받아도 이번이 한계가 아닐까?

    카이는 양팔을 벌린 채로 서서는 말했다.

    “그만 물러나라.”

    인형들이 물러나고 홀로 마법진의 중앙에 선 카이가 입을 열었다.

    “마법진 가동.”

    카이의 발밑과 머리 위의 마법진이 동시에 반응한다. 그리고 그 마법진의 중심에서 시작된 빛이 사면의 마법진까지 뻗어 나갔다.

    여섯 개의 마법진 중 네 개는 주변의 마력을 끌어 모아주는 것이었다.

    몸 안의 마력이 봉인된 상태라 마력 봉인진을 푸는 열쇠를 만드는 데만도 막대한 마력이 필요했기에 네 개의 마법진은 오직 마력을 끌어모으는 기능만 가지고 있었다.

    몸 안의 마력을 이용해서 주위의 마나를 지배하는 것이 6성의 마법사. 지금까지는 그렇게만 알았다. 그러나 마력이 봉인되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마력이 없어도 주위의 마나에 의지를 투사할 수 있음을.

    그렇게 주위의 마나를 지배해 몸 안으로 쑤셔 넣는다. 그걸 보조하는 것이 머리 위와 발아래의 마법진.

    몸 안으로 스며들어온 마나가 마력 봉인의 주위를 완전히 감쌌다. 여기서부터가 집중이 필요했다. 이 봉인이 여덟 단계로 이뤄져 있음을 알아내는 데만도 두 달이 걸렸었다.

    일곱 번째 봉인까지는 어떻게든 풀었는데 마지막 단계의 봉인만 다섯 번째 시도였다.

    하나의 봉인을 풀 때마다 성급이 올라가야만 풀 수 있었던 것. 정말이지 마지막 봉인은 동시에 여덟 개를 풀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나 어려웠다.

    그리고 그게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였다.

    공간을 나누든, 시간을 비틀든 그 법칙을 손대지 않으면 동시에 풀 수가 없다는 것.

    마약을 구한 것도 이걸 풀기 위해서였다. 도저히 지금의 몸 상태에서는 그만한 집중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약을 얻었기에 아직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약의 도움을 받아서 초집중 상태로 봉인을 푼다는 것은 편법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초집중 상태에 들어가니 시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바헬이 보여주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감각.

    그 감각을 흉내 내던 카이는 동시에 여덟 개의 봉인에 맞춤으로 끼워넣은 마나를 작동시켰다.

    키이이잉!

    순간 가슴에 남아있던 마력 봉인이 열린다. 비록 편법이라고는 하나 7성의 벽을 넘었기에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던 마력 봉인 해제.

    마력 봉인을 푸는 데 사용했던 마나는 아직 카이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그 마나를 몽땅 마력으로 치환해서 몸에 품었다.

    예전이었다면 담아내지 못했을 정도의 양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7성에 오른 덕분에 카이의 그릇이 놀라울 정도로 커져 있었다.

    쿠쿠쿠쿠쿠.

    주위의 마력이 무섭게 몰아쳐 오기 시작했다. 카이의 그릇이 커진 만큼 모자란 마력이 휘몰아 들어오는데 그 양이 놀라울 정도였다.

    쩌저적!

    지하의 벽이 그 마력의 흐름에 뒤흔들리며 금이갔다. 카이는 오히려 마력을 휘감아 내뿜은 마력으로 벽이 무너지지 않게 버텨야 했다. 가볍게 발을 굴러대지마법으로 지하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한 카이의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가 스르르 사라졌다.

    마력을 갈무리한 카이가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았다.

    7성.

    대마법사라 불리는 경지.

    대륙에 7성의 경지에 이른 이는 알려진 것이 열둘 뿐이다.

    그것이 열셋이 되었다.

    예전이었다면 뛸 듯이 기뻐했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다. 분명 자신이 7성에 오른 것이 알려진다면 국왕은 크게 기뻐하며 재혼을 추진할지도 모르지만, 그걸 바라지는 않는다.

    7년을 속았다.

    다시 왕궁으로 들어갈 마음은 없었다.

    자신을 사위로 받아주고 진심으로 가족처럼 대해줬던 엘토르 국왕이나 자신을 아버지로 믿고 따르던 엘티온은 보고 싶지만, 그것 때문에 왕궁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카이는 잠시 주위를 돌아보았다.

    아직도 아프록시아 잎의 연초향이 가득한 곳을 보고 카이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돌풍이 일며 연기가 한곳으로 모이더니 계단을 통해 날아갔다.

    카이는 그제야 옷을 하나씩 걸치고는 손짓했다.

    “가자.”

    인형들이 카이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카이는 계단을 올라가 복도를 살폈다.

    사람이 살지 않아서 온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깨끗하게 청소되어있는 것을 보니 인형들의 작동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카이는 눈을 감고 주위로 마력 감지를 시작했다. 7성에 올라서 그런지 마력 감지의 범위가 영주성 전체를 아우른다. 머릿속에 영주성 전체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을 느낀 카이는 인형들의 위치와 함께 테오의 위치를 파악했다.

    서재에서 서류에 파묻힌 테오를 감지한 카이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하에 있어서 몰랐는데 이렇게 밖을 보니 한밤중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것을 보니 테오를 본지도 6개월이 지났음을 알았다.

    마법사라는 인간들이 뭔가에 미치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테오를 너무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린 카이는 주방으로 향했다. 인형들은 아직 요리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명령은 따르지 못한다.

    그래서 카이는 직접 주방으로 가서 화덕에 불을 피웠다. 1속성 점화 마법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지 몰랐다. 이러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났다.

    마법을 배우지도 않고 원시적인 형태로 만들었던 마법들. 그 신비로움을 떠올렸다.

    카이는 밀가루를 반죽하고는 기다렸다가 직접 빵을 구웠다. 그리고 훈제 고기를 썰어 넣고 야채까지 씻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카이는 따뜻한 차까지 준비해서 직접 들고 서재로 올라갔다. 빵을 굽고 준비하는 동안 서재에서 테오는 지쳐 잠들어 있었다.

    카이는 서재의 테이블에 차와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작게 헛기침했다.

    “흠흠.”

    “히익!”

    테오가 놀라 일어나며 허리춤에 차고 있는 단검을 뽑아 들었다. 잠이 덜 깬눈으로 주위를 살피던 테오는 앞에 선 카이를 보고는 눈을 깜빡였다.

    “꿈인가?”

    “꿈 아니니까 이리 와서 차 한잔해.”

    “카이님?”

    “그래. 오랜만이다. 이리 와.”

    테오가 화들짝 놀라 다가와서는 카이의 양어깨를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괜찮으신 겁니까? 얼굴이 하얗게 되셨어요.”

    카이는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6개월 동안 햇빛 한 번 안 받았더니 얼굴이 하얗게 변했나 보다.

    거울을 보지 않았으니 알 턱이 있나?

    “앉아. 차나 한잔하자.”

    테오는 카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변한 데다가 눈 밑도 퀭했다. 살도 쑥 빠져서 사람보다는 해골에 가까웠다.

    카이가 절세 미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순수하게 생겨서 숱한 귀족 영애들이 군침을 흘리던 이였다. 사실 얼굴이 추했어도 수많은 이가 달려들었을 정도로 그의 재능은 출중했으니 외모는 그리 중요한 상관은 없었다고 해도 이런 해골같은 모습은 아니지 싶었다.

    이건 집사로서 반성해야 할 일이었다.

    카이가 직접 테오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그간 고생 많았다.”

    “그렇기는 하죠. 인형들 덕분에 영지 관리인도 못 구해서 영지 관리부터 시작해서 없는 돈 쥐어짜서 원하시는 것 맞춰야 했으니까요.”

    카이는 테오에게 샌드위치를 밀어주며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먹고 좀 쉬어.”

    “쉬기는 뭘 쉽니까? 봐야 할 서류가 얼마나 많은데요.”

    테오는 투덜거리면서도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한 입 먹은 테오가 눈을 크게 떴다.

    “뭐지? 이거 뭔데 맛있지? 들어간 건 별거 없는데?”

    테오가 우걱우걱 먹는 것을 보며 카이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카이는 테오가 호들갑을 떠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집사지만 친구이기도 한 녀석이다.

    왕궁에서 카이의 모든 뒤처리를 해주던 테오였다. 그래서 지금도 딴소리하는 거다. 혹시라도 자신이 포기하고 올라왔을까 봐.

    “봉인은 풀렸다.”

    테오가 주절거리던 것을 멈추고 카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카이가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자 테오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테오가 먹던 것을 내려놓고 달려와 카이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으허헝. 카이님!”

    눈물을 펑펑 쏟는 것을 보니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나 보다. 카이는 테오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야, 허리 부러진다.”

    “아!”

    테오는 집사로서 훈련을 받았기에 기사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단련되어 있었다.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카이가 견딜 수 없는 근력이었다.

    테오가 얼른 물러나자 카이는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없는 돈 쥐어짠다는 게 무슨 말이야? 엘더에서 돈 나오잖아.”

    엘도 왕국의 아티펙트 브랜드 엘더.

    그건 카이가 만들었다. 카이의 마법에 대한 재능은 어디에든 통했다. 그 재능은 아티펙트의 마법진 설계에도 닿았다.

    축소 마법진 설계.

    지금까지 아티펙트에 들어가는 마법진과는 차별화된 소형 마법진을 설계할 수 있게 되면서 장신구 크기의 아티펙트가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장신구에 들어가는 마법은 그 크기 때문에 1성급 마법밖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카이의 축소 마법진 설계 덕분에 5성급 마법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갑옷이나 무구등 크기가 큰 것들에야 6성 마법까지 내재되어 있었지만, 장신구에서는 1성급 이상을 바랄 수 없었으니 대변혁이라고 할만한 일이었다.

    덕분에 다른 아티펙트와는 차별화되어 엘더는 대륙의 아티펙트 업계를 선도했다.

    귀족이라면 누구나 하나 가지고 싶은 명품이 되었다. 카이가 작게 만들어놓은 마법진에 더해 엘디아 공주의 디자인이 더해져 아름다워진 엘더는 아티펙트업계를 선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엘더의 창립자 겸 대주주인 카이에게 배당금이 들어오고 있었다. 카이의 마력이 봉인되어 더는 아티펙트를 만들지 못하지만, 그의 밑에서 마법진을 배운 도제들이 소형 마법진을 그릴 수 있었기에 엘더는 꾸준히 제품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돈이 없다니?

    카이의 물음에 테오가 주저하다가 답했다.

    “삼 개월 전부터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카이는 그 말에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까지 나온다는 건가?”

    이혼했다고 엘더에 대한 권리를 내놓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그것이 왕족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안 내주고 있다는 얘기.

    테오가 눈을 반짝이며 얼른 말했다.

    “봉인을 푸신 것이 알려진다면 다시 공주님과 재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엘더에 대한 지분도 되찾을 수 있고, 원하는 연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카이는 테오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럴 일은 없어.”

    “예? 왜요?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셨다면 궁정 마법사로 화려하게 복귀하셔야 죠. 마력이 봉인 당하고 나서 무시했던 귀족 녀석들에게도 본때를 보여줘야 하고요.”

    카이는 테오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위해서 부귀영화마저 버리고 따라온 녀석.

    자신의 명령을 어떻게든 수행하려고 노력한 녀석이다.

    그래서 조금은 솔직해 지기로 했다. 자신이 왜 이혼을 했는지 정도는 알아야 손발을 맞출 것 아니겠는가?

    마력 봉인을 풀고 대마법사가 된 지금 가장 필요한 믿을만한 이였다.

    “엘티온이 내 아이가 아니다.”

    “예?”

    테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엘폰토 공작의 아들이라고 하더군.”

    테오의 눈에서 거센 불길이 치솟았다.

    “이런 미친 년놈들을 그냥 두셨습니까?”

    제 일인 것처럼 분노하는 테오의 모습에 카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자신을 대신해 왕족에게 욕을 퍼붓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위안이 됐다.

    “마력을 잃고 나서야 알았지. 성녀가 진단하고 나서야 얘기하더라고. 이혼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독살을 당하든 암살을 당하든 했겠지.”

    테오의 눈이 분노로 활활 타올랐지만, 그는 길게 숨을 토해내며 진정했다. 집사 훈련을 받은 테오는 분노를 차가운 이성으로 누른 채 물었다.

    “앞으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카이는 그 물음에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의 에메랄드를 연상시키는 초록빛의 눈이 반짝였다.

    “어쩌긴. 받은 만큼 갚아 줘야지.”

    돌싱 후 대마법사-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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